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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오의 세계로부터
작가 : 모어데반
작품등록일 : 2019.10.22

또 다시 다가온 세기말의 풍경.
가까운 미래, 서기 2086년, 겨울.

대한민국의 평범한 빚쟁이 종군기자 이시해는 다시금 위험 지역으로 취재 파견을 강요당한다.
<베트남 한국인 인부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해치기 위해 밀입국까지 감행한 시해.
그러나 잠입 취재 도중 시해는 <베트남 해적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어딘가로 팔려가는데...
그리하야 도착한 곳은......이세계?
정의감 투철한 빚쟁이 종군기자의 이세계 생존기!

#SF판타지#이세계물#이능력물#미스테리#스릴러

 
쓰레기 전쟁(5)
작성일 : 19-10-23 13:39     조회 : 211     추천 : 5     분량 : 4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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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잭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고 5분 정도가 지난 초원에서는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패닉에 빠져 뒷걸음질하는 사람들은 감시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제발 살려만 달라고 비는 사람도 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 탈출구 따위는 없어 보이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대열의 오른쪽 끄트머리에 있던 약 수 명의 사람들이 측면의 숲을 향해 도주를 시도했다.

 

 “미친 살인마들 같으니라고!”

 

 그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치며 달리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조끼를 벗으려고 노력했지만, 잭의 예언대로 그들이 조끼를 벗기도 전에 철퇴가 내려졌다.

 

 푸슈우우우-펑!

 

 폭탄치고는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생각보다 적은 연기가 그들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머리가 지면에 처박혔다.

 잭의 말이 증명된 그 순간, 군모로부터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누누이 경고를 했는데도……좋지 못하다니까, 그런 습관. 자, 이제 배반자들과 겁쟁이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으니, 도시 안으로 진입한다.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말라고. 명령대로만 움직인다면 나는 여러분들의 불행을 덜어주는 존재이니 말이지.”

 

 시해는 웃기지도 않는 위선이라고 한마디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하는 수 없이 명령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좀 전의 남성이 말을 걸어왔다.

 

 “갈 건가요?”

 

 여전히 목소리에 떨림이 있었지만 조금 전보다는 침착해진 듯했다.

 시해는 남성의 말에 대답을 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짧게 말을 꺼냈다.

 

 “그래야죠. 죽지 않을 방법은 그것밖에 없는 것 같으니까. 제기랄.”

 

 남성은 시해의 말을 듣고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뒤를 따라왔다.

 

 “가, 같이 가요.”

 “……그러시죠.”

 

 시해는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그리고 시해의 행동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그것을 기점으로 하나둘 뒤쫓아 오기 시작했다.

 

 

 + + +

 

 

 모래 먼지가 자욱한 성벽 앞까지 다가가자 어렴풋이 그 안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끼리리리리리리리릭.

 

 그러나 그 기척에서는 생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무렴 그 포화의 비를 맞고도 무사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시해가 말했다.

 

 “아무래도 좀 전의 폭격으로 죄다 죽은 것 같네요.”

 

 뒤따라오던 남성이 답했다.

 

 “그, 그런가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런데……이젠 어쩌죠? 저 안으로 들어가나요?”

 

 시해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는 성벽의 무너져 내린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성벽의 무너진 부분은 성벽의 왼쪽에 자리해 있었다.

 

 “도시 안으로 들어가라고 그랬으니, 일단 저곳으로 가죠. 천천히 모래 먼지 바깥쪽으로 이동하다가 먼지가 좀 가라앉으면, 그때 상황을 좀 보자고요.”

 “아, 그래요. 그러는 게 좋겠네요.”

 

 남성은 순순히 시해의 의견에 동의했다.

 걸어가며 초원 쪽을 바라보자 다른 사람들도 시해와 남성이 향하는 곳을 보았는지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그 뒤쪽에서 감시자들도 사람들을 둘러싸며 넓게 포위망을 좁혀오듯 다가왔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신 뒤, 이번에는 오른쪽의 먼지 안개의 안쪽을 바라보았다.

 집중해서 바라보자 뿌옇게 괴생물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확실히 벌레와 같은 외형을 하고 있었다.

 온몸을 뒤덮은 것은 사람의 피부보다는 딱딱해 보였지만, 포탄에 맞은 탓인지 그 형태가 짓이겨져 있는 개체가 많았다.

 그리고 손이나 발처럼 보이는 신체가 달려있는가 하면, 얼굴은 털로 덮인 포유류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괴이한 형태에 반사적으로 오한이 들고 근육이 굳어들었지만, 다행히도 멀쩡히 움직이는 개체는 보이지 않았다.

 얼마 안 가 멈춰선 곳에는 시해들보다 먼저 모인 사람들이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삼삼오오 불규칙하게 모여 있는 모습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단숨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어쨌거나 그 미칠 것 같은 상황에서 정신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나름대로 상황 파악이 빠른 사람들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인행동보다는 집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생존율이 높았기에 시해는 입맛이 쓰기는 했지만 지금은 나서서 행동하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자신은 결코 자의는 아니었지만, 전투 지역에서 사람들을 대피시켜본 경험이 있었으니까.

 시해가 모여든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 안쪽으로 더 들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여기서 망설이고 있으면 뒤쪽에서 방독면 쓴 놈들이 우릴 또 죽이려고 들지 모릅니다.”

 

 모두의 시선이 시해에게 집중되었다. 별로 기분이 좋은 주목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시해는 주목하는 눈동자들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아마 대열을 갖춰 진입하자고 설득해도 자진해서 먼저 들어가려는 사람은 없을 터였다.

 그렇다고 감시자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또 무분별하게 도망치듯 뛰어 들어갈 뿐이 될 테고.

 고개를 돌려 모래 먼지와 그 안쪽으로 보이는 무너진 성벽의 잔해를 바라보았다. 곳곳에 널브러진 괴생물체들의 사체도 같이 시야에 들어왔다.

 올려다본 성벽에서는 그 어떠한 소음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이미 이 괴생물체들의 군대는 와해된 것이다.

 와해된 군대의 구성원은 대체로 스스로의 살길을 찾는 개인이 된다.

 결심을 굳힌 시해가 모두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앞장서서 들어가겠습니다. 그 뒤로 두 명씩 나란히, 조금씩 간격을 벌려서 뒤따라와 주세요.”

 

 시해는 그렇게 말한 뒤, 대답 없이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얼마간 마주 보곤 무너진 성벽의 잔해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곧이어 뒤쪽에서 자박자박 들려오는 일정한 발소리들에 안도한 시해의 발걸음에 힘이 실리는데, 그러한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군모로부터 잭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으음? 뭐지, 뭐지, 뭐지. 무슨 바람이 불었던 건가. 이상하리만치 순조로운 걸, 갑자기.”

 

 짜증나는 목소리에 기분이 상한 시해가 안도감에 조금 퍼졌던 얼굴을 다시 찌푸렸다.

 

 “뭐, 뭐가 어찌 됐든 고분고분한 건 아주 바람직하군. 좋아, 굉장히 좋아. 그렇게만 움직여 달라고. 흐흐흐.”

 

 또 다시 나불거리기 시작한 잭이 한참을 웃은 뒤,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성벽을 넘어가면 곧바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넓은 공터에 천막 같은 게 엄청 쓰러져 있을 테지만 신경 쓰지 말고 전진한다. 어차피 괴물 놈들은 포화 속에서 장렬히 산화했을 테니까.”

 

 잔해가 만든 경사면을 따라 성벽을 오르자 오른쪽 아래로 그 크기만큼이나 거대한 충격을 선사했던 지네가 절반으로 두 동강이 난 채 공포감을 조장했다.

 

 ‘설마 안 죽은 건 아니겠지.’

 

 마른 침을 삼키곤 다시 성벽을 오르자, 얼마 안 가 시야가 넓어졌다.

 벽의 안쪽은 잭의 말대로 공터가 있었고, 포격에 의해 곳곳에 구멍이 생겨 있었다.

 그리고 천막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누더기들이 부러진 목조 지지대와 함께 폭삭 주저앉은 것도 보였다.

 지시대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목조로 엮어 만든 방어선이 있었다.

 이어서 그 너머로 도로와 건물들이 보였다.

 그 건물과 도로는 정말로……사람이 만든 중세의 것과 너무나 흡사해서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놀란 것은 시해뿐이 아닌 듯, 뒤쪽에서도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게 진짜……무슨 상황인지 모르겠군.”

 “마치 사람이 만든 것 같은데……. 아까 그 괴물같이 생긴 것들이 살고 있는 건가?”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이 만든 건축물과 비슷하게 지어진 것은 맞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다른 느낌이 났다.

 시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해도 믿을 만큼 흡사한 것도 사실이었다.

 신기한 광경에 넋을 놓은 사이, 감시자들도 어느새 성벽을 넘었는지 바로 지척으로 다가왔다.

 

 “아아. 무사히 도시 안으로 들어왔으니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지, 일을. 자자, 한 명씩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안에 있는 것들을 끌어내라고. 그 뭐냐, 그래, 쥐새끼 한 마리도 놓치지 말고 말이야.”

 

 잭의 명령이 떨어지자 이제껏 사람들의 뒤쪽에 무리 지어 서 있던 노란 방독면을 쓴 감시자들이 하나씩 사람들을 붙잡고 건물 앞으로 데려갔다.

 물론, 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안에 뭐가 있을지 모를 문 앞에 내세워진 시해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아, 설마 문이 잠겨있어서 못 들어간다, 뭐, 그런 소리를 하는 멍청이는 없겠지? 여러분들이 들고 있는 건 장식이 아니니까 말이야. 실탄이 아까우면 고무탄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 정도 위력은 있다고. 그것도 아까우면 몸으로 들이받기라도 하던가. 자, 알았으면 진입, 진입.”

 

 잭의 말이 끝나자 감시자들의 총구가 각 사람들의 등에 얹어졌고, 사람들은 고분고분 문을 부수거나, 이미 부서져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건물의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시해가 마주한 문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지만, 걸쇠가 부서진 모양인지 살짝 손을 내밀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젖혀졌다.

 

 “아, 안에 누구 있습니까?”

 

 부질없는 일이었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그렇게 물으며 건물로 들어섰다.

 건물 안은 예상보다 더 사람이 살고 있을 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의자와 테이블, 식기와 항아리 등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는, 그런 공간.

 그러나 현실은 이 건물에 살고 있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었다.

 방은 30평 남짓해서 구석진 곳을 제외하고는 한눈에 텅 비어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구를 앞으로 하고서 주변을 더 둘러보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소총을 고쳐 잡고서 천천히 계단을 오르자, 2층은 포화로 인한 것인지 천장이 무너져 내려 그곳으로 바깥의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방의 맞은편에서 무엇인가가 벽을 등진 채 시해가 있는 쪽을 바라보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목울대가 거칠게 위아래로 요동쳤다.

 고정된 총구와 불안한 동공, 그리고 힘이 실린 발걸음이 그 존재를 향해 다가섰다.

 그리고 입이 열렸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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