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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노란빛 가면
작가 : 글잠
작품등록일 : 2017.10.30

노란색은 기쁨. 남색은 슬픔. 붉은색은 적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 부족한 정지환은 어린시절 모두에게 사랑받던 천재 배우였던 동생에게 배운 색들로 감정을 구분한다.

상대에게 자신을 숨기는 것이 익숙하고 거리를 두는 이 남자는 J 엑터스 아카데미의 원장.

그의 앞에 가장 밝은 웃음을 가진 하서희가 나타난다.

황금빛 웃음에 회색의 얼굴을 꿰뚫린 한 남자의 첫 사랑 이야기.

 
보석보다 빛나는
작성일 : 17-11-02 13:21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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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학원에 들어오자마자 안내데스크 쪽을 본다.

 

 진아씨가 없다.

 

 웅성웅성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강사들과 진아씨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들어온다.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자 준영이가 카드를 내민다.

 

 “내가 안 된다고 했는데...진아누나가 괜찮다고...”

 

 준영이가 눈을 아래로 내린다.

 

 진아씨가 내 앞으로 다가와 메론맛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하나를 더 내민다.

 

 “아 거 월급에서 까요.”

 

 진아씨가 퉁명스럽게 이야기 한다.

 

 “그보다 아까 진아씨가 말했던 내용들 생각을 좀 해봤는데요.”

 

 아이스크림을 받아 들고 진아씨에게 노란색 가면을 쓰고 이야기한다.

 

 강사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나를 바라본다.

 

 “저녁반도 개설해서 운영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데, 저녁에 강의 시간 가능한 강사님들은 진아씨한테 스케쥴표 만들어 주길 바래요.”

 

 강사들이 멈춘다.

 

 진아씨가 얼굴에 웃음을 감추며 퉁명스럽게 이야기한다.

 

 “아까는 그렇게 싫다고 하더니?”

 

 얼굴엔 가득 미소가 지어져 있다. 머리위에 손을 얹어 톡톡 눌러준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사줬잖아요.”

 

 **********

 

 방에 들어와 의자에 앉는다.

 

 하서희의 오디션을 보는 것이 바로 내일이다.

 

 그러나 편파적으로 심사를 하면 안 된다.

 

 그것이 가장 첫 번째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지원서 서류도 다시 보기 시작한다.

 

 몇몇 눈에 띄는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보인다.

 

 주로 아역배우출신 배우들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해 또는 아역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이다.

 

 맨 마지막장 서류.

 

 ‘이진아.26세.’

 

 진아씨가 왜 저녁에 반을 만들자고 이야기했는지 알 것 같다.

 

 사실은 배우의 꿈을 놓지 못한 것이다.

 

 아까도 막내 한정아 강사의 말에 굉장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평소에도 그런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다시 꿈을 꾸는 것일 수 있다.

 

 ‘이건 반 정도는 협박인 것 같은데...’

 

 진아씨에게 안된다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진아씨의 꿈을 내가 막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 오디션에서 탈락 시킨다면 안내데스크에서 일을 할 사람이 없어진다.

 

 다른 강사들 역시 진아씨를 보고 뽑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정이 많은 준영이라면 진아씨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것이 확실하다.

 

 머리가 복잡하다.

 

 **********

 

 생각이 많아진 채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내일이 된다면 하서희의 연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걱정이 다시 찾아온다.

 

 진아씨는 어쩌지?

 

 내 학원에서 없어서는 안 된다.

 

 그녀 역시 지연이가 뽑은 직원이고 지연이의 소중한 매듭이다.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들로 밤을 샌다.

 

 **********

 

 언제 잠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아침이다.

 

 눈을 뜬 채 지난 밤 마지막 생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저 실력대로만 뽑자.’

 

 내가 공정하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결정했다.

 

 나머지는 그들의 실력으로 당당하게 통과하는 것이다.

 

 하서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오늘 힘내세요.’

 

 답장이 없다.

 

 힘이 빠진 채 욕실에 들어가 노란색 가면을 쓴다.

 

 조금은 어색해 보인다.

 

 더 밝은 노란색을 본 이후로 노란색이 조금 말썽을 부리니 걱정이긴 하지만 아직 대안은 없다.

 

 **********

 

 출근을 하는 길 comfort의 안을 살핀다.

 

 카운터 쪽에 일하는 여자가 한명 뿐이다.

 

 유심히 보니 하서희가 아니다.

 

 ‘무슨 일이지?’

 

 급하게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딸랑딸랑

 

 카운터 앞에 선다.

 

 역시 하서희가 아니다.

 

 “주문 하시겠어요?”

 

 앞에 있는 여자가 가면을 쓰고 말한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나 역시 가면을 쓰고 대답한다.

 

 ‘오늘은 오디션볼 때 보겠네.’

 

 무엇인가 찜찜한 느낌.

 

 그러나 불안에서 오는 찜찜한 느낌이 아니다.

 

 “어? 아저씨!”

 

 뒤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이대로 뒤를 돌아봐도 될까? 하는 생각이 미처 들기도 전에 고개를 돌린다.

 

 분홍색 솜사탕의 색을 한 맨투맨을 입고 A4용지 몇장을 들고 있는 하서희가 보인다.

 

 ‘대본인가?’

 

 동그란 눈은 이윽고 감기며 밝은 빛을 내뿜는 얼굴이 된다.

 

 “또 아메리카노 마시는 거예요?”

 

 찜찜하던 느낌이 사라지고 가슴이 편안해 진다.

 

 “아...네. 오늘은 안 계셔서 못 보는 줄 알았어요.”

 

 “오늘은 면접 있어서 일 안하고 쉬어요. 아저씨 나 못 볼까봐 아쉬웠어요?”

 

 하서희가 A4용지 몇 장을 흔들며 내게 말한다.

 

 아쉬움?

 

 아까 그 찜찜한 느낌이 아쉬움이었나?

 

 그보다 하서희의 얼굴이 앞에 서자 나도 모르게 노란색 가면이 써진다.

 

 “하하. 그랬죠. 면접.”

 

 그러나 내가 쓰던 가면과는 다른 내가 봐도 어색한 가면이 틀림없다.

 

 모든 얼굴의 근육들이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받는다.

 

 커피를 받고 하서희가 앉아 있는 테이블 반대쪽에 앉는다.

 

 그녀는 미간을 찡그리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눈꼬리를 내리기도 한다.

 

 집중해서 A4용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위로 들어 중얼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하서희다.’

 

 그저 머릿속에는 이 여자가 들어와 있다.

 

 “뭘 그렇게 봐요.”

 

 하서희가 내 시선을 느끼는지 A4용지에 눈을 고정시킨 채 말한다.

 

 “아니요. 그냥 예뻐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단어들이 조합돼 나간다.

 

 내 말을 들은 하서희가 잠깐 멈추더니 얼굴이 빨갛게 변한다.

 

 이윽고 노란빛이 너무도 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히히.”

 

 장난에 성공한 어린아이와 같은 얼굴로 하서희가 웃는다.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린다.

 

 여러번 울리는 것으로 보아 전화가 오는 중이다.

 

 전화기엔 학원의 전화번호가 찍혀져 있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의 관람을 방해받은 기분이라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휴대전화를 뒤집어 둔다.

 

 나는 지금 앞에 있는 노란빛깔의 웃음을 더 보고 싶다.

 

 “왜요. 전화 받아요.”

 

 “아. 지금 받으려고요.”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전화기를 들어 통화버튼을 누른다.

 

 “여보세요.”

 

 “지환 오빠. 언제 오는 건데! 일을 나 혼자 해? 테이블도 아! 야 김준영 거기.”

 

 자신이 보는 오디션이라 그런지 진아씨가 오늘따라 급한가 보다.

 

 준영이 역시 진아씨에게 잡혀서 수족으로 부려지는 모양이다.

 

 “저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아저씨. 잘가요.”

 

 손을 흔들며 웃음을 보인 하서희가 다시 A4용지들을 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그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고 여운을 남긴다.

 

 **********

 

 학원에 들어와 보니 세팅이 거의 끝나간다.

 

 보통은 점심을 먹고 한 번에 해치워 버리는데 진아씨가 어지간히 불안한가 보다.

 

 “오빠. 왜 이제야 나타나!”

 

 진아씨가 내게 와 내 셔츠의 멱살을 잡는 시늉을 한다.

 

 “98번 참가자.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요?”

 

 나의 말에 강사들이 전부 나를 한번 본 후 시선이 진아씨를 향한다.

 

 진아씨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김치찌개.”

 

 **********

 

 사실 진아씨를 학원에서 내보내고 싶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내 동생 지연이의 가면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김치찌개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모습.

 

 가끔 갑자기 하는 상황극도 있고.

 

 본인은 잘 모르고 있지만 진아씨는 내 동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니깐 오늘 커피 사줘요. 언니.”

 

 막내 강사의 말에 진아씨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어? 나도 심사하는데. 나도 사줘요 누나.”

 

 정기준 강사 역시 밥을 먹는 진아씨에게 말을 한다.

 

 준영이의 표정을 보니 뭔가 못마땅한 표정이다.

 

 “진아씨. 나도 커피 사줘요.”

 

 진아씨와 준영이가 깜짝 놀라 나를 바라본다.

 

 “무슨 형까지.”

 

 준영이가 내게 모든 숨을 털어 놓는 듯 던지며 이야기를 했고, 진아씨는 믿음이 깨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울기 직전이다.

 

 “나 커피 사주면 저 강사들 심사 못하게 할게요.”

 

 나의 노란색 가면은 이 공간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

 

 막내 강사와 정기준 강사가 노란색을 감췄기 때문이다.

 

 피식 하고 준영이가 웃는다.

 

 진아씨가 빨간 얼굴에 웃음을 묻힌 채 다시 밥을 먹는다.

 

 “기준씨랑 정아씨는 식사 다 하시고 이야기 좀 하죠.”

 

 나 역시 노란색 가면을 계속 쓰고 있다.

 

 **********

 

 식사를 마치고 정기준 강사와 막내 강사를 원장실에 따라 들어온다.

 

 앞서 들어온 나는 노란색 가면을 벗고 붉은색 가면을 쓴다.

 

 몸을 돌려 그들을 마주본다.

 

 “내가 정기준씨, 한정아씨, 당신들을 우리 학원에 받은 이유가 뭘까요.”

 

 정기준 강사는 고개를 숙이고 있고 막내 강사는 눈물을 보일 듯한 표정이다.

 

 “죄송합니다.”

 

 정기준 강사의 목소리가 가라 앉아 있다.

 

 “당신들은 이 바닥에서 더 이상 재능을 보일 곳이 없을 겁니다. 다른 일 알아보세요. 내가 무슨 수단을 쓰더라도 당신들이 들어갈 배역들 전부 없애 버릴 테니까.”

 

 마음만 먹는다면 연극무대에서 이 사람들을 없애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방송이나 영화도 승민이형 에게 연락해 CSM엔터테인먼트의 입김을 불면된다.

 내 앞에 아주 작은 새싹 두 개 정도는 아주 쉽게 으스러트릴 수 있다.

 “죄송합니다.”

 

 정기준 강사의 똑같은 말에 막내강사는 눈물을 흘린다.

 

 ‘이정도면 됐나.’

 

 붉은 가면을 벗고 노란 가면으로 바꾼다.

 

 “내가 방금 한 일이 강사님들이 진아씨에게 한 일이랑 다른 점이 뭘까요?”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에 강사들이 살짝 내 얼굴을 바라보곤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방금 기준씨와 정아씨는 진아씨의 꿈을 자신들이 아주 간단하게 이뤄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 방에서 나가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진아씨에게 사과하길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 후 문을 닫는 소리가 났다.

 

 왜 나한테 사과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만 더 물어뜯으면 저들은 오히려 진아씨를 원망하게 될 것이다.

 

 **********

 

 똑똑

 

 문소리가 났다.

 

 “네.”

 

 다시 노란색 가면을 쓰고 문을 응시하고 있는다.

 

 문이 열리고 준영이가 들어온다.

 

 “지환이형 나이스!”

 

 기분이 좋은 일이 가득하다는 듯 얼굴의 노란빛이 강하다.

 

 내 앞에 커피 한잔을 내려놓고 내 책상에 걸터앉는다.

 

 “뭐가 나이스야. 사람을 혼내는데.”

 

 “형 그보다, 오늘 오디션 대본 뭐로 할 거야?”

 

 준영이의 물음에 무심코 대답을 한다.

 

 “웃는 연기”

 

 대답을 들은 준영이가 깜짝 놀란다.

 

 “대사도 없이 그냥 웃는걸 보고 뽑겠다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배우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연극의 3요소.

 

 배우, 관객, 희곡

 

 배역을 맡을 이미지가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그 배우들을 봐줄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없다면 연기를 할 수 없다.

 

 “준영이 네가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지 생각해봐.”

 

 노란색 가면을 쓰고 준영이를 바라본다.

 

 **********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갔었어요. 솜사탕을 먹고 있는데 친구가 조금만 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너무 많이 주면 다른 애들이 눈치를 채고 놀릴까봐 걱정이었죠. 그래서 아주 조금만 떼어내 주려고 솜사탕의 중간을 조금 잡아 떼어냈어요. 그런데 거의 반 정도가 떨어지더군요. 그렇게 생각보다 많이 그 친구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신촌의 솜사탕’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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