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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흑첨향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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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악연(惡緣)의 시작3.
작성일 : 16-04-02 07:11     조회 : 719     추천 : 0     분량 : 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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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악연(惡緣)의 시작3.

 

 

 

 잠시 후, 두 명의 용병이 여인의 시체를 밖으로 끌어냈다.

 용병들의 막사는 정화군의 막사와는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숙영지 외곽에는 정화군의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 보초들의 눈을 피해 시체를 운반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두 명의 용병이 멈춰 선 곳은 숙영지에서 오십여 장 벗어난 숲 속이었다.

 "이게 무슨 해괴한 일인지 모르겠구먼. 어떤 자식이 이런 못된 장난을 친 건지···"

 "대충 버리고 가지."

 다소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삼십 대 초반의 용병이 시체를 버리고 돌아서려다 문득 입을 열었다.

 "뭐, 자세히 보니 기가 막힌 미인이야. 살아 있을 때 남자들 여럿 잡았을 미모야."

 "그러면 뭐 해. 이미 죽은 시체인걸."

 먼저 입을 열었던 용병의 눈이 기이하게 빛을 발했다.

 "가만있어 봐. 자다 말고 시체를 나르는 궂은일까지 겪었는데 뭔가 보상이 없으면 곤란하지 않겠어?"

 몸을 돌려 걸어가려던 용병이 고개를 돌려 여인의 시체를 자세히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 역시 어느새 기이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하긴 죽은 시체이긴 하지만 보면 볼수록 기가 막힌 미인이로군."

 동료마저 동조의 빛을 보이자 먼저 말을 꺼낸 용병은 거침없이 시체를 향해 몸을 구부렸다. 이어 그는 시체의 상의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이때 막 상의를 벗겨낸 뒤 그 안에 가슴을 동여매고 있던 천을 벗기려던 용병의 몸이 흠칫 굳어졌다. 등 뒤로부터 서늘한 살기가 뿜어져 오고 있음을 감지한 때문이었다.

 "자, 자네···!"

 "그, 그게 아니라 우리는 그냥···"

 홱 몸을 돌려 뒤를 확인한 두 용병이 더듬거리며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뒤에는 언제부터인가 능비령이 우뚝 서 있었다. 그의 오른손은 검의 손잡이를 쥐고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내 그들을 베어버릴 듯한 살기가 그의 전신에 넘실거렸다.

 "꺼져!"

 평소에 그들이 알고 있던 능비령이 아니었다. 마치 이빨을 드러낸 늑대가 상대의 목을 물어뜯기 위해 노리고 있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두 명의 용병은 능비령의 기세에 질려 황급히 몸을 돌려 사라져 갔다.

 "휴우···!"

 두 명의 용병이 사라지자 능비령이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하마터면 같은 동료들을 베어버릴 뻔했던 것이다.

 격하게 솟구쳐 오르던 살의(殺意)를 잠재우기 위해 심호흡을 한 후 능비령은 여인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래도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단 말이야?"

 능비령은 여인의 시체를 향해 몸을 구부린 채 손을 뻗어 여인의 얼굴을 반쯤 덮고 있던 산발된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쓸어냈다.

 "이 여자는……?"

 그렇다! 능비령의 눈앞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여인의 얼굴은 바로 그가 이름도 모를 사원의 지하 석실에서 본 그 여자 시체의 얼굴이었다.

 '귀신 곡할 노릇이구나. 분명히 그때 그 지하 석실에서 본 그 여자 시체가 맞는데 이 시체가 왜 내 옆에 누워 있었지?'

 능비령은 사원에서의 일이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 여자의 시체가 어떻게 해서 그의 옆에 누워 있게 된 것인지 아무것도 알아낼 방도가 없었다.

 능비령이 여인의 시체를 묻어주고 막사로 돌아온 것은 근 한 시진이 지난 뒤였다. 땅을 팔 연장이 없어 검으로 대충 땅을 쑤셔놓은 뒤 손으로 구덩이를 파내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이다.

 잠을 설친 뒤에 중노동까지 한 탓인지 능비령은 무척이나 피곤했다. 해서 막사에 돌아오기 무섭게 무너지듯 자리로 쓰러졌지만 기이하게도 잠은 오지 않았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것이 뇌리 깊은 곳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려는 느낌이랄까?

 '뭐지? 뭔가가 생각이 날 듯 말 듯 한데 도대체 뭐지?'

 능비령은 두 손으로 머리를 마구 털면서 내심 중얼거렸다.

 무엇인가가… 어떤 상념 하나가 마치 무의식의 수면 밑에서 어른거리다가 어느 한순간 한꺼번에 수면 밖으로 머리를 내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에라! 잠이나 자자!'

 얼마 동안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던 능비령은 결국 포기한 듯 벌렁 천장을 보고 누우며 눈을 감았다. 그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소년이여 너에게 만상의 이치를 받아 법(法)을 전하니 법신검(法身劍)을 계승한 자로서 사명을 잊지 말 것이며···

 

 능비령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울린 어떤 음성을 느끼며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옆에 그가 조금 전에 묻고 온 여인의 시체가 다시 똑바로 눕혀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 어… 떻게… 이따위… 일이···"

 너무도 놀라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잠들어 있던 용병들 중 한 명이 벌떡 일어나며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내가… 내가 분명히… 묻… 묻었는데···"

 능비령은 여인의 시체를 손짓하며 더듬거렸다.

 일어나 앉아 능비령을 바라보던 용병이 신경질적으로 내뱉었다.

 "왜 또 그래? 괴이한 일이기는 하지만 아까 그 일은 그만 잊어버리고 잠이나 자둬."

 능비령의 눈이 다시 멍청해졌다. 너무 놀라 이번에는 오히려 놀랍지도 않았다.

 잠이 깬 용병은 분명히 능비령을 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 한데 괴이하게도 그의 눈에는 여인의 시체가 보이지 않는 듯했다.

 '이 시체가… 보이지 않는 건가?'

 능비령은 새삼 자신의 옆에 똑바로 눕혀져 있는 여인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바로 그 순간, 여인이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멍청이! 죽지도 않은 사람을 묻어버리다니."

 "누구…?"

 능비령의 입에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말이 흘러나왔다. 너무도 놀라 오히려 담담해진 것이다.

 "내가 누구냐고? 정극풍천(正極風天)의 그 늙은이들이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하더니 사실이었군."

 여인이 일어나 앉으며 손으로 머리를 한쪽으로 쓸어 내렸다. 산발된 머리가 얼굴의 반을 덮고 있을 때보다는 확실히 사람 같아 보였다.

 능비령이 다시 멍청히 막사 안을 둘러보았다. 분명히 시체가 살아나 입을 열었는데 아무도 잠에서 깨어나는 사람이 없었다.

 여인의 입에서 얼음 가루가 날릴 듯 차가운 음성이 이어졌다.

 "다른 자들에게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지금은 내 모습을 보고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너뿐이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말이 되고 있었다. 분명히 아무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능비령의 맞은편에는 잠이 오지 않는 듯 처음부터 멍하니 앉아 있던 용병이 한 명 있었다. 아마도 곧 돌아갈 고향 생각에 설레어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한데 놀랍게도 그조차 여인의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놀랄 거 없어. 몸을 감추는 은신술 정도는 환법(幻法)을 익힌 사람에게는 기초적인 것이니까. 하지만 내가 펼치고 있는 것은 공령(空靈)이라고 부르는 것으로써 수둔(水遁)이나 지둔(地遁)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긴 하지."

 여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딘가 낮게 살기가 깔려 있는 음성이었다. 그 살기는 능비령을 향한 게 분명했다.

 여인이 몸을 일으켜 막사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야 상관없지만, 네 녀석은 아무래도 주위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로군. 밖으로 나와."

 여인은 숙영지를 벗어나 숲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숙영지의 외곽에는 정화군의 보초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여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보초들 중 한 명이 여인의 뒤를 따라 멍청히 걷고 있는 능비령을 향해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잠이 오지 않는 가? 하긴 몇 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 테니 설레기도 하겠지."

 그가 능비령을 향해 말을 거는 순간 여인은 바로 그의 코앞을 스쳐 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는 전혀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한 게 분명했다.

 여인이 걸음을 멈춘 곳은 능비령이 그녀를 묻었던 바로 그 장소였다.

 "난 너에게 귀속(歸屬)되어 버린 사람이야."

 "귀속?"

 문득 능비령의 뇌리로 자신의 손가락 끝에서 뻗어 나간 핏줄기가 여인의 이마에 부적을 형성한 후 스며들었던 지하 석실에서의 광경이 스쳐 갔다.

 "피의 낙인. 고대로부터 정극풍천에 내려오는 밀법(密法) 중 하나지. 그 밀법에 당하면 피의 주인을 벗어날 수가 없어."

 쉬익!

 말과 함께 여인의 몸이 번뜩였다. 그녀의 손이 갈고리 형상으로 변화된 채 어느새 능비령의 목을 잡아오고 있었다.

 "이게 무슨···!"

 능비령의 신형이 옆으로 굴렀다.

 그에게는 지옥에서 살아남은 경험이 있었다. 야수의 본능(本能)이 일깨워져 있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몸이 자연적으로 반응하도록 훈련되어 있었다.

 능비령은 지면을 한 바퀴 굴러 여인의 공격을 피한 후 어느새 검을 뽑아 들어 이어지는 여인의 공격을 막아갔다.

 꽈직!

 검날이 여인의 손을 막는 순간 부서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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