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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은혈록
작가 : 실라인
작품등록일 : 2017.12.14

비일상적인 일 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다.
그래. 내 일상은 그 누구도 부수지 못 한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금액이었다.

어느 날. 평번하던 소년의 인생이 뒤바뀌어 버렸다.
세계의 그림자. 그 속에서 새로운 이레귤러가 된 소년은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6. 대위마 정화협회(2)
작성일 : 17-12-14 15:41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5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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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영업사원처럼 변한 이지인이 가방에서 15cm 정도 되는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이거 보이세요?”

 나는 이지인의 가리키는 손가락 끝을 따라 눈을 유리병 안을 들여다보았다.

 “헑.”

 놀라서 숨을 급하게 들이마시자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괴상한 소리가 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리병 안에는 기괴하게 생긴 생명체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그림자를 조각조각 잘라다가 대충 이어붙인 것 같은 생명체가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빠르고 불규칙하게 손발을 움직이는 그 모습은 심히 징그러웠다.

 “그슨대라고 혹시 아세요?”

 “아뇨. 그게 뭔데요?”

 “어두운 곳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있다가 사람이 가까이 오면 몸집을 불려 잡아먹는다는 한국 설화에 나오는 요괴인데, 얘가 바로 그 설화의 주인공이에요.”

 “그럼 위험한 거 아니에요?”

 걱정을 표하는 나에게 이지인이 그슨대가 든 유리병을 흔들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직 성장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봉인해 뒀으니까. 이거. 보기엔 흔한 유리병 같아도 꽤나 정교한 봉인구랍니다?”

 흔들리는 병속 그슨대가 어지러운 듯이 비틀비틀 거렸다.

 조금 불쌍하네.

 “그리고 이게….”

 가방 속에서 한옥 그림이 박혀있는 은괴를 꺼내든 이지인이 말을 이었다.

 “보세요. 시중에 거래되는 평범한 은괴 1kg이에요. 한 백 만원 안으로 살 수 있는 거죠. 이 은을 얘한테 가져다대면.”

 끼이이이이익!

 은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그슨대는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반대쪽으로 미친 듯이 도망쳤다.

 물론 얼마 도망치지도 못 하고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에 부딪쳤지만 말이다.

 그슨대는 유리병을 긁어보고 때려도 보며 유리병 속에서 탈출하려고 발악했지만 유리병은 미동 하지 않았다. 안에 갇힌 그슨대가 그 병을 깨고 탈출하는 건 요원해보였다.

 혐오스러운 생물체였지만 연민이 들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이지인은 더 이상 그슨대쪽으로 은을 가까이 대지 않았다.

 나처럼 연민의 감정이 들어서라기 보단, 소중한 샘플을 망가트리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보셨죠? 아직 성장하지 않은 그슨대라지만 중급에 속하는 녀석인데도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은에 제압 된답니다?”

 나는 신기하게 은과 그슨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은나노 같은 원리인가?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나에게 이지인이 왜인지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 학생도 할 수 있을 거예요.”

 나직하게 말하는 이지인.

 “제가요? 음…. 설마 이걸로?”

 내가 오른쪽 팔을 건틀릿으로 변환시키며 말하자 이지인이 침을 꿀꺽 삼켰다.

 “네. 맞아요. 한 번 유리병에 손을 대보시겠어요?”

 무언가 기대하는, 혹은 불안해하는 눈빛.

 갑자기 왜 저러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했다.

 천천히. 그슨대가 든 유리병으로 다가가는 내 오른손.

 그슨대는 그걸 유심히 바라보다가.

 끼이이이이익!!!!

 소름 돋는 비명을 내질렀다.

 건틀릿은 아까 은 보다도 더 멀찍이 떨어져있었음에도 아까보다 더 시끄러운 소리로 난리를 피우는 그슨대였기에 나는 재빨리 손을 회수했다.

 “자그마한 게 엄청 시끄럽네.”

 손을 원래대로 돌린 후 귀를 꾹꾹 누르며 감상평을 남기는 나.

 하지만 이지인은 그런 나를 신경도 쓰지 않고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한숨만 쉬었다.

 “휴.”

 “…왜 그러세요?”

 “아! 미안해요. 제가 어디까지 이야기했죠?”

 이지인은 아직도 정신을 잡지 못 하고 당황하며 내게 물었다.

 그슨대가 내는 비명소리에 스턴 효과라도 있는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지인을 향해 대답했다.

 “은은 파사의 힘을 가지고 있고, 저도 할 수 있다는 거까지요.”

 “맞아요. 맞아. 잠깐만요.”

 이지인이 가방에 그슨대를 집어넣은 뒤 서류더미를 꺼냈다.

 “보셨다시피 은에는 뛰어난 파사의 힘이 있어요. 덕분에 예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마가 천방지축으로 날뛰지 못했죠. 하지만…. 이 녀석들만큼은 달라요.”

 서류를 이리저리 펼치며 정리하던 이지인이 돌연 말을 끊고 한 장의 종이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은혈귀?”

 나는 서류위에 적힌 글자를 소리 내어 읽었다.

 그 밑에는 남색 머리카락을 전부 뒤로 넘겨 깔끔하게 정리한, 진회색 정장에 루비색 넥타이를 맨 중년 남성의 사진이 있었다.

 “혹시 흡혈귀 같은 건가요?”

 나는 은혈귀라는 이름과 중년 신사를 찍은 걸로만 보이는 그 사진을 통해 유추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다해도 과언이 아닌, 인간의 피를 빨고 다니는 괴물을 말이다.

 아깝게도 그 답은 절반만 맞았다.

 “흡혈귀 같은 게 아니라 흡혈귀였어요. 여느 위마와 마찬가지로 은에 약하고, 심지어 마늘과 십자가에도 약했던 하급 위마였죠. 그렇기에 저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흡혈귀들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서도.”

 “특별한 능력?”

 나는 그 단어에 흥미가 동했다. 흡혈귀가 가진 특별한 능력이라면 마치 마법과도 같은 능력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지인은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었다.

 “네. 흡혈귀는 신체적 능력도 지능의 발달정도도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그들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죠. 아까 봤던 그슨대처럼 몸집을 키우는 능력, 박쥐로 변하는 능력, 순간이동 하는 능력 등등.”

 으레 흡혈귀하면 떠오르는 능력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경청했다.

 “그런데 한 세기 전, 특별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진 흡혈귀가 세상에 태어났어요.”

 이지인은 내가 들고 있는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은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흡혈귀가 말이에요.”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작 은을 다루는 게 무엇이 대수라고?

 고개를 갸웃하는 나에게 이지인이 말을 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은에는 파사의 힘이 담겨있어요. 그런데 그 흡혈귀. 아니, 첫 번째 은혈귀 아드리안 티보르는 은에 담긴 파사의 힘을 왜곡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가능했죠. 왜곡된 파사의 힘은 아드리안 본인에게 상상도 못 할 힘을 안겨주었어요. 파사의 힘에 저항 할 수 있는 신체는 물론이고, 피 속에 잠재되어있던 흡혈귀 고유능력을 모조리 개화시켜 사용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죠.”

 말을 마친 이지인은 또 다시 서류를 몇 장 펼쳐 나에게 건넸다. 그 서류에는 은혈귀에 대해서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흡혈귀가 흡혈을 했을 때, 피를 빨린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아시나요? 바로 죽거나, 아니면 똑같이 흡혈귀가 되어 버리죠. 은혈귀도 마찬가지예요. 은혈귀에게 습격당한 자는 죽거나, 은혈귀가 됩니다.”

 내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말하는 이지인.

 설마.

 아니, 설마.

 “내가, 제가…. 은혈귀라고요?”

 목소리가 떨렸다.

 심증은 있다. 충분하다 못 해 넘친다.

 연쇄살인범, 피해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

 한소윤의 습격. 은색 갑옷으로 변하는 몸.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 할 수 없었다.

 위마. 은혈귀.

 내가.

 “괴물이 되었다고?”

 부들부들 떨리는 양손을 바라보는 나에게 이지인이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요.”

 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니라고요?”

 “정확히 말하면 ‘아직 알 수 없다.‘가 맞겠네요.”

 진정되지 않는 손을 억지로 맞잡은 난 이지인이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알 수 없다?”

 괴물이면 괴물. 인간이면 인간이지 알 수 없다는 애매한 분류라니.

 “서류를 한 번 보시겠어요?”

 나는 아직도 잔잔한 떨림이 남아있는 손으로 서류를 들었다.

 “읽으면서 들으세요. 거기 적혀있는 것처럼 은혈귀가 번식을 위해 자신의 ‘자식’을 만들기 위해선 흡혈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습격해 ‘자식’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어요.”

 서류 속 이지인이 말한 부분이 적혀있는 곳을 찾아낸 나는 글자를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은혈귀는 자신의 피를 사람에게 주입 하는 것으로 자신의 일족. 즉 ‘자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은혈귀에게 있어서 피는 곧 힘.

 -자식을 만든 자. 즉 ‘부모’는 자식에게 어느 정도의 강제력을 부여할 수 있다.

 -은혈귀의 피는 세대가 지날수록 묽어진다.

 -은혈귀의 피가 묽어질수록 특수 능력 발현 정도가 낮다.

 “분명 학생은 은혈귀에게 습격당했고, 은혈귀의 ‘자식’이 되었죠. 은혈귀처럼 몸속에 있는 은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 그 증거예요. 하지만 저희가 학생을 은혈귀로 판단내리지 않은 것엔 많은 이유가 있어요.”

 나는 중요한 대목이라 생각하여 자세를 고쳐 잡았다.

 “사건순대로 설명할게요. 먼저 이번 사건 다른 피해자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학생을 습격한 은혈귀는 자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은커녕 은에 대한 저항도도 낮은 수성급. 그러니까 가장 낮은 등급의 은혈귀라는 게 판명되었어요. 그렇게 피가 묽은 은혈귀가 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피해자들의 혈액을 분석 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 경찰이라는 국가기관이랑 연관되어있다는 뜻을 넌지시 흘린 이지인이 다시 말을 이었다.

 “어쨌든 은혈귀에게 자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 은혈귀의 피를 쏟아 붓는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은혈귀가 되는 일은 없어요. 그저 싸늘한 시체가 될 뿐. …하지만 학생 살아남았죠. 이게 첫 번째 이유.”

 이지인이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다시 말을 이었다.

 “흡혈귀나 은혈귀의 자식이 부모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니게 되는 경우는 단 하나뿐이에요. 바로 부모가 자신의 피 대부분을 사용해 자식을 만들어냈을 때. 그렇지만 정도가 있지. 수성급 은혈귀가 목성급 이상의 힘을 가진 자식을 만들어낼 순 없어요. 개천에서 용 나는 수준이 아니라, 개천에서 달이 태어나는 수준이라고요. 이게 두 번째 이유. 하지만 학생이나 그 부모 은혈귀가 새로운 변종일 수도 있기에 저희는 한소윤양에게 학생의 요주의 관찰을 부탁했죠.”

 관찰?

 학교에서 한 번 쳐다본 게 관찰의 범주에 들어가나?

 “사실 어느정도 탐색하다 조만간 학생과 조심스레 접촉할 예정이었는데, 저희 상층부인사 중 한 명이 자의적 판단으로 한소윤양에게 몰래 지시를 내렸어요. 학생한테 ‘작은 위해’를 가해 반응을 봐보라고 말이죠.”

 칼을 날리는 게 작은 위해라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학생은 몸을 갑옷으로 바꿔나갔어요. 사실 저희는 그때까지만 해도 학생을 은혈귀라 판단했죠. 평범한 사람이 몸을 은색 갑옷으로 바꿀 수 있을 리 없으니까요. 그런데 전투가 지속되는 도중 학생이 은혈귀라면 하지 않을만한 행동을 했어요. 그것이 세 번째 이유죠.”

 “하지 않을 만한 행동?”

 딱히 이상한 일 따위 저지른 기억이 없는데?

 “학생이 인질극을 포기하려 할 때, 인질이 된 아이를 제압하기만 했죠? 은혈귀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렇기에 저희는 학생을 생포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덜컹.

 “테스트를 통과한 게 가장 큰 이유지.”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지인의 말을 뺏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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