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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소년소녀
작가 : 레슨
작품등록일 : 2017.12.1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소년. 죽음을 이해하기도 사랑을 경험하기도 이른 소년에게 다가온 사건들과 소녀들. 이 뒤에 무엇이 있는 지 모른채, 소년은 계속 나아간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혼란과 함께.

 
21장 진상
작성일 : 17-12-18 00:20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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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깨져 버릴 것 같은 머리로 간신히 정신을 차리니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오, 일어났네. 생각보다 빠른 걸.”

 손에 컵을 쥔 가연이 방으로 들어왔다. 저 컵은 분명 이 집에 있던 컵이다.

 “지금 몇 시지?”

 “오전 열 시 반.”

 “그럼 이미 삼십 분이나 지난 건가.”

 “응? 뭐가?”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이거부터 풀어줘.”

 지금 내 손 발은 완전히 줄로 묶여 있었다. 이집에 있을 리 없는 밧줄로 묶인 걸 보니, 처음부터 감금할 생각으로 준비해 온 건가보군.

 “풀면 도망갈 거잖아? 미안 하지만 풀 수 없어. 일단 물부터 좀 마셔.”

 그녀가 내 얼굴로 컵을 들이 밀어 나에게 물을 마시게 했다. 나는 얌전히 물을 받아 마셨다. 더 이상 약은 없겠지.

 “묻고 싶은 게 많아 보이는 데.”

 “어. 당연히 많지.”

 “좋아, 전부 대답해 줄게.”

 그녀가 살벌하게 웃으며 말했다.

 “대신 조건이 있어.”

 “뭐지?”

 “절대로 나한테 거짓말 하지 말고, 괜히 머리 쓰려고 하지도 마. 네가 어디까지 아는 지 다 들었으니까.”

 들어?

 “아아, 세정에게 들은 건가? 그날 이후로 둘이 만나 거나 하는 건, 없는 것 같았는 데.”

 애초에 그날 이후로 나와 세정은 떨어진 적이 거의 없다.

 “내가 죽은 걸로 한 그날부터 그 얘는 너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에게 전부 보고했어. 뭐, 처음부터 그러기로 해뒀지만.”

 “일단 내가 들을 것부터 먼저 들어야 겠는데.”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기다리면 분명 와줄 거다. 그녀들처럼 ‘우리’도 그러기로 해두었으니까.

 “알았어. 뭐든 물어봐도 돼. 어차피 우리에게 시간은 많으니까.”

 “일단 네 부모가 현준에게 제안한 건 뭐지?”

 “그 녀석이 수락하진 않았지만, 원래 목적은 ‘유능한 인재’를 찾는 거였어.”

 “인재?”

 “돈 많으신 양반들에겐 하나 씩 어릴 때부터 서서히 길러내는 ‘도구’들이 있거든. 나 역시 삼촌의 ‘도구’야. 하지만 삼촌은 몇 년 전, 실수를 했어. 죽이려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죽였거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때 삼촌이 본의 아니게 죽인, 직접 손을 쓰지는 않았으니 정확하게는, 죽게 만든 사람이 바로 정 차윤. 정 지 윤의 오빠야.”

 “그렇군. 그래서 몇 년이 지난 올해, 원래 죽이려 했던 부모를 죽인건가?”

 “빙고. 맞아. 원래 목표는 그 두 사람. 하지만 의뢰한 녀석의 실수로 애꿎은 첫 째 아들만 죽었지.”

 “그 두 사람을 죽인 이유는?”

 “거기까지는 나도 몰라. 내가 관여한건 이 쪽이 아니거든. 내가 맡은 일은 ‘학생들 중 삼촌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는 유능하고 머리 좋은 놈을 찾는 것. 그리고 후보는.”

 “그 후보가 현준 이었다?”

 “아니? 후보는 더 있는데?”

 “도대체 누가?”

 “일단 이 학년 김 소영. 머리 좋은 녀석 인건 사실이지만, 제안은 안 했어. ‘시험 문제’에 관심이 없었거든.”

 “시험 문제가 혹시 진형?”

 “맞아. 그 녀석은 자살하지 않았어. 원래 문제는 그 녀석에 죽음에 대한 것을 관심을 갖는 건데, 아무래도 이 학년인 녀석이라 관심조차 없었지. 그에 반해, 국어교사가 자살 소문의 출처라는 것까지 알아낸, 너와 현준은 완벽한 후보였지.”

 “내가 알아낸 게 아니야. 잠깐 그럼 나도?”

 “당연히 너도 후보였지. 그리고 대충 안거 아니야? 김 진형이 어떻게 죽었는지?”

 “학교 부지를 둘러싼, 울타리가 휘어 있는 곳이 있어. 일부러 흔적을 남긴 거지? 거기에 매달아 죽인 뒤에.”

 “정답. 그런데 너무 쉽지 않아?”

 “쉽지. 하지만 그 녀석이 자살했다는 전개를 깔지 않으면 그 흔적은 눈에 보이지 않아.”

 “애당초에 흔적이 그 녀석이 죽은 이후인지, 그전인지 알 방법도 없고. 생각이 너무 깊으면 오히려 어렵겠네.”

 “생각이 거기에서 조금 더 깊으면 쉬워. 거긴 바로 길 하고 붙어있어. 휘어진지 오래 됐으면 진즉에 고쳤겠지. 울타리가 휘어 있으면 통행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안 좋고 학생들이 넘기도 쉬우니까. 안 쪽이라 통행인한태 방해가 되진 않겠지만.”

 “오호라.”

 “그럼 나머지 후보는?”

 “권 하현, 그 녀석도 후보였어. 국어교사의 여학생 추행도 그 녀석이 너한테 알려줬지?”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후보는 총 네 명인가?”

 “아니, 다섯 명.”

 “누가 더 있는 거지?”

 “마지막 한 명은, 구 세정.”

 “뭐?”

 “그 애는 이번 일에서 사실 관련이 그다지 없어. 그 애는 제 아비에게 제대로 인정받으려 했거든. 물론 시험 조금 달라.”

 “잠깐 아까 너한테 보고 했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순전히 친구로서.”

 “그럼 세정이 해야 하는 시험이란 건?”

 “합격할 녀석과 함께하는 것. 그 녀석이 합격할 녀석으로 처음에 지목한 건 네가 아니라, 신 현준이었어. 솔직히 유능한 정도로 따지자면 너보다도 한 수, 아니 몇 수는 위지. 일반적으로 당연히 이런 일이라면 누구든 그 녀석을 택할 거고, 세정이도 그랬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랑 너무 깊이 얽혀 버렸나봐.”

 거기까지 말한 그녀는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말을 이었다.

 “완전한 악 수인 널, 최선의 수라고 생각했으니까.”

 “저기 말이야. 미안한데, 그건 틀렸어.”

 “응? 뭐가?”

 “내가 악 수라는 거. 나를 고른 건, 그녀의 ‘필승 수’야.”

 “그건 무슨 소리야?”

 그녀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하지만, 이미 내 아군은 도착했다. 바깥의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얼마 안가, 누군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이봐, 너무 늦었잖아.”

 놀라는 가연에 앞에는 현준과 승우가 서있었다.

 “어떻게 온 거야? 설마 우연히는 아닐 태고.”

 “당연히 우연은 아니지.”

 승우가 그녀에게 못 박듯이 말하고 현준이 말을 시작했다.

 “네가 죽었다는 그 날부터 저 녀석 원채 정신이 없었거든. 그냥 폐인이었지. 그런데, 그 주 주말에 네 아버지란 사람을 만나 뒤로 녀석이 확실히 정신을 차렸어. ‘너는 살아있다.’라고 확신을 가진 거지.”

 “계속 방 안에 있으면서 생각했거든. 네가 죽었던 날을. 그리고 네 아버지를 만나고서야 기억했어. 시신에는 팔찌가 없단 걸. 그리고 현준이 네 아버지에게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기억 났지. 그제야 무언가가 있단 걸 알았어.”

 “팔찌가 없던 건, 고의지? 정말 철저하게 할 거라면 너나 네 삼촌이 그런 걸 놓칠 리가 없어. 아마 이것도 힌트였겠지.”

 “그리고 이게 힌트라면 네 거짓 자살도 시험의 일환이고.”

 승우가 평소와 다르게 진지하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한다.

 “출제자가 예상도 못한 스페셜리스트야. 한마디로 여섯 번째 후보인 셈이지. 저 녀석은.”

 나는 턱으로 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말이 끝나고 현준은 내 뒤로 와, 묶인 나를 풀어 주었다.

 “네 아버지를 만나고 네가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한 그 날, 나는 현준에게 한 가지를 부탁했어. 내가 평일에는 여덟 시에, 주말에는 열 시에 전화를 할 거라고. 약속된 시간에 전화가 오면 이 녀석이 받고 우린 암호를 말한다. 그걸로 나의 안전을 확인하는 거지. 만약 십 분을 기다려도 전화가 오지 않으면 승우와 함께 이 집으로 오는 걸로 정하고 말이야. 열쇠는 당연히 미리 여분의 열쇠를 건네 놨지.”

 “이봐.”

 내 말이 끝나길 기다린 현준이 가연에게 말을 걸었다.

 “우린 그 후보인지 뭔 지에서 지금 당장 탈퇴한다. 네 제안도 거절하는 거다. 아무리 돈을 줘도 살인이 취미인 네 삼촌 같은 사람의 도구로 양성되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니까. 대신 이 녀석을 추천하지.”

 현준이 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승우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다.

 “너를 아주 좋아하는 녀석이야. 살인기계가 되진 못해도, 적어도 네가 곤란하지 않도록 해줄 거야.”

 그녀가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번 임무는 실패네.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뭐 다신 만날 일도 없으니 말해 줄게. 너흰 아주 유능해. 또 좋은 놈들이고.”

 그녀에 말에 나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착각이 조금 있어서 몇 가지 알려줄게.”

 나는 방 밖으로 나가면서, 한 가지 씩 꼽으며 말하기 시작한다. 가야할 곳이 있지만 그녀에게 꼭 알려줘야 한다.

 “첫 째, 우린 다신 안 보지 않아. 우리 모두 너와 계속 함께 하길 원해. 네가 원해서 네 삼촌의 도구가 된 게 아니란 걸아니까. 아마 아버지가 좋지 않을 일을 겪은 뒤에 네 삼촌이 거두어 준거겠지. 찾았거든 그 사건의 기사를. 기사에는 네 아버지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것도 나왔고. 그때 네 아버지라고 말하는 네 삼촌, 그러니까 세정의 아버지는 엄청 위험한 사람 같았어. 네가 거역하지 못한 것도 이해해. 그리고 둘째, 우리도 이제 평범하게는 살지 못해. 살인과 관련된 이런 일을 겪었으니 말이야. 셋째, 아까 말한 암호 말인데, 그 암호는 ‘소녀들’이야. 너희 셋을 말하는 거지. 우린 너희를 책망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아. 어차피 살인자는 너희가 아니니까. 넷째, 도경을 죽인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했지? 하지만, 나는 대단한 놈이 아니야. 전혀 나에게 그런 신경은 쓰지 마.”

 나는 말을 마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현준과 승우도 따라오고 있다. 도경이 죽은 것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도경을 떠올리면 다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녀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세정을 찾으려고 한다.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밖으로 나가려 한다. 그 때 등 뒤에서 가연이 우리를 불렀다.

 “나도 몇 가지 알려줘야겠어.”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우리를 보지 못한 상태로 서있다. 아마,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세정이는 지금 위험해. 도구의 후보로써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권 하 준, 너와 너무 긴밀해졌어. 결국 내가 살아있다는 것 마저 너에게 알려주었고. 결국 제 무덤을 판 꼴이 되었지. 아마 제 아비 인정받는 건, 확실하게 틀어졌으니 아마 이제 할 선택은 한 가지야.”

 그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불안감이 전신을 휘감았다. 불안감이 엄습한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현준과 승우 역시 무언가를 느낀 모양이다.

 “어차피 처음부터 시험에 실패하면 그럴 생각이었을 태니까. 아마 오늘 아침이면 너도 나한테 져서, 목숨에 위협을 받은 너나 신 현준 둘 중에 하나는 강제로 자기 아버지의 도구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니까.”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고개를 들어 우리를 보았다. 예상대로 눈물로 얼굴이 젖어있었다. “빨리 가서, 그 애를 살려줘. 그 애가 자살하지 못하게 막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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