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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8.31

문 여는 자는, 영계에서 넘어오지 않아야 할 영들이 넘어오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남녀 주인공이 선택되고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현대판타지물입니다.
두 남녀 주인공, 민호와 은지는 로마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한국에 돌아와 둘이 같이 해결해야 일을 떠맡게 됩니다.
건너편 세상에서 온 108개의 영혼을 다시 되돌려 보내거나 소멸시키도록 임무를 부여받고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을 무릅씁니다. 그 여정 재미나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27
작성일 : 20-10-05 09:55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3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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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민호의 전화를 받은 상미는 담담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응답한다. 나 이제 괜찮아졌어. 귀신은 정체를 모르니까 무섭지 뭔지 아니까 안 무섭네. 웃음으로 답한 민호는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이제 남은 건 내가 해야 할 몫이겠지. 부드러운 톤으로 너한테는 내가 큰 신세를 진 거 같다며 대화를 마무리하더니 또 연락하자며 전화를 끊는다. 민호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잠시 창밖을 향해 시선을 주는 사이 은지가 강당 안으로 들어서며 그를 향해 다가온다. 민호가 지난 번 맛보지 못했던 부침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자 은지는 그런 민호를 달래며 언젠가 맛보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민호는 한결 익숙해진 태도로 문을 불러내더니 열쇠로 자물쇠를 연다. 열쇠를 빼며 은지에게 슬쩍 말을 건넨다.

  “그때, 상미 누나가 매형 될 분 어머니 만나는 자리에서 왜 울었어요?”

  은지는 어깨를 쓰윽, 올렸다 내린다.

  “그 어머니 되시는 분, 자기 며느리 될 사람 만나서 너무 좋고 행복해하시는 게 가슴에 막 다가오더구라요. 어쩜 그렇게 따뜻하게 바라보실까 싶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안 계셔서 그런지 그렇게 누구한테 따뜻하게 환대받아본 경험이 없어요. 부럽기도 하고 가슴이 북받쳐 혼났어요.”

  후후. 그렇게 말하고 수줍게 웃는 은지의 모습이 민호의 눈에 툭 하고 날아와서 박힌다. 민호가 말을 꺼내려는데 세 사람이 어느 샌가 그들 앞에 마주하고 있다.

  “영을 또 데려온 건가? 빠른데.”

  검은 머리가 감탄하듯 얘기하자 민호가 고개를 젓는다.

  “아뇨, 오늘은 저희 둘만 왔어요.”

  금발 머리가 의아하게 바라보며 시선을 쏘듯 던진다.

  “그럼 왜 우릴 불러낸 거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지난 번 일로요.”

  갈색 머리가 넉넉한 웃음과 함께 반기는 것처럼 팔을 펼쳐 보인다.

  “질문은 언제나 대답할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얼마든지. 모르면서 묻지 않는 게 잘못이지, 알려고 묻는 건 항상 환영이거든.”

  말을 꺼낸 건 민호인데 질문을 던지는 건 은지가 먼저다.

  “상미 언니 일 말인데요, 그걸로 다 된 건가요? 같이 가셨던 그 분, 어떻게 되시는 거죠?”

  금발 머리가 답한다.

  “묶여있던 영을 풀어줘서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렸으니 그걸로 된 거지, 뭐가 더 있을 거라고 보나?”

  갈색 머리가 이어서 받는다.

  “저쪽 세계로 넘어간 그 영이 걱정되나 보군요.”

  “그렇게 가시고 나서 어떻게 되셨는지 궁금해서요.”

  “어차피 그 영이 잘못해서 이곳으로 온 게 아니니까 다시 돌아가 원래 정해진 절차를 밟을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금발 머리가 그 뒤를 마무리한다.

  “그 이상은 우리가 굳이 대답할 필요 없겠지.”

  질문엔 언제나 대답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민호가 작게 구시렁거리자 금발 머리는 이마에 주름을 잡고 매섭게 쏘아본다. 민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짓지만 금발 머리의 시선이 닿지 않게 은지 뒤쪽을 향해 조금씩 움직인다.

  “그럼 천사님들 이름이라도 가르쳐 주세요. 앞으로 부를 호칭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않겠어요?”

  은지가 천사님들이라고 하자 검은 머리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고개를 까닥거린다.

  “천사님들이라? 우리가 천사라 불릴 만한 존재인가?”

  “날개도 있고 교회랑 성당 건물에 그려진 벽화에 나오는 사람들과 흡사한데요, 뭘.”

  이번엔 검은 머리가 민호와 눈을 맞추자 민호는 다시 몸을 움직여 그 시선도 피하려고 노력한다.

  “그거야, 댁들이 멋대로 상상해서 이름 붙인 건데요, 뭘.”

  민호의 말투를 따라하는 검은 머리에게 그만하라고 하며 갈색 머리가 나선다.

  “우리에게 붙일 호칭이 필요하다면 민호와 은지, 본인들이 적합한 이름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민호, 우리를 보고 떠올려 보세요. 어떤 이름이든 우리는 개의치 않으니까.”

  민호는 갑자기 호명을 당하자 원망하는 눈빛으로 갈색 머리를 쳐다보고 도와달라는 시선으로 은지를 본 후 자신을 바라보는 세 사람과 마주한다. 예상치 못한 압박감을 느끼자 손가락을 올려 아랫입술을 지그시 눌러댄다. 민호가 주저하자 검은 머리가 지루하다는 듯이 몸을 돌려 창가로 향한다. 밖은 어떤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지 이러저리 둘러본다. 민호와 금발 머리의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갑자기 민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처음에 은지는 민호의 몸 어디가 안 좋아진 게 아닌가 하고 의구심이 들었다. 그의 안색을 살피고 아픈 데가 없는지 묻는다. 민호는 돌아서더니 할 얘기가 있다면 은지를 뒤로 끌고 간다. 거의 강당 입구 근처까지 다다르자 민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것처럼 푸욱, 하고 막아놓은 구멍을 억지로 비집고 나오는 바람소리 같은 헛웃음을 내뱉는다.

  “민호 씨, 왜 그래요?”

  은지가 걱정스럽게 묻자 민호는 목소리를 낮춰가며 조금씩 웃음이 묻어나는 억양으로 말한다.

  “그게, 이름이, 저 금색으로 칠한 머리를 가진 인간 이름을 떠올렸는데 말이죠. 아, 나, 이게 뭐야.”

 크크크. 그러고도 조금 더 속에 담긴 웃음을 풀어놓기 위해 시간을 보낸다.

  “어떤 이름이 떠올랐는데 그래요?”

  미. 갈. 이.

  “예에?”

  무슨 이름이 그래요? 은지는 우스워하기보다 곤란한 표정으로 민호를 바라보고 민호는 간신히 진정이 됐는지 숨을 고른다. 이번엔 갈색 머리 앞으로 가 눈을 마주치고 나서 바로 은지를 끌고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온다. 이번엔 꽤 크게 소리가 나서 다들 민호가 웃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왜 저래?”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던 검은 머리가 궁금한 얼굴로 민호를 살핀다.

  “이번엔 이름이 뭔데요, 민호 씨?”

  나. 팔. 이.

  은지는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고 민호를 쳐다보고만 있다. 민호는 억지로 웃음을 참아가며 이름이, 이름이라고만 연신 말을 해댄다.

  “계속 이러고 있을 건가?”

  금발 머리가 불평하자 민호가 이번엔 대놓고 검은 머리를 쳐다본다. 그리고 바로 뒤로 돌아서서 고개를 숙이고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었다 내쉬더니 상체를 흔든다. 은지는 상당히 궁금한 눈초리로 귓속말을 한다.

  “이번에는요?”

  가. 복. 이.

  은지는 심각한 얼굴로 이름이 왜 그런 것들만 떠오르냐 민호를 책망하고 민호는 심호흡을 해대며 웃음을 지우려 애쓴다.

  “다 정한건가?”

  갈색 머리의 질문에 민호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미갈이구요, 나팔이고, 가복이에요, 라고 알려준다. 당사자들은 그 이름에 시큰둥하게 별로 반응이 없다.

  “그렇군요.”

  “내 이름이 가복이라는 건가.”

  “미갈이, 미갈이. 어감이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아.”

  은지와 민호가 둘 다 찌부러진 얼굴을 하고 있자 금발 머리가 이미 문을 향해서 방향을 튼 채로 더 이상 볼 일이 없으면, 하고 말을 건네며 넘어간다.

  “아니요. 오늘은 이 정도면 됐어요.”

  가복이가 된 검은 머리는 반복해서 가복이, 가복이라고 하며 금발 머리의 뒤를 따르고 마지막으로 갈색 머리가 사라진다. 문이 사라지고 난 후 그다지 악의는 없이 은지가 민호의 팔을 찰싹, 소리 나게 때린다.

  “어휴, 이름들이 그게 다 뭐예요. 좀 잘 지어주던가.”

  “아니 떠오르는 게 다 그런 건데 나보고 어쩌라구요. 지들이 먼저 그랬잖아요. 내가 떠올리는 걸로 자기 이름 하겠다고. 내가 그런 이름들이 떠오를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별로 세게 맞지도 않은 팔을 민호는 꽤 아픈 듯이 손바닥으로 비벼댄다. 그리고 은지가 참지 못하겠다는 것처럼 웃음을 터뜨리자 민호는 더욱 크게 웃음소리를 내며 같이 웃어댄다. 텅 빈 강당 안에서 그 소리는 사방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웃음이 잦아들자 은지가 민호를 본다.

  “민호 씨, 지난 번 거기, 바람 쐬러 다시 안 가볼래요?”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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