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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11.라그나의 회상(4)
작성일 : 19-09-16 01:08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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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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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온도, 편하지는 않지만 아늑한 장소. 나와 일라나, 촌장님이 있는 방에 대한 평가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방의 온도와는 너무나 다른, 너무나 차가운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촌장과 일라나는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다.

 

 

 일라나 씨가 나에게 가까이 왔다. 그리고 꼭 껴안아 주었다.

 

 

 “정말 힘든 경험을 했구나, 라그나. 산 속에 혼자 있는 너를 봤을 때, 보통 일이 아님을 직감하긴 했지만 그렇게 아픈 기억이 있었다니, 너무 안타까워. 잠깐 밖에서 기다려 주겠니? 촌장님과 이야기를 해야될 것 같아.”

 

 

 일라나 씨의 품 속에서 나는 따뜻함을 느꼈다. 어머니의 품보다도 아늑했다. 떨어지고 싶지 않았으나,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마침 바깥 공기도 쐬고 싶었던 나였기에 군말 없이 밖을 향해 걸어갔다.

 

 

 나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 촌장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일라나. 저 아이가 5살이 맞는 것 같지?”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지는 알겠어요. 그런데 사방이 고블린 떼였는데, 저 아이가 그 방법 말고 살아남을 수가 있었을까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에요.”

 

 

 “그렇지.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을게야. 하지만 말이야, 일라나. 도대체 5살의 아이가 어떻게 저렇게 정확한 판단을 했단 말이냐? 정확하기만 하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도대체 어떻게 5살이 그런 담력을 가질 수 있단 말이니. 고블린이 마을을 공격하던 때부터 끝날 때까지 숨어있었다면 적어도 3시간 길면 8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너는 그 시간동안 불에 타거나 칼에 맞아 죽은 시체랑 피부를 부대끼며 있을 수 있겠니?”

 

 

 “설마 저 아이를 마을에서 쫓아낼 생각은 아니시죠?”

 

 

 “맞아, 그럴 생각이다. 저 아이는 위험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라나는 경악했다.

 

 

 “그저, 다른 아이들보다 똑똑하고 이성적일 뿐이에요. 그것 때문에 아이를 죽음에 몰아넣는다니요?”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할 것이야”

 

 

 “산 속에 버려두는 것이 죽이는게 아니고 무엇인데요!”

 

 

 일라나는 큰소리가 나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바닥을 있는 힘껏 내리치며 반문하였다.

 

 

 “이것은 중요한 일이야, 일라나. 생각해보렴. 지금이야 저 아이가 원하는 이익이 우리 마을의 안전과 상충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중에, 저 아이가 원하는 바와 우리 마을의 안전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저 아이는 우리 마을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느냐.”

 

 

 “그런 상황 따위 올 리가 없잖아요. 저 아이는 그저 다른 마을 화전민의 아이에요. 누구도 저 아이를 신경쓰지 않아요.”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의 안전이지, 이방인에 대한 배려가 아니야.”

 

 

 “....”

 

 

 일라나는 침묵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요, 촌장님. 어쨌든지 저 아이를 쫓아낼 생각이시군요. 그럼 저도 마을을 나가겠어요. 제가 데리고 온 아이를 다시 버리는 것은 저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이에요.”

 

 

 일라나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촌장을 바라보았다.

 

 

  촌장은 그 눈빛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면서 골똘히 생각하였다.

 

 

 “후.. 그래, 일라나 내가 졌다. 저 아이를 완전히 내쫓지는 않겠다. 하지만 마을 안에 데리고 살 생각은 없어. 마을을 옮겨 오기 전에 살던 집이 하나 있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 곳에 있지. 길은 내가 안내해 주겠다. 몬스터의 침입은..”

 

 

 일라는 빙그레 웃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몬스터를 두려워하지는 않아요.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촌장은 그말을 듣고 무엇인가에 얻어 맞은 듯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기분 좋은 바람에 흩날린 나뭇잎이 나무에서 떨어져 바닥에 닿기까지의 시간 동안이었다. 그는 골똘히 생각을 했고 그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무언가를 입 밖으로 내기 시작하였다.

 

 

 “그래, 생각해보니 너도 처음에는 이방인이었구나. 네가 오기 전에 마을의 상황은 정말 암담했지. 바로크 산맥의 몬스터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마을을 공격해댔으니 말이야. 공격이 있을 때마다 적거나 많거나 죽는 사람들이 생겼었으니 마을은 조만간 생존자가 한 명도 없어졌을 거야.”

 

 

 일라나는 조용히 촌장의 얘기를 경청했다.

 

 

 “그 암담한 마을의 운명은 네가 바꿨었어. 신묘한 방법으로 말이야. 돌맹이를 몇 개 쥐어주고는 마을 주위에 뿌리라고 했었지, 아마. 그리고 나서부터는 신기하게 몬스터들의 침입이 줄어들었어. 아니, 없어졌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 일라나...”

 

 

 “너는 사람들이 보통 말하는 마녀라는 것이냐?”

 

 

 “....”

 

 

 “너를 질책하려는 것은 아니야. 나는 명확한 것을 좋아해. 나는 이 때까지 이렇게 생각해왔단다. 우리 마을은 너의 정체를 궁금해하지 않았으면서도 너에게 숨어지낼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너는 우리 마을의 안전을 보장해주었다고 말이야. 그렇다면 충분히 납득이 되는 상황인 것이지. 납득이 가는 거래 조건이야.”

 

 

 “그랬던 분이 이제와서 제 정체에 대해 물어보시는 거라면..?”

 

 

 “그래. 네가 저 아이와 함께 떠난다는 것은 더 이상 우리 마을이 너에게 숨어지낼 공간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시 말해 우리 마을의 안전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일라는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대답하였다.

 

 

 “맞는 말이군요.”

 

 

 “좋다. 이제부터는 거래다, 일라나. 바로크 산맥을 여기저기 떠돌아본 나는 우리 마을 옆에 영주가 있는 영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우리 마을의 안전을 책임져 주지 않을 때에는 영주에게 너의 존재에 대한 사실을 신고하겠다.”

 

 

 촌장의 얼굴이 싹 가라앉았다. 자신은 진지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일라나는 그 소리없는 촌장의 협박에 대답하였다.

 

 

 “전부터 저와 마을 사이에 거리를 두고자 생각하고 계셨던 거군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마을을 떠나주겠다고 했으니. 우스꽝스럽군요. 그리고 그런 주제에 앞으로도 마을의 안전을 책임져달라니. 너무 철면피라고 생각은 들지 않으시는 건가요?”

 

 

 무거운 주제와는 달리 일라나의 입은 웃고 있었다.

 

 

 “상관없단다, 일라나. 내가 얼마나 나쁜 사람이 되었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마을의 안전이다.”

 

 

 일라나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후.. 어쩔 수 없네요. 조건을 받아들일께요. 해가 7번 넘어가는 것을 주기로 마을을 들려 마을 방비를 손 써 드릴께요. 저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고맙구나.”

 

 

 촌장은 그제서야 표정을 약간 풀었다. 그러나 긴장까지 풀지는 않았을 것이다.

 

 

 “잊지마세요. 저는 이 마을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대가로 저의 정체를 숨겨줄 것과 식량을 요구하는 것이에요. 아직 저희의 공생관계는 끝나지 않았어요.”

 

 

 “그래. 바뀌는 것따위는 없단다. 그저 자리가 바뀌는 것일 뿐. 나이를 먹다보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변화가 되어버리지. 나는 변화를 원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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