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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에 버금가는 자.
작가 : Stonehead
작품등록일 : 2019.9.29

저승의 최고신, 염라대왕의 현신, 신아.
그가 머물고 있는 지옥에서 대형사고가 하나 터지는데......

"십이악령이 탈출했네."

저승이 관리하는 최악의 열둘 대죄인들이 저승을 탈옥한다!

"그것 참, 큰일이군요."

신아는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이 즐거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염라대왕은 신아에게 악령의 처리를 맡긴다.
그리고 신아는 기꺼이 이 즐겁게 놀기(?)위해 악령들을 쫓아 이계(異界)로 향한다.

 
Chapter 1 지옥의 현신 : 초원에서 흐르는 피.
작성일 : 19-09-29 20:54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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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이라는 것이 있다. 강대한 힘을 가진 존재들의 자의적인 행동을 막고 세계가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세계 자체가 행하는 하나의 거대한 법칙이다.

 

  제약은 세계 내의 신이나 악마가 내려오든, 세계 밖에서 초월적 존재가 강림하든 상관없이 그 존재를 속박한다. 육체의 격을 강제로 떨어뜨리고 힘의 일부를 봉인해 세계가 수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제약은 신아도 벗어날 수 없었다. 신아는 지구에서 염라대왕의 현신이었다. 동양의 지옥을 관장하는 사후세계의 최고신의 현신이라는 강대한 존재를 받아들이기 위해 지구조차도 그에게 제약을 가했다. 벗어날 수 없는 윤회의 굴레와 윤회 도중에 겪는 끔찍한 고통, 그리고 고독이 바로 그것이었다.

 

  비록 세계가 다를지언정 최고신은 최고신이었다. 이계는 최고신의 현신이 가진 힘에 강력한 제약을 가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힘의 일부가 빠져나가 갈가리 찢겨졌다. 그것뿐 아니라 가지고 있던 힘의 행사에도 제약을 가했다. 노이아를 사기 위해 나오던 금이 갑자기 멈췄던 것도, 적토마를 부를 때, 스파크가 튀었던 것도 모두 세계의 제약에 의한 결과였다.

 

  “······재밌네.”

 

  신아가 말했다. 몸 안에는 본래부터 가져야 할 힘의 일부가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3할 정도가 빠져나간 것 같았다.

 

  신아가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신아는 상관하지 않았다.

 

  “정말 재밌어.”

 

  신아가 웃었다. 호전적이고 사납고 장난기가 깃든 웃음이었다. 신아는 재미를 추구했다. 악령을 쫓아온 것도 본인의 재미를 위해서였다. 그래서 신아는 게임을 좋아했다. 서로의 목을 노리고 서로의 것을 걸고 하는 일생일대의 게임을 말이다. 신아는 여태껏 게임을 설계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여 게임을 해왔고, 모든 게임을 클리어 해왔다. 모든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 너무 쉬었기 때문이다. 염라대왕의 현신에게 모든 게임은 이지 모드였다.

 

  “그래, 이게 진정한 재미지.”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하드 모드를 클리어 했을 때다. 그리고 지금의 신아의 상황이 바로 하드 모드였다. 하나하나가 강력한, 이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버거운 악령만 열둘, 그 상황에 찢어지고 어딘가에 봉인된 본연의 힘의 일부, 거기에 길잡이 겸 실험체로 쓰러했지만 아무 쓸모가 없는 꼬맹이 하나까지. 그야말로 신아가 바래왔던 위기였다.

 

  히이힝!

 

  말 울음소리가 들린다. 해가 떠오르는 방향에 한 마리의 늠름한 붉은 말이 달려온다. 그 위의 아이는 너무 작아 말의 얼굴에 가려 안 보일 정도였다. 황금빛 태양이 푸른 초원을 금빛으로 물들인다. 황금빛으로 물든 초원 위에 적토마는 순식간에 신아에게 다가왔다.

 

  푸르릉!

 

  말의 몸이 땀에 젖었다. 얼굴은 흐르는 땀이 보였지만 기분은 좋아보였다. 오랜만에 달리는 이승의 공기와 푸르른 땅이 적토마를 반겨주었으니 기분이 나쁠 리가 없었다. 말 위에서 노이아가 뛰어내리듯이 내린다. 여전히 표정은 없었으나 두 눈에는 전과는 확연히 다른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어때?”

  “······좋았습니다.”

 

  그 감정은 바로 즐거움이었다. 노이아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그 감정은 신아에게 확실하게 보였다.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샤먼이시여.”

 

  신아를 부른 건 그를 안내했던 옐라였다. 그녀는 동생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신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오! 마침 잘 왔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참이었거든.”

 

  신아가 웃으며 그녀를 반겼다. 그녀는 왠지 모를 꺼림칙함이 느껴져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눈앞의 샤먼은 그런 기색을 알지 못한 것 같아 옐라는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 계획은, 우선은 죽일 거야.”

  “예?”

 

  옐라가 물었다. 지금 자기가 잘못 들어나 싶었다. 죽여? 뭘?

 

  “죽인 다니······. 대체 뭘?”

  “여기.”

  “그게 무슨?”

  “말 그대로. 여기 부족. 너희 티타르를 죽인다고.”

 

  옐라는 머리가 멍해졌다. 노이아는 옐라를 한 번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아는 웃으며 계속 말했다. 옐라는 알았다. 눈앞의 이 샤먼은 지금 진심이라는 것을.

 

  “간단하게 말해서 학살이지.”

  “······왜?”

 

  옐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신아는 웃었다. 입 꼬리가 초승달처럼 찢어져 흉측한 미소를 지었다. 옐라는 그 미소에 입을 가리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냥. 이것저것 실험하고 싶은 것도 생겨서 말이야. 아. 그래도 걱정은 하지 마. 다 죽일 생각은 없어. 한, 절반 정도? 뭐. 아무튼 그 정도만 죽이고 갈 거야.”

 

  살인에 대해 웃으며 천진하게 말하는 그를 보며 옐라는 지독한 괴리감을 느꼈다. 그건 그녀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그냥 죽을 줄······!”

 

  휘익. 퍼억!

  땅바닥에서 무언가 날아왔다. 노이아가 뜯어먹던 양의 뼈가 빠른 속도로 날아와 옐라의 목뼈를 부수고 목을 꿰뚫었다.

 

  “쿨럭!”

 

  그녀의 입에서 피가 나온다. 목에서도 피가 흐른다. 피가 그녀의 가슴을 적시고 흰 옷을 붉게 물들었다.

 

  “끅! 크륵!”

 

  성대가 박살내 제대로 된 소리도 못 내고 옐라는 뒤로 쓰러졌다. 몇 번 경련을 하며 피를 토하던 옐라는 곧 움직임을 멈췄다. 심장도 멈췄고 호흡도 멈췄다. 명백한 죽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인과율에 타격이 갔다.

 

  인과율은 세계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절대적인 질서였다. 인과율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균형이었다. 왼쪽이 과도하게 기울여지면 오른쪽에 무게를 추가하거나 왼쪽의 무게를 덜어내는 일을 하는 것이 인과율이었다. 제약은 바로 그런 인과율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었다. 따라서 인과율에 타격을 준다면 제약에도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쨍!

  신아의 귀에 무언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약에 타격을 받는 소리였다.

 

  “실험은 성공. 그 다음은······ 좀 즐길까.”

 

  신아가 말했다.

 

  제약은 강대한 존재가 강림한다는 ‘원인’이 발생함으로써 힘의 일부를 봉인하고 격을 낮춘다는 ‘결과’를 만들어낸 인과율이었다. 제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원인이나 결과, 둘 중 하나가 존재하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신아는 제약을 해제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바로 운명을 무너뜨리는 일이었다.

 

  운명을 무너뜨린다. 이것은 오직 신아기에, 그가 염라의 현신이기에 그만이 가능한 방법이었다. 신아는 본래 운명이 없다. 지구에서도 강력한 신의 현신이기에 운명이 기록되지 않았고 그에 따른 제약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구에서도 없던 운명이 이계로 온다고 해도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더 위험했다.

 

  운명이 없는 자의 위험성은 알 수 없다는 것에 있었다. 운명이 없기에 한 번 행동하면 그 여파가 주변에 미친다. 예정되어 있지 않은 원인이 생김으로써 예정되어 있지 않은 결과가 발생한다는 뜻이었다. 즉, 변수에 의한 인과였다.

 

  방금 죽은 옐라도 원래대로라면 티타르 부족을 방문한 제국의 부유한 상인과 결혼을 할 운명이었다. 결혼한 상인을 독살하고 상단을 집어삼키고 제국의 유통업을 장악하여 평생을 호위호식을 하다 죽어야 할, 그런 운명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신아라는 강력한 변수로 인해 젊은 나이로 제국의 상인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죽었다. 그녀의 죽음으로 죽어야 할 제국의 상인이 살았고 제국의 유통업이 한 사람에게 장악되는 일도 사라졌다. 치명적인 오류였다. 세계의 운명 자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오류였다.

 

  “더 죽여 볼까? 어때?”

 

  신아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옐라의 목에 박혔던 양 뼈가 날아올랐다. 노이아는 그저 옐라의 시신을 무감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따르겠습니다.”

 

  노이아는 고개를 숙였다. 신아가 고개 숙인 노이아를 지나쳐갔다. 노이아는 뒤로 양 뼈가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었다. 그 뒤에 따라오는 고통에 찬 비명소리도 함께. 그는 뒤돌아 신아를 따라 갔다.

 

  휘익! 푸욱!

  “컥!

  휘익! 퍼억!

  “크륵!”

  휘익! 빠각!

  “우윽!”

 

  양 뼈 하나가 종횡무진으로 날아다니며 부족민의 급소를 노렸다. 노이아가 걸어온 길의 사람들은 모두 죽어있었다. 모두 목이나 심장이나 머리가 구멍 나고 터진 시신들뿐이었다.

 

  쩌적! 쩍! 쩌저적!

  신아의 귀에 제약이 부서지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부서진 제약의 틈을 타 잃어버렸던 힘이 돌아오고 있었다.

 

  ‘양은 적지만. 확실하게 돌아오고 있군.’

 

  그 와중에도 양 뼈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만큼, 그 배만큼 인과율에 타격이 가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신아가 죽인 모든 이들은 정해진 ‘결과’가 있는 이들이었다. 일부는 초원의 전장에서 죽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자식을 낳고 시간을 이어가는 이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죽음으로써 그들의 자손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던 것이 되어버렸다. 그들의 미래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된 것이다.

 

  운명을 부순다는 것의 무서움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죽은 자들의 ‘결과’만 변하지 않는다. 죽은 자들과 안면이 있는 자들, 잠깐 스쳐지나갔던 이들, 그 후손들까지도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변수에 의한 인과는 한 사람이 아니라 수만 명의 미래를 바꾸거나 지워버린다.

 

  “음?”

 

  물론 인과율도 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신아의 힘을 속박하던 제약이 복구됐다. 사라졌던 힘의 일부를 되찾았지만 제약은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졌다.

 

  “인과율이 움직이는 건가······. 이 정도만 할까.”

 

  신아가 힘을 거뒀다. 피 묻은 양 뼈가 땅에 떨어졌다. 그 주위에는 죽어간 이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패르이누를 비롯해 부족의 뛰어난 전사들도 있었지만 일부는 여인이나 노인,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신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게 죽음은 큰 감흥이 없었다.

 

  “가자.”

 

  신아가 말했다. 노이아는 신아의 뒤를 따랐다.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죽음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었다. 하루에 양고기 하나, 매일 밤 개가죽 한 장을 가지고 살아가야 했던 노이아는 늘 죽음과 마주보고 살아왔다. 노이아가 죽음을 슬퍼하기에는 눈물은 말라붙은 지 오래였고, 분노를 나타내기에는 감정의 불꽃은 불씨 하나 안 남기고 타버린 지 오래였다. 그에게 죽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두 사람이 사라진 자리, 한 소년이 걸어와 피 묻은 양 뼈를 주어들었다. 그는 노이아의 동생이자 패르이누의 아들, 아르키였다. 허망하고 슬프고 분노하는 아르키는 곧 한 가지 단어만을 속으로 되뇌었다.

 

  ‘복수!’

 

  생존자들이 아르키에게 다가왔다. 살아남은 티타르 부족민은 겨우 1만 2천. 순식간에 1만 8천이라는 수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부족을 돌아보며 아르키는 울지 않았다. 대신 입술을 깨물어 피를 흘렸다. 피가 턱을 타고 흘러 양 뼈에 스며들었다.

 

  만약 이 자리에 신아가 있었다면 아르키의 주변에 모여든 부족의 망령들을 마주 봤을 것이다. 죽은 1만 8천의 영혼은 본래 이대 죽을 운명이 아니었기에 그들을 인도할 사신 따위는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결국 죽은 이들은 이대로 망령이 되어 떠돌거나 지박령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복수를 원했다. 망령들은 복수를 원했고 복수를 위한 힘을 원했다. 그들은 아르키가 들고 있는 양 뼈에 스며들었다. 1만 8천의 망령의 원한과 증오와 1명의 생존자의 분노 어린 피가 양 뼈 안에서 만났다.

 

  “후우······.”

 

  아르키는 몸에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은 피처럼 붉은 빛이었다.

 

 ***

 

  티타르 부족이 신아에게 학살당하고 있을 시점, 초원의 남쪽.

  게르누 부족은 초원의 남쪽, 천 제국의 국경 부근에서 유목하는 중규모 부족이었다. 때때로 천 제국의 국경을 약탈하기도 하고 때때로는 천 제국과 조공 형식으로 무역도 하는 부족이었다. 천 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부족이기에 천 제국의 사정도 다른 부족들보다 잘 아는 편이었다.

 

  평소와 같이 제국에 가져갈 물건을 고르고 있던 때였다. 갑자기 부족의 전사 하나가 급하게 달려와 족장 켈에게 말했다.

 

  “족장님! 족장님!”

  “왜!”

 

  켈은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저기, 국경 수비대장이 죽었답니다!”

  “뭐?! 대체 왜?”

  “낙마했답니다.”

  “······뭐?”

 

  켈은 한순간 진이 빠져 한 박자 늦게 물었다.

 

  “낙마해서 목이 부러졌답니다.”

  “······허허허.”

 

  켈은 어이가 없었다. 낙마라니. 국경 수비대의 대장이 겨우 낙마라니!

 

  천 제국의 국경 수비대는 켈도 잘 아는 곳이었다. 조공을 바치러 갈 때면 항상 통과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천 제국은 초원의 부족들을 가상 적으로 간주하고 국경 수비에 어마어마한 열과 성을 쏟았다. 국경 수비대 주둔지는 제국과 초원을 가르는 경계였다. 그만큼 병사 하나하나가 일당백의 정예들이었고 총책임자 역시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오를 수 없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앉은 자가 고작 낙마로 죽었다니. 켈은 진심으로 그 국경 수비대장이 우스워졌다.

 

  사실 낙마란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사고였다. 굳이 죽지는 않아도 부상이 심각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고였다. 말 자체가 사람보다 크기 때문에 떨어지면 대부분이 머리부터 떨어져 목이 부러져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오죽하면 장수를 잡으려면 말을 먼저 쏘라는 격언이 있겠는가.

 

  유목민족조차도 생존을 확신할 수 없는 사고가 바로 낙마였다. 그 유명한 칭기즈 칸도 사냥 중 낙마로 사망했을 정도다. 따라서 켈이 수비대장을 비웃는 것은 말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초짜들이나 할 법한 행동이었단 것이다. 본래의 켈이라면 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무언가의 개입은 켈의 생각을 흐리게 만들었다.

 

  ‘가만, 수비대장이 그 정도면 나머진 별거 없겠네?’

 

  생각이 흐려지니 자연스레 판단도 흐려졌다. 판단마저 흐려지니 켈은 이성이 아닌 감정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여태까지의 모든 경험들도 그의 판단을 바로 잡지 못했다.

 

  ‘그래! 여태껏 우리가 놈들보다 못한 건 무기뿐이다. 이기지 못할 이유도 없어!’

 

  켈은 생각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들아! 가자, 국경으로!”

 

  켈은 자신의 창을 들고 소리쳤다. 부족민들이 그런 켈을 이상하게 쳐다보았으나 그들은 눈동자는 이내 흐려지고 천천히 켈에게 동조했다.

 

  “가자! 국경으로!”

  “약탈이다!”

  “와하하!”

 

  게르누 부족의 전사들이 무기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소리쳤다. 감정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니 부족 내에 현명한 원로들도 무지한 필부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국경의 남자들을 죽이고 여자들을 겁탈하고 아이들을 노예로 삼고 재물을 약탈할 생각에 신이 나있었다.

 

  “가자! 국경의 모든 것이 우리의 것이다!”

 

  켈이 소리쳤다. 주인의 흥분이 전달된 것인지 그의 말이 연신 콧김을 뿜었다.

 

  “하아!”

 

  켈이 먼저 말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를 게르누 부족의 전사들이 뒤따랐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어린 전사들도 있었고 나이가 지긋한 늙은 전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날쌨다. 초원의 5천 기병이 일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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