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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NPC입니다만.. 문제라도?
작가 : 세이토리아
작품등록일 : 2017.6.6

올해 29살의 대한민국의 평범한 회사원인 문호인,
반복되는 잔업, 휴일 특근 속 그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뉴 에이지'라는 VR온라인 게임 뿐이였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늦게 퇴근하고 게임에 접속한 그는 문득 NPC의 삶에 부러움을 느끼게 되고, 그 순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어떤 선택지에 의해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데..

 
프레쉬 올
작성일 : 17-06-06 00:28     조회 : 81     추천 : 2     분량 : 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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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삶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뭐지 이건? 새로운 삶? 인스턴트 이벤트 인가?'

 

  종종 필드 사냥을 다니다가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NPC를 발견하면 심심치 않게 NPC에게 가세할지 말지를 묻는 인스턴트 이벤트가 발생하였기에 그는 그저 그런 이벤트의 한 종류겠거니 생각했다.

 

 '어차피 소은이가 올 때까지 시간도 남았고 한번 해볼까?'

 

  그렇게 '예' 버튼을 선택한 순간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졌다.

 

 '어어.. 뭐야 이거..'

 

  그리고 잠시 후 어둡게 변했던 화면이 다시 그 색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뭔가 위화감이 있었다. 그의 화면에는 아까까지 바라보고 있던 소영과 남자 종업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자신이 들어와 앉았던 자리의 광경이 비춰지고 있었다.

 

 '뭐지? 버근가?'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로 옆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어서오세요~!"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바로 옆에 NPC 소영이가 서있었다

 

 "뭐.. 뭐야.."

 

  얼빠진 표정으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서 있는데 다시 옆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씨.. 또 남자손님이네.. 갔다올께"

 

 "으.. 응.."

 

  엉겁결에 대답을 하곤 멍하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구경했다.

 

  방금 들어온 남자가 자리에 앉는다. 소영이가 다가간다. 주문을 받는다. 카운터로 다가간다. 주문을 전달한다. 주인이 음료를 꺼내온다. 음료를 받아들어서 다시 남자에게 가져다 준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이 일련의 과정을 그저 얼빠진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왜 그래?"

 

 "으..응..?"

 

 "갑자기 왜 아까 나간 변태놈처럼 얼빠진 표정으로 날 보고 있어? 기분나쁘게"

 

  그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턱짓으로 자신이 앉아있던, 아니 앉아있었을 터인 빈 자리를 가르켰다.

 

  나는 아직까지 뭐가 뭔지 상황파악이 전혀 되지 않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얘 뭐지? 버그라도 걸렸나? 아.. 어서오세요~!"

 

  그 순간 새로운 손님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 광경을 마치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을 접한 것 처럼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뭐해!? 여자손님이잖아? 가서 주문받아"

 

 "으..응.."

 

 "무슨 반복재생 프로그램이라도 설치했냐? 아까부터 하는 말이라곤 '으..응..'밖에 없네 이거"

 

 "으..응..?"

 

 "하아.. 됐고 얼른 가서 주문이나 받아"

 

  그녀의 말에 무언가 마법에라도 홀린 것 처럼 새로 들어온 손님에게 다가갔다.

 

 "사과주스 네개요, 세개는 휴대용으로 주세요"

 

  그 손님이 말을 함과 동시에 눈 앞에 계산창이 나타났다. 계산창에는 컵에 담긴 사과주스 모양의 아이콘과 병에 담긴 아이콘이 나타났고, 그 옆에 x1, x3이라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다. 계산창의 우측에는 각각의 가격이, 우측하단에는 총 가격인 600G가 표시되어 있엇으며 하단 중앙부에 확인 버튼이 존재했다.

 

  아직 자신이 처한 상황이 파악되진 않았지만 일단 확인 버튼은 눌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던대로 오른손에 쥔 무브스틱을 움직여 확인 버튼을 클릭하려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커서가 움직이지 않고 그의 오른손이 직접 이동하더니 눈 앞에 나타난 확인 버튼을 클릭하고 있었다.

 

 '이..이건 뭐지..?'

 

  그리고 그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소영이 했던 것처럼 똑같이 카운터로 이동해 주문을 전달하고 음료를 받아다 손님에게 전해준 후 원래 서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지웅아, 너 진짜 왜그래? 걷는것도 이상하고.. 진짜 버그 걸렸냐?"

 

 "걷는거..? 버그..?"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러고보니.. 어떻게 걸었지..? 무브스틱 조작했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왼손 엄지손가락을 더듬어 방향키 조작을 했다. 그러나 아무런 자신의 케릭터가 이동하는 대신 옆에서 기분나빠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뭐야..? 그 변태같은 손놀림은..?"

 

  옆에서 들려온 소영의 말에 자신의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그곳엔 허공에서 무언가를 굴리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 자신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보였다.

 

 "너.. 아까 그 표정도 그렇고.. 진짜 그 변태놈한테 변태가 옮은거 아냐?"

 

 '뭐.. 뭐지..? 버근가..? 일단 VR 벗고 어떻게 된 건지 화면 좀 확인해 봐야겠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 고개를 숙이고 팔을 머리로 뻗어 착용하고 있는 VR을 벗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건 또 무슨짓이야..?"

 

  돌아오는 것은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 뿐이였다.

 

  그 목소리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다가 가게 유리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얼빠진 표정으로 양손을 머리에 올리고 있는 이 카페 남자 종업원 NPC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뭐..뭐야 이게!?'

 

  그는 당황하며 몸의 이곳저곳을 움직여 보았다. 그러자 그의 움직임에 따라 가게의 유리문에 비친 NPC가 똑같이 움직였다.

 

  그 후로도 옆에 있는 소영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몇번이고 반복해서 몸을 움직이고 유리문에 비친 종업원을 바라보기를 반복 한 후 드디어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를 이해했다.

 

 "이게 뭐야!!!!!?"

 

  갑작스런 큰 소리에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고, 옆에 있는 소영은 진지하게 '이거 버그 리포트 신고해야하나?' 라고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잇었다.

 

 "죄..죄송합니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자 일하면서 사과하는게 몸에 배어 버린건지 뭘 잘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사과의 말을 한 후 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뭐지? 내가 왜 NPC케릭터의 모습을 하고 있는거지? 뭐 때문이지?'

 

  한참을 고민하던 와중 한 선택창의 그의 뇌리속에 떠올랐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시겠습니까?]

 

 '그래.. 그거야.. 그거밖에 없어.. 근데 인스턴트 이벤트 치고는 너무 이상한데..? 다시 내 케릭터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되지?'

 

  그는 혼자 생각해봐야 별 수 없다는 생각에 소영에게 원래 자신이 앉아잇던 빈 자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 저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은 어디 갔나요?"

 

 "아~ 그 변태? 아까전에 나갔는데?"

 

 "벼..변태요..?"

 

 "응, 맨날 와서는 날 이상한 눈으로 계속 쳐다보잖아, 여자친구도 있는 놈이"

 

 “호.. 혹시 그 변태라는 사람은 빨간 장발을 묶고 다니면서 연하늘색 갑옷에 창을 들고 다니는 사람인가요..?

 

 “응, 이 근처에 그런 센스 없는 복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그 변태놈 밖에 없잖아?”

 

  확실하다.. 그 변태라는 사람은 내 케릭터이다.. 그나저나 변태라니.. 센스 없다니.. 이 소영이라는 NPC의 눈에만 그러게 비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의 눈에도 그런 것일까..

 악의 없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소영의 모습을 보자 갑자기 좌절감이 폭풍처럼 몰려왔다.

 

 ‘아아.. 즐거웠어요 내사랑.. 이 아니라!!’

 

 “그 변.. 아니 그 사람은 언제 나갔어요?”

 

 “글쎄.. 아마 나간지 10분은 안지난거 같은데..”

 

 “고마워요!”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바로 가게의 문을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잡고 열려는데 눈앞에 경고창이 나타났다.

 

 [경고 : 소속구역을 임의로 이탈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뭐야 이건!? 급한데 짜증나게!”

 

  바로 경고창을 닫아버리고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와중에도 경고창은 쉴새없이 나타나고 있었다.

 

 [경고 : 소속구역을 임의로 이탈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경고 : 소속구역을 임의로 이탈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경고 : 소속구역을 임의로 이탈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경고문은 대체 뭐냐고!? 아 몰라, 일단은 내 케릭터를 찾는게 급선무다!”

 

  무수히 생성되는 경고창을 무시하고 앞으로 달려나가던 그의 시야가 갑자기 다시 어두워졌다.

 

 ‘어!? 이 감각은!? 다시 내 케릭터로 돌아가는건가? 역시 단순한 인스턴트 이벤트 였구나.. 다행이다..’

 

  곧이어 다시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돌아왔..나?”

 

  하지만 그런 그에게 돌아온 건 그의 케릭터가 아닌 누군가가 던진 빈병이였다.

 

 “앙? 당연히 돌아왔지! 방금 네놈이 멋대로 박차고 나간 네놈의 케릭터 데이터가 비트 이하의 단위로 분해될 때까지 노예처럼 일해야 할 천국같은 곳으로!”

 

 “아아~ 다행이다! 돌아왔구나~ 내가 비트 이하의 단위로 분해될 때까지 노예처럼 일해야 할.. 으악..!?”

 

  눈앞에서 날아오는 병을 황급히 피하면서 주변의 분위기가 이상함을 깨닫고 자신의 몸과 주위를 한번 훑어보았다.

 

  그의 케릭터는 본래의 멋있고 늠름한 푸른 창기사로 돌아와..있지 않았다. 여전히 카페의 종업원 복을 입은채였으며, 그의 눈 앞에는 모든 남성 유저의 적이자 카페 프레쉬 올의 주인인 NPC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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