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한식에 반하다
작가 : 씨큐씨큐
작품등록일 : 2022.1.4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요식업계 일인자를 꼽으라면 단연 백한식으로 통한다.
백한식은 신이내린 미각과 특출난 미모 덕에 스타덤에 올랐을진데.
그만 코로나 후유증으로 미각상실이 오고야 말았다!
절대미각을 잃고 언론을 피해 시골로 숨어들어 은둔생활을 시작한 백한식,
동네 중국집 딸내미 정다은에게 그만 정체를 들키고 만다?
여기 본격 먹방 로맨스가 시작될지니.
배고픈 자여, 당장 클릭을 멈추라.

 
요리사의 생명
작성일 : 22-01-10 11:11     조회 : 56     추천 : 0     분량 : 623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택배상자 안에서는 거대한 도마와 멋들어진 칼이 나왔다. 다은이 손뼉을 짝 치며 환호했다.

 

 “우와. 엄청 좋아 보여요!”

 “어때. 장인의 숨결이 느껴져? 괜찮네. 기다린 보람이 있군.”

 

 독일 장인이 만들었다는 맞춤형 주문 칼이었다. 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다은이 보기에도 삼엄한 오오라가 흐르는 것이, 몹시도 대단해 보였다. 정다은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거 저 주시려고 샀어요?”

 “뭐? 푸하하하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박장대소를 하는 한식. 자기 것이 아니냐는 저 순진한 눈망울을 보라. 아주 꿈도 야무지구나.

 

 “꼬봉아 이런 명검은 아무나 갖는게 아니란다.”

 “솔직히 숙수님은 칼 많을 거 아녜요?”

 “음. 안 가져오긴 했지만 많이 있긴 하지.”

 “그럼 이건 나 줘요.”

 “안 돼. 장인이 나를 위해 꼭 맞춰서 제작한 이런 명검은 너 같은 애송이가 탐낼게 아니거든, 꼬봉?”

 

 혹시 자신의 것일까 내심 좋다 만 다은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부루퉁해졌다. 한식은 속으로 피식 웃으며 선심 쓰는 표정을 지어보였는데.

 

 “실력 좀 나아지면 꼬봉, 네 것도 하나 주문해줄게.”

 “진짜죠?”

 

 환하게 밝아지는 다은의 얼굴만큼 집 안의 공기가 화사해지는 이상한 기운이 한식을 감쌌다.

 

 ‘매일 추리닝 차림만 봤는데. 오늘따라 유니폼에 단정한 머리까지 하니까 좋잖아. 역시 옷이 날개 맞나보네. 꼬봉도 잘 차려입으면 아주 예쁜 아가씨겠군.’

 

 한식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꼬봉 유니폼은 처음 본다? 진짜 은행원 맞나보네.”

 “그렇다니까요. 어, 벌써 시간이! 얼른 가봐야겠다.”

 “벌써 간다고?”

 

 괜히 아쉬운 것은 한식의 착각 일까?

 

 “아빠가 의심하기 시작하면 수업이고 뭐고, 나 다리몽댕이 뽀사진다구욧. 이따 뵈용!”

 

 다은은 다급하게 뛰어 문 밖을 나섰다.

 

 “꼬봉! 이따 늦지 말고 튀어 와!”

 “네에!”

 

 한식은 도도도도 멀어지는 다은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설핏 웃고 말았다.

 

 

 ***

 

 

 “키야! [사랑의 도피를 택한 스타 셰프] 라니, 최향기씨 또 한 건 했구만?”

 

 국장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향기를 칭찬했다.

 

 “단독 취재 엎어지는데, 딱 냄새가 나더라니까요? 호호호호!”

 

 ‘냄새는 무슨. 꼭꼭 숨어버린 백한식 찾느라 쌩고생을 했다 이거야. 이게 흥신소까지 갈 일이니?’

 

 각종 연결책들을 들들 볶아도 아무것도 나오질 않자,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흥신소를 찾아 백한식 위치를 겨우 손에 쥐었던 최향기였다.

 백한식이 카드를 긁은 마트는 뜻밖에도 시골에 위치해 있었고, 택배를 받은 주소지 역시 근처 산협 은행이었다.

 눈이 뒤집힌 최향기가 백한식 관련 주소록을 얼마나 뒤졌던지! 유산으로 물려받은 시골집 주소를 간신히 건져낸 것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한국인은 카드 없인 못 사는 민족임에 틀림없다.

 

 “특종 중에 특종이야! 향기씨 역시 대단해! 취재팀 보내뒀으니까 뒷마무리는 신경 쓰지 말고, 최향기씨는 마음 놓고 푹 쉬면서, 그래. 이 참에 휴가로 한 며칠 놀다 오라구!”

 

 국장이 흡족하게 웃으며 나갔다.

 

 연예인들 연애사라면 최향기를 빼놓을 수 없다던가. 사랑꾼들이 흩뿌리는 몽글몽글한 냄새를 잘만 캐고 다니는 그녀였지만 사실 그녀도 오늘 일은 전혀 예상치 못 했었다.

 여고생의 임신이라….

 단독 메인 기사로 백한식의 스캔들이 장식되었다. 기사는 신문사 홈페이지에 뜬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온갖 사이트와 SNS를 발칵 뒤집어 놓기 충분했다.

 

 ‘상어한테 물리면 피 냄새를 맡은 피라냐들이 몰려들기 마련이야. 이제 그 산골 동네엔 취재진들이 아주 바글바글 하겠는데?’

 

 향기는 모니터 속 자신이 찍은 두 사람의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거이거, 나부랭이한테 혼쭐나서 어떡한다?”

 

 향기는 미소를 지으며 모니터 속 한식의 얼굴을 톡톡 두드렸다.

 

 

 ***

 

 

 - 토각 타각

 - 훌쩍!

 - 토각 타각 토각.

 - 훌쩍!

 

 어설픈 칼질을 하며 훌쩍대는 다은에게 한식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어어! 그게 아니라니까. 꼬봉. 내가 몇 번을 알려줘야겠냐. 자, 다시 잘 봐.”

 

 - 타타타타탁!

 

 명검이라던 한식의 칼이 명쾌한 소리와 함께 도마 위를 날아다녔다.

 양파는 자신이 썰린 지도 모른 채 도마 위에 다소곳이 누웠으나, 마지막 한식의 손길에 사뿐히 내려앉아 깊숙이 베인 그 뽀얀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

 다은이 훌쩍대며 새빨간 눈으로 양파를 노려봤다.

 

 “눈을 잘…, 못 뜨겠단 말예요.”

 

 ‘왜 내 양파는 이렇게 맵지? 아님 내 칼이 꼬라서 그런 거 아냐?’

 

 으스대며 명검을 쓰윽 닦아내는 한식을 보니 괜히 더 심통이 났다. 부루퉁한 표정으로 한식을 쳐다보던 다은이 푸휴 하고 길게 숨을 내뱉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댔어! 좋아, 다시 썰어보자!’

 

 다은은 의지를 불태우며 힘차게 칼질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그 투지도 잠깐…. 양 볼을 축축이 적시는 눈물을 무심코 손등으로 쓰윽 닦아내자, 고통이 몰려오는 정다은이었다.

 

 “아아악! 내 눈!”

 

 그 모든 다은의 몸동작을 곁눈질로 지켜보던 한식이 큰 소리로 푸하하 한참을 웃다가 겨우 진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멍청이 아니냐?”

 “으아. 진짜 왜 내 양파는 매워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다은에게 티슈를 건내는 한식.

 

 “꼬봉. 이상하게 네 양파만 매운거 같지?”

 “네.”

 “그게 아니라, 양파썰던 손으로 얼굴 만지면 큰일이 나겠냐 안 나겠냐? 이제보니 완전 덜렁이네. 호들갑 그만 떨고. 자, 이거 봐. 굵기가 다 제각각 이잖아. 불량! 다시 썰어.”

 “어우, 숙수님은 안 매워요? 난 이제 눈도 못 뜨겠다구요.”

 

 다은은 티슈로 얼굴을 닦다가 안 되겠던지, 싱크대로 쪼르륵 달려가서 어푸어푸 얼굴을 씻어냈다.

 

 “꼬봉, 생각보다 나약하군. 그게 다 집념이 없어서 그런거야.”

 

 심드렁하게 대꾸하며 읽던 책을 다시 펼쳐드는 한식이었다.

 얼굴에 남은 물기를 닦다가 무언가를 본 다은이 불안한 목소리를 내었다.

 

 “어라? 숙…수님?”

 “안 돼. 그거마저 다 썰고 가.”

 “아니, 그게 아니라요.”

 “뭐가 아니야. 잔말 말고 더 썰어.”

 “지금 집 밖에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요?”

 “뭐?”

 

 다은이 싱크대 창밖을 멀거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누구지? 우리 동네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은데?”

 

 벌떡 일어난 한식이 거실 통창의 커튼을 열어젖혔다.

 

 “백한식이다!”

 

 - 찰칵 찰칵!

 

 “백한식씨, 그 기사가 모두 사실입니까?”

 “인터뷰 좀 해주세요!”

 

 - 찰칵 찰칵 찰칵!

 

 순식간에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허공을 찌르는 날카로운 목소리의 질문들.

 

 “기자들이군.”

 

 ‘제길. 미각소실을 들키고 만 건가.’

 

 한식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엉켰다. 이 소란스러운 형국을 바라보던 다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기자라고요?”

 “무슨 기사가 떴는지 알아봐야겠어.”

 

 한식은 다급하게 휴대폰을 찾아 전원을 켰다. 잠적한 이후로 끊임없이 연락 해오는 언론을 피해서 꺼둔 터였다. 포털사이트 어플을 실행하는 한식. 얼핏 보아도 한식의 기사로 추정되는 글들이 가득하다.

 그 중 메인을 장식한 사진은…!

 

 “응? 사랑의 도피?”

 

 와중에 아직 기사를 확인 못한 다은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숙수님, 저 진짜로 아녜요. 여기 백한식 산다고 입도 뻥끗 한 적 없다구요.”

 

 혹여 한식에게 고소를 당할까 초조한 마음에 다은도 자신의 휴대폰으로 기사를 찾았다.

 그리고!

 

 “뭐야! 이거 나에요?”

 “푸하하하하!”

 

 한식은 배를 잡으며 고꾸라졌고 다은은 제 눈을 믿을 수 없다는 듯 휴대폰 화면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내가 저 어리버리 꼬봉이랑 열애중 이라고?’

 

 너무 황당한 나머지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었다. 반면 열 받은 표정의 다은.

 

 “…여고생으로 보이는, 뭐? 고딩? 하! 참나. …혼전 임신한 사실을, 뭐어? 임시인?!”

 “크하하하하!”

 

 기사 내용이 아주 가관이었다. 한식은 웃느라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

 

 ‘내가 고등학생을 임신시킨 쓰레기라는 내용이군? 간도 크지. 아주 이를 갈고 쓰셨는데…. 누가 이렇게 허위기사를 퍼트리셨을까?’

 

 한식은 스크롤을 내려 하단의 기자 이름을 확인했다.

 

 ‘최향기?’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미각상실과는 무관한 것에,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식이었다.

 

 “지금 이게 웃겨요?”

 

 열 받아서 씩씩대는 다은에게 한식은 별일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다 허위사실이니까 고소해버리면 되지.”

 

 그 때, 다은의 휴대폰이 울린다. 창백해지는 정다은.

 

 “헉. 조용히!”

 “왜?”

 “쉿! 여보세요, 아빠?”

 - 니 어데 갔노? 방에 없데?

 

 다은이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 나… 자, 잠깐 뭐 쫌 사러….”

 - 뭐를?

 “아, 그게.”

 

 다은은 행여 요리수업을 들킬까 진땀이 났다.

 

 - 똑바로 말 안하나?

 

 ‘급하게 살게 뭐가 있지? 급하게.’

 

 다은이 눈썹을 찌푸리며 고뇌했다.

 

 “…새, 생리대!”

 - 크흠.

 

 순간적으로 떠오른 단어에 서로 머쓱해진 부녀.

 

 “근데 나 왜 찾으셨어?”

 

 ‘싱싱정보통 끝나려면 아직도 삼십분이나 남았는데….’

 

 - 갑자기 주문 전화가 엄청시리 온다 안하나.

 “배달요?”

 - 배롱나무 집에, 거 동네잔치가 열렸는가. 주문이 계속 드루와.

 

 저녁시간이 되어서 기자들이 식사를 주문한 모양이었다.

 

 “응. 알겠어요. 나 빨리 들어갈게!”

 - 아니. 니 몸 안 좋으믄 이장헌티 연락허고.

 “네?”

 - 거, 뭐…. 그거 사러 갔담서. 아, 얼른 들온나. 싸돌아댕기지 말고.

 

 전화가 뚝 끊겨버렸다.

 

 “아…. 생리대? 휴. 일단 다행이다.”

 

 원치 않게 대화내용을 듣게 된 한식이 괜히 딴청을 부리고 있었다. 다은도 멋쩍어지는 바람에 부산을 떨며 외쳤더랬다.

 

 “안되겠다. 숙수님, 오늘 수업 여기 까지해요. 집 나온 거 들켜 가지고 얼른 가봐야겠어요.”

 “어, 어. 가봐.”

 

 머쓱하게 뒷덜미를 긁적이는 한식.

 어이,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고.

 아무 생각없이 다은이 집 현관문을 여는 순간, 퍼뜩 정신이 돌아온 한식이었다.

 

 “잠깐! 밖에!”

 

 그와 동시에 한식이 문 앞으로 튕겨나가 보지만…,

 

 - 찰칵 찰칵 찰칵!

 

 한발 늦었다. 두 사람의 놀란 얼굴이 수백 대 카메라 렌즈에 고스란히 담기고만 것이다. 한식이 재빨리 문을 닫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일 터.

 

 “망했다.”

 “꼬봉! 그러게 왜 생각 없이 문을 열어!”

 

 분명히 사실 여부 확인도 없이 무작정 인터넷에 퍼뜨릴 기자들이었다.

 

 “어떡해요?”

 “방금 찍힌 사진 올리는 놈들도 고소해야지. 일단 고소 진행하고 며칠 지나면 잠잠해질거야.”

 “무슨 소리에요?”

 “당장은 못 나간단 소리지.”

 “예에?”

 “저 놈들 엄청 끈질기거든.”

 “나 빨리 가봐야 하는데!”

 

 문 앞에서 다은이 발을 동동 굴렀고 한식은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잠깐 사이에도 계속해서 찍히는 부재중 통화. 수신 거부를 해뒀지만 알림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었다. 사이트를 새로고침하자 숱하게 쏟아지는 새로운 기사들.

 

 “허락도 없이 사진 게제하고 기사 터뜨린 기자들은 증거 확보해서 고소 들어가야지. 참 나. 제목 수준 하고는. [백한식의 그녀는 누구인가], [수수께끼 여고생과의 뜨거운 사랑], [스타셰프를 뒤흔든 비밀 소녀], …어랍쇼?”

 

 한식은 적잖이 놀랐다. 모든 기사가 자신이 아닌 정다은을 향하고 있질 않는가!

 

 ‘내가 잠적한 이유가 사랑이라면 대중의 관심사는 내가 아니게 되는거군. 가만있자, 이거 오히려 잘된 거 아닌가?’

 

 한식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다은은 창문 앞에서 기자들의 동태를 살피며 마음을 졸였고.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이렇게 발이 묶였으니 난처하기만 한데….

 

 “그럼 기자들 언제 없어져요?”

 

 대답 없는 한식에게 고개를 돌리는 다은.

 어라? 방금 전까지 심각하게 고소할 기자 명단을 만들던 백한식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잖은가.

 

 ‘왜 저래?’

 

 수상한 기운을 감지한 다은이 도끼눈으로 한식을 바라봤다.

 

 “뭐에요?”

 “뭐가?”

 “이상하게 즐거워 보여서요.”

 “즐겁긴 뭐가.”

 “아! 뭐라도 좀 해봐요. 나 아빠한테 진짜 죽는다니까요!”

 “어허. 답답한 건 내 쪽이야. 대체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왔을까?”

 “그거야 모르죠.”

 “꼬봉, 너 소문낸 거 아니야?”

 

 부러 과한 몸짓으로 다은을 돌아보는 한식.

 

 “나 진짜 아니라니까요? 아녜요!”

 “맞는 거 같은데?”

 

 놀라서 펄쩍 뛰는 다은을 보며 한식은 웃음을 꾹 참았다.

 

 사실 최향기라는 기자 이름을 보자마자 모든 정황을 짐작할 수 있었던 그다.

 

 ‘그 여자, 끈질겼으니까.’

 

 그 나부랭이가 이렇게 사실 확인도 없이 허위 기사를 쓸 줄이야. 한식은 애꿎은 정다은이 피해를 입게 되자 씁쓸한 기분마저 드는 참이었다.

 

 “숙수님, 나 진짜 소문 안냈어요. 정말이에요. 나까지 고소하진 마시고요.”

 

 ‘그래. 일이 이렇게 돼서 미안하네. 그래도 네 덕분에 미각상실이 안전하게 지켜지는 기분이다. 고맙다 꼬봉.’

 

 고소를 당할까봐 안절부절 못 하는 다은의 등 뒤로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 띵동.

 

 다은이 소스라치게 놀라자 한식이 부러 큰 소리를 내었다. 마치 다은더러 안심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말이다.

 

 “이야. 초인종까지 누르는 대담한 기자님이라니! 좋게 좋게 넘어가려 했는데 이거 안되겠구만!”

 

 한식은 본때를 보여주리란 몸짓으로 저벅저벅 걸어 거칠게 문을 열었다.

 문 밖의 기자는 뜻밖에도 험상궂은 외형의 중년이었는데, 특이하게 철가방을 들고 있었다.

 

 “자장면 시키…!”

 “아, 아빠!”

 “정다은이, 니가 와 여깄노?”

 

 아무래도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하는 다은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마지막 인사 2022 / 3 / 18 409 0 -
15 요리강습 시작 2022 / 1 / 17 60 0 5650   
14 아빠의 고백 2022 / 1 / 16 58 0 5684   
13 애봉리 왕자님 2022 / 1 / 15 54 0 5435   
12 애봉반점의 맛 2022 / 1 / 14 57 0 6141   
11 서울 나들이 2022 / 1 / 13 58 0 5303   
10 마지막 조항 2022 / 1 / 12 52 0 6072   
9 이생망 2022 / 1 / 11 64 0 5319   
8 요리사의 생명 2022 / 1 / 10 57 0 6238   
7 찰칵 2022 / 1 / 9 55 0 4997   
6 꼬봉의 하루 2022 / 1 / 8 62 0 5684   
5 대령숙수의 탄생 2022 / 1 / 7 57 0 5458   
4 처음부터 잘 했어요? 2022 / 1 / 6 54 0 5465   
3 단무지의 매력 2022 / 1 / 5 56 0 5415   
2 완벽한 장소 2022 / 1 / 4 79 0 5544   
1 역병이 휩쓴 자리 2022 / 1 / 4 334 0 5622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