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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오의 세계로부터
작가 : 모어데반
작품등록일 : 2019.10.22

또 다시 다가온 세기말의 풍경.
가까운 미래, 서기 2086년, 겨울.

대한민국의 평범한 빚쟁이 종군기자 이시해는 다시금 위험 지역으로 취재 파견을 강요당한다.
<베트남 한국인 인부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해치기 위해 밀입국까지 감행한 시해.
그러나 잠입 취재 도중 시해는 <베트남 해적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어딘가로 팔려가는데...
그리하야 도착한 곳은......이세계?
정의감 투철한 빚쟁이 종군기자의 이세계 생존기!

#SF판타지#이세계물#이능력물#미스테리#스릴러

 
음습한 둥지(1)
작성일 : 19-10-29 07:10     조회 : 236     추천 : 2     분량 : 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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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하리가 기대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지만 시해는 어디까지나 그에게 큰 기대를 품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빠르게 선을 그었다.

 

 “어디까지나 사전 조사를 할 뿐이야. 들키지 않는 선에서. 목숨 아까울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그러나 시해의 단호한 말에도 하리는 다 이해할 수 있다는 태도로 답했다.

 

 “그럼요. 물론이죠.”

 

 시해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최대한 정보를 모아줘. 뭐든지 좋아. 건물의 구조, 감시자들의 숫자, 생활 패턴, 습관.”

 “알겠어요. 그 정도야, 은근슬쩍 물어보면 되니까. 한번 알아볼게요.”

 “그리고 조금 부담이 되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감시 카메라의 유무도 알아봐 줘.”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조직에서 도망갈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난관이었다.

 그런데 시해의 말에 하리가 어딘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에 하리가 혹시 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진 시해가 단속을 하려고 했다.

 

 “왜 그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니까? 부탁이니까······”

 

 그러나 하리의 입에서 튀어나온 다음 대사는 정말로 의외 정보였다.

 

 “그거라면 제일 먼저 알아봐 뒀죠.”

 “뭐? 아니, 너······그런 민감한 걸 아무렇지도 않게······”

 

 그 말을 듣고 시해는 기가 차서 매도하듯 다그치려 하자, 하리가 걱정 말라는 듯 손가락을 들었다.

 

 “아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않았으니까. 밤에 괴물들이 돌아다니거나 하면 어떻게 하냐고 겁에 질려서 감시 카메라 같은 건 없냐고 물어보니까 신이 나서 설명해주던데요.”

 

 여전히 대담한 건지 무모한 건지 경각심이 없는 그의 태도에 시해가 이마를 짚었다.

 

 “끄응······”

 “왜 그래요? 제가 직접 물어본 적 없다니까요?”

 “됐고, 이왕 알아봤다니 들키지나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지. 다음부턴 더 조심해서 행동해줬으면 좋겠어. 이건 정말 목숨이 걸린 일이야. 까딱하면 죽는다고.”

 

 다소 과도한 걱정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그런 시해의 모습에 하리는 능글맞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알았어요. 알았어.”

 “그래서, 그 비올타라는 아가씨가 뭐라고 했는데?”

 “감시 카메라 같은 건 팔이라는 아저씨 집무실 근처나 네오 트라이앵글사의 주요 인물들 근처라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랬어요.”

 

 시해가 애매모호한 정보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게······감시 카메라가 뭔지는 아는 것 같았는데, 본 적은 없다고 하는 걸 보니까 기본적으로 일반 시설에는 감시 카메라 같은 건 없는 모양이에요.”

 “본 적이 없어?”

 

 하리의 말에 시해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감시 카메라를 보지 못 했다는 얘기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자신과 대화를 나눴었던 마이는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말을 했었다.

 그런 사람이 마이 혼자는 아니었은테니, 이 땅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감시 카메라를 평생 보지 못 한 사람이 있어도 이상 할 것은 없었다.

 문제는 그 점이 아니었다.

 시해는 곧바로 손가락으로 천장의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엔 한눈에 봐도 감시 카메라처럼 보이는 반구 형태의 카메라가 달려있다.

 

 “저렇게 떡하니 달려있는데 한 번도 보지를 못 했다고? 그 비올타라는 여자, 믿을 수 있는 거야?”

 

 그녀의 말을 믿는다면 이세계에 감시 카메라의 존재가 매우 희귀하다는 것인데 지금 당장 우리들의 눈 앞에 감시 카메라가 있으니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을 의심하는 시해의 행동에 하리가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그거야 여긴 일반 시설은 아니잖아요. 일반인 출입 금지 시설이라고요, 여기.”

 

 시해가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뉘앙스로 노려보았다.

 그러자 제발이 저렸는지 하리가 다급히 이어 말했다.

 

 “끝까지 들어봐요. 전혀 신빙성 없는 얘기는 아니니까.”

 “방금 얘기의 어디서 신빙성을 찾을 수 있다는 거야. 우리가 생활하는 그 감옥 같은 숙사도 일반 시설은 아닐 거 아니야. 그럼 결국 필요한 정보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그게 그렇지가 않다니까요. 들어봐요. 그리고 만약 숙사에 감시 카메라 같은 게 있었다면 비올타가 봤을 거라고요.”

 

 이번에는 시해가 침묵해야 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점은 남았다.

 시해는 목숨이 걸린 일을 허투루 처리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그 여자가 못 봤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감시 카메라를 본 적이 없다며.”

 

 그러자 하리가 정정하듯 말을 가로챘다.

 

 “비올타가 본 적이 없다는 얘기였지. 본 사람이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었어요. 여자들 중에 본 사람이 있고 자기들끼리 얘기해 본 적도 있다고 했고,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해보라고 했을 때 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요. 감시 카메라가 어떤 건지 확실히 알고 있었어요.”

 

 여전히 의심이 가시지 않은 시해가 침음을 흘렸다.

 

 “음······”

 “마저 들어봐요. 말 끊지 말고. 그리고 감시자들하고 대화하면서 교차 검증을 했을 때 그들은 비올타가 제 방을 오가는지 모르는 눈치였어요. 그러니까 숙소 구역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는 건 확실해요.”

 

 교차 검증까지 했다니, 의외로 철두철미한 검증 과정을 거쳤지 않은가, 하고 시해는 순순히 감탄했다.

 정말로 보이는 면면마다 기복이 심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해에게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아있었다.

 

 “그렇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왜 숙소 구역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은 거지? 혹시 모를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숙소로 납치해온 사람들이 감시 순위에서 밀려났을 리는 없잖아.”

 

 자신처럼 손수 몸속에서 폭탄을 꺼내는 녀석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희박한 가능성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반항심을 가지고 있을 게 자명한 사람들을 감시 순위에서 미뤄놓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행위였다.

 그러한 시해의 의심을 하리는 의외로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간단하게 결론지었다.

 

 “그거 아닐까요. 전에 이우 씨가 말했던 이유.”

 

 시해가 고개를 갸웃했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자신이 하리에게 말했던 내용 중에 감시 카메라가 숙소에 없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았다.

 

 “전에 내가 말했던 이유?”

 

 하리가 답했다.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게 사람만은 아닌 거 아닐까요.”

 “······”

 

 잠시 하리의 말을 머릿속에서 소화해낸 시해가 정답을 맞히듯이 답변했다.

 

 “그 말은······중요 시설에 감시 카메라를 전부 설치하지 못할 정도로 감시 카메라가 부족할지 모른다?”

 

 하리가 소리 없이 실로폰을 치는 흉내를 냈다.

 

 “그렇죠.”

 

 시해가 바로 반론을 폈다.

 

 “하지만 그건 이상해. 이 정도로 큰 도시를 지을 정도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데, 감시 카메라가 부족할까?”

 

 이에 하리도 곧바로 대답을 내놓았다.

 

 “그거에요, 이우 씨. 오히려 바로 그 점 때문에 감시 카메라가 부족한 거 아닐까요? 솔직히 이상하지 않았어요? 사람도 부족한 마을에 이렇게 큰 도시를 지어놓고, 듣자하니 쓰지도 않는 시설도 많다는데 돈을 너무 마구 써대는 느낌이에요.”

 

 하리의 지적에 시해가 턱을 쓰다듬었다.

 확실히 그 점은 시해도 신경 쓰고 있던 바였다.

 이 도시는 마을을 구성하는 인원에 비해 불필요할 정도로 크게 지어진 게 대충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부자연스러웠다.

 처음에는 사람들을 납치해오는 방법 등으로 늘어날 인구를 대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하리의 말을 들으니 그것뿐만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다.

 그런 시해의 생각에 하리가 쐐기를 박듯이 말을 이었다.

 

 “도시를 지은 건 팔이라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비올타는 그 사람이 아주 허세가 심한 사람이라고 했고요. 그렇지만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는다고도 했죠. 그러니까 제 말은 이 도시는 마을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크게 지어진 거라는 거죠. 허세를 부린 거예요.”

 “지지를 얻기 위해서 도시 개발에 쓸데없이 돈을 퍼붓는 바람에 감시 카메라를 구비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알아요. 추측일 뿐이죠. 하지만 합당한 추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게다가 저희들의 몸속에 심어진 이 칩, 폭탄, 이세계로 건너온 직후 봤던 무기들을 구매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들어갔을 거고요.”

 

 전혀 말도 안 되는 추측은 아니었다.

 분명히 투자를 받고 있다고는 하나 그 자본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네오 트라이앵글은 생각보다 충분할 만큼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처음 이 도시에 들어설 때부터 시해는 이 조직의 거대함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거대한 도시와 현대 무기의 위용에 충격을 먹고 조직의 크기를 실제보다 더 크게 보았을 가능성, 시해는 그것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깊이 생각해보면 이세계에 쓰레기를 갖다 버린다는 아이디어는 이세계라는 특성에 허를 찌르는 추악할 만큼 창조적인 아이템이었지만 그래봤자 쓰레기 사업이었다.

 아무리 세계 각국이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비인도적인 집단을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낮게 측정되는 것이 옳으리라.

 구태여 국가의 지원이 아니더라도 자본만 있다면 누구나 이 저주받은 게임에 참여할 수 있으니까.

 지구의 환경을 위한다는 위선적인 간판을 내세운다면 더할 나위 없다.

 생각을 대충 정리한 시해가 탁 트인 시야로 내려다보이는 공장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이세계의 주민을 향해 휘둘러지는 부당한 폭력, 무자비한 폭언, 그리고 압제.

 이미 익숙해져 버린 광경이었지만 본디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지옥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눈을 감고 머리를 정돈하는 척하며 에스카의 등을 쓰다듬었다.

 이어서 하리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정보 고마워.”

 

 하리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뭘요.”

 “그리고 이것도.”

 

 시해가 이전에 하리가 건네주었던 카드키를 살짝 내비쳤다.

 

 “새삼스러울지도 모르지만, 감사 인사를 안 했었으니까.”

 

 그의 웃음이 한층 깊어졌다.

 

 “별말씀을.”

 

 하리의 웃음을 뒤로하고 다시금 지옥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시해는 생각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그러나 시작치고는 나쁘지 않을 출발이었다.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동료의 존재가 특히나 든든하게 느껴졌다.

 

 “흥분되지 않아요, 이우씨? 크크크!”

 

 비록 가끔씩 방정맞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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