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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2. 설마 나더러 지금 저걸 입으라고?
작성일 : 19-09-03 21:01     조회 : 43     추천 : 1     분량 : 5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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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 종로 운종가(雲從街).

 

  하루 장사를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시전(市廛)들이 무리 잃은 반딧불이 마냥 뜨문뜨문 불을 밝히고 있는 거리. 희미한 고성과 주가(酒家)의 향취가 부유하는 골목 틈새로 웬 작달만한 인영(人影) 하나가 살금살금 걸어가고 있었다.

 

  “금부(禁府:의금부) 뒤쪽 길은 아무래도 좀 위험할 것 같고…… 영, 요 앞 골목 좀 확인해줄래?”

 

 

  …….

 

 

  뒤따르는 대답은 없었으나 그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괜찮아? 알았어, 그럼…….”

 

  이어 인영은 조심스레 골목사이를 누비며 거리의 중심부를 지나, 외곽으로 조금씩 이동해갔다.

 

  그로부터 대략 일다경(一茶頃:차 한 잔 마실 시간)쯤 뒤,

 

  호롱불빛이 은은히 드리워진 어느 오래된 기와집 앞에 멈춰선 인영이 나지막이 소리쳤다.

 

  “다 왔다!”

 

 

  여옥(如玉).

 

 

  멋들어진 필체로 ‘여옥(如玉:옥과 같음)’이라 수놓아진 현판을 바라보던 인영의 주위로 불빛이 잔잔히 스며들었다. 빛에 의해 드러난 그의 얼굴은 실로 아름다웠다. 어찌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말없이 현판을 응시하던 그가 별안간 작달만한 돌멩이 하나를 주워들더니, 냅다 문 안쪽으로 집어던졌다.

 

  탁!

 

  문 안쪽에서 돌과 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 크지는 않았으나 쉼 없이 울어대던 귀뚜라미들을 한순간 잠재울 정도는 되었다. 그러나 그는 영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재차 돌멩이를 집어던졌다.

 

  탁!

 

  탁!

 

  그의 돌팔매질이 다섯 차례에 이르렀을 즈음, 대문 너머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는가 보다. 영, 근처에 있다 대충 인시(寅時:오전 3~5시) 전에 데리러 와. 신호는 언제나처럼 돌멩이로. 만약 일곱 번 던져도 내가 안 나오면 그땐 들어오고.”

 

  …….

 

  이윽고, 누군가의 발걸음이 건너편 대문 앞에서 멎었다.

 

  “밤이 깊을수록 꾀꼬리의 곡조가 드높아지는 건 어떤 연유에서인가요?”

 

  문 너머로 연륜이 느껴지는, 그러나 가히 옥(玉)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그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꽃 잃은 새의 노랫가락이 구슬픈 이 밤을 미처 다 실어 보내지 못한 까닭이지요.”

 

  곧이어 대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나리, 이 늦은 밤 어쩐 일로?”

 

  문을 열어준 이는 비단옷을 곱게 차려입은 한 중년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웬일인지 조금 난처해하는 기색이었다.

 

  “구름이 잔뜩 껴서요. 한 수 읊고 싶어졌지 뭐예요?

 

  “바람이 차긴 하나 먼저 오신 객(客)들이 많습니다. 걸음을 청하기가…….”

 

  “어렵게 왔어요. 어디든 엉덩이 붙일 곳만 내어주세요.”

 

  그의 말에 중년의 여인이 하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드시지요.”

 

 

  *

 

 

  큼지막한 대청과 툇마루를 지나, 여인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집의 중심부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던 한 자그마한 별채였다.

 

  “손님이 꽤…… 있네요?”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사랑채 안 불빛에 비쳐진 그림자만 다섯에, 대청 아래에 놓인 가죽신의 숫자만 여섯 쌍이었다. 또한 시끌벅적한 느낌은 아니었으나, 곳곳에서 두런두런 들려오는 말소리와 이따금 섞여 나오는 거문고 소리가 적지 않은 이들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오늘 무슨 날인가?”

 

  선상기(選上妓:궁궐로 차출된 지방기생) 출신의 기생이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적당한 규모에 딸린 기녀의 수도 적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직접 찾아오는 이가 많은 곳은 아니었다. 수기(首妓:우두머리 기생)를 제외하면 따로 유명한 기녀가 있지도 않은데다, 목 좋은 곳에 다른 ‘인기 좋은’ 기방이 여럿 포진해 있기도 해서, 따로 기녀들을 부르면 불렀지 굳이 이런 외진 곳을 찾아오진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굳이 그가 ‘여옥’을 찾아오는 이유이기도 했다.

 

  “구름이 끼지 않았습니까. 남정네들의 발걸음이 어수선해질 만도 하지요.”

 

  “그런가? 살짝 긴장 돼…… 조심해야겠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지막이 웃는 그를 보며 여인이 작게 미소 지었다.

 

  눈앞에 있는 이 어린 양반의 얼굴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다만, 그가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미인의 초상(肖像)을 빼닮았다는 게 문제일 뿐.

 

  ‘겁이 없는 건지, 거리낄 게 없는 건지…….’

 

  물론, 감히 자신이 판단할 만한 존재는 아니다.

 

  “송구스럽사오나 결례를 무릅쓰고 잠깐 자리를 비워야할 것 같습니다. 객을 맞이한 입장에서 장시간 떠나있기가 쉽지 않은 노릇이라…… 한 식경(食頃:한 끼 밥을 먹을 시간. 대략 15~30분)쯤 뒤에 금(琴)을 들고 찾아뵙지요.”

 

  “이해해요. 어쨌거나 빨리 와야 해요, 안 그러면 나…… 찾아 나설지도 모르니까.”

 

  눈을 찡긋하며 가벼운 겁박의 말을 내뱉는 그의 얼굴이 그렇게나 화사했던 까닭에, 중년의 여인은 미처 참지 못하고 웃음을 흘렸다.

 

  “최대한 빨리 오도록 하겠습니다.”

 

  여인이 나간 뒤,

 

  “어디 보자…….”

 

  어린 양반, 아니 세자(世子) 이안은 천천히 별채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긴 별 게 없네…….’

 

  대금이나 작은 악기류, 하다못해 문방사우(文房四友)라도 있었으면 시라도 한 수 적으며 기다리려 했으나, 거기 있는 거라곤 방 한구석 가지런히 놓여 있던 침구 몇 벌과 호롱불, 자그마한 함이 전부였다.

 

  ‘……근데 저건 왜 있는 거지?’

 

  그리고 웬일인지 적색의 저고리와 소색(흰색)의 치마로 구성된 맵시 고운 기녀복 한 벌이 벽의 한 귀퉁이에 가지런히 걸려있었다.

 

  ‘기녀들의 옷이라…….’

 

  순간 저들의 옷차림에 대한 궁금증이 새록새록 솟았으나, 이안은 점잖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체통, 체통!’

 

  괜히 한 번 뒤적거리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여인과 눈이라도 마주치는 날엔? 고개 숙이며 ‘픽’ 하고 웃는 그녀 앞에서 얼굴만 붉히게 될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기방에서 애 취급을 당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애초에 옷 따위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그러고 혼자 중얼거리다 자기도 모르게 놀란 이안이 살며시 주변을 살폈다. 별채의 안팎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이안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요상하긴 요상한 곳이야…… 망측한 생각을 다하게 되고…….’

 

  그러나 곰곰이 다시 생각해본 뒤,

 

  “할 수도 있지 뭐. 이 또한 자연스런 음양의 이치인 것을!”

 

  하며 배시시 웃는 그였다.

 

 

  *

 

 

  한 식경(食頃)쯤 뒤,

 

  “슬슬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기다림에 지친 이안이 하품을 하며 밖을 살펴보려 할 즈음이었다.

 

  순간 별채의 문이 벌컥 열렸다.

 

  “나리, 드릴 말씀이…….”

 

  급히 말문을 연 중년여인이 예도 갖추지 않은 채 방 안으로 무작정 들어왔다. 거문고도, 연적과 벼루도 준비해오지 않은 상태였다.

 

  “에……?”

 

  “지금 밖에 이상환이란 자가 와있습니다.”

 

  “……그게 누군데요?”

 

  “이 일대의 기생을 관리하는 서리(:관청의 하급 관원)입니다.”

 

  “그런데요?”

 

  “그게 좀…….”

 

  여인이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이상환은 몇 달 전 부임해온 새로운 서리로, 허구한 날 찾아와서는 기생들의 면면을 본답시고 객(客:손님)이 들어있는 방 안을 속속 열어 확인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고작 서리에 불과한 자가 패악(悖惡)과 다름없는 행패를 벌임에도 별 탈이 없었던 데엔 그의 뒷배가 작용한 탓이 컸다.

 

  “좌상대감과 연줄이 있는 듯싶더군요. 물론 직접적인 끈은 아니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워낙에 이름이 이름인지라…… 혹여나 높으신 분의 귀에 들어갈까 싶어 뭇 관리들도 말 한 마디 못해보고 슬슬 피하는 형국입니다.”

 

  “좌상…….”

 

  여인의 말을 들은 이안의 미간이 살포시 찌푸려졌다.

 

 

  좌의정 홍상천.

 

  현 임금의 외척으로 육조 중 세 곳 이, 예, 호의 관리들과 삼사(三司:사간원, 사헌부, 홍문관)의 젊은 인재들을 대거 자신의 휘하에 둔, 명실상부 현 조정의 실세 중 실세. 자신의 성리학 스승이기도 한 그를 이안은 곧잘 이렇게 부르곤 했다.

 

 

  ‘교활한 늙은 너구리…….’

 

  “지나가다 잠시 들른 모양입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있는 것으로 보아 또 어떤 행패를 벌일지 모르니…….”

 

  “모르니?”

 

  “잠시 동안만…….”

 

  “잠시 동안만?”

 

  여인이 송구스럽다는 듯 고개를 떨어뜨렸다.

 

  “자리를 피해 있으심이…….”

 

  그러나 이안이 채 ‘어디로?’라 묻기도 전이었다.

 

  어디선가 대뜸,

 

  “이리 오너라! 수기(首妓:우두머리 기생)는 어딜 갔느냐!”

 

  하는 취기 오른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다.

 

  “이런…… 이리로 오는 중인 것 같습니다.”

 

  여인의 다급한 음성이 아니더라도 이안 역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뭔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려 한다는 것을.

 

  “제가 가서 시간을 끌 테니 어서 이곳을 벗어나십시오. 별채의 손님은 꼭 확인해보려 하는 괴벽(怪癖:괴이한 버릇)이 있는 지라…….”

 

  “흠…… 허나 지금 당장 어디로 가라는 말인지요?”

 

  “왼편으로 돌아나가시면 중문 쪽 행랑채(:문간에 붙어있는 방. 대문을 중심으로 마구간, 하인들이 기거하는 방, 광 등으로 되어있다)로 가는 뜰이 나올 겁니다. 송구스럽사오나 잠시 동안만 그곳에 가 계시면…….”

 

  “그곳은 살펴보지 않나요?”

 

  “거긴 미화(未華:아직 기녀가 되기 전의 어린 소녀)들이 기거하는 장소인지라 괜찮을 것입니다.”

 

  마땅찮은 일이긴 했으나 당장은 별 수가 없을 듯했다.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네. 알겠어요, 그럼 잠시 준비를…….”

 

  그때였다.

 

 

  “여기 있느냐!?”

 

 

  예의 취기 오른 걸쭉한 음성이 지척에서 들려왔다.

 

  당황한 여인이 급히 소곤거렸다.

 

  “어서, 어서!”

 

  “아, 알았어요!”

 

  “자, 잠깐! 그리고 저것을!”

 

  “에……?”

 

  여인이 가리킨 건 다름 아닌 벽에 걸려 있던 기녀복이었다.

 

  “밖에 그의 무리가 쫙 깔려있습니다. 혹여나 있을 사태에 대비하려면 변장을…….”

 

  “……뭐, 뭘 어쩌라고요?”

 

  그러나 여인은 대답 없이 고개만 까닥거린 후,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이안은 황당한 눈으로 기녀복을 돌아보았다. 적색의 저고리와 소색의 치마.

 

  ‘……설마 나더러 지금 저걸 입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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