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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멸의 검, 악마의 칼날 위에 서다.
작가 : 박현철
작품등록일 : 2023.11.28

악마와 싸우는 안티히어로

 
닷코부호(達古武湖) 호수 눈발 속에 뿌려진 핏자국
작성일 : 24-03-11 14:42     조회 : 26     추천 : 0     분량 : 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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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화

 닷코부호(達古武湖) 호수 눈발 속에 뿌려진 핏자국.

 

  무술 실력이 뛰어난 미녀 삼총사는 파죽지세로 중국 폭력배들을 제압해 들어갔다. 나와 쥰페이, 다이히토도 거의 얻어맞지 않으며 기갈처럼 달려드는 중국 청부폭력배들을 쇠 파이프와 칼로 대응하고, 주먹과 발로 그들의 주먹과 발을 막아내며 초전박살 냈다.

 

 아야코는 중국청부폭력배들이 탄 소형보트들을 퐁당퐁당 돌다리 건너듯 뛰어넘으며, 공중제비 돌며, 중국 무예 영화의 주인공처럼 중국청부폭력배들을 해치웠다. 백발마녀전의 임청하 같았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는 청부폭력배도 있었다. 수영을 못 배운 중국 내륙 쪽 폭력배인 거 같았다.

 

 내가 동생뻘 둘을 해치우고 숨을 헐떡이며 울고 있는 승합차 기사에게 지금 즉시 쾌속선 요트를 몰라고 눈짓을 했다. 승합차 기사는 알아차리고 쾌속선 요트를 몰아 앞에 막은 소형보트를 처박았다. 청부폭력배들이 휘청거리며 발버둥 쳤지만, 결국엔 물에 빠졌다. 살려달라고 중국말로 소리쳤다.

 엄동설한에 얼마나 추울까? 내가 별 적정을 다했다.

 

 따라붙는 소형보트를 쾌속선 요트로 지그재그로 몰며 따돌리고 처박고 뒤집고

 종횡무진 활개를 펼쳤다.

 

  * * *

 

 쾌속선 요트가 닷코부호(達古武湖) 호수로 빠져나왔다.

 눈발은 더욱 굵어져 호수 위의 공간은 온통 하얀색으로 덧칠한 거 같았다. 청부폭력배 보트 세척도 따라붙었다. 미녀 삼총사가 날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눈발 속에서 신출귀몰하게 불쑥불쑥 눈발을 뚫고 나타나 중국 폭력배들을 요절내고 사라졌다. 심지어 아야코는 물속으로 들어가 사라진 뒤 솟구쳐 오르며 청부폭력배들을 아작냈다. 폭력배들은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고 게거품 물고 뻗었다. 미녀 삼총사가 휘두른 칼에 청부폭력배들의 피부는 찢겨나갔고 피는 호수에 뿌려졌다. 한 폭의 추상표현주의 그림을 보는 거 같았다.

 

 (E) 애~앵 애~앵~

 

 멀리서 경시선(警視船)이 사이렌을 울리고 경고 방송을 하며 빠르게 다가왔다.

 승합차 기사가 신고한 것 같았다.

 우리는 승합차 기사를 도와 갑판 위에 널브러져 있는 중국 청부폭력배를

 비닐 재질의 매듭으로 잽싸게 묶었다.

 

 - 이젠 마음 편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겁니다.

 - 같이 가야죠?

 - 아닙니다, 할 일이 있습니다. 쟤들 돌봐야죠.

 - 경찰서 가면 신분이 밝혀질 텐데요?

 - 여기도 우리 나와바립니다, 걱정하지 말고 여행 잘하십시오.

 - 그럼, 도쿄에서 볼게요.

 - 예, 자 모두들 뜻깊은 여행 되십시오.

 

 그다음 날 ‘노무라옹(翁)의 분기탱천(憤氣撑天)’이라는 헤드라인을 장식한 온갖 신문의 하단에 승합차 기사의 신문 기사(記事)가 소박하게 실렸다. ‘무명의 야쿠자 할복자살’ 우리는 그 기사를 보고 소파에 앉아 한동안 말이 없었다.

 

 병원에서 끝내 죽은 동생뻘 둘을 공동묘지에 싣고 가서 묻어주고 그 무덤에서 할복자살한 거였다. 속죄의 할복(割腹)이었다. 고향 후배 둘이 저지른 조직의 배신은 순전히 자기 탓이라는 거였다. 깡패 주제에 무슨 대의명분이 있다고, 조국을 위해 야쿠자로서

 할복한다면 그나마 이쁘게 봐주겠건만, 개뿔, 차라리 사욕(私慾)으로 뛰어든 죽은 동생뻘 둘이 더 야쿠자 같았고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쿠자를 미화(美化)시켜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승합차 기사의 죽음에 가슴이 아파 괜한 몽니를 부리고 싶었다.

 

 노무라옹은 노무라 쥰페이 할아버지를 일컫는다. 노무라 그룹을 오늘날 세계 최대의 금융 그룹으로 키운 노무라 도쿠시치(野村德七)의 손자며 1965년 노무라증권에서 조사부를 독립시켜 ㈜노무라 종합연구소(NRI)를 창립했고, 세계금융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노무라 자이카이칸소쿠(財界觀測)를 만들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국제지향적 경향을 더욱 공고히 한 세계금융계의 큰손이며 노무라 그룹의 지주회사 노무라홀딩스를 창업한 부도옹(不倒翁) 노무라 도쿠하치(野村德五)다.

 

 손자 노무라 쥰페이가 한겨울에 열대 과일 망고가 먹고 싶다고 하자 다음 날 아침 어디서 구해 왔는지 밥상에 망고를 대령한, 노무라 도쿠하치(野村德五)의 손자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번에도 쿠시로 습원의 긴 뿔 괴어 이토우도 출현시킨 건 순전히 손자 쥰페이가 기뻐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꾸민 장난이었는데 야마구치구미와 중국폭력단이 엉망으로 망쳐놨으니 노발대발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꿈같은 동화와 환상의 세계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갈기갈기 찢어놨으니 노무라 도쿠하치옹(翁)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의 속고 속이는 장난이 이 가문의 재미인데 시아버지의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격분(激憤)에 쥰페이 엄마는 주눅이 들어 시아버지 눈치를 봤을 정도였다. 거기에다 나는 별 볼 일 없지만, 스에마쓰 아야코, 혼다 유리나, 사카모토 미나미, 다이히토가 누구냐, 일본의 짱짱한 가문의 직계 자녀들 아닌가... 직계(直系)란? 가문을 계승, 즉 후계자란 뜻 아닌가? 다이히토도 황위 계승 7위라 황실에 불상사 같은 게 일어나 어쩌다 보면 1순위도 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런데 일본 사회 암적 존재, 어떻게 보면 더러워서 그냥 두고 보는 범죄집단 야쿠자들이 방금 상기(上記)한 친구들을 건드렸다는 건 사실 잠자는 사자 코털을 뽑은 거였다. 적당히 하고 말아야지 그만큼 야마구치구미의 오야붕 아베 노부스케(安倍信介)는 무식했고 무대뽀였다. 노무라옹이 즉각 이너 서클 모임을 제안했다. 우리가 여행에서 돌아오면 차근차근 물어보고 이번 기회에 이너 서클에 옵서버로 참여해왔던 야마구치구미 조직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일본에서 영원히 추방하리라 결심했다.

 

 - 이시하라 유우를 알잖아?

 - 예, 오다가다 아는 척하는 사이.

 

 어느 날이었다. 노무라옹은 무심결에 손자 쥰페이에게 한 마디 툭 던지고 손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폈다

 쥰페이가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는데 마침 할아버지와 손자가 단둘이 있었다.

 쥰페이도 무심결에 대답했다.

 

 - 아는 척하는 사이에서 죽고 못 사는 사이는 어떻냐?

 - 정략적?

 - 응...

 - 이왕이면 방향을 틀어 혼다 쪽이면 안 될까요, 장난꾸러기 할아버지?

 - 혼다 유리나?

 - 예.

 - 싫은데...

 - 싫으면 나도 싫고...

 - 우리 가문(家門)을 우습게 아냐?

 - 장난 때문에 망하는 가문 우습게 알면 안 되나요, 노무라옹?

 - 이보쇼 손자, 할아버지의 짓궂은 재기발랄(才氣潑剌)을 그런 식으로 폄하(貶下)하 면 안되지.

 - 나와 혼다 유리나 사이를 뻔히 알면서 그런 식으로 폄훼(貶毁)하면 안 되지요, 노무 라옹?

 - 제삿밥도 못 얻어먹냐?

 - 그뿐 아니라 살아생전 생신 밥도 못 얻어 드실걸요, 잘 생각하십시오, 순간의 선택이 10년이 아니라 평생을 좌우합니다.

 - 되로 주고 말로 받았냐?

 - 할아버지 생각을 끝까지 밀고 가시면... 요즘 신세대 손주며느리가 아무리 하해(河海) 같은 아량을 가졌더라도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 은근히 협박 같다.

 - 양자택일이죠.

 - 아, 고민되네, 아까운데 이시하라 유우... 그럼, 혼다 유리나로 기울까...

 

 노무라옹은 그때, 손자 쥰페이가 혼다 유리나에 대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을 보았다. 한번 떠봤는데 넘어가지 않는 손자의 확고한 사랑에 기분이 좋았다. 자신도 혼다 유리나가 손주 며느리가 되었으면 했기 때문이었다. 정략적(政略的)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손자 쥰페이의 뜻에 따를 뿐이었다. 손자가 첫눈에 반해서 대시했고 그게 통해서 사귀었고 지금까지 사랑하는 사이로 잘 지내고 있는 게 너무 대견했다. 노무라옹은 정략적으로 맺어진다를 제일 경멸했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집안을 위해서 어쩌구저쩌구 같잖은 이유로 헤어지며 싸구려 눈물을 뿌리는 비인간적인 처사는 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노무라옹은 치질 때문에 항문 전문외과 병원에서 같은 환자로 만난 지금의 쥰페이 할머니를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했다. 노무라옹은 수치질이고 쥰페이 할머니는 암치질이었는데 엉거주춤한 자세로 인상을 찌푸리며 서로 무슨 치질인지 물어보다가 호감이 가서 사귀었고 좋아하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다.

 

 한참 쥰페이 할머니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를 때 쥰페이 할머니를 항문병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병원에 갔는데 갑자기 쥰페이 할머니가 죽었다며 의사와 간호사가 들것에 쥰페이 할머니를 싣고 나오는 것을 보고 노무라옹은 너무 놀라 까무러칠 정도였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며 들것의 시신을 잡고 대성통곡(大聲痛哭)하는데 쥰페이 할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 노무라옹 따귀를 날렸다.

 

 (E)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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