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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44. 반전(4)
작성일 : 18-12-25 04:44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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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열심히 공부해서 내처럼 공무원 시험이나 치지 그랬어? 누가 공부하지 말랬어? 왜 자기 입장만 가지고 그런 비틀린 시선으로 세상을 봐?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자기만 생각하는 아주 이기적인 놈이야! 오빠는 변한 게 하나도 없어! 참! 한심하다”

 

 가증스럽게 쳐다 보는 눈이 거슬렸는지 비위를 상하게 하는 말을 직사포로 날린다.

 

 “야 임마! 전부 공무원이면 누가 내 놈들 밥 먹여 살려주냐?”

 

 순이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니었고 어떤 일이던 따지고 들며 끝을 보려는 절대 지지 않으려는 성격이었고 그래서 가물치가 기겁을 한 적이 많았다. 그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순이를 오늘 또 보고 있다.

 

 “흥! 나는 뭐 공무원하고 싶어 했겠어? 친구 따라 강남간 것도 아니고 오빠 따라 그 놈의 대학에 갔다가 오빠도 못 만났고… 내가 원했던 공부가 아니니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다행히 부모님께서 이 똑똑한 머리 하나는 잘 주셔서 다행이지. 아이고 이놈의 원수를 여기서 만나니.. 그때 서로 길이 어긋나버린 게 내게는 천운이네. 허! 참! 우습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고 이 원수야!”

 

 순이가 하고 있는 말이 틀리지는 않다는 생각을 가물치도 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불 같은 성격에 무슨 일이던 판단이 서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그런 성격이었다. 만약에 둘이 같이 살았다면 평생 원수로 남아 다시는 쳐다 보지 않을 비극을 맞이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야! 임마! 원수라니.. 내가 언제 따라 오라 했나? 차라리 귀띔이나 해줬으면 네 덕보고 살고 있을 텐데… 아이고 이놈의 원수야! 그때 끈기를 가지고 나를 붙잡지 그랬어! ”

 

 순이는 그때를 떠올리며 그때 더 이상 이 놈을 찾지 않을 걸 천만다행이라 여기며 검은 바다 위에 반짝이는 불빛들을 쳐다 보며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게! 자기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 지혜도 마찬가지야!”

 

 그 추억들 속에 인물들은 가물치처럼 그렇게 멀리 있던 사람이 아닌 바로 곁에 있는 친구를 떠올리고 있었다.

 

 “지혜는 왜?”

 

 이런 상황에 새삼스럽게 지혜 이야기가 나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지혜 꿈은 참 소박했었어. 신랑 내조 잘하고 사랑하고 사랑 받으며 사는 게 지혜 꿈이었는데 그렇게 빨리 신랑이 먼저 갈 줄은 누가 알았겠어”

 

 어떤 대화던 죽음이란 말이 나오면 선뜻 말을 하기가 참 어려웠다. 많은 생각의 대부분은 고인에 대한 평가와 홀로 남은 이에 대한 어설픈 위로의 말에 어색하는 가물치는 잠시 망설이다가 한숨을 내쉬며 대화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망인의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데 이 자리에서 그 사람의 넋을 위로할 수도 없었다. 얼른 지혜도 망인도 대화에서 빼고 싶어하는 가물치가 짓궂게 순이 어깨에 손을 올려 바짝 잡아 당겨 붙인다.

 

 “인생사 사람마음대로 안 된다는 말처럼 사랑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네. 좀 멀찌감치 있었다면… ”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쳐다가 어깨를 밀쳐 내다 이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민망한 듯이 소곤댄다.

 

 “오빠! 그런 말은 여기에 끼어 넣는 게 아냐! 저기 좀 떨어져. 붙어서 뭐 하는 짓이야! 징그러워!”

 

 “야 임마! 네가 추울 것 같아서 붙어 있었지. 자식이! 이제 집에 갈 때가 됐네. 야! 타!”

 

 “오빠! 지혜 잘 보살펴 줘! 불쌍하잖아”

 

 “그래! 아까 보니 굉장히 민감하던데.. 그냥 가만히 두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도 지금은 누군가 다독여줘야지. 아직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어”

 

 “그러다 내하고 정들면 어쩌려고?”

 

 “웃기지마! 내가 먼저야! 솔직히 나 억울해! 오빠 때문에 연애 한번 못해 보고 결혼했어. 책임져”

 

 “야! 징그럽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언제 따라 오라고 했어! 네가 누군지도 잘 몰랐는데…”

 

 “그러니까 버스에서 툭 던진 말에 제가 따라 갔다는 그 말을 하고 싶은 거죠?”

 

 “그게 버스였어?”

 

 “허! 진짜 대책 없네. 순 사기꾼 맞네”

 

 “빨리 내려! 내일 할 일이 많아. 잘 가라”

 

 순이가 가만히 째려보다가 가물치 입술에 자기 입술에 갖다 댄다.

 

 “야! 뭐 하는 거야?”

 

 얼른 고개를 뒤로 재치고는 놀란 눈으로 순이를 한참 동안 쳐다보며 방금 전 바닷가에서 소용돌이쳤던 애욕이 떠올라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절대로 그런 감정이 일어날 지 상상도 못했는데 하필이면 그때 지혜 신랑의 죽음이란 말이 나오면서 지혜에 대한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이 교차할 시점에 순이가 바짝 붙어 있었고 전혀 다른 환상이 아주 잠시 밀려 왔다가 사라져 버렸다. 그때 가물치는 지금 순이처럼 갑자기 순이를 덮칠 것 같은 충동을 느꼈다.

 

 애정도 애욕도 아닌 그런 감정은 아마 밤바다와 그 속에서 오고 갔던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들에 잠시 현혹된 것이라 치부해버리고 싶었는데 순이가 한번 더 놀라게 했다.

 

 “왜? 버스 안에서 내 마음 흔들어 놓고 나는 좀 하면 안돼?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된다는 그런 법도 있어? 있으면 말 해봐!”

 

 잠시 정신이 혼미하다가 무슨 대답이던 얼른 해주고 순이를 내리게 하고 싶어졌다.

 

 “허 참! 장난치지 말고 그런 법 없으니 자주 해줘라. 허! 빨리 가!”

 

 지긋이 쳐다 보는 그 눈빛에서 보내는 메시지를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분명한 건 미련도 애정도 애착도 아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염려라고 할까? 걱정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순이는 그런 불안한 예측을 굳이 감추고 싶어하지 않고 오히려 빨리 상황 판단을 잘 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기도 했다. 뭔가 껄끄러운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순이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싱거운 소리를 하고는 차에서 내린다.

 

 “그래! 좋아! 그때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건 이걸로 퉁 쳤다. 잘 가!”

 

 “그래! 앞으로는 이러지 마라! 내 마음이 흔들리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르니 누가 손해인지 잘 생각해보고.. 앞으로 그렇게 들이대지 마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돌아서 가는 순이의 경쾌한 발걸음을 보니 그 동안 담아둔 가물치에 대한 원망과 한을 한꺼번에 터트린 것처럼 가벼워 보이기도 했다. 한 사람의 꿈이 버스 안에서 툭 던진 말로 이렇게 바뀔 수도 있는가라는 의문도 생기게 했다. 가물치가 가진 꿈을 위해 순이는 그 꿈속에서 공부를 하고 가물치는 순이가 꿈 꾼 그 꿈속에서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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