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세상을 어둠으로 빠트린 마왕 일곱명이 살고 있었답니다.
마왕들은 아주 강하고 무서웠어요.
마왕 한명이 손을 한번 휘두르면 산이 잘려나갔고 발길질을 하면 거대한 강이 만들어졌죠. 모든 사람들은 마왕이 오늘 밤에 찾아올까 두려움에 덜덜 떨었답니다. 마왕의 군대는 소리소문 없이 찾아왔거든요. 인간들의 왕은 그들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헀어요. 그래서 아주아주 쎈 용을 찾아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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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님,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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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용을 설득하기 위해 황금을 한가득 가지고 찾아갔어요.
용은 황금을 보자 고민했답니다.
마침 마왕이 마음에 안들었거든요. 지상의 최강자는 용인데 사람들이 마왕이라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용이 인간들을 도와주기 위해선 신의 허락이 필요했고 용은 왕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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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으로 가서 성신 '라일리아' 님께 허락을 받으면 도와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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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기뻤어요.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으니까요.
왕은 서둘러 신전에 가서 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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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님, 신님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용이 저희를 위해 싸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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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정성을 다해 수 일동안 무릎을 꿇고 기도했답니다.
그러자 신의 목소리가 신전에 울려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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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왕이여, 용들은 너희들을 위하여 싸울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마왕들을 막을 수 있는 영웅 7명을 보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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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왕은 용이 싸울 수 없다는 말에 실망했지만 영웅들이 온다고 하니 기뻤어요. 신이 마왕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답니다. 신이 말한 영웅은 도착하지 않았고 마왕의 군대는 저 코앞까지 도착했어요. 왕은 신을 원망하며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때였어요.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진짜로 영웅 7명이 나온거에요.
영웅들은 모두 빛이 번쩍이는 갑옷을 입고 마왕들과 맞섰답니다.
쿠르르 쾅쾅!
영웅들과 마왕이 싸우는 곳에선 천둥번개가 쳤고 사람들은 그 근처로도 가지 못했어요.
싸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도했답니다. 영웅이시여 제발 마왕들을 막아주세요!
사람들의 기도 속에서 영웅들의 싸움은 수십일 동안 계속 됬답니다.
어느 날 아침이었어요.
드디어 천둥번개가 치지 않고 밝은 햇살이 사람들을 반겼죠.
사람들은 싸움이 끝났다는 것을 깨닫고 모두들 마왕과 영웅이 싸운 장소로 달려갔답니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대신 영웅들이 입었던 갑옷과 무기만이 남아있었지요.
사람들은 깨달았답니다.
영웅들이 이기고 마왕들은 사라졌다는 것을요.
사람들은 사라져버린 영웅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영웅의 날'을 만들고 매년 축제를 벌였답니다.
밝으면서도 어두운 등불 아래.
털석-
길고도 긴 갈색머리를 가지면서도 살짝 야윈 야윈 여인은 책을 덮었다.
"쌔액...쌔액..."
침대에서 누워있는 아들을 쳐다보자 이미 잠든 지 오래인 것 같았다.
여인은 미소지으며 아들을 따스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잘 자렴. 내 아가."
일렁이는 불꽃이 여인의 숨결에 꺼져버린다.
방은 그렇게 암흑으로 가득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