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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43. 반전(3)
작성일 : 18-12-25 04:44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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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내가 어릴 적부터 K과를 얼마나 가고 싶어했는데 오빠가 H학교 J과를 간다는 바람에 나도 그 학교에 그 과에 가버렸잖아. 오빠 친척 동생인 선이가 오빠가 내하고 같은 학교 같은 과에 합격했다고 해서 나는 그 말만 믿고 입학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오빠가 보이지 않아서 수소문 끝에 내가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는지 알아? 내 꿈이 오빠가 전공한 그 과에서 내 모든 걸 바치고 싶어 했었어. 그런데 선이 말만 믿고 오빠 따라 갔다가 오빠는 전혀 다른 학교 K과에 가버리고 나는 오빠가 툭 던진 그 놈의 J과에서 등록금만 버리고 졸업했어. 내하고는 전혀 맞지 않는 과에서.. 나! 억울해! 내 인생 돌려 놔! 이 도둑 놈아! 내가 그때 미쳤지! 허!”

 

 순이가 한참을 엉엉 울 동안도 가물치는 그냥 쳐다 만 볼 뿐이었다.

 

 순이는 흥분해 가슴을 치면서 지난날을 후회하고 있지만 가물치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았다. 조금의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히 순이가 한번도 가물치에게 마음을 내 놓은 적이 없었고 순이는 단지 동생 친구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굳이 동생 친구 중에 마음이 끌렸던 후배를 말하라면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 후배만 있었다. 그 후배도 지날 칠 때만 ‘참 예쁘네’ 정도였지 다른 사심을 가져 본 적은 전혀 없었다.

 

 흥분이 조금 가라 앉았는지 아니면 고해성사를 해버려서 시원한지 제 풀에 지쳐 있는 순이를 보고 그제서야 가물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가 있었다.

 

 지나치는 누군가 봤으면… 이 나이에! 과간이었다.

 

 “그때 왜 거짓말했어?”

 

 이제 냉정을 찾았는지 차분하게 묻는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너에게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전혀 없다. 네가 전공한 과는 내가 어릴 적부터 꿈꾸던 과였지만 내 성적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어. 꿈만 가지면 뭘 하겠어?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때 나도 후회를 많이 했다. 열심히 공부할 걸.. 재수까지 했는데.. 그래서 못 갔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른 게 없다. 창업을 목표로 했으면 돈도 열심히 모았어야 했는데 돈도 모으지 못한 거나 그 과에 가고 싶었으면 열심히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순아! 참 우습네!”

 

 “뭐가?”

 

 “너는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과에서 공부를 했고 나는 네가 공부하고 싶었던 공부를 했네?”

 

 순이가 미간을 비틀며 비웃는다.

 

 “그래서 오빠는 열심히 공부했어?”

 

 “흥이다! 빈둥빈둥 놀랐다. 너는?”

 

 “나도 흥이다”

 

 “그래도 넌 공무원이 되었잖아! 가장 안정적인 직업!”

 

 “오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그렇게 비싼 등록금을 주신 부모님에게 고개를 못 들겠더라.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었는데… 그 4년 동안 바친 돈 생각하면… “

 

 두 사람의 한숨에 한 순간에 울산 앞바다가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 이야기 그만하자. 그래도 너는 복 받은 줄 알아! 월급 꼬박, 꼬박 나오지. 연금이며 학비며… 네가 부럽다. 네가 아무리 변명해도 너는 대부분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야. 존경합니다. 허허허”

 

 가물치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부러운 눈빛을 보내고 순이는 그 눈빛이 아주 못마땅한지 불만을 쏟아 낸다.

 

 “오빠! 그런 말 제발 하지마! 우리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 받아! 우리도 힘들어! 왜 사람들은 우리 공무원을 혈세나 축 내는 집단으로 매도하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아니꼬우면 전부 공무원 시험 치면 되잖아. 누군 좋아서 공무원 한 줄 알아? 어떤 놈이지. 짜증나! 정말”

 

 그 말에 심기가 약간 뒤틀렸는지 그 동안 가지고 있는 불만들을 나지막이 읊다가 순이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까지 섞어 가며 넋두리를 늘여 놓고 있다.

 

 

 “순아! 그런 말을 들으면 억울하겠지만 내 같은 자영업자들은 억울하다고 말도 못해. 당신이 잘못해서 그렀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미쳐버린다. 나는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대출 더 할 때마다 주변에서 왜 돈을 못 모았나? 왜 그렇게 거래처가 없나? 그렇게 도와주었으면 빨리 자리를 잡아야지.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이런 말을 들으려고 창업을 했냐는 자괴감마저 들어.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든 자존심을 땅속에 묻어야 된다는 말을 절실히 느끼고 그 자존심을 영원히 이 세상 밖에 나오지 않게도 할 수가 있어. 그러나 그 짓밟히는 자존심을 유발시키는 원인은 나도 사람이기 때문이야. 어떻게 매일 돈 벌 생각만 할 수 있어. 어떻게 매일 그 번 돈을 꼬박꼬박 통장에 묻어 들 수가 있어. 허튼 데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지만 가끔 누군가로부터 한숨 섞인 위로를 받으면 그 위로조차 비아냥으로 들려. 야금야금 나가는 돈을 같이 본 사람들조차 ‘아끼지 그랬어!’라는 시선을 볼 때마 가슴이 갑갑해! 도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자기뿐 만인 줄 알고 있는 듯이 모두들 그렇게 말을 하고 있으니 내가 어떻게 해명을 하겠어! 예전과 달라 요즘은 식사던 골프던 자리를 가지면 각자 계산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지. 그 최소한의 예의가 많이 지켜지면 질수록 매출이 늘어 나는 건 당연하잖아. 피붙이인 친형제도 아닌데 어느 누가 선뜻 기존에 거래하고 있는 회사와 계약을 싹둑 자르고 내한테 일을 주겠어? 특히나 기존회사의 경쟁이 전혀 되지 않는 신생 회사에 일감을 덥석 줄 그런 간 큰 담당자는 없어! 도움을 받으면 그 만큼 작은 사례라도 해야 하는데 그 작은 사례를 하는 횟수가 많으니 항상 힘들어! 나도 처자식이 있잖아. 벌은 돈을 어떻게 밖에서만 투자를 하겠어? 몇 푼 되지도 않는 돈이 여기저기 분산되다 보니 혹시라도 그 사람들에게 써야 할 돈을 못 쓸 때가 있어! 그때는 그 사람들은 너는 항상 왜 그 모양이냐? 어쩌다 자기들은 자연스럽게 다니는 술집이나 골프 연습장에 마주치면 그 쳐다보는 눈이나 어떤 놈은 면전에 대놓고 꼴사납다 등으로 면박을 주기도 해! 이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도움을 준 사람들이나 거래처에 철저한 종놈으로 살아야 하는 슬픈 현실이지. 나의 꿈은 여러 분의 종놈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처신을 해야만 해. 그래서 너 같은 공무원이 너무 부럽다. 누구에게나 있는 스트레스를 그 속에서만 받으면 되잖아! 물론 다른 스트레스도 많겠지만 그건 누구에게나 있으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말이 아닌 뼈있는 한마디 한마디에 자기까지 섞어가며 현실에 대해 비난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한심하다는 듯이 한마디를 툭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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