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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한다고 말해줘
작가 : 문양
작품등록일 : 2018.5.5

 
Episode 1. 주란과 주변인들.
작성일 : 18-05-05 21:30     조회 : 354     추천 : 0     분량 : 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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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제 못 버텨. 더는.”

 

  그 말이 들리기 정확히 1초전, 주란의 이마에 따스한 감촉이 내려앉았다.

 

  “무, 뭐에요, 지금?! 저리 가요!”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당황한 주란은 바로 코앞에 서있는 도준을 밀쳐내려 했다.

 

  그러나 주란이 그를 밀쳐내려 하면 할수록 도준은 오히려 더 흥분되었다. 도준은 꽉 잡은 주란의 팔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품으로 더욱 끌어 당겼다.

 

  “가라고? 난 이제 정착해야 할 것 같은데?”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워진 둘 사이에서 도준이 속삭였다.

 

  “미쳤어요? 이거 충분히...!”

 

  신고감이에요! 라고 말하려 했던 주란이었지만, 그녀의 입술은 빠르게 잠식당했다.

 

  “흡!”

 

  말하는 시간도 아까웠는지, 잠깐의 휴식도 없이 그의 숨과 혀가 주란의 입 속에서 거칠게 소용돌이 쳤다.

 

  이렇게 일이 터지게 된 계기는 한 달 전, 유명한 병원의 후원으로 정식 오픈을 하게 된 '퓨어림보'에서부터 시작되었다.

 

 .

 .

 .

 

  또각 또각 또각!

 

  브런치 시간에 맞춰, 에나멜 구두 굽 소리가 빠른 템포로 건물의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정확히 1분전, 가게 팀장님이 전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주란은 새롭게 시작된 매장 교육 때문에 서둘러 ‘퓨어림보’에 도착했으나, 불이 켜져 있지 않아 바로 위층 휴게공간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긴장이 풀린 탓에 깜빡 졸고야 말았는데, 그것이 이리 큰 타격이 될 줄은 몰랐다.

 

  숨을 헐떡이며 도어를 열자, 은은한 방울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시간에 맞춰 온 새로운 동료들이 차례대로 앉아있었다.

 

  “어서 와요, 주란 씨.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죠?

 

  팀장님이 분주히 서류를 정리하며 인사했다. 왠지 모르게 창피하게 느껴졌다. 정작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은데도 말이다.

 

  “방금, 창피하다고 생각했지?”

 

  어색해 하며 빈 자리에 앉은 주란에게 초록색 니트에 스키니진을 입은 통통한 볼의 여자가 옆에서 속삭였다.

 

  흠칫 놀라는 주란을 보고 재미있었는지 여자는 쿡쿡거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

 

  “괜찮아~ 늦을 수 도 있지.”

 

  “그런가? 하하.”

 

  “그럼~! 근데 진짜, 예전에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던진 말인데, 진짜였네?”

 

  키득키득 작게 웃는 여자의 말에 약간 의기소침해진 주란이었다.

 

  “아, 미안~ 초면에 좀 실례였나? 난 24살 정수진. 맘에 들었어. 악수~”

 

  수진은 턱을 살짝 괴고서는 오른손으로 귀엽게 악수 자세를 취하며 다가왔다.

 

  사회 현장에서 또래를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데, 주란은 초면에도 불구하고 금세 친구가 생긴 기분에 기쁜 마음으로 수진의 손에 응낙했다.

 

 .

 

  “자, 여러분 이제 주목하세요!”

 

  정시가 되자, 팀장님은 박수를 치며 이목을 끌었다. 큰 키에 세련된 헤어스타일. 섬세할 것 같은 손동작. 굳이 박수라는 단어를 내뱉을 필요 없이 팀장님 자체가 이목을 끌었다.

 

  “우선, 다들 아시겠지만, 저를 소개하자면, 전 손지호 팀장이라고 합니다. 사실, 아이를 돌봐주었던 경력은 없고, 이전에 작은 커피숍을 운영했었어요. 사장님이 이곳에서도 음료제조를 한다고 하셔서, 저는 여러분을 맞게 됨과 동시에 특정 인원을 선발해서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아까 정리하던 서류를 나눠주며 그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그 인원은 사장님이 따로 지시한다고 하는데, 아직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오늘은 매장 설명 위주로 할 테니 편한 마음으로 임해주세요. 모쪼록 긴 대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저희 매장에 대해 알려 드릴게요.”

 

  서류를 다시 훑어보며 그는 깨끗한 벽면에 빔 프로젝트를 쏴 차분히 설명을 시작했다.

 

  다들 멋진 팀장님의 설명에 집중의 끝을 보여주었지만, 주란은 그저 따분할 뿐이었다. 하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이 일인데, 자세한 서류를 나눠주면서까지 교육하는 아르바이트는 처음이었다.

 

  “이렇게 해서 1층은 전체적으로는 키즈카페지만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 겸 브런치 카페가 한 쪽에 마련되어 있고, 1,2층을 사이에 둔 부분은 복층구조로 구름다리가 있어요. 그리고 쭉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2층 놀이방이 있습니다. 특히 안전요원으로 선발될 사람들은 미리 말씀드리지만, 구조, 잘 기억하고 있어야 일하기 편할 겁니다.”

 

  “팀장님!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구조를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아직 뭘 모를 것 같은, 막 20살이 된 여자가 궁금한 듯 손을 들어 물었다.

 

  “오! 좋은 질문이네요. 여러분도 일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저희 사장님은 매우 독특해서 여러분들이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순간...”

 

  교육실 안의 팀장님의 소리가 뚝 끊겼다. 갑작스런 고요함에 모두 팀장님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팀장님은 한번 헛기침을 하더니 곧 말을 이었다.

 

  “크흠, 그 순간 여러분들을 좋게 이끌어 주실 텐데, 그래도 안전 요원이라면 구조를 알아 두는 것이 좋겠죠?”

 

  밝게 웃으며 말한 팀장님이었지만, 뭔가 급하게 말을 돌린 것 같은 느낌은 기분 탓인 걸까?

 

 -띠리리 띠리리 띠리리리

 

  순조로웠던 교육 중 사무적인 벨소리가 울렸다. 곤란하단 표정으로 갈팡질팡하던 팀장님은 결국, 수신자를 확인하더니 양해를 구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

 

  “팀장님 차암~ 바쁘시네~.”

 

  신기하게도 주란과 같이 따분함을 느꼈던 수진이가 하품하며 기지개를 폈다.

 

  “옆에서 따분함의 극치를 보여주던데, 들을 건 다 들었나 보네?”

 

  “사돈 남 말 하시네~? 내가 여타 서빙 알바를 많이 해 봤지만, 이런 식으로 교육이 짜여 진 아르바이트는 처음이다. 그래도 뭐, 역시 한마음 의원 클라스구만. 죽이네, 아주.”

 

  “한마음, 의원?”

 

  들어 본 것 같은 주란이 병원 이름을 중얼거렸다.

 

  “여기 퓨어림보, 한마음 의원 원장 아들들이 운영하잖아. 뭐야, 설마 모르고 지원했어? 그럼, 다른 건 몰라도 페이 하난 끝내준다는 것만 기억하면 되!”

 

  한껏 들뜬 수진이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며 주란에게 보여주었다.

 

  그나저나 한마음 의원이라니.

 

  주란이 며칠 전에 그룹홈에서 들어보았던 이름이었다.

 

  예비 삼촌이라는 사람이 두 명이나 왔다가고, 모두 자신의 말을 뚝 끊은 채 어디론가 가버렸던 기억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했다. 약간 무시당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 기분이가 나빴었는데, ‘병원의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달고 살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

 .

 .

 

 

 

 

  “하여튼, 양반은 못될 사람이야.”

 

  한편, 휴대폰 화면에 ‘도준’이라는 글자가 보이는 것을 확인한 지호는 중얼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늦게 받아?”

 

  받자마자 귀를 뚫을 것 같은 잔소리가 튀어나왔다.

 

  “아하~ 옥상 가느라 40초 정도 늦었네?”

 

  “하아~ 뭐 그건 됐고. 새로 온 사람들은 어떤가?”

 

  “민감한 사장님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 좋은 사람들이지.”

 

  “어째, 말에 가시가 있다?”

 

  “기분 탓이지 않을까?”

 

  쿡쿡거리며 장난치는 지호의 말에 도준이 살짝 웃으며 답했다.

 

  “까분다~. 크흠. 아참, 그리고 바리스타 교육은 일단, 카페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으로 선발해서 교육해 줬으면 좋겠어. 다른 사항은 바리스타 전문가의 선택에 맞기지.”

 

  “날 믿어준다니 고맙네. 그나저나 영훈이는 어때?”

 

  “... ... .”

 

  “그래. 내가 괜히 물어봤네.”

 

  수화기 넘어 답이 들리지 않자, 지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니야. 영훈이 말만 들으면, 말이 나오지 않아서 그래. 아직 후유증이 남아있어서 말을 안 해. 지속적으로 치유센터를 알아보는 중이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일하는 사람 중에서 관련 분야로 치료 가능한 사람이 있으면, 소개시켜줬으면 해. 그럼, 일이 있으니까 끊는다.”

 

  방금과는 다른 가라앉은 분위기로 도준이 통화를 끝냈다.

 

  서늘한 봄바람이 난간에 기댄 지호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그 사고 이후, 변한 것이 많은 도준이에 대해, 지호는 친구로서 걱정이었다.

 

  그 때였다.

 

  “교육 도중에 농땡이인가?”

 

  비아냥거리며 옥상 문을 열고, 불쾌한 녀석이 들어왔다.

 

  “어라? 표정이 별로 반갑지 않나보네? 이래봬도 고등학교 동창인데.”

 

  “반갑지 않을 수가 있나? 차진혁이 누군지 소문이 파다했었는데.”

 

  그의 비위에 맞추며, 사무적인 태도로 지호가 돌아섰다.

 

  “아참! 용무가 막 끝나던 참이라 돌아가려고 했어요, 상.무.님.”

 

  이질적인 웃음으로 그가 진혁을 지나치자, 진혁이 날카롭게 그를 불렀다.

 

  “그런데, 손 팀장.”

 

  “... ... .”

 

  뒤돌아 보지 않는 지호에게 진혁이 말을 이었다.

 

  “새로 뽑은 아르바이트생들 말인데, 내가 전무에게 준 서류대로 참석한게 확실한가? 1명이 더 온 것 같은데?”

 

  “......!”

 

  무거운 공기가 둘 사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뒤돌아서는 지호의 모습을 진혁은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런 진혁의 눈을 능글맞게 바라보며 지호가 말했다.

 

  “설마요. 서류는 제대로 전무님께 전달되었으니, 지원서 수를 잘못 기억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요?”

 

  “.......”

 

  더는 물어봐도 소용없을 것 같았는지 진혁은 꾀 쉽게 지호를 놓아주었다.

 

  “하아~ 그래. 가 봐.”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이던 진혁은 지호의 말에 고개만 까딱거릴 뿐이었다. 진혁을 뒤로 한 채, 옥상 문이 천천히 닫혔다.

 

 닫힌 문 앞으로 지호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식은땀을 닦고는 서둘러 교육실로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첫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인 만큼, 첫 작품으로 남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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