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또입니다.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해 컴퓨터를 켜고 앉았습니다.
제가 괴롭다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싶을 정도로 괴롭습니다. 억울해서가 아니라, 너무 창피하고 손이 달달 떨려서 어떤 것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장량님과 그 분의 글을 읽으신 모든 분과 여기 계신 작가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사실 제 필명 '피또'는, 제 별명인 '피넛'과 제 친구 별명인 '로또'를 합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로또'라는 친구가 6화 정도 초고를 제게 보여줬고 자기는 여기서 더 생각나는 시놉이 없으니 너가 시놉을 좀 제공해줘라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생각이 나름 신박하다고 생각하여 시놉부분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놉시스와 소재, 초고와 제2차 탈고가 들어갈 때 문체를 완전히 다르게 바꾼 것은 '로또'라는 친구가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머지 시놉과 제3차 탈고가 들어갈 때 일부의 서술과 표현중복 부분을 바꿨습니다.
메인은 '로또'이고, 서브는 제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서브 역할을 하면서 글을 연재란에 올려주고 매니저 역할을 하였습니다.
0팔이라는 곳에 글을 올리는 것도 제가 했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와 이 친구의 작품은 표절이 명백합니다. 어제 친구와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결코 그 소설을 본 적도 없고, 영혼 체인지물이라는 것을 찾아본 적도 없기에 당당했습니다. 저 또한 시놉에 참여를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당당했습니다. '로또'라는 친구에게 어제 '장량님'이 누군지 아냐 물었을 때 전혀 모른다고 했고 이 작품을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어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느냐고. 저도 기겁을 했습니다. 초반부만 구글에 떠다니는 글을 보고 아 이건 표현의 중복인가 싶었습니다. 다들 그럴 수 있다길래, 그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친구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 친구의 생각과 저의 생각을 적어서 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자게에 장담님께서 글을 올리신 걸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건 심각하다고 판단하여 다시 그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다 읽고 난 후 이건 100% 표절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설정값과 대사와 서술부분이 같았고 한 화를 끝내는 엔딩이 같았고 심지어 같을래야 같을 수 없는 플롯이 일치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옆에서 태연하게 핸드폰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너 솔직하게 말하라고. 보고 베낀거 아니냐고. 다른 건 다 비슷하다 해도 플롯이 똑같을 순 없다고. 그것도 세부 플롯이 같을 순 없다고.
그러자, 그 친구가 그제서야 대답을 했습니다. 너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글을 써서 돈을 벌 생각을 했고 반려견 다리 수술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자기도 그렇게 켜놓고 베끼진 않았지만, 그 작품을 최근 보긴 봤다고. 어느순간 이게 자기 작품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저는 그 순간 엄청난 배신감에 소리를 질렀고 이제 그 친구의 얼굴을 더 보기 싫습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도 많습니다. 그걸 왜 확인해보지도 않았고, 내가 왜 그 친구를 그렇게 믿어줬나. 그리고 거의 한달 정도 되어가는 시간 동안 난 무얼 한 건가. 준비하던 시험 다 때려치우고, 이건 백프로 될 거라고 호언장담한 그 친구의 말을 믿고 내가 왜 같이 머리를 짜매고 표지를 제작해주고 관리해주고 내가 수정한 서술에 대해 지우고 자기 서술로 채워넣으라며 윽박지르던 그 친구를 끝까지 믿어줬을까.
솔직히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말을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냥 한없이 죄송합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인 거 같습니다. 이건. 사람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있는데, 그걸 지키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표절시비가 있으면 반드시 작품을 다 확인해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로 섣불리 글을 올려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린 것, 정말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이 심의에 올라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먼저 표절을 인정합니다. 작품이라고 할 것도 없는 표절작을 보고 심의하는 시간마저도 바쁘신 심사위원분과 주최측 관계자분께 큰 실례를 범하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