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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19.현자(3)
작성일 : 19-09-27 00:50     조회 : 40     추천 : 0     분량 : 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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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동굴을 나갈 시간이다. 모습을 바꿀 필요가 있다.

 

 

  가면을 벗어야 할 때가 언젠가는 올 것이다.

 

 

 내 얼굴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니. 어떤 얼굴이 좋을까.

 

 

 이왕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잘 생긴 얼굴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농노의 생활이 편할 리가 없으니 마을에 있던 사람들 거의 전부가 노안이었다. 미남과 미녀의 상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귀족. 귀족은 어떻게 생겼을까. 아! 단두대에서 목이 날아가기 전에 본 적이 있다. 좀 있으면 죽으니 신경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호감이 가는 얼굴이 꽤나 있었던 것 같다.

 

 

 아니다. 위험하다. 도시에서 마주치거나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평범한 사람의 얼굴로 바꾸기를 결심하였다. 나는 나의 얼굴. 내가 인간이던 시절의 얼굴을 떠올렸다. 나는 눈을 감았다.

 

 

 까끌까끌한 무엇인가가 피부를 덮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점점 따뜻해진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나는 손으로 피부를 더듬어 보았다. 텅 비어 있던 곳에서 눈이 만져졌고 썩었던 피부가 다시 힘을 얻었다. 신기했다. 나는 란슬롯의 얼굴을 바꿔주는 것도 뒤로 미루고 개울가로 가서 얼굴을 보았다.

 

 

 그곳에는 내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보니 조금 실망감이 있다.

 

 

  내가 코가 이렇게 뭉툭했었나. 피부는 또 왜 이래? 조금 더 밝으면 좋을 거 같은데. 치아도 굳이 고르지 않게 만들 필요는 없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떴다. 기분이 좋다. 이게 나의 얼굴이지.

 

 

 나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 란슬롯의 앞으로 왔다.

 

 

 란슬롯의 얼굴은 내 얼굴만큼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일단 만들어 놓고 고치면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얼굴이 아니기 때문도 컸다.

 

 

 덕캔 아저씨가 나이가 있으셨지만 그나마 미남의 상이었던 것이 생각이 난다. 그 분이 젊었을 적에는 어떤 얼굴을 하고 계셨을까?

 

 

 나는 그것을 생각하며 란슬롯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란슬롯을 처음 일으켰던 때처럼 검은 알갱이가 주위에 생기더니 란슬롯의 피부를 덮는다. 내가 느꼈던 까끌까끌함이 이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검은 알갱이들은 점점 밝은 빛을 띈다, 사람의 피부가 되어간다.

 

 

 음.. 딱히 고칠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덕캔 아저씨를 선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어때 마음에 드나?”

 

 

 “....”

 

 

 “마음에 들어야 해. 내가 이 얼굴이 마음에 드는 이상 고쳐줄 마음은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란슬롯은 이제 말을 한다. 그리고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느껴졌다. 새삼 내가 가지고 있는 권능이라고 하는 힘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준비는 끝났다.

 

 

 “공간이동.”

 

 

 다시 가면을 썼다.

 

 

 ----------------------------------------------------------

 

 

 마을이 소란스럽다. 흰색의 플레이트 메일. 기사들이다. 기사들이 마을을 찾는 경우는 잘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지는 않았다. 몬스터가 워낙 많은 바로크산맥이었기 때문에 이따금 기사들이 병력을 이끌고 그들을 정벌하러 가는 풍경은 그리 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몬스터를 토벌할 목적이라면 소수의 기사와 많은 병력의 병사들이 보여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그 반대이다. 아니 병사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전투를 치루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동굴로 공간 이동을 하기 전에 누군가가 나를 찾던 것이 기억이 난다. 저들이 이 마을에서 찾는 것도 나일 것이다.

 

 

 결국 올게 왔군.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치료를 해대었으니 영주의 눈에 띈 것이다. 영주가 나를 찾는 이유는 그렇기에 뻔하다. 흑사의 병의 치료.

 

 

 바라왔던 일이다. 영주의 도움이 있다면 더 효율적으로 마력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촌장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한 무리의 기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현자님! 안 그래도 찾고 있었습니다.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흑사의 병을 치료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드디어 영주님의 귀에도 들어간 것 같습니다. 큰 상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촌장의 표정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축하해주는 표정이었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 때 촌장과 함께 있던 기사들 중 한 명이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나와 대비되는 고급스러운 흰색 가면에 가슴에는 눈을 가리고 천칭을 들고 있는 여신의 모습이 보인다. 기사단의 마크인 것 같다.

 

 

 가면 때문에 얼굴이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저들은 나에게 도움을 구하러 왔다는 것이 너무도 분명했기에.

 

 

 그랬기에 나는 방심했다. 힘을 얻고난 이후 모든 것들이 내 생각대로 흘러갔다. 내 생각대로 흘러간 일들이 흘러 흘러 내 생각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현자님. 저는 여명의 기사단 단원 라그나라고 합니다”

 

 

 “....!”

 

 

 라그나라는 말에 나는 가늘게 몸을 떨었다. 참았어야 했던 살기가 삐져나와 버린다. 그러나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조금 늦었다. 라그나는 분명히 반응했다. 검의 손잡이에 가볍게 올려진 그의 오른손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침묵은 차갑게 식은 공기를 더 무겁게 눌러대었다.

 

 

 대화가 끊어질 필요가 없는 곳에서 끊어지자 라그나 대신 같이 온 다른 기사 한명이 나에게 말을 꺼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여명의 기사단의 단원 시엔이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신원 확인을 위해서 가면을 잠시 벗어주시겠습니까?”

 

 

 시엔! 기억이 난다. 로버트라는 녀석이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 옆에 있던 기사들 중에 한명. 그러나 아까와 같은 실수를 하진 않았다. 살기는 더 이상 내 몸을 벗어나지 않는다.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괜찮다. 가면에 대한 질문은 꽤나 대비를 해놓았다.

 

 

 “반갑습니다. 기사님. 저는 바로크 산맥 너머 엘리스라는 도시에서 온 학자 로엔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죄송하지만 가면을 벗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이것은 제안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얼굴이 굳는게 느껴진다. 나의 얼굴이다.

 

 

 “재미있군요. 저는 그 따위 명령을 따를 생각이 없습니다만”

 

 

 “후회할 것입니다.”

 

 

 시엔이라는 기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빼어 들었다. 진심이 느껴진다. 조금은 무섭다. 약간 후회가 되는 것을 간신히 마음을 다 잡았다.

 

 

 “지금도 내 명령을 따를 생각이 안 듭니까?”

 

 

 그 때였다. 라그나가 시엔을 말렸다.

 

 

 “안됩니다. 시엔 경. 우리의 목적은 이 자를 영주님 앞에 데리고 가는 것만이 아니라, 이 분의 협조를 얻는 것입니다. 검은 거두어주십시오.”

 

 

 시엔이라는 기사는 라그나의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두려운 눈빛의 촌장.

 

 

 시엔은 이제 됐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충분히 위협을 가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는 검을 거두었다.

 

 

 “죄송합니다. 현자님. 아니 로엔 씨. 그러나 신원확인은 필수적입니다. 당신은 곧 저희를 따라 영주님을 뵐 것입니다. 저희가 당신의 도움이 아무리 필요하다고 한들,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을 영주님 앞에 데려다 놓을 수는 없잖습니까. 부디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부드러운 협박. 말만 바뀌었을 뿐 시엔과 다를 것이 없다. 이번에 입을 연 것은 나다.

 

 

 “제가 흑사의 병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치료라기보다는 흡수에 가깝습니다. 저는 타인의 몸에 있는 흑사의 병을 흡수해 제 몸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씩 체내에서 정화시켜나가죠. 그래서 제 몸에는 항상 흑사의 병이 번져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면과 로브는 제 몸에 있는 흑사의 병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음... 그런 이유라면 납득이 가는군요. 이 때까지 해오셨던 일을 토대로 생각해 보아도 나쁜 일을꾸미시진 않을 것이라 생각되니 신원확인 절차는 조금 미루는 것으로 하지요.”

 

 

 너무 쉬운 대답. 이들은 애초에 내 가면을 벗길 생각이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생각을 곧바로 고쳐야했다.

 

 

 덤덤한 태도의 라그나와는 달리 옆에 있던 기사들은 나의 대답에 경악을 했기 때문이다. 라그나는 몰라도 다른 기사들은 내 가면을 벗길 생각이었던 것 같다.

 

 

 “아니, 그러면 도대체 당신은 어떻게 살아있는 겁니까? 지금까지 몇백명 분량의 병을 흡수했을 텐데 말입니다.”

 

 

 “그렇기에 치료를 하고 다닐 수 있는 것이지요.”

 

 

 나는 그렇게 말을 하며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 때 라그나가 말을 이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습니다, 여러분. 못다한 이야기는 가면서 듣도록 하죠. 현자님과 일행분께서는 이 마차에 타주시겠습니까. 제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품위있는 자세와 급하지만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 찐 감자를 앞에 두고 침이나 질질 흘리던 농노시절의 라그나와는 정반대의 태도이다.

 

 

 많이 변했구나.

 

 

 피식 웃었다.

 

 

 아니 변하지 않았다. 라그나. 가면 너머로 나를 보고 있는 저 눈빛은 변한 것이 없다. 저 눈빛을 알고 있다. 왜 처음 저 눈을 보고나서 그를 생각하지 못했는지가 이해되지 않을 만큼 그것은 라그나였다.

 

 

 내 생각이 맞다면

 

 

 눈치챘다. 라그나는. 내가 누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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