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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역전 로데오거리
작성일 : 17-07-31 10:02     조회 : 401     추천 : 3     분량 : 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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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전 로데오거리

 

 

 이른 봄 해질 무렵의 수원역전 로데오거리 동쪽 끝에서 북쪽으로 백여 미터 거리에 있는 갓매산 삼거리.

 큰 길가 삼거리 코너에 있는 작은 4층 빌딩의 1층과 2층에 '금백만주루(金百萬酒樓)'라는 커다란 중화요리점 간판이 보인다.

 

 금백만주루 2층의 미닫이문 달린 온돌방 별실에 식탁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이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 명은 문도의 직장인 신림동 ‘배달심부름센터’ 흥신소의 신입사원 주덕팔이고, 다른 한 명은 그의 고교 동창인 박광대이다.

 

 “역전 앞 로데오거리에도 중국집 많을 건데, 뭐 이리 먼데다 자리잡았어? 잘 아는 집이야?”

 별명이 삼봉인 주덕팔이 얼굴에 웃음기가 나타나지 않도록 애쓰면서 물수건으로 이마를 훔치며 물었다.

 

 “역전 앞 로데오거리? 거기는 중국집 없다. 삼봉이 너는 역전 앞에 가 본지 오래 된 모양이네!”

 마주앉은 고교동창 박광대가 삼봉이보다 한술 더 떠서 물수건으로 목둘레를 쓱쓱 문지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고교시절에 학교 일진 짱의 시다바리 패거리 멤버로 함께 어울려 다니던 두 친구다. 색신은 하얀데 다혈질이라 걸핏하면 목둘레가 붉어지던 박광대는 광대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하얀 얼굴에 빨간 코를 분장하고 나오는 희극배우 역할의 피에로가 별명이었다.

 그러나 용모가 단정하고 소박한 마음씨의 정직한 하인인 피에로와는 정반대로, 불량한 복장에 남이 잘되는 걸 못 봐주는 고약한 성질의 소유자였다.

 

 상대방이 말하면서 미소라도 지으면 자기를 비웃는 줄 알고 괜히 얼굴을 붉히며 시비를 걸기 일쑤였다.

 주먹 쓰며 노는 애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박광대는 말로는 의리를 찾지만 틈만 있으면 친구의 애인도 가로챌 만큼 극히 이기주의적이고 모럴 헤저드가 있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철없던 고교 시절에는 그래도 똑 같은 교복입고 다니니까 늑대무리의 동질감을 느껴서인지, 만나면 이것저것 쓰잘데기 없는 얘깃거리도 꺼내서 씨불이고 놀았다.

 그런데 막상 군대에서 제대로 된 조직생활을 겪으며 철도 들었고, 사회생활 하면서 나름대로 자기영역을 만들고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어 그런지, 몇 년 만에 만난 친구 사이에 별로 할 말이 없다.

 

 오히려 친구에게 자기의 약점을 보이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어 가급적이면 자신의 우월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서로 엿보인다.

 

 “아까 택시 타고 오면서 일부러 로데오거리를 거쳐왔는데, 한자로 쓴 빨간 간판들이 많이 붙어 있던데?”

 

 “아, 그거? 중국집 간판 아니야. 전부 다 중국이나 몽골 쪽 양고기구이 집들이야. 우즈베키스탄 양꼬치 집들도 많이 있고.”

 

 “아, 그래? 수원에도 외국에서 온 조선족들이 많이 있나 보네. 그런데 너는 북문파 소속인데, 여기 금백만주루는 어찌 알고 잡은 거냐? 여기는 역전파 나와바리 아닌가?”

 

 삼봉이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피에로 박광대가 가입한 줄로 알고 있는 북문파를 언급했다.

 

 “아, 나는 북문파에 안 들어갔다.”

 피에로 박광대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뭐? 그때 북문파에서 기라성이 외에 두 명은 입단시켜준다고 하지 않았어? 너는 기라성이 왼팔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어째 안 들어갔냐? 기라성이는 지금 영통 쪽 북문파에서 잘나가고 있다는 것 같던데?”

 

 삼봉이 이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라성’은 고교 때 삼봉이 받들어 모시고 놀던 일진 짱 ‘기하성’의 별명으로 얼마 전에 다른 친구를 만나서 들었던 얘기다.

 

 애들이 처음에 귀한 ‘기씨 성’에 대해 신기해하자, 기하성이는 자기가 고조선 왕의 후손이라고 했다. 그리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라는 뜻의 ‘기라성’을 자기 별명으로 부르라고 했다.

 그때는 별들의 왕이 되어 보겠다는 유치한 발상이란 생각이 들어 속으로 웃었다.

 

 그때 기하성이 들려준 ‘기씨 성’의 내력은 다음과 같다.

 

 **

 

 요동사람 위만이 조선으로 망명해오자 고조선의 준왕은 그를 박사로 삼고 서쪽지방을 방비하는 임무를 주었다(기원 전 195년).

 위만의 세력이 커져서 마침내 준왕이 위만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남쪽(지금의 전북 익산)으로 피신한 준왕은 마한이란 부족국가를 세우고 스스로 한왕이라 칭하였다.

 

 마한이 창업한지 177년만(기원 전 17년)에 백제에게 넘어가게 되자 8대 원왕의 세 아들 우평, 우성, 우량은 각각 고구려와 백제, 신라로 귀화했다.

 맏이 우평은 ‘북원 선우(鮮于)씨’, 둘째 우성은 ‘행주 기(奇)씨’, 셋째 아들 우량은 신라 탈해 왕조 때 벼슬길에 올라 상당(지금의 청주)을 본관으로 세계(世系)를 이었다.

 

 따라서 선우(鮮于), 기(奇). 한(韓) 세 성씨는 한 핏줄이므로 지금도 통혼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다고 했다.

 

 “내 선조에 관한 얘기를 듣고 너희들 뭐 느끼는 거 없어?”

 그때 기하성이 빙 둘러서서 얘기를 듣고 있던 애들에게 물었다.

 

 모두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고 두리번거리다가 이성계의 책사인 정도전의 아호(雅號)인 삼봉(三峰)을 따서 별명으로 지어준 주덕팔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아, 그건 얘기 속에 아주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은데? 망명해온 위만을 준왕이 직책도 주고 잘 보살펴줬는데, 위만이 세력을 키워 준왕을 쫓아냈다는 거 아니야? 즉, 의리 없는 배은망덕한 짓이란 말이지. 아랫사람은 그래서는 안되고, 또 윗사람은 그런 배반을 당해도 죽지 않고 길이 후손을 남긴다는 뜻 같은데?”

 

 잔머리 있는 삼봉이 재치 있게 답을 해서 애들로부터 우와~ 하는 함성과 박수를 받았다. 물론 힘센 기라성이도 머리 좋은 삼봉을 늘 자기의 책사로 가까이 했다.

 

 머리를 쓰는 학문이나 예술분야에서는 제자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나은 기량을 보이면,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인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로 치하한다.

 그런데 힘을 쓰는 무예나 군대, 심지어 정치권력에서는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예의나 규율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꺾고 오른다는 뜻인 하극상(下剋上)이라는 말이 적용되며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하니, 머리와 힘은 서로 상극임이 분명하다.

 

 성웅 이순신장군처럼 문무를 겸비한 진짜 임금님 자격을 갖춘 분이 계시긴 하지만 말이다.

 

 **

 

 “응, 맞아. 하성이 걔는 지금 북문파 조직원으로 잘 나가고 있어. 사실은 나도 하성이하고 같이 북문파 입단 원서를 냈었지.”

 

 피에로가 괜히 식탁 위의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문 쪽을 쳐다봤다.

 자기가 미리 주문해둔 음식이 나올 때 됐으니까,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하자는 뜻 같았다.

 

 고등학교 때 같았으면 하성이라는 이름도 함부로 못 부르던 피에로가, 하성이를 ‘걔’라고 부르는 걸 보니, 이제는 광대가 하성이와 상하관계는 아닌 게 분명하다.

 

 삼봉이도 감을 잡고 물잔을 집어 들며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수원역전도 AK백화점 들어서고 나니까 옛날 같지 않고 아주 깨끗해지고, 택시 타는 데나 버스 타는데도 제법 질서가 있어 보이더라?”

 

 “응, 그럼. 전에는 역전 앞에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서 이권다툼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역전파가 꽉 잡고 있어서 잔챙이들은 함부로 설치지도 못한다.”

 피에로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마치 제가 역전파 조직원이라도 되는 모양새다.

 

 그때 미닫이 문이 열리고 종업원이 주문한 음식들을 날라왔다.

 커다란 쟁반에 담긴 류산슬과 탕수육, 그리고 짜장면과 짬뽕이 각각 두 그릇씩이다.

 

 “와~따, 류산슬도 시켰네! 옛날엔 돈이 없어 일 년에 서너 번이나 먹었던가 모르겠다. 하하.”

 

 “그래, 옛날 생각나서 내가 추가했다. 간만에 너랑 만나니까 고딩 때 생각이 나더라. 흐흐.”

 

 먹성 좋던 고교시절에 몰려다니면서 식사시간에 가는 식당은 주로 중국집이었다.

 짜장면 곱빼기는 기본이고, 값싼 소주에 유일한 안주인 단무지는 무조건 추가였다.

 어쩌다 주머니 사정이 괜찮을 때는 탕수육을 안주로 시켜서 단무지가 괄시를 받았다.

 

 “자, 고량주부터 한잔씩 하자.”

 피에로가 손바닥만한 크기의 길쭉한 병의 마개를 돌려 따며 삼봉에게 잔을 받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제가 아직은 삼봉이보다 한 수 위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 같다.

 

 “이거 이과두주네. 소주 댓병으로 마시다가 이거 감질나서 어디 먹겠나?”

 아주 작은 고량주 술잔을 집어 들며 삼봉이 두 병 중 한 병의 상표를 들여다보고 웃었다.

 

 두 가지의 과일 향이 난다는 이과두주(二鍋頭酒)는 도수가 56도로 중국 고량주 사이에서도 도수가 상당히 높은 술이다.

 

 “우습게 보지 마라. 이 두 병이면 우리 둘이 반주로는 아주 딱 맞을 거야. 자, 간만에 건배나 함 하자.”

 피에로가 피식 웃으며 자기 잔에도 술을 채우고 잔을 들었다.

 

 “그래, 너하고 이리 둘이서만 마신 지가 아득한 옛날 같네. 기분 참 좋다.”

 삼봉이 일부러 너스레를 떨며 술잔을 부딪히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독한 이과두주를 홀짝거려 마셨다.

 

 밥맛 없는 친구랑 술 먹자고 온 게 아니고 북문파에 대해 정보를 캐러 온 거니까, 피에로는 가급적 취하게 만들고 자기는 말짱한 정신을 유지해야 된다.

 

 짬뽕 국물을 후루룩 마시며 짜장면은 끼니로, 류산슬과 탕수육을 안주 삼아 술잔을 두어 배 나눈 삼봉이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까 북문파 입단 원서는 냈다면서 왜 안 들어간 거야?”

 피에로를 빤히 쳐다보며 시선을 고정했다.

 

 “응, 그랬지. 그런데 입단과정으로 교육을 받았어. 원서 낸 놈들이 전부 12명이었는데, 제부도 근처 작은 섬에 텐트치고 완전 군대식으로 영화 실미도처럼 훈련시키는 거야. 졸업하고 군대 가기 전이었으니까 멋도 모르고 재미있어서 신났지. 흐흐.”

 

 술은 세지만 조금만 마셔도 목 둘레가 벌개지는 피에로가 옛일을 회상하면서 히죽거리고 웃었다.

 

 “그랬어? 되게 빡셌겠는데? 그래서 포기한 거야?”

 삼봉이 이제 됐다 싶어서, 슬슬 장단을 맞춰졌다.

 

 “그게 아니고, 삼봉아! 훈련 마지막에 엄청난 걸 시키더라.”

 피에로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눈에 핏발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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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17-07-31 20:35
 
고량주 56도.. 18도 소주 3배가 넘네요!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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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17-07-31 21:54
 
네, 단무지님 감사합니다.
아마 라이터 불 들이대면 불꽃이 솟아 오를지도 모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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