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날이 다가왔다는 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2마일도 채 되지 않는 딕 로드를 왕복했다.
80분이나 되는 거리였지만 다리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어제는 월튼 우즈 공원에도 가봤고, 크레이지 그릴 앞에도 갔다.
더티 익스프레스에는 가지 않았다. 그곳에 가면 정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거 같아서……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아닌 장소로 갔다.
자전거를 타지는 않았다.
이미 자전거나 자잘한 가구들은 며칠 전에 캘리포니아로 떠났고 남은 건 가방에 들어갈 수 있는 몇 가지의 작은 물건들뿐이다.
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7시 40분이다.
엄마가 아침 먹고 10시 즈음 떠난다고 했으니까 적어도 8시 30분 까지는 들어가야 된다.
나는 앞으로 50분 동안 무엇을 할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무엇을 해야 내 마음에 응어리가 쌓이지 않을까, 무엇을 해야 빌리가 억울하지 않을까.
사실 나는 스프레이를 사서 경찰서 벽이나 학교 아니면 제프리 커민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제프리 커민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하면 빌리의 친구가 했다는 게 의심 받을 테고, 그렇다고 경찰서에 낙서를 한다면 나 또한 빌리 옆에서 내 젊은 날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도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나는 손에 들린 스프레이를 내려놓았다.
월마트 직원들이 스프레이를 들고 있는 나를 보았을 테고, CCTV에도 내가 찍혔을 테니까 빠른 포기를 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경찰서 앞으로 갔다. 경찰서 앞에는 경찰차가 두 대 있었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아주 수상하게 경찰서 앞을 서성였다. 저 CCTV에 내가 찍혔을 거야. 하지만 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적도 없다. 그래서 저 CCTV로 날 지켜보는 사람은 나를 절대 잡아갈 수 없다. 그리고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잡아간다면 이 경찰서는 아주 유명해 질 걸? 뉴욕에 있는 흑인들이 이 앞에 모여 시위를 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에밀리에게는 득이 될 게 없다.
나는 또다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8시 10분…….”
지금 출발한다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물론 걷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간다는 전제 하에.
나는 경찰서 앞에 서서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냈다.
생각났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전구를 발명했을 때 나와 같은 마음일까? 아니면 뉴턴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질 때 나와 같은 마음일까.
나는 경찰서 앞에 섰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냈고, 경찰서를 향해 두 손을 올렸다.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나는 소리쳤다.
“엿 먹어 버팔로! 엿 먹어 치크토와가! 엿 먹어 딕 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