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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17인_나를 찾아서
작가 : 범인은바로나
작품등록일 : 2021.12.27

거친 파도를 타고 육지로 오는 순간, 17살 이전의 기억은 사라졌고 대한민국에 없는 사람으로 나오게 된다. 하나씩 사건이 터질수록 환각, 환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과연 현실일까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누군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

 
1인
작성일 : 21-12-27 00:15     조회 : 50     추천 : 0     분량 : 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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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자유롭던 방학이 끝나고 새롭게 2학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대학교 공간 디자인학과 3학년, 밀린 자격증 시험과 각종 공모전으로 이번 학기는 정신없이 바쁠 것 같다. 스튜디오 수업의 첫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전공 서적과 준비물을 넣어두기 위해 복도에 있는 나의 사물함으로 갔다.

 

 쾌쾌한 먼지 냄새로 가득한 그곳에는 각종 커터 칼과 우드락 접착제, 401, 아크릴 등 정리되어 있지 않은 재료들이 탑을 쌓고 있었다. 어떻게든 넣어보겠다는 나의 의지는 아슬아슬한 탑을 무너지게 했다.

 

 “아휴...진짜 오늘 운수 꽝이다”

 “그러게, 정리 좀 하고 살아”

 

 사물함 문 위로 얼굴을 내밀며 나에게 말을 거는 혜원이였다. 입학 후 붙임성 없던 나에게 다가와 줬고 그냥 어떻게 지내다 보니 지금은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쳐다보지 말고 좀 도와줄래?”

 “점심에 편의점 콜?”

 “오케이, 빨리 와서 이것 좀 들어봐”

 

 혜원이와 나는 재료들로 넘쳐나는 괴물 같은 사물함을 치운 후 뒷산을 향해 갔다. 가방에서 육개장 컵라면 2개와 뜨거운 물로 가득한 텀블러를 꺼냈다. 점심시간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휴게실이든 식당이든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이곳 우리만의 아지트이다. 작은 도시보다 크기만 큰 도시보다는 작은 어중간한 도시가 보였고 새소리와 풀냄새가 나는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 힐링 공간이었다.

 

 “역시 여기에서 먹는 라면이 최고다”

 “밖에서 먹으면 뭐든 다 맛있지 뭐...”

 “이사는 잘했고?”“뭐 그냥 똑같지, 기숙사 올 때처럼”

 “이번 주 주말에 너희 집에서 지내도 되냐?”

 “그러던지”

 

 집이 아닌 감옥에서 사는 것 같다는 혜원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이런 삶에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눈떠보니 사라졌고 홀로 남겨져 있었다고 한다. 가면에 가려진 그는 매일 밤 술 먹고 다른 사람이 되어 피범벅이 될 때까지 때렸고 지금도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아도 의지하고 배려하는 깊은 관계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슬슬 내려가야겠다, 지하실에서 재료 챙겨 가야 하잖아”

 “망할 첫날부터 과제 내주는 미친 교수가 어디에 있냐.”

 “그러게, 말이다.”

 

 우리는 서둘러 뒷산에서 내려왔고 예술관 지하실로 향했다. 습한 곰팡냄새로 가득했으며 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창문에 비친 빛은 우주의 유성 같았고 길게 뻗은 복도는 블랙홀처럼 알 수 없는 문들로 가득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더 눅눅하게 만드는 냄새를 따라 학과 창고를 찾아 나아갔다. 회색 콘크리트 벽과 먼지가 반겨주는 그곳에서 폼보드 3T를 꺼냈다. 굳이 힘들게 이곳에 놔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올 때마다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지민아 너는 여기 오면 목 안 간지러워?”

 “먼지 많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거야, 엄살은”“아, 진짜 여기만 오면 기관지가 부풀어 오른다니깐”

 

 팔을 신경질적으로 긁어대며 어둡고 축축한 창고에서 나왔다. 그 순간 검은색의 물체가 앞으로 빠르게 지나갔고 그것은 어떠한 가루를 토해내며 우리 앞에서 죽어갔다.

 

 “깜짝이야. 이거 쥐 아니야?”“피부병에 걸렸나 봐. 불쌍해라”

 “너는 저게 불쌍하냐? 더러워 죽겠구먼”

 

 토할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먼저 밖으로 나가는 혜원이었다. 나는 버려져 있는 어느 상자에 피부각질로 뒤덮여 있는 쥐를 넣었고 초록색 테이프로 그것을 밀봉했다. 생물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무섭지 않았다. 밀봉한 상자를 다시 종이가방에 넣어 사물함으로 향했다.

 

 찝찝하지만 그곳 안에 시체가 든 가방을 넣었다. 과실에서 먼저 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 잠깐 여기에 두고 뒷산에 묻어줄 예정이다. 학교가 산 밑이라 야생 동물들이 건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갇혀 죽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그것들을 발견하면 뒷산에 묻어주었다.

 

 ‘잠시만 여기 있어, 이따가 데려가 줄게’

 

 잠시나마 빛이 있었던 그 공간은 사물함 문을 닫는 순간부터 다시 암흑으로 변했고 그 안에서 어떠한 일이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오른손에는 아주 뾰족한 30도 커터 칼이, 왼손에는 60cm 철자를 들고 긴 복도를 따라 3304 문패가 붙어 있는 과실로 향했다. 40걸음이면 문 앞에 도착해 있을 나의 다리는 제자리였다.

 

 오늘따라 더 멀게 느껴졌고 천창의 LED 전구가 더 심하게 깜박거렸다. 뒤쪽 사물함에서 무언가 나오는 서늘한 느낌이 들었고 나의 머리에는 공포감으로 가득했다. 온 힘을 다해 뛰었지만,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자꾸만 차가운 기운이 몸을 감싸 안았다. 뒤에 있던 그 검은 물체는 나의 시야보다 훨씬 컸고 사람 형체처럼 보였다. 그것은 나의 얼굴을 만지며 말을 걸었다.

 

 “진짜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아니면 못 하는 척 연기하는 거야?”

 

 분명히 저것은 사람이 아닌데 나에게 말을 걸었고 나를 만지는 촉감도 느껴졌다. 몸이 움직였으면 했지만, 가위에 눌린 것처럼 굳어있었다. 그렇게 숨이 막히는 순간 내 앞의 시야가 검은 세상으로 변했고 무대 위에 있는 것처럼 스포트라이트가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어떤 남자를 비췄다.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의사 가운을 입은 채 앉아 있었다.

 

 그의 한 손에는 이삿짐에서 봤던 식칼이 쥐여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피가 잔뜩 묻은 알 수 없는 것을 들고 있었다. 그 남자는 사과를 베어 무는 듯이 그것을 씹어 먹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네?”

 “누구세요?”

 “우리는 너를 6년 동안 기다렸어.”

 “저를 왜요?.”

 “이전 기억은 다 잊어 먹은 건가?”

 

 혼잣말같이 작게 웅얼거리며 나를 흥미롭게 쳐다보는 남자였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현실인가 꿈인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느껴졌다. 그는 흔들의자를 멈췄고 내가 있는 곳으로 식칼을 던졌다.

 

 “너는 우리를 기억해야 해, 그래야 네가 누군지, 앞으로 네가 해야 하는 일을 찾을 수 있어”

 “굳이 찾아야 할까요?”

 

 남자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미친 듯이 웃어댔다. 안경을 벗고 일어나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를 피하고 싶었지만, 몸이 돌덩이처럼 무거웠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동안 정말 많이 바뀌었네, 예전의 네가 아닌 것처럼”

 “예전의 저를 알아요?”

 “잊을 수가 없지, 너는 내 완벽한 딸이니깐”

 “제가 당신 딸인가요?”

 “난 어떠한 이유에서 너를 다시 만들었어, 그러니 우리를 기억해 내야 한다.”

 

 그는 나를 세게 밀쳤고 깊은 어두운 심연의 구덩이 속으로 나는 빠져들어 갔다. 그 위에서 바라보는 그와 사람 형체로 보이는 여러 명의 검은 연기가 나를 바라보았고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딘가로 밀려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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