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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자의 아이들
작가 : 뉴레기
작품등록일 : 2017.7.8

첫 번째 암흑기를 주도했던 세 명의 사이먼 중 하나인 젤브로스는 두 번째 암흑기가 도래하려하는 전란의 시기인 300년대에 모든 인과관계를 끊고 가이아드 대륙을 방황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네지라는 자의 부탁을 들어주게된다. 부탁이란 최근 도시 펠리스를 둘러싼 영악한 괴물에 대한 퇴치 의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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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21 19:47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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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브로스는 펠리스를 떠나 루브네와 함께 해왔던 짧은 여행간 있었던 이야기를 빠짐없이 모두 들려주었다. 피스킵 마을에서 있었던 납치사건, 다음 날 아침에 마주친 제국군이 말했던 정혈 마녀라는 존재, 그리고 그들은 어떤 이유에선지 루브네를 정혈 마녀라고 인지하고 있다는 것, 루브네를 잡아가기 위해 제국군이 이곳, 디엘노움 지역에 진출했다는 것, 루브네와 함께 제국군을 피해 산속으로 숨어들었던 것,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옛 동료 백야의 리드웨이에 관한 것, 그리고 그의 배신.

 

 리드웨이에게 속아 독을 마시게 된 경위와 루브네가 납치되었다는 사실 까지 모두 들은 네지의 표정은 창백하게 굳어갔다. 젤브로스의 설명에 익숙한 이름의 인물이 끼어있었기 때문이다.

 

 "백야의 리드웨이라면 플라버스 지역 용병의 정점 아닙니까!"

 

 "그래, 동시에 나의 옛날 친구지."

 

 네지는 얼빠진 표정으로 젤브로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새삼스레 느껴지는 것이지만 자신의 눈앞에 누워있는 이 남자의 역량이 가늠할 수 없는 늪의 깊이 처럼, 불안하리 만치 멀게 느껴졌던 것이다.

 

 "백야의 리드웨이가 디엘노움에 있었다니......정말이지 깜짝놀랐습니다."

 

 "어쨌든 루브네를 찾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다시 한 번 놈과 마주해야겠지."

 

 젤브로스는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통제를 먹은 참이지만 그럼에도 몸 속에서 느껴지는 타들어가는 고통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었다. 그가 움직일 때 마다 뼈가 삐걱거리고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젤브로스에게 당장 침대에 누워 몸을 쉬게하지 않으면 머리부터 발끝 까지 만신창이로 만들어주겠다고 협박하고 있었다.

 

 하지만 젤브로스는 느긋하게 누워서 쉬고있을 시간 따위 어디에도 없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조금더 날 도와주게 네지."

 

 젤브로스는 억지로 두 다리로 일어서며 네지에게 말했다. 네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돕다니요, 대체 무엇을 말입니까?"

 

 "루브네를 찾아야해. 놈들이 그녀를 제국으로 데려가기 전에."

 

 "무모해요, 당신은 상처를 입었고 기력이 없는 상태라구요. 게다가 백야의 리드웨이가 적이라면 더더욱이요!"

 

 "흥, 그게 뭐가 어쨌다는거지."

 

 젤브로스는 무의식 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리블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내 검은 어디있지?"

 

 "제가 없어진 사이 멋대로 펠리스를 나가지 못하게 하도록 금고에 보관해두었습니다."

 

 "꺼내 줘."

 

 "안됩니다."

 

 "당장."

 

 네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젤브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일단은 몸을 쉬게 두세요. 루브네를 버리라고 한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아무리 제국이 그 아이를 손에 넣었다 해도 그렇게 쉽게 디엘노움을 빠져나가지는 못할거에요. 지금 사방팔방에 왕도 정규군과 공화국 본대가 진을 치고 있으니까요."

 

 "......전쟁인가."

 

 "네, 빠른 시일 내에 또 다시 피바람이 디엘노움 지역을 휩쓸겁니다. 아직까지 제국군의 목격담이 제 귀까지 들려오지 않은것으로 보아 디엘노움 지역에 발을 들인 제국군의 수는 상당히 적을테죠."

 

 젤브로스는 가만히 네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네지는 정답을 말하는 교사 처럼 단호한 목소리로 젤브로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놈들도 왕국군과 공화국군 사이에 벌어질 전투가 끝나기 전엔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겁니다."

 

 "........."

 

 젤브로스는 다시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 작은 아이를 한시라도 빨리 구해야하는 일념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았으나 그에 부응하지 않는 자신의 몸은 고통과 허약으로 얼룩져 그의 신념을 방해하고 있었다. 확실히 이런 상태로 펠리스를 빠져나간다 한들 제대로 된 힘 조차 낼 수 없을것이 분명했다.

 

 "자네가 생각하는 타임 리미트는 언제까지지?"

 

 "3일 입니다. 그 3일이 저희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골든타임입니다."

 

 "저희?"

 

 네지는 콧방귀를 뀌며 입술을 씰룩였다.

 

 "도와드리겠습니다. 당신이 기력을 회복하는 동안 피스킵과 오머바하드에 주둔중인 사병들을 통해 주변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죠. 마스터 젤브로스, 당신의 말을 미루어보면 제국군은 피스킵 마을에 한 번 들렀을테니 그쪽 방면 병사들에게 행방을 물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백야의 리드웨이에 대해서두요."

 

 네지는 팔장을 낀채 주변을 서성이며 말을 이었다.

 

 "워낙 유명한 용병이라 얼굴을 모르는이는 없을겁니다. 어쩌면 금방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러니까 당신은 몸을 쉬어두세요."

 

 "........고맙네 네지."

 

 "흥, 공짜는 아닙니다. 당신에게 얼굴도장 찍어놓으면 언젠가 도움받을 일이 분명 찾아올테니까요. 그때는 무슨일이 있어요 펠리스로 달려와주셔야 합니다. 이건 거래에요."

 

 "반드시 그렇게 하겠네."

 

 젤브로스는 오른쪽 주먹으로 왼쪽 어깨를 툭툭 치며 굳은 약속의 의지를 표현했다. 네지가 만족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그럼 전 지금 당장 제 보좌관에게 연락을 취해야겠군요. 당분간은 조금 바빠질 것 같습니다."

 

 

 

 

 

 

 

 

 

 #

 

 

 

 

 

 

 

 디엘노움 지역을 관통하는 푸스카니 산맥의 영향으로 깊게 우거진 숲들은 온전한 평지보다 많았다. 이 숲들은 대부분 푸스카니 산맥의 산간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전쟁이 없던 평화로운 시대에는 산사람들의 주요 터전이 되어 여러 삼림 자원의 주 공급처가 되었지만 각종 괴물과 매복군대의 위협이 도사리는 315년의 가이아드 대륙에선 함부로 산이나 숲에 들어가는 것은 멍청이들이나 하는 자살행위라는 인식이 굳게 박혀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숲과 산의 공포에 벌벌떠는 것은 대부분 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반 시민들 뿐이었다. 들끓는 괴물이 가져다 주는 위협은 물론 적지 않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도 어떤 이들에게는 전략적 주요 요충지로서, 또 어떤이들에게는 몸을 숨기기 적당한 은신처로서 작용하기도 했던것이다.

 

 "흠, 흠흠."

 

 콧바람을 불고있는 베르비언 대위는 푸스카니 초원으로 이어지기 직전인 어느 깊은 숲속에 지어놓은 진지의 막사 안에서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5시였지만 깊은 숲의 우거진 나무들 탓에 밖은 굉장히 어두워 진지 주변에 다수의 횃불을 놓아둔 상태였다.

 

 베르비언 대위는 지금 무척이나 들떠있었다. 다른 사관학교 동기들보다 대위라는 직책에 가장먼저 도달한 그였지만 조금만 있으면 위관급 지휘관임을 알리는 초라한 금색 칼날을 떼버리고 영관급임을 알리는 은빛 사자의 얼굴을 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그를 기쁘게 했던 것이었다.

 

 "빰빠라 밤밤, 우빠빠빰~"

 

 참고로 베르비언 대위의 웃음은 주변인들로 하여금 적잖은 공포심을 심어주는 죽음의 미소에 가까웠다. 베르비언이 이끄는 제국군 제 1군단 5연대 1대대 3중대 대원들은 이제까지 웃음이라고는 거의 드러낸적 없는 베르비언 중위가 심지어 콧노래 까지 부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못하여 열심히 그의 눈치를 파악하느라 밤잠도 설치고 있는 상태였다.

 

 오늘은 어떤 일병이 베르비언 대위에게 차를 가져다 주는 중 실수로 그의 갑옷에 엎지른 불행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두컴컴한 숲에선, 자신의 발밑에 뭐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법이니까.

 

 그러나 그 일병은 놀랍게도 죽지 않았다. 지금도 도대체 어떻게 자신이 살아있는 것인지 신기한듯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더듬으며 막사 밖에서 경계임무를 서는 중이었다.

 

 베르비언 대위가 이랬던 적은, 적어도 그의 부하들이 아는 바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베르비언 대위를 기쁘게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백야의 리드웨이가 어떤 여자 아이를 데려온 뒤로부터 계속 저상태였다.

 

 부대 내에서는 백야의 리드웨이가 베르비언 대위를 미치게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언제까지 실실 쪼개고만 있을 생각이지. 광대라도 될 셈인가."

 

 막사 안에서 연신 콧노래를 부르고있는 베르비언 대위를 바보처럼 바라보는 것은 다이아몬드 클래스 용병들 중에서도 '이명'이라는 것을 갖고있는 노련한 전문가, 백야의 리드웨이였다.

 

 "아, 이래서 인간이 느끼는 유희를 즐길 줄 모르는 미련한 곰탱이는 불쌍할 수 밖에 없어."

 

 "시비를 걸 셈이라면 상대를 잘못 골랐어."

 

 베르비언 대위는 그제야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멈추고 표정의 형태를 가다듬어갔다.

 

 "나에게는 꿈이 있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일단 이 거지같은 위관 딱지 부터 떼어내야 하지. 그리고 지금, 자네가 내게 은빛의 사자를 가져다 주었네."

 

 리드웨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가져온것은 은빛의 사자 같은게 아니라 희긔한 머리색과 눈색을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였던 것이다.

 

 "아아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겠어. 오늘만큼은 그 어떤 일이 닥쳐도 모든것을 용서할 수 있을것만 같아."

 

 "잠꼬대는 침대 위에서 하시지."

 

 리드웨이는 아직 보수를 받지 못했다.

 

 도시 하나 정도는 통채로 살 수 있을 정도의 거금. 백억 단위의 데릭실 말이다.

 

 "흐응, 여기서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레헤른으로 가보는게 어떤가 백야. 자네도 잘 알고있겠지만 정혈 마녀의 현상금은 금괴로 모아두어도 산을 쌓고도 남을 정도로 거대한 금액이네, 여기서 찾아도 보수는 받을 수 없어."

 

 레헤른은 제르키아 제국의 수도다. 사자왕, 레글라무스 레메즈리아 세트레제가 거하고 있는 황궁이 있고, 세계 최고의 군대가 철통같은 방어막을 구사하고 있는, 다섯 겹의 성벽으로 수호받고 있으며 성의 뒤쪽에는 100m 높이의 절벽과 망망대해가 펼쳐져있는 대륙의 최고 방패라고 불리우는 곳.

 

 "멀어."

 

 "당신은 거금을 받기 위한 일말의 노력조차 귀찮은가?"

 

 리드웨이는 베르비언의 건방짐이 미친듯이 짜증났지만 그에게 보수를 줘야할 제국에게 밉보임을 보이지 않으려면 여기서는 잠자코 있어야 할 터였다.

 

 "그보다 정혈 마녀가 손에 들어왔는데 어째서 군대를 출발시키지 않는거지."

 

 리드웨이의 질문에 베르비언이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지금 왕국과 공화국 사이에서 전운이 감돌고있어, 두 군세가 디엘노움 지역 어딘가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고 있지. 이런 상태에서 떡하니 제국군이 디엘노움을 관통해 지나간다면 거대한 두 군대 사이에 끼어서 전멸하고 말거야."

 

 "그건 어디까지나 형편없는 네놈과 덜떨어진 네놈의 부하들 뿐일 때의 이야기지."

 

 "하, 그렇다면 백야의 리드웨이는 두 세력의 전투에 홀로 뛰어들어 무사히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실력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지?"

 

 "적어도 형편없이 뒈지지는 않겠지. 겁쟁이 같은 네놈들 처럼."

 

 리드웨이의 도발적인 어투에 베르비언은 입술을 닫고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면 그 자신있다는 실력의 보호좀 받아보도록 하지, 전투가 끝난 뒤에."

 

 "바보같으니."

 

 리드웨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서둘러 부대를 움직이라는 설득은 통하지 않을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꼬맹이가 정말로 플라버스 지역의 악마라고 불렸던 괴물이 틀림없는거냐."

 

 막사 밖으로 걸어나가던 중, 리드웨이가 문득 질문했다.

 

 "일개 중대장인 내게 묻는거야?"

 

 "아무래도 영 찝찝해서 말이지. 뭔가 찝찝해, 아주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마치 생리중인 계집애같군."

 

 리드웨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난 오랫동안 이 바닥에 구르면서 직감 하나는 좋아졌거든. 출발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을거야. 아무튼 그런줄 알라고 형편없는 친구."

 

 리드웨이는 그 말만을 남기고 막사를 나갔다. 이제 혼자밖에 남지 않은 막사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있던 베르비언은 싱긋 웃었다. 전시중에 사관학교에 들어가서, 대위라는 계급장을 단 5년 간의 시간동안 베르비언은 딱 한 가지, 굳게 믿어지는 신앙 만큼이나 확실시하는 것이 있었다.

 

 "......스케빈저 주제에."

 

 그는 용병의 말은 허언증 환자의 개소리보다도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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