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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28. 공생(2)
작성일 : 18-12-25 04:34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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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가 지혜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에 순이는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때 덥수룩한 머리에 수염도 깍지 않은 산적 같은 사내가 불쑥 들어왔다.

 

 “잘 지냈어요. 이모!”

 

 어! 이사람! 순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기억을 끄집어 내려고 한다.

 

 ‘누구지? 안면이 있는데…. 어디서 봤더라? 누구?’

 

 빤히 가물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이 친근하게 나무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 머리는 뭐고! 수염은 또! 아이구! 옷도 쫌 깔끔하게 입고…”

 

 “이모! 제가 어땠어요? 이 정도면 준수하지 않아요?”

 

 이 사내가 순이를 힐끔 쳐다보며 웃더니 머리카락을 위로 쓰다듬어 올린다.

 

 “허! 비듬 떨어진다. 그만 끌어라! 여기 식당이다. 허! 허!”

 

 “이모! 껍데기 번드르르하게 다니 놈치고 속이 꽉 찬 놈 별로 없어요. 또 벗겨 놓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인데 그거 조금 잘 나 보이려고…. 허! 제 스타일 아닙니다. 그런데 누가 있길래 바쁜 사람을 오라 가라 해요? 뭐 잘난 놈이 기다리면 얼른 가서 옷 갈아 입고 오죠. 제 꼴이 오늘 별로 예요?”

 

 “저는 모르죠! 항상 그랬으니… 허!”

 

 “뭐! 우두가 오라니 다 그 나물에 그 밥이겠죠. 뭐!”

 

 가물치가 방안으로 들어 간다.

 

 “이모! 누구예요? 안면이 많은데…”

 

 “여기 사장 친군데 저 안에 놈들이 저 사람한테 술을 사야 한다며 얼마 전에 돈푼께나 썼던 모양이더라. 그날 지혜도 같이 있었지”

 

 “아! 맞다. 그 사람! 그날 지혜 때문에 저 사람이 고생 꽤나 했어. 호! 호! 호! 그런데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어디서 봤더라….. 분명히 많이 본 사람인데….”

 

 순이가 기억을 끄집어 내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닫힌 문을 쳐다보다가 이내 뭔가 떠오르는지 미소를 머금는다.

 

 “왜 그래?”

 

 이모도 그날 밤 불타는 역사의 한 장면이 벌어졌으리라 확신하며 그 확신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그 날 파김치가 되 늘어진 지혜를 업고 문 앞에 와서 몇 시간 동안 지혜랑 씨름을 했어”

 

 순이가 폭발할 듯한 웃음을 참느라 입을 막고 또 방을 쳐다 본다.

 

 “저는 그때 안에서 잠들어 있고 지혜는 업혀 와서 문밖에서 자고 있고 그 날 저 사람 고생 엄청 했어. 그런데 그날 지혜가 너무 편하게 자던데… 혹시!!! ”

 

 순이가 음흉한 눈으로 이모를 쳐다 본다.

 

 “설마! 문 앞에서….”

 

 방금 전 더러운 년 놈들에서 지혜를 빼야만 하는 입장이 되 버린 이모는 지혜를 두둔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모! 저 남자! 참 괜찮더라”

 

 순이 표정이 짓궂게 변해 있는 걸 보고 이모가 등을 두드린다.

 

 “이 여편네가 요즘 바람이 났나?”

 

 그 말에 순이가 또 크게 한번 웃으며 고개를 계속 갸우뚱거린다. 밖에서 안에 들어간 가물치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동안 안에서도 가물치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후배라면서? 편하게 말할게”

 

 “아! 예! 이 아랫동네가 고향입니다”

 

 잠시 형식이는 가물치 집안에 대해 물었고 가물치가 집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윗대부터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게 되어 서로 손을 잡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과장이라는 직책이 명함만 판 직책이 아니란 듯 성화도 가물치 같은 회사와 많은 계약을 담당하고 있어 순조롭게 진행이 됐다.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에 사장님 같은 회사가 두 개 회사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 외국계 회사가 문제가 있어 그 회사에서 하던 일을 다른 회사를 선정하라는 지침이 내려 와서 찾던 중에 형식이 형님이 소개를 해서 이렇게 뵙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한꺼번에 바꿀 수가 없어 먼저 내수 화물부터 검사를 해 주십시오. 신생 회사고 직원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회사의 직원들을 사장님 직원으로 채용해 주십시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갑자기 일자리를 잃어서도 안되지만 그 사람들보다 사장님께서 직원을 빨리 채용하는 일도 힘들 거라 봐서 제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니 너무 부담은 가지지 마십시오. 특히 인사에 저희 회시가 관여하는 건 월권행위나 다름없으니 그 부분은 사장님께서 알아서 하십시오”

 

 서글서글한 얼굴에 어깨가 딱 벌어진 듬직한 외모에서 배포가 클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른 추진력은 예상을 하지 못한 가물치는 적잖이 놀라고 있다. 게다가 벌써 월권행위도 해 버렸다. 그래도 가물치는 지금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야 살아 날 수가 있다.

 

 어느새 자세는 경직되어 있고 대수롭지 않은 사람을 만난다는 마음으로 내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자세로 나온 이 자리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아주 중요한 자리임을 깨닫고 가물치는 성화가 설명해가는 내내 바늘 방석에 앉은 기분에 주눅까지 들어 있었다.

 간단히 면도하고 머리 빗질 한번하고 옷장에서 간단히 양복만 끄집어 냈어도 이런 불편한 자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후회도 하고 있었다.

 

 이 자리가 예전에 형식처럼 차려 놓은 밥상이 숟가락 하나 더 놓는 자리라서 천만다행이지 중요한 계약을 위한 자리였다면 가물치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쫓겨 났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 허긴 이런 자리인 줄 알았다면 이렇게 행세로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불상사를 초래한 원인은 평소 보아온 우두와 시의원까지 지낸 형식에 대한 편견이 가져온 불상사라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이런 자리라고 우두가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었다면 깔끔한 차림으로 이 사람들 앞에 떳떳하게 앉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정정할 부분이나 필요한 요구 사항 등을 추가 할 수 있는데 지금 가물치는 누가 보더라도 집에 빈둥빈둥 놀다가 취업을 시켜 준다는 말을 듣고 쫓아온 행색이나 다름없어 이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껍데기만 번드르르한 사람들을 무시해온 자신의 오만에 자기 의사를 한마디도 못하고 어쨌던 가물치는 첫 구두 계약을 하게 되었다.

 

 “최대한 빨리 업체를 바꿔야 하니 사업자 등록증, 회사 소개서, 직원 명부를 가지고 오세요. 기존에 하던 회사는 벌써 자기들 실수를 인정했고 우리 회사의 처분대로 하기로 했으니 다른 불협화음은 없으니 그 부분은 염려 마시고 서둘러 주십시오”

 

 비록 창업의 꿈은 가슴에 품고 있었다지만 창업의 계기를 보면 철저한 준비를 거쳐 첫발을 내디딘 게 아니라 잠재해 있던 우월감에 한낱 진급이라는 미천한 상처가 발단이 돼 그 상처를 빨리 꿰매고 세상에 나가는 것만이 그들의 시선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라 여겨 창업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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