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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오의 세계로부터
작가 : 모어데반
작품등록일 : 2019.10.22

또 다시 다가온 세기말의 풍경.
가까운 미래, 서기 2086년, 겨울.

대한민국의 평범한 빚쟁이 종군기자 이시해는 다시금 위험 지역으로 취재 파견을 강요당한다.
<베트남 한국인 인부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해치기 위해 밀입국까지 감행한 시해.
그러나 잠입 취재 도중 시해는 <베트남 해적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어딘가로 팔려가는데...
그리하야 도착한 곳은......이세계?
정의감 투철한 빚쟁이 종군기자의 이세계 생존기!

#SF판타지#이세계물#이능력물#미스테리#스릴러

 
마녀의 빗자루(3)
작성일 : 19-10-29 06:53     조회 : 198     추천 : 2     분량 : 6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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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다시금 수 주일이 지나갔다.

 시해는 에스카에게 분노를 토해냈던 그 사건 이후로 허탈함과 함께 냉정함을 되찾았다.

 어쩌면 시해에게 있어 에스카가 경이로울 정도로 빠르게 인간의 언어를 익혔다는 것이(비록 인간은 아닐지라도 인간과 비슷한 형상을 취하게 된 것도 포함해서) 생각보다 위로가 된 것인지도 몰랐다.

 에스카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언어(영어)를 익혀나갔다.

 지금 당장은 간단한 의사소통밖에 할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인간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데 걸리는 시간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였다.

 아직 에스카와 만난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어쨌든 아무도 없는 닫힌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 시해에게 에스카의 변화는 긍정적이었다.

 지난 수 주 동안 바뀐 것은 에스카만은 아니었다.

 시해의 일상 또한 감시자들에 의해 변화를 맞이했다.

 감시자들은 사람들에게 한 명씩 일거리를 부여하고, 집체 교육에 참여를 시키는 등 뉴타히티에 동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시해는 <네오 트라이앵글>이라는 집단이 뉴타히티라는 도시와 결합한 도시 기업이라는 것과 도시의 시장과 생활권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뉴타히티는 기능적으로는 다른 도시들과 비슷했지만, 내부 구조를 뜯어보면 엄연히 네오 트라이앵글의 지배하에 있는 도시였다.

 뉴타히티의 주민은 거의 대부분이 네오 트라이앵글에 고용되어 있었으며, 감시자들도 본래 전 뉴타히티의 주민들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지구의 21세기 후반에 연속적으로 벌어진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학살을 자행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구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뉴타히티의 주민이라면 납득이 갈 것도 같았다.

 어쨌든 그렇게 시해에게 부여된 일거리라 함은 이전 강단에서 자신들을 향해 연설을 하던 잭을 만났던 날 보았던 <쓰레기 공장>의 감시 업무였다.

 정확히는 그곳에서 일하는 이종족들에 대한 감시였다.

 단, 그들을 직접 통제한다기보다는 간접 통제에 가까웠다.

 이종족들이 쓰레기를 분류하는 1층에는 방독면을 쓴 감시자들이 이종족들을 1차적으로 감시했으며, 시해를 포함한 일행은 2층에서 만약의 경우 지원을 하는 업무를 부여받았다.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자신의 등 뒤를 맡기는 모양새가 되는 터라 부담이 될 텐데도 그러한 구조를 굳이 채택한 것은 아무래도 이종족들의 노동력을 끌어내기 위함이 큰 듯 보였다.

 감시자들은 이종족들을 감시하는 정도를 넘어서 때로는 발길질을 하며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이런저런 명령을 내리며 그들의 노동력을 최대한 착취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오자마자 충성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맡기기에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걱정을 했던 것 같았다.

 이어서 한 가지 의외였던 점은 다름 아닌 자신의 옆에서 같은 업무를 부여받은 하리의 존재였다.

 감시자들은 사람들을 2인 1조로 묶어서 구성했는데, 무장실에서 시술을 받을 때 마이 일행에 의해 대열을 같이 이탈했었던 하리가 우연히도 자신과 순서가 비슷해서 같은 팀으로 배정이 된 것으로 생각됐다.

 어쨌든 그런 연유로 자신의 옆에서 하품을 하며 긴장감 따윈 없는 얼굴로 1층을 감시하고 있던 하리가 불현듯 입을 열었다.

 

 “힘내고 있네요. 저 사람들.”

 

 아래를 내려다보자 마침 감시자 하나가 두더지처럼 생긴 이족보행 종족 하나를 붙잡고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이건 이쪽이야!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감시자는 두더지 이종족이 분류해놓은 플라스틱 병 하나를 바구니에서 꺼내서는 다른 쪽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음식물이나 오물에 오염된 재활용 쓰레기를 세척하는 곳에서도 소란이 일었다.

 

 “그런 건 안 씻어도 돼! 이런 걸 씻으란 말이야! 이게 아직도 구분이 안 돼! 어!”

 “야, 거기! 굼뜨지 말고 일해!”

 

 그 외에도 분류한 쓰레기를 다시금 종류별로 구분해서 쌓아놓는 과정이나, 쌓아놓은 재활용 쓰레기를 각기 알맞은 공정으로 옮기는 과정 등에서 고성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종족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시해는 머릿속에서 꿈틀거리는 에스카를 지그시 누르며 대답했다.

 

 “그러네. 바보 같게도.”

 

 하리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뭐가요?”

 

 시해가 답했다.

 

 “너도 지금까지 이종족들을 봐 왔으니 알 거 아니야. 저들은 괴물 같은 게 아니야. 사회를 구성하고 문명을 세울 정도로 지적 능력이 있는 존재들이야. 사람만큼이나 똑똑할지도 모르지. 그러면 말을 가르쳐서 하는 말을 알아먹게 하면 되잖아. 말만 통하면 저런 고생은 안 해도 될 거 아니야.”

 

 말의 요지를 파악한 하리가 시해에게 말했다.

 

 “아, 그건 그렇죠. 뭐, 이유야 다 있는 모양이지만요.”

 “무슨 이유? 말을 가르치는 게 귀찮은 거겠지.”

 

 그런데 시해의 무시하는 것 같은 언사에 하리가 고개를 저었다.

 흥미가 동한 시해가 하리를 쳐다보았다.

 

 “그게 아니래요.”

 “그게 아니라고?”

 

 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전에 다른 이종족들하고 인간 사이에 통역을 할 수 있는 종족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져서 새롭게 들어온 신입을 가르칠 수가 없게 된 거라던데요.”

 

 의외로 구체적인 설명이었다. 시해는 갑자기 궁금증이 일었다.

 

 “넌 그걸 어떻게 아는데?”

 “네? 아, 그, 비올타한테 들었어요.”

 “비올타?”

 “기억 안 나요? 그 왜 저희 시술 당한 날이요.”

 

 하리가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두들겼다.

 

 “그날이면······”

 

 자신이 마이를 만난 날이었다. 갑자기 뭔가 머릿속이 번뜩여서 눈을 게슴츠레 떴다.

 

 “하하하. 그게, 그날 저 데려갔던 여자애 이름이 비올타에요.”

 

 거기까지 들으니 시해의 머릿속에서도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이가 하리를 데려가려고 하자 나타났던 여성이리라.

 어찌되었든 하리의 말은 그날 만난 여성과 계속해서 교류를 해왔다는 말이었다.

 시해는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아, 에? 어떻게요? 그냥 찾아오던데요?”

 “······”

 

 하리는 어쩌면 카사노바 기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하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비올타 말고도 얘기를 나눈 사람은 많은데요. 바트나 시모레······”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 하리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시해는 깜짝 놀라서 그의 말을 끊고 끼어들었다.

 

 “감시자들이랑!?”

 

 하리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시해를 보고 살짝 몸을 뒤로 뺐다.

 

 “아···네. 맞아요. 저희 감시하는 사람들이요.”

 “······”

 

 시해는 알다가도 모를 하리의 내력에 잠시 눈을 휘둥그레 뜨다가 그냥 순수하게 감탄하기로 했다.

 

 “그건······대단하네. 무모한 건지 용기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러자 하리가 너스레를 떨며 손을 휘휘 저었다.

 

 “아니에요. 그런 거. 그 정도로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너무 심심해서 말 좀 붙인 거죠, 뭐.”

 “자기한테 총부리 들이미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한 거지.”

 

 시해의 말에 하리가 볼을 긁적였다.

 

 “그건 그렇지만······그냥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서 혼자 있다 보니까 미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그제야 시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만도 했다.

 자신도 에스카가 아니었더라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감시자들의 흥미를 끌고 얘기를 나눴다는 것은 그저 외로움이 미친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기에 시해는 하리에 대한 평가를 조금은 수정하기로 마음먹었다.

 도박꾼은 도박꾼이되, 적어도 능력이 있는 도박꾼으로.

 

 “그나저나 그럼 전에는 인간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이종족이 있었다는 얘기네?”

 

 시해의 질문에 하리가 재차 긍정했다.

 

 “네, 그렇다고 하던데요.”

 

 시해는 곧바로 달팽이 종족에 대해 떠올렸다.

 아마도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종족이라면 시해가 두 눈으로 확인했듯이 달팽이 종족일 확률이 높았으니까.

 확실하게 하기 위해 묻자, 하리가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그 뭐지. 맞다. 크록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

 “크록······”

 

 언젠가 감시자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는 지 하리가 물어왔다.

 

 "왜 그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전에 방역실에서 들어본 기억이 있다고 말해줄까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데다가 말해 줄 필요도 느껴지지 않아서 함구하기로 했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시해가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없는데?”

 

 그 질문에 하리가 정신을 차렸다.

 

 “그게···그러니까······아, 쿠데타···맞나? 반란? 이 일어나서 다 죽일 수밖에 없었대요. 저희가 여기로 오기 얼마 전 일이라서 엄청 민감하게 반응 하더라고요.”

 “반란?”

 “네. 그 촉수 괴물이 다른 이종족들의 우두머리쯤 되는 종족이었는데, 처음에는 협력하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다른 이종족들을 선동해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결국 진압이 되긴 했는데 주동자인 촉수 괴물들은 살려둘 수가 없어서 다 죽였다고 했어요.”

 

 전해들은 이야기이긴 했지만, 높은 확률로 사실일 가능성이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정황을 생각했을 때 시해 자신도 그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는 이미 접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만일 그 달팽이 종족들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에스카를 통해서 협력관계를 갖게 됐을 수도 있었지만, 반란으로 전부 죽었다니 씁쓸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해는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척하며 에스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 하리가 한 말을 이해하지는 못했을 거고, 자신도 그걸 말해줄 생각은 없었지만 최소한 위로라도 해두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시해가 자신의 머리를 정돈하는 척, 에스카를 위로하는데 하리가 돌연 주제를 바꿔 말을 이어나갔다.

 

 “저한테는 그것보다 하는 일이 바보 같아 보이네요.”

 “하는 일?”

 

 시해가 되물었다. 하리가 대답했다.

 

 “네. 왜 쓰레기 사업 같은 걸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서요.”

 “그야, 손대기 쉬운 사업이니까지.”

 

 시해가 간단하게 반박했지만 하리는 그럼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시해를 보았다.

 

 “하지만 여긴 이세계잖아요?”

 “이세계지. 그래서?”

 “그래서, 라뇨! 이세계하면 뭐 떠오르는 거 없어요?”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두 눈동자에서 정상적인 대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시해는 일단 대답해 주기로 했다.

 

 “뭐가?”

 

 그러자 하리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들을 손가락을 꼽으며, 하나씩 열거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세계···모험···미 탐사 지역···판타지···아, 판타지는 좀 다른가? 어쨌든!”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자원이요!”

 

 시해는 놀라울 것도 없는 하리의 결론에 그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래, 자원. 많겠지.”

 

 시원치 않은 시해의 반응에도 하리는 요란스럽게 뒷말을 이었다.

 

 “엄청나게 많겠죠! 석유, 석탄, 철광석, 아, 요즘은 희토류인가? 어쨌든! 찾아보면 지구에 팔아먹을 자원이 펑펑 나올 텐데, 왜 쓰레기 사업 같은 걸 하고 있냐는 얘기죠, 제 말은. 안 그래요?”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는 말이었다. 수박 겉핥기로만 생각했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시해는 그렇게 생각하며 하리에게 말했다.

 

 “왜냐하면 아주 간단한 물리적 해결은 아주 간단하게 심리적 측면에서 부정당할 수 있거든.”

 

 수수께끼 같은 시해의 말에 하리가 역시나 머리 위로 물음표를 마구 띄웠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가끔 보면 똑똑한 것 같다가도 우둔한 구석도 같이 있는 게 참 신기한 녀석이라고 다시 한 번 평가를 수정하며, 시해가 대답했다.

 

 “확실히 이세계에서 자원을 캐서 가져갈 수만 있으면 지구 입장에선 여긴 노다지나 다름없겠지.”

 “그렇죠?”

 “가져 갈 수 없다는 게 문제지.”

 “······? 왜 가져갈 수 없어요?”

 

 시해는 하리의 질문에 살짝 한숨을 쉬며 손가락을 들었다.

 

 “치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까.”

 “그거야 총 들고 지키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것도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거지. 여길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어. 생각해봐. 여길 오겠다는 사람이 충분히 많았으면 우릴 여기로 납치를 해 왔겠냐고.”

 “아······”

 “결국 여길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게 문제일 거야. 아마, 국가도, 기업도.”

 

 하리가 이해하기가 어려웠는지 얼굴에 미간을 찌푸려가며 고뇌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별로 고민은 하지 않는 것처럼도 보였다.

 

 “자원을 캐가기 위해서는 탐사도 중요하지만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투자도 해야 하고, 유지하고 보수도 해야 해.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치안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 차원의 군대 정도가 파견돼야 한다는 거지.”

 “······하면 되잖아요? 왜 안 하죠?”

 “오고갈 수 있는 방법이 언제 사라질지 어떻게 알고? 기업 입장에서는 그렇게 투자를 해놨는데 오갈 수 있는 방법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투자한 자금은 한 순간에 공중분해 되는 거야.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겠어?”

 “······으음.”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되는지 하리가 팔짱을 끼고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국가 입장에서도 군대를 파견했는데 갑자기 돌아올 수 없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거야?”

 “······그, 그런가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느니 차라리 없어져버려도 상관없는 쓰레기나 갖다버리자고 생각한 사람이 이세계의 가치를 지구에 잘 어필한 셈이야.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팔이라고 했던가. 그 사람, 도덕적으로 타락하기는 했어도 덕분에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겠지.”

 “으으으음···어렵네요.”

 “간단하게 생각해. 아무리 기업가들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좋아한다고 해도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정도라는 게 존재하는 거야. 이세계에서 자원을 가져가기 위해 투자를 한다는 건 거의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하는 거라고. 심지어 치안 문제도 해결 안 됐으니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데, 그런 곳에 돈을 투자해주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었겠지.”

 

 그렇게 일장 연설이 끝나고, 시해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마무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도······”

 “······?”

 “우리도 최대한 빨리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만 해. 언제 돌아갈 방법이 없어질지 어떻게 알겠어.”

 

 그의 말에 하리가 덤덤히 긍정했다.

 

 “그러네요.”

 

 그런데 하리가 거기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런데······”

 “······?”

 “전 도박도 해 볼 만한 것 같은데 말이죠, 하하.”

 “······아무렴.”

 

 도박꾼 기질이 어딜 가는 건 아니라고 시해는 다시 한번 평가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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