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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라스트 헌터 : 아재의 매력발산
작가 : 암굴왕
작품등록일 : 2017.6.7

 
마지막 헌터
작성일 : 17-06-08 01:28     조회 : 123     추천 : 0     분량 : 3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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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띠링-.

 유리문을 밀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손님의 출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형, 나 왔어.”

 “왔냐?”

 용준은 익숙한 듯 가게 점장에게 인사를 했다.

 한 달만의 방문인데도 그냥 어제도 봤었던 친한 지인을 대하는 것 마냥 가벼운 태도다.

 점장 강규일도 힐끗 눈으로만 방금 들어온 용준의 얼굴을 확인하며 맞이했다.

 그가 강규일과 거래를 한지도 벌써 13년이 되었다.

 용준은 자신이 수확하는 대부분의 아이템은 되도록 이곳 논현점 몬스터 마켓에서 처리를 해왔다.

 유쾌한 성격으로 항상 밝게 웃으며 정직하게 손님을 대하는 규일이다.

 그 모습이 좋아 자주 찾다보니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을 함께 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엔 그냥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잠깐 서로의 안부를 물은 뒤, 용준은 아공간을 열어 지난 한 달간 자신이 수확한 전부를 꺼냈다.

 그러나 한 달을 꼬박 모은 분량이라고 해도 그리 많은 양이 아니다.

 그냥 오늘 수확한 것의 열배 정도가 다다.

 그래서인지 물량을 세어 확인하고 정산을 하는 데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계산을 마무리하고 규일이 용준에게 말했다.

 “나가서 담배 한대 필까?”

 

 

 “후우.”

 폐부 깊숙이 연기를 마셨다가 한 번에 내뱉는다.

 어릴 적 처음 담배를 배울 땐 너무 매워서 눈물 콧물을 쏙 뺐었는데, 요즘은 이것만큼 달콤한 것이 없다.

 “가게, 곧 정리할 것 같아. 사장 형 이랑도 이야기 진행 중이고. 뭐, 진행 중이라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이러니 완전히 결정난거라고 봐야지.”

 “.......”

 용준은 대답 없이 묵묵히 규일의 말을 듣는다.

 얼추, 곧 그러지 않을까 하고 짐작하고 있던 일이다.

 요즘 대부분의 가게들이 정리되고 있는 실정이니까.

 더 이상 거래할 물건들이 없는데 그것을 다루는 가게가 유지될 리가 없다.

 사실 눈치 빠르게 일찍이 사업을 접었던 다른 곳들과 달리 규일이 있는 이곳은 꽤나 지금까지 오래 버티고 있던 케이스이긴 하다.

 그리고 이는 묵직한 네임드의 단골들을 많이 보유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규일이 이곳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헌터의 시대가 종료되면서, 고객이었던 사람들이 그동안 자신들의 창고에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던 물량들을 싸그리 긁어모아서 가지고와 마지막 큰 거래를 이곳에서 해주었었기 때문이다.

 용준도 죽기 전까지 간직할 몇 가지를 아이템들을 제외하고 규일의 가게에서 이미 처분을 마쳤었다.

 “언제까지?”

 “길면 한 달? 나, 가게 정리하고는 프리로 뛸 것 같아. 아직 청산 안하고 물량 확보해두고 있는 헌터들이 생각보다 상당하거든. 그 사람들을 공략해 봐야지. 일단 마지막으로 거래하려는 사람들은 꽤나 큰 건수들을 가져오니까, 그걸 필요한 곳에 중개하고 수수료 받는 일을 해볼까 싶다. 물건이야 없어서 못 팔지, 일단 나오면 연결이야 다 되니까. 그것도 정 밥벌이 안 되면 투잡하고.”

 “그렇군.”

 “그래. 그러니 너도 마지막 정리 할 땐 꼭 이 형님을 찾아와라, 소중한 고객님아.”

 “난 이미 다 정리 했잖아?”

 “웃기시네. 진짜배기들 다 쏙 빼놓고 온 거 내가 모를 줄 아냐?”

 “형, 그것들은 죽기 전까지 팔 생각 없어.”

 “어련하겠냐. 그래도 혹시나 해서 미리 언질 해두는 거다. 혹 마음이 변하거나 갑자기 큰 목돈이 필요해지면 이 형님을 잊지 마세요. 소중한 고객님아.”

 “풋. 알았어. 아아, 근데 이제 형 없으면 나 어디랑 거래하냐. 요즘 수확하는 건 자잘한 양이라 다른데서는 눈치 보여서. 그냥 내가 가지고 있어도 되긴 하지만 날 쓸 일이 없으니 그럼 거의 다 창고에만 쌓일 텐데.”

 “됐어. 그것도 그냥 나한테 가져와. 더 모아서 팔든 그 정도 물량도 오케이하는 거래처를 찾든 어떻게든 해볼게. 내가 정 안되면 아직 남아있는 다른 큰 가게 연결해줘도 되고. 아, 요즘 소량의 마나석으로도 사용가능한 제품들이 여러 곳에서 개발 중이라고 하니까 딱히 어렵지는 않을 거야.”

 규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툭 내뱉는다. 분명 그로서도 수고로울 일일 텐데 귀찮은 내색은 일절 없다.

 용준은 자신의 사람 보는 눈은 역시 훌륭했다고 감탄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담배 연기가 계속 두 사람의 하늘을 가렸다.

 규일이 입을 열었다.

 “참 좋았는데 말이다. 난 헌터로 각성을 못해서 이 일로 대신 대리만족 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헌터들을 직접 보고 같이 일할 수 있어서 내 직업이 정말 좋았다. 무슨 복인지 만나서 거래하는 고객들 중에 유독 멋진 놈들이 많이 있어서 더 그랬고. 넌 좀 아니지만.”

 “큭큭.”

 둘 모두 바보처럼 실없이 웃는다.

 그러다 규일이 웃음기가 사라진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할 수 있다면 계속 꿈꾸고 싶은데 말이다. 너랑도 오래같이 일하고 싶었고. 그런데 이젠 슬슬 깨어나야 할 때 인가보다. 나 먼저 현실로 돌아가 있으마. 넌 좀 더 놀다 와라.”

 용준은 쉬이 답하지 못했다.

 어느새 용준의 얼굴에서도 슬며시 웃음기가 지워졌다.

 달콤했던 담배 맛이 갑자기 텁텁하게 느껴졌다.

 규일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헌터를 꿈꿔왔었다고 했다.

 성인이 되고 헌터 각성 시험을 세 번이나 봤지만 번번이 자질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좌절해야만 했었다.

 그러다 그즈음 그의 사촌형이 몬스터 마켓 기업의 체인 중 하나인 이 가게를 인수한 것을 알게 되었고, 삼일밤낮을 따라다니며 귀찮게 졸라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헌터라는 직업에 대한 이루지 못한 꿈이 동경이 되어서인지 규일은 만나는 헌터들마다 진심을 다해 호의적으로 대했었다.

 용준이 그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그의 이런 살가운 태도를 잠깐 오해했을 정도다.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자신을 대하나 하는 의심을 말이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엔 자꾸 뭐든 다 퍼주려는 이 사람이 진짜 미쳤나 싶었던 적도 있었다.

 서로 던전에서 등을 맡기며 함께 전장을 누볐던 사이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그리고 애착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규일일 것이라고 용준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때문에 먼저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말은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다.

 유대를 나눈 전우를 잃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기에 얼마나 어렵게 지금 이 말을 꺼내고 있는 지도 잘 안다.

 “응.”

 잠깐의 텀을 두고 용준이 겨우 답했다.

 시선은 규일이 아닌 공허한 하늘을 향해있다.

 억지로 마음을 그러모은 탓인지 그의 목소리는 아까 규일과 실없던 대화를 나누던 때와 달리 아주 조금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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