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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손바닥 아래 - 3
작성일 : 17-01-20 21:40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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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다들 동의하자 리코는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면서 졸음이 쏟아졌지만, 이대로 눈을 붙일 순 없었다.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자면 저세상에서 눈을 뜰게 뻔했다.

 

 “얼마나 걸은 거 같아?”

 

 에테라가 타나에게 물었다. 타나는 기억을 되살려 광산 안으로 들어갔던 기억들과 오늘 걸은 거리를 비교해보았다.

 

 “철광산 가장 깊은 곳까지 가본 적 있는데, 그거랑 거의 비슷한 거 같아요.”

 

 “좋아. 중간에 헛걸음 한 것까지 감안하면, 우린 아마 경계 가까이에 있을 거야.”

 

 에테라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확실해요?”

 

 “난 방향감각 하나는 타고났거든. 안 그랬으면 진작에 객사했지.”

 

 근거는 없었지만 그녀의 태도는 묘한 신뢰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것은 그녀의 명성의 후광 덕이기도 했다. 어쩌면 사기를 위해 일부러 저러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낼 상황이 아니란 건 타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이상한 냄새가 느껴졌다. 처음에는 희미했지만, 집중하자 확실히 느껴졌다. 비린내 비슷하기도 하고, 지린내 같기도 했다.

 

 “이게 무슨 냄새야?”

 

 타나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코를 킁킁 거렸다. 처음에는 다들 그 냄새를 맡지 못했다. 땅을 파는 드워프들은 다른 종족들보다 코가 좋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감각이 예민한 에테라가 그것을 맡았다. 그녀는 깜짝 놀라면서 곧바로 칼을 빼들었다.

 

 “시체 냄새야! 다들 조심해.”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도 무기를 손에 들었다. 길은 구불구불했지만 일직선으로 나 있었고, 걸을수록 냄새는 더욱 짙어지기만 했다. 에테라는 정령을 돌려보내고 벽을 손으로 짚으면서 어둠 속을 헤쳐 나갔다. 일행은 일직선으로 서서 앞사람 등에 손을 얹은 채 조심히 걸어 나갔다. 선명한 시취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들리는 건 동료의 발소리와 자신의 숨소리, 심장소리뿐이었다. 어둠 속에서는 당장이라도 무언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때 에테라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희미하게 보이는 손가락을 얼굴 앞에 가져다 댔다.

 

 “모퉁이 너머에 빛이 보여.”

 

 그 말대로 길을 꺾자 환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냄새는 이제 코를 찌를 정도였다. 숨을 쉬기 어려운지 에테라는 손수건을 물에 적셔 코 위로 걸쳤다.

 

 “일단 눈을 적응시키고 앞으로 가보자.”

 

 에테라의 말대로 일행은 잠시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밝은 곳으로 나왔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타나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위는 뻥 뚫려서 동굴보다는 약간 깊은 계곡처럼 보였는데 그 안에 이상하게 생긴 생물들이 있었다. 덩치는 어린애들만 했고 두 발로 걸어 다녔지만, 녹아내리는 듯한 잿빛 피부에서 본능적인 혐오를 불러 일으켰다. 도구를 쓸 줄 아는지 나무 몽둥이 같은 걸 들고 있었는데, 개중에는 조잡하나마 무기를 든 녀석도 있었다. 그런 녀석은 다른 것보다 덩치가 조금씩 더 컸다.

 

 수는 어림잡아 수십은 되어서 함부로 덤비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녀석들이 계곡 입구를 막고 있는 탓에 충돌을 피할 순 없을 것 같았다.

 

 “뭐야 저게?”

 

 “고블린.”

 

 그렇게 말하는 레아의 목소리엔 혐오가 뚝뚝 묻어났다.

 

 “오염된 땅에서 저절로 태어나는 괴물들이지. 살아있는 모든 걸 증오하고 죽으면서 흘린 피로 다시 땅을 오염시켜 동족을 늘려가는 녀석들이야. 어떻게 저런 게 경계 가까이까지 존재하는 거지?”

 

 “글쎄…….일단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갈지 부터 생각하자.”

 

 일행은 다시 동굴 입구까지 후퇴했다. 다행히 거긴 계곡보다 지대가 높아 아래에서 일행을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 하나는 이대로 다시 동굴로 들어가는 거고, 다른 하나는 저것들을 돌파하는 거지.”

 

 다들 자기 의견을 꺼내길 꺼렸다. 둘 다 쉬운 방법이 아니었다. 동굴로 다시 들어가면 언제 나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그런다고 저것들을 무사히 돌파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고블린이라 했나요? 무사히 돌파할 수 있을까요?”

 

 리코는 둘 중 어느 누구라 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하나하나는 별 문제가 아니야. 수가 문제지. 거기다 죽이고 나서 땅을 정화하는 것도 그렇고.”

 

 “정화라뇨?”

 

 “아까 레아가 말했던 것처럼, 괴물들이 흘린 피는 땅을 오염시켜. 그리고 오염된 땅에서 다시 괴물들이 태어나거든. 아마 저것들을 죽이면 그만큼 땅이 오염되면서 더 많은 수가 태어날 거야.”

 

 리코는 바깥을 살짝 내다보았다. 고블린들이 차지한 땅은 거무튀튀하게 더럽혀져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아예 검은 피 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이대로 그냥 가면 언젠가는 저것들이 경계 너머로 쳐들어올지도 몰라. 그리고 처음 피를 흘리는 건 드워프들이겠지.”

 

 에테라는 그렇게 말하며 타나를 바라보았다. 타나는 자기도 모르게 칼자루를 꽉 쥐고 있었다. 손마디가 허옇게 드러날 정도였다.

 

 그때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네 사람은 동시에 바깥을 살펴보았다. 계곡 입구에서 다른 고블린 무리가 들어오고 있었다. 안쪽의 고블린들이 그걸 보며 끽끽댔다. 그렇게 들어온 무리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다. 크기는 다른 고블린의 4배 가까이 되었고, 손에는 뿌리 채 뽑은 나무줄기가 철퇴마냥 들려 있었다.

 

 “산 너머 산이네.”

 

 리코는 허탈하다는 듯 말했다.

 

 “저 녀석이 대장인가? 에테라, 저기 어깨에 찍힌 인장 알아볼 수 있겠어?”

 

 에테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고개를 쭉 내밀었다. 그녀는 손으로 눈 위를 가리면서 괴물을 관찰했다.

 

 “이런…….”

 

 “내가 본 게 맞지?”

 

 “뭔데 그래요?”

 

 리코가 묻자 에테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동맹의 인장이야.”

 

 리코와 타나는 에테라가 마저 설명하기만을 기다렸다.

 

 “꼬리와 발톱. 지금은 사라진 수인 동맹의 상징이야. 저건 아마 그들이 두 다리 사이에서 데리고 온 전투수(戰鬪獸)였을 거야. 인간들과의 전쟁에서 패해서 도망쳤다가 여기에 자리를 잡은 거겠지.”

 

 “일단 여기가 어딘지는 알았네. 아마 소금사막 부근일 거야.”

 

 “만약 살아 나가면 도움이 되겠지.”

 

 에테라는 고블린 무리를 계속 살펴보다가 외쳤다.

 

 “저걸 봐!”

 

 그녀는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새로 온 고블린 무리들이 사람 몇 명을 잡아 온 거였다. 죽은 건지 기절한 건지 다들 움직임이 없었다.

 

 레아의 눈가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칼을 꽉 쥔 채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만 같았다.

 

 “레아.”

 

 에테라가 그녀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이미 늦은 걸 수도 있어. 그러니까…….”

 

 그때 잡혀온 사람 중 하나가 높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아마 기절했다가 지금 깨어난 모양이었다. 레아는 그걸 듣고는 앞으로 튀어 나갔다.

 

 “저 기집애가 또.”

 

 에테라마저 뒤따르자 하는 수 없이 타나와 리코도 적들을 향해 뛰어 들어갔다.

 

 레아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사람 쪽으로 달렸다. 적들은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무얼 해야 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했다. 그러는 사이 레아는 눈앞의 고블린을 베면서 그 사람 옆에 섰다. 목소리의 주인은 고양이처럼 생긴 수인이었다. 그 또한 이 상황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가만히 레아를 올려다보았다.

 

 “어서 일어나.”

 

 그렇게 말하면서 레아는 손을 내밀었다. 수인은 그녀의 왼손을 잡고는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크게 다친 데는 보이지 않았다. 머리에 말라붙은 핏자국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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