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소년소녀
작가 : 레슨
작품등록일 : 2017.12.1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소년. 죽음을 이해하기도 사랑을 경험하기도 이른 소년에게 다가온 사건들과 소녀들. 이 뒤에 무엇이 있는 지 모른채, 소년은 계속 나아간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혼란과 함께.

 
20장 망자의 귀환
작성일 : 17-12-17 23:54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302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런 환영은 처음인걸.”

 가연이 내 질문에 내가 원한 대답과는 다른 대답을 했다.

 “생각 많이 했나봐. 즉흥적으로 떠오른 문장은 아닌 것 같고. 게다가 분명 혼자 있어야 할 어두운 집안에서 인기척을 느끼면 그렇게 침착한 반응은 나오기 힘든데.”

 “보통사람들은 그렇지. 두 달 반 정도 이 일 저 일 경험하다보면 좀 정신이 차분해지는 모양이야.”

 “일단 불부터 켤까? 어두운 데서 이런 이야기 하는 거, 별로잖아? 너도 슬슬 뒤돌아봐주고.”

 그 뒤 스위치 소리가 들리더니 방안이 환해졌다. 뒤를 돌아보자, 긴 생머리에서 짧은 단발머리가 된 가연이 서있었다. 역시 목요일에 본건, 가연이 맞던 건가? 헌데, 이상하게도 몸을 돌리는 데 왼쪽 팔이 욱신거리며 아팠다. 잠자는 자세불량은 아닌 것 같은데. 살짝 어지러운 듯한 느낌도 있지만 지금은 어떤 것도 신경 쓸 수 없다. 아마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어도 갑작스러운 상황이란 몸에 부담이 온 것일 거다.

 “그건 그렇고, 네 부모님도 참 나쁘다. 어린 자식을 혼자 살게 하니까, 얘 같은 맛이 없잖아.”

 “얘 같은 맛없는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그리고 이건 내 부모 탓이 보단 네 탓이 더 큰 것 같은데? 죽은 척 하면서 까지 제 아버지를 도우려하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내 아버지?”

 “도경에게 들었어. 내 아버지가 현준에게 했었다는 제안 말이야.”

 “설마 순진하게 그 녀석이 하는 말을 다 믿은 거야?”

 “죽었던 사람도 살아 돌아왔는데 이 이상 못 믿을 말이 또 어디 있단 거야?”

 “그 녀석이 도대체 뭐라고 했는데?”

 나는 연휴 때, 도경에게 들었던 가연과 세정의 이야기를 간략히 가연에게 전했다.

 “음, 그걸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면 상당히 충격이려나? 이봐, 내가 죽은 뒤에 전학 간 학생이 꽤 많았지?”

 “그거야 그랬지.”

 “너 정말로 이 도경이 전학 간 거라고 생각해?”

 “잠깐. 그럼, 설마?”

 “짐작했냐? 나는 이렇게 살아있어. 하지만, 시체는 존재했지. 삼학년 교실에서지만.”

 “역시나, 그럼.”

 “맞아.”

 가연은 확실히 못 박 듯이 나에게 말했다.

 “도경은 확실하게 죽었어. 그 시체는 내가 아니라 그 녀석이거든.”

 “일부러 삼학년 교실에서 발견되게 한 거군. 발견자는 죽은 사람이란 걸 안 순간 시신에서 떨어질 뻔하고 신고 받고 온 대원들은 학년이니 이런 거 신경 쓸 겨를도 없을 테고. 그런데 목을 매 자살한 것처럼 보였다면, 교살일 텐데. 누가 죽인 거야?”

 “글쎄다? 누굴 것 같아?”

 “분명 죽은 사람은 도경이지만, 네가 죽었다고 교사들조차 인정했어. 물론 사망신고는 도경으로 되었겠지만, 교내에서 그 정도 힘을 쓸 수 있는 어떤 사람이 있겠지? 죽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겠지만.”

 “왜 그런 예상을?”

 “도경을 죽인 살인자는 국어교사겠지? 그리고 아마 그걸 사주한 사람은 교장본인이거나, 교장을 거친 세정의 부모.”

 “오호라. 하지만, 교장의 지시나, 돈 많은 사람의 매수라고 해도 교사인 사람이 학생을 죽이기까지 할까?”

 “국어교사의 경우, 지금까지 많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과 증언이 있어. 피해자도 많고, 증인도 많은데, 왜 경찰 쪽으로 가거나, 적당한 처벌이 없었을까. 아마.”

 “그 사람의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

 “혹은 지금까지 한 짓을 눈감아주고 다른 학교로 보내서 문제없이 교사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 다만 거부할 경우 다신 교직에 복귀할 수 없음은 물론, 미성년자 추행이란 죄목으로 감방에 넣어주겠다. 뭐, 죄를 지었다면 처벌을 받아야 맞긴 하지만.”

 “역시 꽤 많이 알고 있네. 그럼 교장이 도경을 죽이라고 지시한 이유는?”

 “교장 본인의 의사라기보다, 세정의 부모가 교장을 매수 했을 확률이 높다고 봐. 세정부모는 교장에게 도경을 죽여 달라고 의뢰했고 교장이 그걸 국어 교사에게 한 거지. 여기까지는 맞지 않나?”

 거기까지 말하는 데 어지러움이 더 심해졌다. 이젠 몸에 힘도 잘들어가지 않는 다. 느낌 안 좋다. 왜 이러는 거지.

 “맞았어. 그런데 아직 빈칸도, 남은 조각도 많잖아. 도경이 살해당한 거라면 저항한 흔적이 시체나 주변에 있어야지 않나? 아무리 성인남자라도 아주 어린애도 아니고, 이 정도 성장한 사람의 목을 졸라 죽이는 건, 아무래도 흔적이나 자국이 남지 않겠어.”

 “당연히 흔적이 남지. 교살당한 시신에는 보통 줄을 풀기 위해 자신의 목을 잔뜩 긁지. 그래서 목에 세로의 상처가 남고 손톱에도 피부조각이 남아. 그런 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건 아마 마취제 같은 걸로 정신을 어느 정도...”

 그 순간 망치로 한 대 맞은 느낌이 정신을 덮쳤다.

 “그렇구나. 이제야 눈치 채고 나도 참 어리석네.”

 아까 왼 쪽 팔이 욱신거린 건, 주사한 직후여서 그런 거였다. 팔이 가는 편인 나는 빛만 비추면 어두운 방에서도 혈관이 비쳐 보인다. 나는 흐려져 가는 시야로 겨우 가연을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같은 약인 거냐?”

 “응, 삼촌이 국어 선생한테도 같은 약을 줬으니까.”

 ‘삼촌?’

 결국 서있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채 주저앉았다.

 “그래, 그렇군. 어쩐지 둘이 닮았다, 했더니. 설마가 설마였나?”

 “넌 감이 뛰어난 놈이야. 본인의 감을 좀 더 믿어보지 그래? 설마하면 사실이라고.”

 “설마 살인자 경찰과 T사 임원이 친형제 일거라는 예상을 누가 하겠어. 동급생 둘이 사실 사촌 지간이라는 것도.”

 “왜? 재밌지 않아?”

 아니, 전혀, 라고 생각한 나는 남은 온갖 정신을 쥐어 짜내 가연에게 물었다.

 “왜 이런 짓에 동참 한 거지?”

 “동참 한 게 아니야. 삼촌에게 도경이를 죽여 달라고 한 건, 나야.”

 정신이 서서히 사라져간다. 더 이상 말을 하는 것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다. 이제 곧 신경과 의식이 완전히 차단 될 것이다.

 “왜냐고 묻고 싶지.”

 갑자기 위화감이 든다. 시신경의 기능이 완전히 끝나기 직전, 가연이 몸을 숙여 쭈그려 앉은 채, 두 손으로 턱을 받친 채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 안구에 비춰졌다.

 남은 기력을 모아 마지막 한 마디를 던졌다.

 “도대체, 왜?”

 가연을 두 손으로 엎드려있는 내 양 뺨을 만지며 대답했다.

 “오로지 너 때문이야. 그런 녀석한테 너를 넘기기 싫었거든. 나도, 세정이도. 세상에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우리는, 무언가가 필요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 순간, 정신이 완전히 끊어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9 에필로그 겨울날 2018 / 1 / 21 322 0 6331   
38 35장 내가 놓지 않을 이 손 2018 / 1 / 20 330 0 7439   
37 34장 나는 너를 정말로 깊이 좋아하니까 2018 / 1 / 18 336 0 8065   
36 33장 그 이름을 가진 너를 사랑한단다 2018 / 1 / 17 283 0 6068   
35 32장 이 문을 열기 위한 각오 2018 / 1 / 16 294 0 4032   
34 31장 이토록 사랑스러운 그녀와 2018 / 1 / 15 305 0 4179   
33 30장 설령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야할지라도 2018 / 1 / 14 305 0 6357   
32 29장 반전은 낙서처럼 2018 / 1 / 13 313 0 6002   
31 28장 사랑받을 소녀 2018 / 1 / 5 315 0 2606   
30 27장 이제 숨기지마 2018 / 1 / 5 303 0 1861   
29 26장 때론 진실이라는 것도 2017 / 12 / 25 300 0 4407   
28 25장 이 손가락에 맹세를 걸고 2017 / 12 / 25 316 0 2413   
27 24장 천천히 조금씩이라도 2017 / 12 / 19 326 0 4061   
26 23장 어쩌면 우리가 위험해질지라도 2017 / 12 / 18 294 0 10933   
25 22장 소녀들 2017 / 12 / 18 290 0 1933   
24 21장 진상 2017 / 12 / 18 307 0 4960   
23 20장 망자의 귀환 2017 / 12 / 17 300 0 3020   
22 19장 조금 특별한 프러퍼즈 2017 / 12 / 17 327 0 5970   
21 18장 리 스타트 2017 / 12 / 16 308 0 7044   
20 17장 햇빛 한줌 없이 2017 / 12 / 16 299 0 3283   
19 16장 하이드 앤드 시크 2017 / 12 / 14 294 0 3367   
18 15장 버리지마 2017 / 12 / 14 283 0 4028   
17 15.0장 떠나지마 2017 / 12 / 14 282 0 1278   
16 14장 기댈 수 있는 정신과 마음의 안식처 2017 / 12 / 13 295 0 4876   
15 13장 작은 이들의 파라다이스 2017 / 12 / 11 305 0 7920   
14 12장 소녀의 이야기 2017 / 12 / 10 299 0 3497   
13 11.5장 계약, 12.0장 그녀들의 이야기 2017 / 12 / 9 310 0 1568   
12 11장 어여쁜 소녀들 2017 / 12 / 9 314 0 3644   
11 10장 여자아이 2017 / 12 / 8 316 0 4667   
10 9.0장 X의 소녀, 9장 아침 2017 / 12 / 8 275 0 305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신 영웅집
레슨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