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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20.현자(4)
작성일 : 19-09-29 01:50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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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바깥 풍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간다. 처음 타보는 마차라서인지 지루하지는 않다. 오히려 재밌다. 영주 성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이 아쉬울 정도였다.

 

 

 음..

 

 

 라그나는 왜 나를 모르는 척 놔두었을까?

 

 

 함정은 아닐 것 같다. 굳이 그곳에서 끝을 낼 수 있었는데 함정을 팔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유는 하나이다.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 물론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수많은 가정이 떠올랐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한가지가 있었다.

 

 

 라그나는 내가 누군지 눈치 챘다. 이것은 변하지 않아. 확신할 수 있었다.

 

 

 휴....

 

 

 나는 가늘게 한숨을 내뱉었다. 알 수 없는 것에 집착하고 있기에는 할 일이 너무도 많다.

 

 

 마차에는 나와 란슬롯이 함께 타고 있다. 마부의 위치에 라그나가 있지만 마차 안 쪽에서 란슬롯과 나밖에 없었다.

 

 

 이 기회에 란슬롯과 얘기를 좀 해보기로 결정했다.

 

 

 “란슬롯. 너는 혹시 생전의 기억은 가지고 있나?”

 

 

 “기억은 납니다만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억이 나는 것이라고는 어떻게 하면 곡식을 더 크게 키우는가, 세금을 조금이라도 덜 내는가, 그런 것밖에 없습니다.”

 

 

 “글은 읽을 줄 알고 있느냐?”

 

 

 “죄송합니다. 너무 보잘 것 없이 살아서 글이라고는 본 적이 없습니다.”

 

 

 “죄송할 일은 아니지. 이번에 영주를 만나게 되면 아마 꽤 오랜 시간 도시 안에서 지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때 글을 가르쳐 주도록 하지.”

 

 

 “주군께서는 글을 알고 있으십니까?”

 

 

 나는 눈을 잠시 감았다. 배운 적이 있다.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셨다.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글을 가르쳐 주셨다. 그것을 죽고 나서 쓸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그래. 배운 적이 있지. 내 어머니께서 글을 알고 계셨었거든. 근데 막상 책을 본 적은 없어. 정말 글만 알고 있을 뿐이지. 도시 안에 있는 도서관에는 책이 엄청 많다고 하였으니 나도 사실 기대가 되긴 해.”

 

 

 란슬롯과 나는 이제 표정을 통해서 감정이 드러난다. 조금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한 얼굴의 란슬롯.

 

 

 마차는 나와 란슬롯을 태우고 가고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도 많은 것을 태우고 있다. 라그나에 대한 나의 의문. 란슬롯의 기대. 란슬롯, 나.

 

 

 그리고 라그나.

 

 

 그 녀석은 무슨 얼굴을 하고 있을까?

 

 

 라그나가 배신을 한 이후에도 그를 몇 번 보았지만 변한건지 변하지 않은 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기에 라그나답다.

 

 

 이상하게 웃음이 번진다.

 

 

 ----------------------------------------------------------------------

 

 

 도시에 들어서고 영주님을 만나 뵙고.

 

 

  죽기 전 농노였을 때만 하더라도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었지만 감흥은 없다. 오히려 역겹다.

 

 성안에서 마주친 거의 모든 이들. 저들은 내가 단두대에서 몸을 떨고 있을 때, 신기한 공연을 본다는 듯이 나를 보고 있었던 자들이었다.

 

 

  그리고 언젠간 나는 저자들에게 그 죗값을 치루게 할 것이다.

 

 

 영주의 제안은 당연히 흑사의 병의 치료.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한 대가로 영주성의 도서관을 쓰게 해 달라고 하였다.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란슬롯에게 글을 가르쳐줄 장소로 도서관만한 것이 없었기도 했으며 내가 책을 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기 위해서였다.

 

 

 농노 시절에도 라그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언제나 앞서 나갔다. 그리고 그것의 원동력은 지식이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성공했다. 농노에서 기사로.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는 일을 그 녀석은 해냈다.

 

 

 그 녀석의 방식을 따라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인정을 해야하는 것은 해야되는 것이다. 책. 지식. 나는 그것의 통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나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나와 란슬롯의 영주 성 생활은 시작되었다.

 

 

 영주 성에서의 생활은 순조로움 그 자체였다. 알아서 흑사의 병이 퍼진 마을에 대한 보고가 들어온다. 그럼 나는 그 마을에 가서 마력을 모조리 흡수하고 오면 된다.

 

 필요한 것도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말을 하면 가져다준다. 뭔가 기간제 귀족 체험권같은 느낌을 받아서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약속대로 란슬롯에게 글을 가르쳐주었다. 마력을 상당히 많이 주입해서 그런지 그는 지능이 상당히 뛰어났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란슬롯 그 녀석의 열정이었다. 지능이 상승한다고 성격이 바뀌진 않는다. 나는 사실 그것을 걱정하였다.

 

 

  평생 농노로서 밭일을 하고 살았던 란슬롯이 하루종일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녀석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책을 읽어나갔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좋긴 하지만 조금 쉬면서 해도 괜찮다. 내가 옆에서 지도하고 있다고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돼.”

 

 

 얼굴을 가진 란슬롯은 나를 보며 씩 웃으며 대답하였다.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군.”

 

 

 내가 말을 이어주지 않자 란슬롯은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제가 살아있었을 때 우연히 기사들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가면을 쓰고 흰색 갑옷을 입고 있던 기사들. 저는 처음 그들을 보고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비참한 농노의 삶을 살고 있는 저의 모습과 너무도 다른 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그들을 존경했습니다. 눈에 콩깍지가 꼈던 것이지요. 그 기사들이 하는 동작 하나하나가 멋있었고 갑옷이 멋있었고. 그리고 검이 멋있었습니다.”

 

 

 “...”

 

 

 난 침묵을 유지했다. 계속 말해보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그 검이 향하는 대상은 저와 저의 부모님, 그리고 제가 살던 마을의 주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의 절반을 도륙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저의 부모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사실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그 순간 란슬롯의 눈동자를 보았다. 텅 비어있었다. 다르지 않다. 맨 처음 이 녀석을 일으켰던 그 때 눈알이 없던 그 의욕 없는 모습과. 그리고 감옥에 갇혀있었던 나의 모습과. 질문이 떠오른다.

 

 

 “그들을 증오하는가?”

 

 

 란슬롯은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들을 증오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그리고 심지어 그 순간에도 저는 그들을 증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는 그들의 검은 너무도 멋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몸을 반토막 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저는 그것의 멋있음에 매료되었던 것이죠. 기사. 저는 진심으로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당신에 의해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켰을 때, 저에게 지성을 주시고 저를 그림자 기사단자 란슬롯이라고 불러주셨을 때.”

 

 

 란슬롯의 눈매가 가늘게 떨린다.

 

 

 “주군과의 만남은 저에게는 다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의 행운입니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뿐. 주군을 위해서 그리고 저를 위해서.”

 

 

 녀석.

 

 

 정신상태가 정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합격이다. 권능이라는 녀석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시체에도 급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육체의 강함을 의미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열망. 그것의 대상이 선인지 악인지는 중요치 않다.

 

 

 란슬롯을 처음 일으켰던 때를 생각해본다. 큰 구덩이. 그리고 그 속에 수를 세아릴 수가 없을 정도의 많은 수의 시체. 그러나 그 많은 시체 중에서 내 부름에 응답했던 것은 란슬롯 혼자였다. 란슬롯과 선택받지 못한 수많은 시체들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열망.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슨 열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시 살아난 것일까.

 

 

 문득 든 생각이다.

 

 

 “그래. 좋은 자세야. 나는 한번 마음먹었던 것은 꼭 해낼 생각이야. 그리고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네가 그림자 기사단의 단장이 되어야한다는 것이지. 믿고 있겠다.”

 

 

 그리고 나는 자리를 일어났다.

 

 

 란슬롯이 보고 있는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검에 대한 이해’

 

 

 이 외에 란슬롯이 옆에 쌓아 놓은 책들. 전부 검과 기사에 대한 책이다. 영주성의 도서관이기에 실재 기사가 보고 배우는 내용의 책들도 다수 있었다. 좋은 도서관에 좋은 학생.

 

 

 란슬롯은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내 머리 속에 질문이 멤돈다.

 

 

 나는 무엇을 열망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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