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면역력 목소리 인증을 받은 여름이는 얼떨떨해져 있었다.
그런 여름이에게 마이클은 넌 정말 특별난 능력을 가진 가수라고 했다.
"난 가수 아닌데요"
여름이가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말하자 마이클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무슨 말이냐? 노래 잘부르면 다 가수지. 넌 뛰어난 가수야, 여름아. 잊지마! 넌 특별난
사람이란 걸"
'난 특별해' 여름이는 속으로 외쳐보았다.
그러자 정말 가슴이 벅차 올랐다.
마이클과 여름이가 학회 현관을 나서는데 노회장 승용차가 와 멎었다.
"마이클박 선생님 어디까지 가십니까? 제 차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마이클이 싫다고 하는데도 끈질기게 설득해 마이클과 여름이를 차에 타게 하였다.
"왜 우리를 납치하듯이 데리고 가십니까? 대로즈그룹 회장님께서 뭣 때문에요"
"왜겠소? 사업이야기 하려는 것이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이여름이라고 했던가?
저 학생을 포함해서 마이클 선생님까지 로즈 엔터회사에서 계약합시다."
"왜이러실까요? 찔러도 피가 안나오신다는 회장님이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 땐 그만큼 탐나는 것이 있다는 건데 설마 나는 아니겠죠?"
"마이클 선생도 탐이 나고"
"에헤! 무슨 헛소릴! 여름이 목소리가 탐이 나시겠지요. 그리고 또!"
"또 뭐요?"
"회장님이 잘 아시겠지요"
"난 당신하고 말장난 하려는게 아니요. 내 조건 들었으니 예스 노로만 대답하시요!"
"여전하시네요."
"사람이 변한답디까? 당신도 여전해요."
"제 대답은 천만년이 지나도 놉니다."
"알았어요.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하니 내리시오. 김기사 이분 적당한데다 세워 드려!"
마이클과 여름이는 노회장 차에서 내렸다.
‘야옹’ 신비하게 빛나는 녹색 눈의 봄이랑 노회장 눈이 마주쳤다.
"웬 깡패 같은 노친네 만나서 더럽게 재수없네"
"선생님이 좀 심하셨어요. 그래도 회장님인데 연세도 있는 어른이고"
"어른다워야 어른 대접하지. 여름아, 너 혹시 저 영감탱이 연락오면 절대 만나지마라 응?"
"저는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할게요"
"그래 인제부터는 내가 네 매니저다!!"
야호! 여름이가 소리를 질렀다.
"동이야, 나 이것 받았다?"
동이는 여름이가 내미는 증서를 보았다.
‘면역력 목소리 증명서’
"와! 이것이 바로 그 면역력 목소리라는 증명서야. 와! 예방의학과에서 인정해줬네?
여름이 네 목소린 보물이다. 보물"
"보물은 아니지만 으흠!! 국보급은 되지?"
"맞아 국보 제 1호야"
"농담이였어. 무슨 국보!"
"나한텐 네가 국보야"
말해 놓고 동이는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여름이도 쑥쓰러워서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근데 나 이상한 소리 들었다? 학회장이 글쎄 내 목소리 C파 파장이 봄이한테서 나오는 거래.
이상하긴 했어"
여름이는 봄이를 처음 만났을 때 교통사고로 다쳤는데 바로 상처가 아물렀던 일과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나았던 일 등을 동이에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 이야기 문뒤에서 듣고 있는 가을이의 모습을 둘은 보지 못했다.
"야! 최단기간에 조회수 백만이라니!! 대단해 이여름! 동영상 올려준 사람 고맙다야!"
마이클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말했다.
"‘위키드’ 주인공역까지 콜이라니! 유리 신데렐라가 따로 없다."
라희도 스마트폰을 보면서 말했다.
"아냐. 그냥 한번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거지"
"그게 그거지. 지금까지 어떤 엘파바도 너보다 더 잘한 사람은 없었다"
여름이는 손사래를 쳤다.
"야! 그건 아니지"
"라희 말에 과장은 좀 있지만 넌 충분히 실력 있으니까 쫄지말고 해 여름아"
마이클의 말에 동이가 나섰다.
"선생님, 우리 케츠단은 대자본의 횡포와 독선에 맞서서 오리지널
창작극만 한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위키드 같은 대형 기획사에서 하는
뮤지컬에 출연해도 되는 거예요?"
"이건 위키드잖아. 이 뮤지컬에 주인공만 되면 뜨는 건데 안할 수 없지
순결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먹고 살아야잖아."
"그럼 우리의 도그마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동이야 우리의 도그마는 유연해! 시대가 원하면 하는 거야. 여름이를 다 원하잖아"
"저도 여름이가 위키드 주인공 되는 것은 좋아요."
"근데 뭐가 문제야?"
"문제 없어요! 선생님 말씀에 앞뒤가 안맞긴 하지만요"
마이클이 콜라잔을 들어올렸다.
"우리 여름이의 오디션을 응원하면서 아자아자 파이팅!!!
모두들 아자아자 파이팅!!!
건배를 하면서 냥냥 켓츠딘원은 진정으로 여름이를 응원해 주었다.
단 한 사람 가을이만 빼고.
가을이가 여름이를 찾아 왔다.
여름이를 걱정해 주는 척 가을이가 한 소리 했다.
"면역력 목소리? 웃겨 그런 게 어딨다고! 마이클 선생님이 사기치고 다니는데 일조하고 다니니?
너 조심해 그러다가 언제 당할지 모르니까"
"무슨 사기야? 과학적으로 검증받았는데"
"그걸 받아 었다 쓰게? 사기 밖에 더 치겠냐?"
"그렇게 함부로 말 하지마! 내 목소리가 사람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좋지"
"인제 위선까지 떠네? 그래봤자 한물 간 마이클하고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용히 알바나 하고 살지. 아님 버스킹이나 하던지. 버스킹도 면역력 목소리라고 사기를 치면
더 잘되겠지? 잘해봐!"
여름이는 기가 막혔다. 단원들 앞에서의 모습이랑 달라도 너무 다른 가을이의 모습에 그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