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마음은 붙잡고 당장 연우오빠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지만 건우를 보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버스에 오르고 자리에 앉아 폰을 만지작거리는 건우 연락처에 [우산소녀] 이름을 저장하고 그냥 그 전화번호만 보고 미소를 짓는다.
며칠 후...
시간이 지나도 건우에게 전화나 문자도 오지 않았다. 거의 포기를 하려고 마음을 먹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슬비는 재빨리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오늘은 우산 들고 왔냐"
"응 그런데 왜?"
"내가 우산이 없어서 오늘은 왠지 비가 맞기 싫어서 너 나한테 올 수 있어"
"거기가 어딘데 내가 지금 당장 갈게"
"하나동 버스정류장 기다릴게"
"알았어 몇 정거장만 더 가면 되니까 꼭 기다려"
전화를 끊고 당장 [도건우] 이름으로 번호를 입력한다. 버스는 어느덧 하나동 버스 정류장. 도착 벨을 누르고 뒷문이 열리자마자 내린다. 그러나 건우는 보이지 않고... 주변을 돌아봐도 보이지 않아 당장 폰을 꺼내 전화한다. 쉽게 전화를 받지 않을 걸 예상하고 걸고 또 걸었다. 그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슬비
"너 스토커지 그 짧은 시간에 무슨 부재중 전화가..."
"야! 너 정말..."
"또 울려고 그만 하자 하늘도 우는데 너까지 울면 나 감당 안돼"
"벌이야! 나하고 이야기 좀 해"
"도대체 나한테 뭐가 그리 궁금한데"
"돌리지 않고 바로 물을게 너 형 있어?"
"아니 없는데"
"거짓말 거짓말이지 거짓말 하지마"
"정말 없어"
"도.연.우 오빠 정말 너의 형 아니야"
"도연우? 네가 어떻게 우리 형 이름을 알고 있어"
"뭐야 아깐 형 없다며"
"그거야... 그런데 우리 형을 네가 어떻게 알아"
"만나게 해줘"
"지금 한국에 없어"
"한국에 없다니 유학갔어?"
"유학인지 요양인지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어디 아파? 어디가? 어떻게? 많이 아파? 심각한 거야?"
"그럼 날 만나고 싶어했던 이유가 우리 형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그래 연우오빠 꼭 만나야 하거든"
"혹시 그 이유가 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아니 안돼"
"그럼 나도 형 못 만나게 해주지 뭐"
"내가 앞으로 네가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할게"
"정말? 내가 시키는 일은 모두 다~"
"그래 그러니까 연우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게 해줘"
"지금 한 말 다 녹음 됐다? 형이 한국에 오면 한번 만나게 해줄게"
"정말 고마워..."
건우의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을 하지만 건우는 그런 슬비의 모습을 보고 조금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생각에 깊이 잠긴다.
"우산은 필요없어 그럼 나 먼저 간다"
그 말을 남기고 서 있는 버스에 오르는 건우 그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며 기뻐하는 슬비. 건우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디론가 국제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형?"
"음 네가 무슨 일로 나한테 전화를 다"
"한국에는 언제 오는 거야"
"여름이 끝나면"
"형 그거 알아 이제 한국은 사계절 내내 비가 자주 온다는 사실을"
"그럼 나 영영 한국에 못 돌아가겠네"
"농담이라도 그런 말 하지마"
"농담 아니야 그런데 정말 그게 궁금해서 연락한 거야"
"형 혹시 내 친구 중에 여자친구 중에 아는 사람있어"
"아니 없는데"
"그럼 대체 그 아이는 형을 어떻게 아는 거야"
"그 아이라니 누구"
"있어 그런 아이가..."
"싱겁기는"
"그럼 한국에 오기 전에 연락해 내가 공항으로 마중 나갈게"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마중은 무슨"
"그런가? ㅋㅋㅋ"
"잘 지내 한국에서 보자 끊어"
통화를 끝내고 연락처에 우산소녀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건우 통화버튼을 누를까 하다가 그냥 멈춰버린 손가락 머리가 아픈지 침대에 대자로 뻗어서 누워 눈을 감지만 생각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