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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토피아
작가 : 잠빛
작품등록일 : 2018.12.8

“당신은 곧 살해당할 겁니다.”
윤희는 낯선 남자에게 자신이 조만간 살해될 거라는 경고를 듣는다. 정신이상자나 사이비종교 신자일거라 치부하고 잊으려 애쓰지만 좀처럼 머리에서 떨쳐내지 못한다. 며칠 후 윤희는 귀가 중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죽을 위기에 처한 윤희를 살해될 거라 경고한 남자가 나타나 구해준다. 정체를 묻자 남자는 100년 후 미래에서 왔다고 말하는데…

 
31. 살인 의혹
작성일 : 18-12-26 13:46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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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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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아가 소리 지르듯 질문을 쏟아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민혁 씨가 죽은 장소가 바다가 아닐 수도 있다니요? 민혁 씨가 죽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장민혁 씨가 살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할 겁니다. 다만 사망 장소가 알려진 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얘기죠.”

 

 “민혁 씨가 바다에서 실종된 게 아니라고요?”

 

 “바다에서 실종된 건 맞아요. 장민혁 씨는 바다로 갔어요. 다만, 자의로 간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의로 간 게 아니라요?”

 

 “살아서 간 게 아닐지도 몰라요.”

 

 현아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기절하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기승이 진정시킬 작정으로 한 템포 뜸을 들인 다음 입을 뗐다.

 

 “배 위에서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장민혁 씨는 셀렉스 본사 회의실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맙소사!”

 

 충격을 받은 현아가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참 후에야 그녀가 가까스로 떨리는 입을 열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셀렉스 회의실 바닥에서 이상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씀드렸죠.”

 

 그녀의 가냘픈 목이 부러질 듯 천천히 흔들렸다. 기승이 이어서 말했다.

 

 “제 생각엔 그 흔적이 장민혁 씨의 죽음과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 말도 안돼요… 사무실 바닥에 생긴 자국이 민혁 씨가 남긴 죽음의 흔적이란 말인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핏자국이었나요?”

 

 “아뇨, 불에 그슬린 듯한 탄 자국이었습니다.”

 

 “탄 자국이요?”

 

 현아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곧바로 그녀가 반론을 제기했다.

 

 “도무지 이해가 안 가요. 회의실 바닥에 난 흔적이 핏자국 같은 거였다면 몰라도 탄자국이 사망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죠? 설마, 민혁 씨가 거기서 불에 타 죽기라도 했다는 건가요?”

 

 “사람이 타 죽을 정도의 화재 흔적은 아니었어요. 그 정도였다면 벽이나 바닥은 물론이고 테이블과 의자도 멀쩡하지 못했을 겁니다. 화재경보기도 작동했을 거고요. 사무실에 있던 사람도 몰랐을 리 없었겠죠.”

 

 “도대체 왜 탄 자국이 민혁 씨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핏자국이나 토사물자국이라고 했다면 어느 정도 납득했을 거예요. 뇌출혈이나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뇌출혈이나 심장마비였다면 동료들이 즉시 119에 연락했겠죠.”

 

 “누군가 담배를 비벼 끈 자국일 수도 있잖아요.”

 

 “물론입니다. 그럴 수도 있어요.”

 

 “제 생각엔 그것 말고 딱히 탄 자국을 설명할 길이 없는데요.”

 

 기승이 뒷짐을 지며 바다를 바라봤다. 그가 현아의 얼굴을 보지 않고 물었다.

 

 “혹시 장민혁 씨가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

 

 “아뇨, 그이는 절대 우울증 같은 걸….”

 

 무심코 대답하던 현아가 말을 멈췄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린 것이다.

 

 그녀가 외치듯 물었다.

 

 “민혁 씨가 설마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기승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딴 얘기를 시작했다.

 

 “연탄이라고 들어봤어요?”

 

 “그게 뭐죠?”

 

 “20세기 때 쓰던 고체연료예요. 석탄가루를 동그랗게 뭉쳐서 만든 거죠. 잘 타게 하려고 위아래로 구멍을 여러 개 뚫었죠. 연탄은 화력이 강하고 오래 탔어요. 가격도 쌌고. 이런 장점 때문에 가정용 연료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죠. 석유보일러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었어요. 단지, 발화점이 높아서 불을 붙여도 바로 붙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온 게 번개탄이에요. 원래는 상표명이었는데 이게 워낙 유명해져서 일반명사화 된 거죠. 정식 명칭은 착화탄이라고 해요. 번개탄은 연탄을 납작하게 만든 모양이에요. 주원료가 석탄이 아닌 톱밥과 숯가루이기 때문에 불을 붙이면 바로 타기 시작해요. 일종의 불쏘시개라고 할 수 있죠. 번개탄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유독해요. 그 탓에 겨울철에 사망 사건이 많이 발생했어요. 연탄이 가정에서 사라진 이후에는 자살용으로 종종 모습을 드러냈고요. 차 내부나 집안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삶을 마감하는 거죠. 요즘은 번개탄을 보기도 힘들지만 펜션이나 산장에선 아직도 가끔 모닥불이나 구식 난로에 번개탄을 넣죠.”

 

 “회의실 바닥의 탄 자국이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란 소리예요? 민혁 씨가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했다는 거냐고요?”

 

 기승이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민혁 씨는 자살 할 이유가 없어요. 아까 그이가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느냐고 물어봤죠? 단 한 번도 없어요. 그이는 성격상 우울증 같은 걸 앓을 사람이 절대 아니에요. 도리어 성질이 너무 급하고 다혈질이라 고혈압으로 쓰러지진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단 말이에요!”

 

 “우울증은 꼭 내성적인 사람만 걸리는 병이 아니에요. 오히려 평소에 활달하고 밝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어요.”

 

 “아니요! 그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리 없어요. 설령, 그런 마음을 먹었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낼 사람은 아니에요. 회의실 같은 곳에서 삶을 마감할 리가 없다고요. 민혁 씨는 자존심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추한 꼴을 자기 부하직원이나 상사들한테 보여준다고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더욱이 회의실은 밀폐된 공간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화재경보기가 울리거나 다른 직원들이 들어올 가능성도 높고요. 연기나 유독가스가 새어나가면 사무실 직원들이 곧바로 알아차릴 테니까요. 실패할 가능성이 너무 많아요. 누가 그런 곳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하겠어요.”

 

 기승은 현아의 주장을 곰곰이 따져봤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번개탄을 이용할 자살 장소로 회의실은 적합하지 않았다.

 

 실패할 확률이 너무 높다. 기승은 순순히 인정했다.

 

 “사실 자살 가능성은 저도 떠올리자마자 폐기했던 추측이에요. 현아 씨가 말한 이유 외에도 만약 그가 사무실에서 자살했다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까닭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은 민혁 씨의 시신을 몰래 갖고 나가 바다에 유기했어요. 자살이라면 시체 유기를 할 까닭이 없죠. 자살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민혁 씨의 죽음을 선상에서의 실족사로 꾸민 겁니다.”

 

 현아의 눈이 동그래졌다.

 

 “무, 무슨 말이에요? 민혁 씨가 살해당했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알잖아요. 지난 30년 간 살인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어요. 사람을 죽일 수 없는 시대라고요.”

 

 “그래요. 그건 엄연한 사실이죠. 분노나 살인 충동에 의해 분노 수치가 올라가면 분노관리본부가 즉시 개입하니까요. 만에 하나 살인자가 죽일 의도가 없었다면요. 분노하지도 않았고 살의도 없었다면?”

 

 “과실치사를 말하고 싶은 건가요?”

 

 “맞아요. 누군가가 배고파서 라면을 회의실에서 끓여 먹으려고 한 거예요. 그런데 우연히 거기서 장민혁 씨가 자고 있었던 거죠. 곤하게 자고 있던 그를 깨우는 게 좀 그래서 놔뒀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나간 거죠.”

 

 “번개탄으로 회의실에서 라면을 끓여먹는다고요?”

 

 현아가 지적했다. 허무맹랑한 추리란 건 기승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럴 사람은 없겠죠. 그럼 이런 가설은 어때요? 장민혁 씨한테 술을 잔뜩 먹이고 회의실에 데려다 놓은 거예요. 그리고 번개탄을 피운 겁니다. 회의실 문틈은 박스테이프로 막아놓고요. 그가 죽은 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번개탄을 치우면 감쪽같죠.”

 

 “분노 수치는요?”

 

 “살의를 가진 사람들끼리 범행을 나눠서 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분노 수치가 경고 단계까지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요?”

 

 “예를 들어 누군가 장민혁 씨를 죽이려고 살인 계획을 세웠다고 칩시다. 그동안의 분노와 살의가 쌓였다면 수위가 경고 단계까지 아슬아슬하게 올라왔겠죠. 그가 모든 걸 직접 실행에 옮기면 당연히 분노관리시스템에 의해 그의 행동이 적발될 겁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세 명이 분담했다고 하면요. 한 명은 만취한 장민혁 씨를 회의실로 끌고 오고 다른 사람은 회의실에서 번개탄을 피우는 거예요. 마지막 사람은 문틈을 박스테이프로 막고 망을 보고요.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면, 그것도 직접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닌 간접적인 살인 방법이라면 분노관리본부의 눈을 피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현아가 잠잠해졌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기승의 가설을 찬찬히 검토해보는 듯했다.

 

 그녀에게 생각할 여지가 생겼다는 건 기승의 추리가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췄다는 뜻이다. 그녀가 한참 만에 말문을 열었다.

 

 “아예 엉터리라고 무시할 수만도 없는 얘기네요. 재고해볼만한 가치는 있을 것 같아요.”

 

 “만약 세 사람이 작당모의를 해서 장민혁 씨를 죽인 거라면 납득하기 어려웠던 그들의 행동이 전부 설명이 돼요. 출근했다가 느닷없이 바다낚시를 간 것. 사고 경위에 대한 진술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것.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회사를 떠난 것. 제가 찾아가자 세상을 등진 것. 그들이 회사를 떠난 이유는 명백해요. 범인이 범죄현장에서 살다시피 했으니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풀어야 할 숙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범행 동기가 아리송하거든요. 백영우나 정성훈을 만난 적이 있나요?”

 

 “회사에 갔을 때 두어 번 본 적이 있어요. 가벼운 인사를 나눈 게 전부예요. 회사 창립 기념일 파티에서 마주친 적도 한 번 있고요.”

 

 “장민혁 씨의 평판이 회사에서 어땠는지 아십니까?”

 

 “꽤 능력 있는 직원이라고 들었어요. 유례없는 초고속 승진을 한 케이스니까요. 그이는 무슨 일을 하든 그랬어요. 승부욕이 엄청나게 강했고 뭐든지 지는 꼴을 보지 못했죠. 그런 성격 탓에 그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아마 회사에서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현아가 상심한 어조로 조그맣게 말했다.

 

 “회사 얘기를 들은 적은 없나요?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바쁘다던가, 힘들다던가. 아니면 동료를 욕하거나 비판하는 소리를 들은 적은요? 특히 세 사람에 대해서요.”

 

 “데이트 할 땐 한 번도 일 얘기를 꺼낸 적이 없어요. 지나가는 말로 푸념이나 넋두리를 늘어놓을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회사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더라고요. 업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얘기해 준적이 없어요. 물어보면 대충 얼버무리거나 화제를 돌렸죠. 근데 정말 직장 동료들이 민혁 씨를 죽였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들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고 할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의 추측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살인자라는 걸 입증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는 않을 겁니다. 시체를 찾지 못하는 한은. 게다가 용의자 두 명은 벌써 해외로 도피했고 한 명은 자살했어요. 증인은커녕 증거도 남아 있지 않을 거예요.”

 

 기승의 얘기에 현아의 얼굴이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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