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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당신과 나의 시간
작가 : 이로공
작품등록일 : 2018.12.10

「평행세계라고…, 들어보셨나요?」

내가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음……, 평행세계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간단하게 하나의 세상에 두 개의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하시는 게 더 편하실 수 있어요.」

세상은 하나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하나의 시간은
A시간대의 세상과 B시간대의 세상, 둘로 나뉘게 된다.

 
-8-
작성일 : 18-12-18 17:21     조회 : 316     추천 : 1     분량 : 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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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플갱어.

 독일어로 ‘이중으로 걷는 자’라는 뜻으로

 또 하나의 자신을 만나는 일종의 심령 현상으로도 불리기도 하는데,

 쉽게 말해 자신의 복제품. 즉,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표현하기도 한다.

 도플갱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자신과 닮은 세 명의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설이

 그나마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일종의 도시 전설로

 혹자는 자기 자신과 거울에 비친 자신, 그리고 어딘가에 존재하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자신

 이렇게 세 명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도플갱어에 대해서는 언제나 ‘죽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만난다면 영혼을 빼앗겨 죽는다는 얘기가 있고,

 특정지역에서는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을 때 보이는 자신의 환영을 가리키기도 한다고 한다.

 

 여기서 궁금한 점.

 내가 왜 뜬금없이 도플갱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냐고?

 이건 설명이 아닌, 일종의 충고일 수도 있다.

 자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 ‘도플갱어’는

 당신의 생각보다 가까이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는다면 ‘그’에게 자신을 뺏길지도….

 

 라고 한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지?

 

 

 

 

 수요일.

 어제 미처 가지 못한 특별활동을 가기로 허윤과 약속한 날.

 녀석의 말로는 어제 장기부[部]에 가입신청을 하기 위해

 엄청난 미인이라는… 아니, 부장으로 보이는 선배를 찾아봤지만

 이미 교실로 돌아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 담당선생님에게 신청서를 제출 했다고 한다.

 의외로 장기부의 담당선생님은 영어담당 원어민교사 닉선생님 이라고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어제 이슬비가 얘기했던 사람도 닉 이라고 했나….

 

 「신청서는 제출했으니 가기면 하면될 거야, 교실은 3학년 3반.」

 

 방과 후. 허윤과 함께 장기부가 존재하는 3학년 교실로 갈 예정이었으나,

 녀석은 갑자기 급한 볼 일이 생겼고

 뜻하지 않게 혼자서 3학년 교실을 향해 걸어올라 갔다.

 나름 실력에 자신감이 조금은 있었기에

 혹시 입부하자마자 서열 1위를 하지는 않을까, 라는 흑역사를 속으로 창조하고 있었고

 망상이 끝나갈 무렵 허윤이 알려준 3학년 3반에 도착했다.

 

 -똑똑

 

 교실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대답이 없자 나는 무심코 문을 열었고

 3학년 3반 교실엔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

 

 「어…?」

 

 눈에 띄는 분홍색 단발머리…, 그리고 작은 키에… 따뜻하고 성숙해 보이는 얼굴.

 저번 주말 우주 초등학교에서 만난 베타시간대의 관리자 ‘선연화’가 그곳에 있었다.

 물론 이곳에 있는 선연화가 저번 주말에 만난 ‘선연화’가 아니라는 건

 단번에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똑같이 생긴 사람을 본다는 건

 생각보다 놀라운 일이였는지 나로서는 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어려웠다.

 

 「아…, 안녕하세요. 어제 특별활동을 신청했는데….」

 

 「아~ 얘기는 들었어, 2학년이지? 두 명이라고 들었는데….」

 

 「한 명이 급한 일이 생겨서…,

 내일은 갈 수 있다고 했으니 내일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래? 근데 특별활동은 월,수,금만 하니까 내일 모레 와야 할 거야.」

 

 「아…알겠습니다.」

 

 「일단 거기 앉아. …장기는 처음?」

 

 「해본적은 있는데, 특별활동은 처음이네요.」

 

 꾸준히 존댓말을 하던 ‘그쪽’의 선연화와는 말투부터 확연한 차이가 있었지만

 어딘가 묘하게 닮은 분위기에 나로서는 조금은 어색했지만

 과연 이 선배는 과연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였고

 내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자 ‘이쪽’의 선연화 선배는 교탁 아래쪽에서 장기판을 들고 왔다.

 

 「곧 있으면 선생님과 부장이 곧 올 거야.

 그때까지 게임 한판 해볼래? 실력이 궁금한데.」

 

 바라던 바였다.

 

 

 

 「안 그래도 사람이 너무 없어서 걱정 많았는데,

 다행히 두 명이나 들어와서 다행이야.」

 

 「그런가요.」

 

 「응, 작년에 만든 동아린데 신입부원이 한명도 없어서 말야….

 항상 부장 아니면 닉 선생님이랑 해야 했거든.」

 

 「음….」

 

 내 앞에 있는 선배는 나름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

 경기를 하는 내내 이것저것 말을 걸어왔지만

 내게는 그 말들이 한귀로 들어왔다 바르게 반대쪽 귀로 빠져 나가기 일쑤였다.

 왜냐하면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하기엔…,

 

 「장군.」

 

 상대가 너무 강력했다.

 

 「…이건, 졌네요.」

 

 압도적인 정도는 아니었지만 완패였고

 교실에 들어서기 전,

 ‘서열 1위의 신입부원’ 이라는 해괴망측한 망상을 하고 있던 내가 생각이 났기에

 급격하게 창피함이 몰려왔다.

 

 「한판…, 더?」

 

 「네.」

 

 처음 봤을 때부터 웃음을 머금고 있는 얼굴 이었지만

 어째서 인지 묘하게 그때보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 미소로 재경기를 말하는 모습에

 순간 나 자신에게 있는지도 몰랐던 승부욕이 올라왔다.

 

 

 

 

 「어라?」

 

 3전 3패를 하고 있을 무렵 교실문이 열렸고

 교실에는 두 명의 사람이 더 들어왔는데

 한 명은 영어 수업시간 마다 봤던 닉 선생님, 그리고 한명은…

 

 「부장이란 게…, 그쪽 이었나….」

 

 「불만 있어? 아니 그보다 선배라고 부르라니까.」

 

 어제 무덤덤하게 세상에 존재하는 미스테리를 풀어가던 이슬비였다.

 

 「어라? 서로… 아는 사이?」

 

 세 번째 대결이 만족스런 게임이었는지

 선연화 선배는 흡족해 하는 표정으로 일어나 닉 선생님과 이슬비에게 인사를 했다.

 

 「어제 안 그래도 가입 신청서에 적힌 네 이름을 보긴 했는데,

 생각보다 의외네.」

 

 이슬비는 가방을 내려놓으며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보아하니…, 연화랑 벌써 해봤나 본데. 전적은?」

 

 「내가 설마 신입부원에게 질라고?」

 

 「역시나…라고 하면, 실례겠지?」

 

 「…….」

 

 이 두 사람,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쿵짝이 잘 맞는 듀오였다.

 

 「새삼스럽겠지만 일단 장기부에 가입한 거 환영할게.

 나는 부장인 이슬비고, 부원인 선연화.

 그리고 여기 계신 닉 선생님이 장기부 담당 선생님이야.」

 

 서양적인 외모로 할리우드 배우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닉 선생님은

 나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일단은…, 실력을 좀 보고 싶은데.

 어때? 뭣 하면 차[車]나 포[包] 정도는 떼 주고 해줄 수도 있는데….」

 

 이슬비는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장기말을 들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판은 절대로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럼, 나는 갈게. 금요일 날 봐.」

 

 학교 정문을 빠져 나와,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들어서자

 선연화 선배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헤어 졌다.

 이슬비는 고사하고 닉 선생님에게 마저 단 한판을 못이긴 나는

 죽어가는 얼굴로 인사를 했고

 그 모습이 닉 선생님에게는 꽤나 재밌었는지 웃으며 내 등을 토닥였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해서 놀랐어.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하는데?」

 

 「시끄러워.」

 

 위로를 할 생각은 하나도 없다는 듯 말하는 이슬비를 보며

 나는 반박 할 말을 찾아 봤지만,

 결국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하고 툴툴 거리는 게 한계였다.

 

 

 

 「그럼, 나도 이쪽으로.」

 

 등굣길 좌우로 문방구가 들어서있는 길을 지나 근처 삼거리에 도착하자

 이슬비는 나와 닉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날씨가 추운지 뛰어 갔다.

 

 「…….」

 

 선생님과 같이 하교를 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 하교시간이 매우 불편했기에

 아무 얘기나 해야겠다고 생각한 뒤 장기에 대한 얘기를 꺼내려 하자

 닉 선생님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닉 선생님은 그 누구보다 말투가 자연스러웠다.

 

 「너에 대해서는, 이슬비에게 얘기 들었어.

 중재자와 관리자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것 같은데, 어때?」

 

 시원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닉 선생님의 말에서 나는 어제 이슬비가 얘기했던,

 시간이동과 시간역행을 동시에 이루어 낸

 닉’이라는 사람과 닉 선생님이 동일인물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베타시간대의 사람이었군요.」

 

 「이슬비가 그렇게 얘기했니?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긴 하지.」

 

 그때 알 수 없는 괴리감이 전신을 휘 감았다.

 뭔가…, 이상했다.

 내가 어제 들은 ‘닉’이라는 사람이 내 옆에서 걷고 있는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이런 ‘정상적인’ 사람의 몸을 유지 할 수 있는 거지?

 어떻게 작년부터 지금까지 정상적인 선생님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입을 열려는 찰나 잠시 목구멍에서 말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때의 그건 본능적인 느낌으로 생각 된다…,

 자기보호본능에 의해 나타난 불안감.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선생님은…, 시간역행에 의해서

 시간의 흐름이 엉망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나도 모르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질문이 입 밖으로 튀어 나왔고

 그 순간 시원한 인상의 닉 선생님의 얼굴은 누구보다 무섭게 굳어졌다.

 

 「아아…, 그랬었지. ‘그때’는.」

 

 「……?」

 

 「그것보다… 혹시, 도플갱어라고 들어 봤니?」

 

 「…네? 들어는 봤는데…, 갑자기 무슨…?」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를 도플갱어라고 한다지.

 너는 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를…, 도플갱어를 본 적 있니?」

 

 「아뇨….」

 

 누구보다 무서운 표정을 짓고 말하는 닉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차마 농담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만났으면 너는 여기서 나와 함께 걷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지.

 이유는 어느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을 거야.

 이 세상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를 만난다면…」

 

 이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며 한겨울인데도 식은땀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때 선생님에게서 무서움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건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

 

 「죽거나… 혹은, 행방불명이 된다고 하니까….」

 

 이 사람은 위험하다.

 본능적으로 머릿속에서 이 사람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어서 그곳에서 도망치라며, 내 몸속의 뉴런은 위험신호를 계속해서 보냈지만

 그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는 것. 그게 최선이었다.

 

 「아!」

 

 순간 닉 선생님은 무엇인가 떠오른 듯 걸음을 멈췄고

 선생님의 얼굴은 다시 평상시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너는 해당사항이 없구나.」

 

 「…네?」

 

 「아냐, 내가 방금 한 말은 모르는 주변사람에게 잘 알려주도록 하렴.

 혹시 모르잖아? 주변에서 언제 갑자기 실종사건이 생길지도….」

 

 「…….」

 

 나는 차마 대답할 수 없었고

 닉 선생님은 자신의 집은 이쪽이라는 듯, 몸을 옆으로 틀고,

 손을 흔들며 옆 골목길로 사라졌다.

 

 「하아…….」

 

 선생님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나는 참고 참았던 긴 숨을 토해냈다.

 

 이슬비는 과연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을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은 든다만….

 이슬비의 말에 의하면 분명 이 알파시간대에는 두 명의 ‘닉’이 존재 했을 거다,

 한명은 원래 ‘이’세상에서 살아가던 닉과 베타시간대에서 넘어온 ‘닉’선생님.

 분명 ‘이’세상에는 알파시간대의 시간이 흐르는 ‘닉’이 존재했기에

 베타시간대에서 넘어온 ‘닉 선생님’에겐 시간의 흐름이 존재하지 않았을 터,

 그렇다면 어떻게…….

 

 

 나는 더 이상 생각하기를 그만뒀다.

 아니,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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