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피어스
작가 : 레이지아츠
작품등록일 : 2017.7.22

무엇이 옳고 그른가?

운명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내던져진 채 각기 다른 신념을 위해 싸우는 영웅들의 우정과 대립, 그리고 처절한 투쟁

 
특별편 : 모닥불 2
작성일 : 17-07-23 08:00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479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추워... 내게도... 내게도 온기를...'

 

 소년은 몽롱해진 정신으로 흐릿한 불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불빛이 다가오고 있었다.

 

 

 

 <트라우마 묘사추가>

 

 "...우리말을 들은 건 아니겠지?"

 

 기탈의 혼잣말에 후드의 사람은 고개를 홱 돌려 몸을 더욱 웅크렸다.

 

 "...들었군. 다들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리고 있어."

 

 "왜? 뭐하려고?"

 

 "입막음 해야지. 괜히 저 조그마한 입으로 조잘대면 우리가 위험해져."

 

 "...그, 그럼 같이가!"

 

 "가만히 불이나 쬐고 있으라니까 참내."

 

 기탈은 굳이 따라오는 아내와 딸을 말리지 못하고 끝내 같이 발걸음을 옮겼다. 자세히보니 그 사람은 이제 막 열서넛이나 될까싶은 어린 소년.

 

 "이봐. 잠깐 얘기좀 할까?"

 

 소년은 그들이 올때까지 애써 무시하고 있었지만 안그래도 숲속 추위에 덜덜 떨던 차에 기탈이 굵은 목소리로 말을 걸자 깜짝 놀라 움찔하여 계속 모른 척하기도 이상한 상황이었다. 소년은 별 수 없이 파들 거리는 입술을 힘겹게 떼었다.

 

 "아, 아무것도 못들었으니까..."

 

 "이봐! 거기 제자리로 안돌아가!?"

 

 불침번을 서던 병사의 외침에 로메나가 얼른 반항하는 소년을 억지로 안고 일으켜 세웠다.

 

 "네! 지금 갈게요! 아들이 아픈 거 같아서...!"

 

 일가족은 '아들'이란 말에 잠시 움찔거린 소년을 반강제로 자신들이 지핀 모닥불 앞까지 끌고 갔다.

 

 "세상에! 몸이 얼음장이야!"

 

 로메나의 탄식에 부녀가 서둘러 소년을 모닥불 앞에 앉혔다.

 걸음을 옮길때까지 소년이 뿜던 입김이 말해주듯 곧 여름이 얼마 안남았다지만 아직은 온기보다 냉기가 더 익숙한 시기. 더구나 숲속이라 모닥불이라도 없으면 도저히 잠들 수 없는 장소에서 후드속에 고작 통이 큰 바지 하나를 제외하고는 신발도 신지 않아 나체나 다름없는 허름한 소년의 모습에 부부는 혀를 끌끌 차며 모닥불에 장작을 더 넣었고 마거트는 소년에게서 뭔가를 발견하고 양손으로 집었다.

 

 "얘! 괜찮니? 이거 붕대잖아! 너 다친 거 아니야?"

 

 마거트가 붙잡은 소년의 양팔은 모두 팔꿈치 바로 밑까지 두껍고 거친 아이보리색 천 같은 것에 붕대처럼 휘감겨 있었다.

 

 "아,아니야 이건... 세스타스야..."

 

 "세스타스라면 격투노예들이 팔에 감는 글러브잖아?"

 

 소년은 더 대답하기 싫다는 듯 마거트의 손을 뿌리치고 기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잘 생각한 거야... 녹바스국이라면 노예제도를 폐지한 곳이니까... 국경만 넘으면 잘 해결될 테니까..."

 

 "흥. 너만 조용해주면 그렇게 될거다. ...윽!"

 

 쌀쌀맞은 기탈의 대답에 로메나가 그의 옆구리를 꼬집으며 어느새 눕힌 소년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자 후드속 선혈처럼 붉은 머리칼과 함께 선이 고운 얼굴이 조금 드러났다.

 

 "...기집애 아니야?"

 

 "아니야...!"

 

 마거트는 금방 자신을 없는 사람취급하던 소년이 별뜻없이 던진 농담에 예민하게 반응하자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장난끼를 머금었다.

 

 "그건 벗겨보면 알겠...아오!"

 

 로메나는 딸의 등짝을 후려쳐 뜨거워진 손으로 손바닥과 손등을 번갈아 돌려가며 다시 소년의 얼굴에 갖다대어 데워주었다.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침묵하던 소년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구나. 그럼 혼자 온거니?"

 

 잠시 생각에 잠긴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잔뜩 흥분한 기탈이 주먹으로 땅바닥을 내리쳤다.

 

 "설마설마했지만 자식을 팔아먹는 부모가 정말 있을 줄이야!"

 

 "그, 그런거 아니야...!"

 

 소년이 처음으로 큰 목소리를 내자 일가족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기울였다.

 

 소년이 금빛눈을 이글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냥 지금은 안계시는 것뿐이니까... 하, 함부로 말하지마...!"

 

 "...그래. 미안하구나."

 

 기탈의 사과를 받은 소년은 그대로 돌아누웠다.

 

 "그래도 당신들은 나은 편이야... 북쪽 나라 사람들은 정말 자식을 팔아버릴 정도로 힘들게 사니까... 그리고 ...모, 모닥불은 고마워... 몸이...녹는대로... 떠날... 테니까..."

 

 겨우겨우 말을 끝마친 소년이 죽은 듯 잠에 빠지자 일가족은 마치 제 식구인양 소년을 둘러싸고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보니 '그 애'도 머리색이 빨갰었지."

 

 밝은 모닥불도 마거트의 슬픔에 잠긴 얼굴까지 모두 밝혀주진 못했다. 로메나는 소년쪽을 향해 돌아누웠고 모닥불을 보던 기탈은 금방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을 짓는 딸의 턱밑까지 모포를 끌어올려주며 대답했다.

 

 "...너도 어릴땐 빨갰었다."

 

 마거트는 아버지의 말에 뭔가 떠오른 듯 로메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기... 엄마? 지금쯤 걔가 잘 컸다면 딱 그 만하지 않을까?"

 

 "..."

 

 로메나의 대답이 없자 대신 기탈이 딸 마거트의 눈을 손으로 가리며 입을 열었다.

 

 "그만. 그 녀석은 어디선가 잘 지낼테니 걱정말고 그만 자라. 아니면 오랜만에 자장가라도 불러주랴?"

 

 "피. 됐어... 근데... 혹시... 얘가..."

 

 딸까지 잠이 들자 묵묵하게 모닥불을 지피던 기탈도 무덤덤했던 얼굴에 별안간 슬픔을 띄우며 소년을 쳐다보다가 한참이 지난 뒤에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기상! 기상! 점호와 식사를 마치고 바로 출발한다!"

 

 "앗!"

 

 병사의 우렁찬 외침에 잠이 깬 소년이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자 이미 사람들은 일어나자 갈 채비를 서두르는 중이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왜 한명이 더 많다는 거야? 제대로 센 거 맞아?!"

 

 "옙!"

 

 아침 식사를 황급히 마치던 사람들이 기사의 호통에 일제히 시선을 모았다.

 

 "일동 주목! 지금부터 명단에 없는 인원을 색출한다!"

 

 황급히 자리를 뜨려던 소년은 자신의 옷자락을 잡은 로메나의 손에 의해 붙잡혔다.

 

 "...얘! 너 혹시 이 행렬 일원이 아니었니?"

 

 소년은 금빛 눈동자에 불안을 가득 싣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이를 어쩐다."

 

 이윽고 인원을 확인하는 병사가 기탈 일가족 앞까지 도착했다.

 

 "뭐야? 이 집구석은 왜 장부보다 한명이 더 많아?!"

 

 병사가 다가오자 소년을 뺏기지 않겠다는 듯 꼭 끌어안은 로메나와 마거트 모녀의 앞으로 기탈이 막아섰다.

 

 "병사님 그게 실은..."

 

 이상한 낌새에 기사까지 다른 병사를 달고 다가왔다.

 

 "이 가족인가?"

 

 "넵!"

 

 병사의 대답이 마치자 기사가 팔짱을 끼고 기탈에게 물었다.

 

 "그대가 가장인가?"

 

 "...예. 나리."

 

 "그래. 저 아이는 누구냐?"

 

 기탈은 잠시 생각을 마저 정리하며 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실은 이 녀석 몫의 세금을 면하려고 몇년전에 거짓으로 사망신고를 하고 그동안 몰래 키웠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그런가? 뭐 한명 더 늘어나서 나쁠 건 없지. 그럼 출발한다! 준비를 서둘러라!"

 

 의외로 기사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자 일가족은 모두 살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돌렸다. 졸지에 그들의 식구가 된 한명만을 제외하고.

 

 마거트는 그점이 불만이었는지 잔뜩 눈썹을 찌푸리고 따져들었다.

 

 "표정이 왜 그래? 우리 엄마 아빠가 널 아들이라고 소개한 게 그렇게 기분 나쁘니? 어쩔 수 없잖..."

 

 "그런게 아니야!"

 

 소년은 마거트에게서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훽 돌리고 곧장 기탈과 로메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설명을 시작했다.

 

 "잘 들어. 당신들 연기대로라면 본래 난 불법으로 은닉된 영지의 재산이야. 따로 수감되어 영지로 돌려보내야 맞잖아? 공짜로 갖다 줄 이유가 없어. 무슨 사은품도 아니고."

 

 "헤에. 몸이 좀 나으니까 농담도 할 줄 아는 걸? ...미안."

 

 부모와 임시 동생의 따가운 눈총을 한몸에 받은 마거트가 어색하게 웃으며 손바닥을 펴 보이고 물러나자 기탈이 대답했다.

 

 "듣고보니 일리 있군. 그렇다면 왜?"

 

 "제물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

 

 "...뭐!?"

 

 "자세히 설명할 시간 없어. 당신들은 국경이 나오면 잔말말고 도망쳐.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기탈과 로메나가 소년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그렇게 위험한 곳이라면 너도 같이 도망쳐야지!"

 

 소년은 놀라 금빛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부모들을 올려다보았다.

 

 "어이 거기! 뭉그적거리지 말고 빨리 출발하지 못해!"

 

 병사의 호통에 일가족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소년이 부부의 손길을 뿌리치고 뛰쳐나가며 소리쳤다.

 

 "이,이건 내 임무야! 쓸데없이 오지랖 부리지 말고 댁들 몸이나 잘 간수해!"

 

 "잠깐, 얘!"

 

 뒤늦게 붙잡으려 했을 때는 이미 소년은 행렬 앞으로 사라진 후였다.

 

 "녀석...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일가족은 소년이 사라진 곳을 향해 걱정어린 눈으로 보다가 병사들의 재촉에 급히 짐을 챙겼다.

  한편 소년은 제 머리칼만큼이나 붉어진 얼굴로 부부의 손길이 닿았던 양어깨를 감싸쥐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조용히 행렬과 함께 걸었다.

 

 

 

 

 벌레 우는 소리라도 하나 나지 않는 안개가 짙게 깔린 숲 한가운데

 

 그르르

 

 간간히 들려오는 맹수들의 으르렁거림 섞인 숨소리만이 정적을 깨는 와중에 짙디짙은 안개속 넓디넓은 숲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어느 높다란 바위 위.

 

 안개탓에 흐릿하게 보이는 한 인영이 양반다리를 하고 팔짱을 낀 채 뒤돌아서 있었다.

 

 저벅저벅

 

  그의 등뒤에서 안개를 헤치고 모습을 드러낸 건 두 다리로 서있는 짐승.

 

  [인간 무리가 로스트랜드로 들어오고 있다 합니다.]

 

 그 짐승의 송곳니가 그득해 흉측하기 짝이 없는 아가리에서 말이 튀어나오자 앉아있던 인영쪽에서 역시 굵게 갈라진 목소리의 대답이 흘러나왔다.

 

 [...때가 되었군.]

 

 안개속에서 드러난 두 줄기 흉흉한 안광.

 그역시 거친 털이 북슬북슬한 짐승이었다.

 벌떡 일어나며 집어 세운 기다란 지팡이 끝을 그대로 바닥에 있는 힘껏 내리찍어 조용하던 안개속을 큰 소리로 울린 그는 한 발자국 나아가 디디고 있는 바위를 단상 삼아 밑을 내려다보았다.

 

 점점 가시는 안개속에 드러난 건 두 다리로 선 수많은 짐승들의 섬뜩한 안광.

 

 그 수많은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모이자 그는 마찬가지로 송곳니가 그득한 흉측한 아가리를 벌려 외쳤다.

 

 [사냥을 시작한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에 호응하듯 두 다리로 땅위를 우뚝 선 짐승들이 고개를 들어 길게 우는 소리가 어두운 구름에 뒤덮인 하늘에 불길하게 울려퍼졌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까만쿠키 17-07-27 22:37
 
가족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거죠? 자유게시판 댓글보니까 내용이 탄탄하다고어떤분이그러시던데 알것같네요ㅋㅋ혹시 정말 한 가족이아닐까요?
오늘도 미소만땅하루 마무리하세요~^^♡
재밌어요ㅋㅋ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관련 공지* 2017 / 9 / 1 720 0 -
공지 비하인드 스토리(약스포,오바,노잼주… 2017 / 7 / 29 832 0 -
공지 안녕하세요 레이지아츠입니다. 2017 / 7 / 26 813 0 -
23 예고편 - 광검의 광신도 (1) 2017 / 7 / 31 450 0 1121   
22 17화: 광명의 날개 (1) 2017 / 7 / 31 393 0 5366   
21 16화:선물 2017 / 7 / 29 351 0 5256   
20 15화:의문의 목적 2017 / 7 / 29 355 0 5216   
19 14화:청산 2017 / 7 / 29 335 0 5653   
18 13화:살랑살랑 2017 / 7 / 29 332 0 5584   
17 12화 :여신의 이름으로 2017 / 7 / 29 358 0 5153   
16 11화: 새로운 운명 (1) 2017 / 7 / 29 388 0 5590   
15 10화:사냥꾼? 사냥감? (1) 2017 / 7 / 29 363 0 6735   
14 9화 : 마녀의 외출 (1) 2017 / 7 / 28 374 0 5300   
13 8화 : 위험한 동거 (1) 2017 / 7 / 27 375 0 5158   
12 7화 : 손수건 2017 / 7 / 27 298 0 4945   
11 6화 : 각성 (1) 2017 / 7 / 27 355 0 5294   
10 5화 : 출소 (1) 2017 / 7 / 27 336 0 5653   
9 4화 : 족쇄 (2) 2017 / 7 / 27 380 0 5481   
8 3화 :목줄 풀린 개 2017 / 7 / 27 352 0 5681   
7 2화 : 인간? 라이칸? (1) 2017 / 7 / 26 368 0 5550   
6 1화 : 태동 (3) 2017 / 7 / 26 391 0 5054   
5 특별편 : 모닥불 4 (4) 2017 / 7 / 26 392 0 7140   
4 특별편 : 모닥불 3 (3) 2017 / 7 / 26 381 1 5770   
3 특별편 : 모닥불 2 (1) 2017 / 7 / 23 374 0 4791   
2 특별편 : 모닥불 1 (3) 2017 / 7 / 22 446 0 5878   
1 Prologue - 여신강림 (9) 2017 / 7 / 22 783 2 106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