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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장미의 교단
작가 : 우와아와앙
작품등록일 : 2017.11.22

여신 '셀레스틴' 과 함께하는 본격 교단 부흥기-!!
전직 톱모델 출신 강우진. 하지만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고 우진은 금세 연예계에서 묻히게 되고, 우진은 다시 유명세를 되찾기 위해 '에스테반' 속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데..

 
하나의 구원 그리고 하나의 업보(3)
작성일 : 17-11-26 20:12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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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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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기를 잃고 바닥에 쓰러져 내린 '엘버' 의 육체를 부둥켜 안은 오필리아를 바라 본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둬, 장례식 분위기 마냥 차갑게 가라앉은 주변을 조용히 둘러 보았다.

 

 아직, 구원을 필요로 하는 많은 영혼들이 있었다.

 

 또, 그 많은 영혼들에 비례해 그 만큼의 업보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 인도자들이 있었다.

 

 스르릉- 스르르릉-

 

 부드러운 마찰음 소리가 들려 왔다.

 

 그리고 밝은 빛들이 하나둘 어두운 동굴의 천장을 밝히며, 높이 높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이안은 그 빛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술을 달싹였다.

 

 "그대들의 영혼의 빛이 무사히 '미트라' 께 닿기를...."

 

 스걱-! 스거걱-! 스걱-!

 

 구원을 바라는 순수한 영혼들을 옭아맨 타락한 육체를 향해 빛들이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인도자들의 눈에서도 맑은 물방울들이 쉼 없이 떨어져 내렸다.

 

 - 눈물이.. 강을 이룰 것만 같아요...

 

 앨리가 어깨 위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조용히 속삭였다.

 

 그에 이안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앨리의 말에 긍정을 표했다.

 

 그런데 그때, 돌연 나긋한 셀레스틴의 음성이 이안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래. 앨리 니 말대로, 눈물이 마치 강을 이룰 것만 같구나.. 그리고 그 강을 타고 구속을 벗어난 순수한 영혼들이 '미트라' 의 곁을 찾아 먼 길을 떠나겠지.."

 

 "......"

 

 이안은 셀레스틴의 말을 들으며 조용히 눈을 내리 감았다.

 

 아직 앞으로도 두개의 구덩이가 더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이다.

 

 

 

 

 이안과 오필리아 그리고 '미트라' 의 성기사들은 두번째 구덩이에 이어, 세번째, 네번째 구덩이를 향해서도 빠르게 진격을 이어나갔다.

 

 물론, 그때마다 많은 '갈증의 노예' 들이 구원을 원했고, 또 그들은 무사히 그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업보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남았고, 그것들은 성기사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그렇게 많은 눈물이 흐른 '미트라 교단' 의 순례길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3일간의 일정 속에 드디어 그 막을 내리게 되었고, 그제야 그들은 어둠침침한 지하 동굴을 벗어나 밝은 태양 아래에 두 발을 딛고 설 수 있었다.

 

 이안은 고개를 돌려 오필리아와 '미트라 교단' 의 성기사들을 바라보았다.

 

 분명 어둠침침한 지하동굴을 벗어나 밝은 태양 아래에 서 있음에도, 어째 그들의 얼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툭- 툭-

 

 "으음...?"

 

 눌러 쓴 투구 위로 물방울 튕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안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밝게 내리쬐는 햇볕 사이로,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여우비 인가 보네요."

 

 아리아가 두 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에 이안은 눌러 쓴 투구를 벗어내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얼굴 위로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을 느꼈다.

 

 툭- 툭- 툭-

 

 한 방울. 두 방울.

 

 얼굴 위로 떨어져 내린 빗방울들이 작은 물줄기를 이루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그에 오필리아와 성기사들도 하나둘 이안을 따라 투구를 벗어내고는,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을 향해 얼굴을 들어 올렸다.

 

 툭- 툭- 툭-

 

 모두의 얼굴을 타고 빗물이 흘러 내렸다.

 

 그렇게 빗물은 모두의 눈물을 가려주었다.

 

 

 

 

 

 

 파삭-! 푸스스스스스~~~

 

 희고 가는 손가락 위로, 돌연 붉은 루비 반지가 모래알 마냥 푸스스 흩어져 내렸다.

 

 "어머~?"

 

 그에 손가락의 주인은 들고 있던 찻잔을 조심스레 잔 받침 위에 올려 놓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흐음.. 이사도라가 죽었다고? 그럴리가 없는데..."

 

 뇌쇄적인 입술 사이로, 달콤한 목소리가 은은히 퍼져 나왔다.

 

 마치 현을 켜는 듯한 부드럽고도, 뭇 남성들의 가슴을 울리는 마력이 있는 목소리였다.

 

 여성은 우아한 동작으로 손가락을 들어 올려, 자신의 볼을 톡톡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사도라를 죽인게 대체 누굴까~? 흐음~ 오필리아? 아니야.. 오필리아의 실력만으론 절대 이사도라를 이길 수 없어..."

 

 여성은 금발 시스루뱅 헤어의 한 여성기사를 떠올려 보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사도라와 그녀 사이의 실력의 격차는 자신 역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필리아는 결코 이사도라를 꺽을 만한 실력을 갖춘 인물이 아니었다.

 

 딸깍-

 

 여성은 답답한 마음에 재차 잔을 들어, 홍차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흐음~"

 

 곧, 입안 가득 향긋한 홍차 향이 그윽히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여성의 머리속으로는 한 인물의 얼굴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다름 아닌 아놀드의 얼굴이었다.

 

 여성의 고운 눈썹이 급격히 찌푸러지기 시작했다.

 

 꼴도 보기 싫은 얼굴을 저도 모르게 머리속에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아아... 아놀드. 그 영감도 '라미스 마을' 로 갔었지? 흐음... 그렇다면, 이사도라를 죽인 것은 아놀드인가?"

 

 여성은 찻잔 안에 물결치는 홍차를 내려다 보며, 조심히 아놀드를 떠올려 보았다.

 

 늘 구닥다리 같은 기사도 정신을 입에 담고 다니며, 그 규범의식을 삶의 척도라 생각하는 꼬장꼬장한 노인네.

 

 하지만, 젊은 기사들의 드높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또 그 자신 또한 젊은 기사들을 친 자식과도 같이 아끼고 존중해주는 '미트라 교단' 의 진정한 원로 기사 중 한명인 노인네.

 

 "흠.. 아놀드, 아놀드라.. 확실히 맘에 안드는 노인네이기는 하지만.. 그 아이들을 사랑하는 노인네가 직접 이사도라를 죽였을리는 없어.. 그렇다면, 역시 외부의 도움이 있었을까?"

 

 여성은 손에 든 찻잔을 천천히 손 안에서 회전 시키기 시작했다.

 

 그에 찻잔 안의 홍차가 점점 더 잔물결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홍차 위로 떠올렸던 아놀드의 얼굴이 스르르 머리속에서 사라져 갔다.

 

 그리고 그대신 새로운 얼굴이 홍차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갈색 웨이브 진 머리카락을 허리께 까지 길게 기르고 있는, 아직은 소녀의 티를 채 벗지 못한 어린 숙녀의 얼굴이었다.

 

 "외부라.. 외부.. 외부라 한다면, 이리나 반 화이트 런.. 그 망할 꼬맹이X 인가? 음~ 바깥에서의 참견이 있었다면, 역시 범인은 그 꼬맹이X 밖에 없을 텐데?"

 

 여성은 손가락을 들어, 홍차의 표면 위로 떠오른 이리나의 얼굴을 콕 찍어 보았다.

 

 다시 한 번 잔물결이 일어나며 이리나의 얼굴이 스르르 사라져 갔다.

 

 "호호홍~ '화이트 런' 에 대한 압박을 더욱 더 강화해 볼까요?"

 

 돌연, 발 밑에서 늙수그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성은 고개를 내려 자신의 발밑에 엎드려 있는 초로의 노인을 스윽 쳐다 보았다.

 

 "어머? 그러면 안돼죠~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데. 물론, 심증은 확실한데 물증이 없는 것 뿐이지만."

 

 여성은 노인을 내려다 보며 피식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올린 노인이 재차 여성을 향해 헤실헤실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공작원들을 파견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공작원?"

 

 "네네~ '화이트 런' 에 공작원들을 대거 파견하는 것이지요. 그리 한다면, 이사도라를 죽인게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한 '화이트 런' 에 대한 정보수집도 보다 용이하게 돌아갈 것이고요."

 

 "호오~ 정말 그리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노인의 말에 여성의 눈가로 뇌쇄적인 눈웃음이 지어 졌다.

 

 보는 이로 하여금 침을 꿀꺽 삼키게 만드는 묘한 색기가 가득 풍겨져 나왔다.

 

 그에 노인의 입이 황홀한 미소와 함께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무,무,무,물론입니다--! '사브리나' 님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를 못 하겠습니까?"

 

 "어머? 이렇게 고마울수가~ 자 이리로 오세요~ 착한 아이한테는 상을 줘야 겠죠?"

 

 새하얀 손이 노인을 향해 쑤욱 내밀어졌다.

 

 그러자, 노인은 그 손을 멍하니 바라 보며 무릎을 질질 끌어,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자~ 상이에요."

 

 사브리나는 구두를 벗은 발을 노인을 향해 내밀었다.

 

 이미 여러번 해 본 동작인냥 자연스럽기 그지 없는 움직임이었다.

 

 "아아... 정말 감사합니다!"

 

 노인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사브리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내민 발등에 조심조심 쪼옥 입맞춤을 올렸다.

 

 그 모습에 사브리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조롱이 한가득 담겨있는 누가봐도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그 정도면 상이 아니잖아요~ 좀 더 격하게 즐기셔도 된다구요?"

 

 새하얀 발이 노인의 눈 앞에서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리고 그 흔들리는 발을 쳐다보는 노인의 눈동자도 격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괘,괘, 괜찮습니까?"

 

 흔들리는 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노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 왔다.

 

 그에 사브리나는 발을 까딱 숙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오오오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덥썩-! 부비적- 부비적-

 

 노인은 사브리나의 발을 양손으로 부여 잡고는, 자신의 얼굴을 격하게 부벼대기 시작했다.

 

 입에서는 몇줄기나 되는 침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정말이지, 체면과 품위 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는 추접하고도 온갖 악덕에 물든, 타락한 성직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사브리나는 노인을 내려다 보며 조소어린 눈웃음을 던졌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험프리 로뎀 데 보르본' 교황 성하~~ 후후훗"

 

 테이블 위로 턱을 괴고 있는 그녀의 손에서 7개의 루비 반지가 조용히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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