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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오의 세계로부터
작가 : 모어데반
작품등록일 : 2019.10.22

또 다시 다가온 세기말의 풍경.
가까운 미래, 서기 2086년, 겨울.

대한민국의 평범한 빚쟁이 종군기자 이시해는 다시금 위험 지역으로 취재 파견을 강요당한다.
<베트남 한국인 인부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해치기 위해 밀입국까지 감행한 시해.
그러나 잠입 취재 도중 시해는 <베트남 해적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어딘가로 팔려가는데...
그리하야 도착한 곳은......이세계?
정의감 투철한 빚쟁이 종군기자의 이세계 생존기!

#SF판타지#이세계물#이능력물#미스테리#스릴러

 
마녀의 빗자루(1)
작성일 : 19-10-29 06:46     조회 : 221     추천 : 2     분량 : 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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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해가 눈을 뜬 것은 방문의 자그마한 쪽창으로 조식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 순간이었다.

 시해는 정신을 들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세면대로 향했다.

 어깨가 아파 온 탓에 비틀거리며 도착한 세면대에서 물을 틀고 물이 차는 것을 기다렸다.

 조금 기다리자 세면대에서 물이 넘쳐흘렀다.

 그러나 시해는 그저 그것을 바라보다가 수도꼭지를 잠그고는 두 손으로 물을 뜨다 말고 그대로 내팽개쳤다.

 얼굴에 물을 적시기도 전에 화가 치밀어 오르며 잠이 달아났다.

 

 “이 씨발! 개 같은! 윽!”

 

 언성을 높여 소리치자 어깨가 화끈 달아올랐다.

 시해는 끓어오르는 화를 피로로 채 털어놓지도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는 지금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불합리한 일들이 결코 에스카의 부주의한 단독행동 때문만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그런것도 구분하지 못한다면 마땅히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 말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는 이성적으로 만사를 판별할 수 있는 평정심이 그에게 없었다.

 시해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 침대를 한번 둘러보았다.

 에스카가 보이지 않았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거기에도 에스카는 없었다.

 시해가 외쳤다.

 

 “에스카! 나와! 시발! 나오라고!”

 

 어쩐 일인지 언제나 부름에 활기차게 대답하던 에스카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인간만큼 지적 수준이 높은 종족이다.

 시해의 상태가 평소랑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도 몰랐다.

 들려오지 않는 대답에 더 화가 난 시해가 침대 위로 다가가 이불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방안이다.

 숨을 만한 장소가 있다면 거기뿐이었다.

 

 “나와! 나오라고!”

 

 그리고 반쯤 벗겨진 이불 속에서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시해의 눈에 비쳤다.

 시해는 거기 있었을 줄 알았다는 태도로 이불에 반쯤 묻혀있는 에스카를 자신의 앞으로 끌고 왔다.

 

 “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거야! 나가고 싶었다면 귀띔이라고 해 줄 수 있었잖아! 이건 시발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그걸 모르는 거야? 하마터면 둘 다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이불에 반쯤 파묻혀 있던 에스카는 잠이라도 자고 있다가 시해의 윽박지름에 깨어난 것인지 느릿느릿하게 이불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이딴···이딴 짓을! 잘 알아둬! 앞으로는 내가 허락하기 전에는 절대로······!”

 

 시해는 아랑곳 않고 경고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바를 말하려고 했다.

 만일 에스카의 모습에서 이변을 눈치 채지 못했다면 말은 멈추지 않았을 터였다.

 시해는 이불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에스카를 보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에스카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던 탓이었다.

 그것도 최근에 어디선가 마주쳤던 여성의 모습이다.

 어제 자신과 함께 대화를 나눴던 여성, 마이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시해는 치솟아 오른 감정이 순식간에 가장 밑바닥 저편으로 가라앉는 신기한 감각에 현기증이 났다.

 곧이어 머리가 아파와서 손으로 짓눌렀다.

 

 “이건 또 뭐야, 시발······”

 “시발! 시해! 시발!”

 “난 시발이 아니야!”

 “아니야?”

 “그래! 아니야!”

 “······알았어. 시해, 시발, 아니야.”

 “······?”

 

 시해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런 시해를 향해 에스카가 활기차고 발랄하게 대답했다.

 

 “시해! 시발! 아니야! 됐어?”

 

 

 + + +

 

 

 <네오 트라이앵글>의 중심부, 그들이 <팔의 쓰레기 탑>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건물의 어느 한 깊숙한 곳에서 세 명의 남자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

 고급스러운 마호가니 책상과 의자에 앉아 권태로운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두 남자를 바라보던 팔이 그중 한 남자에게 말했다.

 

 “새롭게 들어온 시민 후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보고가 꽤 늦는군, 잭.”

 

 잭 데이스. 그는 분명 강단 위에서 납치해 온 사람들을 향해 연설을 하던 남자와 동일 인물이었다.

 그가 능글맞은 태도로 절도 있게 답했다.

 

 “순조롭습니다, 팔. 아무런 문제도 없어요. 시민 후보들에 대한 모든 무장과 시민권 부여가 끝났고, 빠른 시일 내에 적응 테스트와 집체 교육이 있을 겁니다.”

 “흠······그렇군.”

 

 질문을 했던 팔은 잭의 대답에 의자에 몸을 묻으며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체적으로 작은 키와 통통한 외모, 깔끔한 턱시도를 입고 후덕하고 말끔한 인상을 한 팔의 모습은 대충 20세기 부호의 전형이라 할 만했다.

 그 전형성에서 벗어난 것이 있다면 그가 까무잡잡한 피부를 한 동남아 계열의 인종이라는 것뿐이리라.

 그런데 팔은 잭의 대답이 불충분했는지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파이프 중 하나를 골라 가져오며 다시 질문했다.

 

 “그 외에는?”

 

 그러자 잭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시치미를 뗐다.

 

 “글쎄요······그 외에 뭐가 있는 지, 저로서는 잘 모르겠군요. 평소대로 진행된 사항을 보고했습니다만.”

 

 그 말에 팔이 파이프의 재를 털어내며 말했다.

 통! 통!

 

 “평소대로 일 진행이 안 됐으니, 보고를 평소대로만 하면 안 되지 싶은데? 안 그런가, 잭? 재미없는 농담 집어치우게.”

 

 잭이 마른 웃음을 내뱉었다.

 

 “하하하. 평소엔 잘만 받아주시면서······섭섭하군요.”

 “지난 무장 테스트를 평소대로만 진행했다면 평소 같았겠지. 자네 부탁대로 실전 같은 전투 경험을 쌓기 위해 들어간 돈만 없었다면 말이야.”

 

 팔이 압박을 하듯 눈을 찌푸리며 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팔의 말에 입을 연 것은 잭이 아니라 그곳에 있던 또 다른 남자였다.

 

 “쓸데없는 돈 낭비를 한 겁니다, 팔.”

 

 팔이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잭과는 달리 체격적으로도 인상적으로도 매우 전투적인 성향이 드러나 보이는 남자였다.

 언제든지 전투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표명하듯 그는 전투복을 입은 채였다.

 그러나 군인이라기보다는 다소 까다로운 용병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는 용병 출신의 전투원이었다.

 

 “자칼, 그 얘기는 이미 다 끝나지 않았나. 지금은 쓰인 돈이 제 가치를 했는지 평가를 해야 할 때일세. 돈을 잘못 썼다면서 후회할 게 아니라.”

 “전 앞으로도 그런 쓸데없는 곳에 낭비될 돈을 걱정하는 겁니다. 실력이란 건, 유능함이란 건, 그런 식으로 쌓이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실제로 상대를 죽이고, 기로에 서 본 병사만이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딴 건 그냥 애들 장난이죠. 우린 적을 미사일과 포화로 더 부숴버린 뒤에 마을로 들어가서 패잔병 처리나 할 무능한 병사가 필요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강경하게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자칼을 향해 팔이 손사래를 쳤다.

 

 “아아~그 얘긴 질리도록 들었네. 회의에서 몇 번이나 했던 얘기 아닌가.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아. 하지만 결론은 병사 교육을 위해 하기로 한 일이고, 결정된 사항은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철회되지 않을 거네. 그건 조직 운영의 기본 철칙이야.”

 

 자칼의 의견에 퇴짜를 놓은 팔이 다시금 잭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니 이제는 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아야 할 때라는 거네, 잭. 자네의 안건을 받아들인 이후로 불만스러운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그걸 기억해야 할 거야.”

 “살벌하군요. 이거야, 전 그저 뉴타히티의 미래를 위해 일하고 있을 뿐인데 말이죠. 공동체의 불행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좋은 일 아닙니까.”

 

 잭은 말을 하며 자칼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자칼은 잭을 쳐다보지 않은 채로 팔에게 말했다.

 

 “전쟁의 기본 철칙은 대담함이지 신중함이 아닙니다. 곧 이 말이 옳았다는 걸 팔도 알게 될 겁니다.”

 

 팔이 자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잭을 보았다.

 

 “자, 그럼. 다시 묻지. 그 외에 보고할 게 있나, 잭?”

 

 그러자 잭은 입가에서 웃음기를 살짝 지우며 말했다.

 

 “뭐라 보고드릴 만한 일은 딱히 없군요. 특별히 그들이 이전의 시민 후보들보다 더 전투 경험이 쌓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팔, 팔도 아시다시피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조급함은 버려야 하는 법이 아닙니까. 이해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여전히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팔이었지만, 파이프에 불을 붙이며 그는 못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네. 하지만 조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서두르지 말라는 말은 아님도 기억해 주어야 할 걸세. 진취적이지 않다면 이 세계에서 자네가 설 자리는 없을 거야, 잭.”

 

 그 말을 끝으로 잭은 팔에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다.

 그가 방을 나가고 문이 닫힌 뒤, 여전히 자리에 남아있던 자칼이 재차 입을 열었다.

 

 “영 못 미덥군요.”

 

 팔이 답했다.

 

 “무엇이?”

 “뒤가 구린 것 같다는 얘깁니다. 일을 맡길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은 아닌지?”

 

 자칼의 의심을 하는 것 같은 말투에 팔이 의자에 앉아 파이프의 첫 모금을 빨아들인 뒤 말을 이었다.

 

 “후우~나도 그를 마냥 신뢰하는 것은 아니네.”

 “신뢰하지 않는 상대에게 맡기기에는 너무 큰 직책인 것 같군요.”

 “너무 그렇게 걱정 말게. 사람은 믿을 수 없지만 아예 믿을 만한 구석이 없는 건 아니니까. 그는 결코 배신을 할 수 없는 부하 중에 하나야.”

 

 팔의 말에 자칼이 코웃음을 쳤다.

 

 “그게 뭡니까?”

 

 그러나 팔은 그의 비웃음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자신의 내력에 대해 알고 있음을 명확하게 알고 있으니까.”

 

 자칼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그는 똑똑한 사람이네, 자칼. 한 번 배반한 역사가 있는 자신을 거둬줄 때는 그에 상응하는 감시가 따를 거라는 예측을 하기 마련일세. 그는 내가 자신을 매우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을 테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야. 그는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날밤을 설치는 중일 테니까.”

 

 팔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팔에게 자칼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낮게 읊조렸다.

 

 “······어쩌면 스스로의 행동이 만용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시길.”

 

 그 얘기에 흥이 식었는지 팔이 얼굴을 굳히고 손을 휘저었다.

 축객령이었다.

 자칼은 말없이 방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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