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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우화등선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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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도를 깨닫고 탈각을 이뤘지만 이제부터는 인간지도를 익히기 위해 평범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귀여운 소년이 된 순진무구한 선인 청명.
하계로 내려오면서부터 시작된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의 독특한 인생 수행기가 펼쳐진다.

 
제 2 화
작성일 : 16-07-08 16:38     조회 : 562     추천 : 0     분량 : 7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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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사제지정

 제1화 하계(下界)로 내려오다

 

 

 

 호북성(湖北省) 균현(均縣).

 균현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영기 넘치는 산이 하나 위치해 있다.

 이 산의 모양은 마치 종 위에 향로가 서 있는 듯한데 이름은 태화(太和), 혹은 무당(武當)이라 한다.

 도교에서는 이 산을 일컬어 상제(上帝)가 직접 다스리는 땅이라 하여 오래 전부터 성지로 여겼다.

 그와 더불어 산의 영준함에 취한 도인(道人)들이 하나둘씩 모여 드디어 무당산에 도관을 건축했으니 그때가 당(唐)의 시대였다.

 하지만 이 산의 이름이 당금 강호에 드높게 된 것은 대종사 장삼봉의 대(代) 이후였다.

 장삼봉은 소림사 출신의 승려였으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쫓겨나 세상을 떠돌았다.

 어느 날 장삼봉은 무당산에 당도하여 세 개의 봉우리를 보고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를 삼봉이라 칭하고는 무당파를 세워 제자들을 길러냈다.

 장삼봉은 당금 강호에 검선(劍仙)으로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에게도 그 이름이 드높아 살아 있는 신선으로 추앙받곤 했다.

 심지어 황제조차 그를 가까이하기를 원했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깊었는지 무당산에 거대 건축물을 만들어 봉헌하기에 이르렀다.

 무려 아홉 궁과 서른 네 개의 도관, 일흔 두개의 암묘로 이루어진 이 건축물은 총 서른세 개의 군(群)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도관(道館)이었다.

 그 크기가 황제의 궁과 비슷한데, 무려 십이 년이란 세월을 넘어 이루어진 대역사(大役事)이기도 했다.

 

 ***

 

 안개가 휘감긴 무당산 칠십이 봉.

 주봉인 천주봉(天主峰) 아래에는 태화궁(太和宮)이 위치해 있다.

 금전(金殿) 바로 아래에 위치한 궁으로 이곳은 무당의 장문인이 기거하는 곳이기도 했다.

 “사제는... 어찌 생각하시는가?”

 침중한 음성으로 장문인 현평 진인(玄平眞人)이 말했다.

 흰 수염을 곱게 기른 것이 퍽 나이 들어 보이는 모습이나 얼굴에 주름 하나 없는 것은 마치 젊은이와 같았다.

 현평 진인은 차를 들어 입가로 가져갔다.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으음.......”

 현평 진인이 침음성을 흘렸다. 당금 강호에 무당의 장문인이 해결하지 못할 일이 거의 없거늘 이 일만큼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럼 운혜(雲慧)를 어찌해야 좋을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 아이를 내칠 수야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무당의 품에 안긴 아이를 어찌 내쫓을 수 있을꼬. 그것도 마도(魔道)의 무리들에게.”

 장문인의 사제이자 진인의 칭호를 하사받은 현성 진인(玄成眞人)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어찌하여 당금 강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인가! 생각해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곳이 마교(魔敎)의 분타라는 사실은 확실한가?”

 “예. 무림맹에서 여덟 목숨의 희생을 바탕으로 확인하였다 합니다.”

 현평 진인이 또다시 침묵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현평 진인은 드디어 결단을 내린 듯 고개를 들었다.

 “총회합을 열겠네. 준비해 주게.”

 “예, 그리하겠습니다.”

 마음이 놓이질 않는지 현평 진인이 다시 말했다.

 “여유를 두지 말고 빠른 시간 안에 준비해야 할 것일세. 촌각을 다투는 일이니.”

 “예, 그리 준비하겠으니 사형은 너무 걱정 마십시오.”

 현성 진인의 말을 끝으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허허, 그보다 사부님께 문안 인사는 올리셨습니까?”

 사제가 뜬금없이 사부님 이야기를 꺼냈다. 급작스레 화제를 돌리는 것을 보니 너무 심려치 말라는 부드러운 응원을 하는 것일 게다.

 현평 진인이 미소를 지었다.

 “허허, 벌써 십오 일째 발걸음을 못했다네. 아마 보자마자 죽이려 하실지도 모를 일이야.”

 “그러게 제때에 문안 인사를 드리셔야지요. 자칫하다가는 제가 장문인 자리를 물려받겠습니다.”

 “그래, 차라리 나도 그리 되었으면 좋겠구먼. 이 자리도 귀찮은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거든.”

 현성 진인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역시 너무 큰일을 마주해서인지 흥이 안 난다.

 “내일은 문안 인사를 꼭 드리도록 하십시오. 피곤하실 터이니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리하게나.”

 길게 읍하고 사제가 물러나자 현평 진인이 다시 차를 들어 입가로 가져갔다. 상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지금으로부터 이십오 년 전, 강호에 대란(大亂)이 일어났다. 근 이백여 년간 고요했던 마교가 마침내 발호(跋扈)한 것이다.

 정파에는 백오십 년 만에 무림맹이 결성되었고, 사파에는 사도맹이 결성되었다.

 다행히 소림의 공진 성승(孔眞聖僧)의 희생으로 사천 땅에서 마교를 막아낼 수 있었지만 그 피해는 참으로 컸다.

 만여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의 피를 흘린 끝에야 강호는 다시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칠 년 뒤, 무림맹에 한 여인이 찾아왔다. 여인은 아이를 가진 임부(姙婦)였고, 도착하자마자 무림맹주에게 안내되었다.

 하지만 여인의 생은 그리 길지 않았다.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아(女兒)를 낳고는 사망한 것이다.

 그 갓난아이를 놓고 무림맹의 명사들은 긴 시간 동안 갑론을박을 펼쳐야 했는데, 결국 수많은 논의 끝에 무당에서 여아를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그 아이가 바로 운혜.

 

 장문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곧 어두운 태화궁에 고요가 깃들었다.

 

 ***

 

 장문인이 상념에 빠져 있던 그 시각 우진궁(遇眞宮)에서는 야행인이 비조처럼 날고 있었다.

 우진궁 아래에 위치한 태청관(太淸館)을 향해 한 발만 잘못 미끄러져도 험준한 산비탈로 굴러 떨어지게 되는 담이 이어져 있는데 야행인은 그 위를 평지처럼 달려가고 있었다.

 표홀한 신법으로 나아가던 야행인이 낭떠러지 밖으로 몸을 날린 것은 젊은 순찰 도사가 나타났을 때였다.

 젊은 순찰 도사는 타판(打板)을 들고 담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워낙 긴 담인지라 그가 사라질 때까지는 긴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동안 야행인은 난간에 매달려 숨을 죽이고 있었다.

 이윽고 순찰 도사가 사라지자 야행인은 다시 비조처럼 달려나갔다.

 야행인이 향하는 곳은 태청관(도사들이 묵는 숙소), 그중에서도 별관이었다.

 도사들의 대부분은 남자로 본관을 쓰지만 좌측의 별관은 몇 안 되는 여도사들이 쓴다.

 야행인이 발걸음을 멈춘 곳도 바로 그곳이었다.

 운혜사고가 머무는 곳.

 숙면을 취하는 운혜의 앞까지 야행인은 무리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사실 운혜의 자는 모습은 숙면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몸을 대 자로 쭉 뻗은 채로 침상 위의 이불은 이미 발 아래로 굴러 떨어진지 오래다. 입가에는 침이 말라 허옇게 눌어붙어 있었고, 머리는 여기저기 떡져 제멋대로 뻗쳐 있다.

 숙면이라기보다는 쾌면이랄까? 아주 속시원히 자는 모습이다.

 야행인이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눈꼬리가 내려간 것이 몹시 기분이 좋을 때나 나오는 표정이었다.

 ‘흐흐흐,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신나는구나. 오늘 일이야말로 내 일생의 가장 큰 과업이라 할 만하느니!’

 뭐가 그리 좋은지 야행인은 벙긋벙긋 웃었다. 자는 모습을 이렇게 봐도 예쁘고 저렇게 봐도 예쁘니 마음이 흡족했다.

 하지만 잠자는 여도사를 구경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버렸다.

 딱― 딱―

 기상을 알리는 타판 소리가 들렸다. 태청관에 머무는 도사들이 하나둘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앞의 여도사가 깨어날까 야행인의 마음도 급해졌다. 하지만 여도사는 시끄러운지 베개로 귀를 막으며 몸을 뒤척일 뿐이었다.

 “우우웅.......”

 야행인이 안심한 듯 웃었다. 하지만 목표한 일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 야행인은 날카로운 눈으로 여도사를 주시하며 검을 쥐었다.

 살기가 줄기줄기 흘러나왔다.

 흠칫.

 살기를 느끼고 깨어난 운혜의 눈빛은 긴장으로 얼룩져 있었다.

 

 반 각 후 태청관.

 “침입이다!”

 “태청관이다! 장문인께 보고해!”

 “태청관이 박살났다!”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갓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이던 도사들은 재빨리 일어나 검을 쥐었다.

 운자배 최고의 검수 운풍자(雲風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날카로운 눈으로 상황을 주시하며 여차하면 검을 빼어 들 수 있도록 자세를 편하게 했다.

 그리고 경공을 펼쳐 사고가 난 태청관까지 달려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아악!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사부님은 이게 무슨 짓이에요! 잘 자는데 살기라니!”

 새된 여성의 악 쓰는 소리가 들렸다.

 악을 쓰며 검을 날리는 여인의 모습을 보니 다행히 위험한 일이 벌어진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여인의 검에서 뻗어져 나오는 사상검(四像劍)의 검로(劍路)를 보아하니 상대가 좀 위험해 보인다.

 곧 늙수그레한 소리가 뒤따라 퍼졌다.

 “아니, 너는 머지않아 강호로 나갈 것이 아니냐! 그때에는... 으악! 무슨 짓이냐! 사부를 죽이려고?”

 짓쳐들어 오는 검날을 피하느라 목소리가 급격하게 끊겼다.

 “그래서요, 그래서요? 어디 계속 말해보시죠!”

 “그야말로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거늘 그때를 대비한 훈련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어이쿠! 이것은 오행검(五行劍)이 아니냐!”

 운혜가 검을 들어 직선으로 찌르며 외쳤다.

 “이런 사부가 어디 있어요! 잘 자다가 애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요!”

 야행인, 아니, 이제는 복면을 벗은 노도인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너, 임신했냐? 어이쿠! 수염이 잘리려고 한다, 이놈아! 이건 기사멸조(欺師蔑祖)야!”

 주위의 도사들은 어느새 키득키득 웃으면서 장내의 다툼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이 일은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다. 저 기묘한 사제의 대결은 언제 봐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

 “에잇, 기사멸조는 무슨! 훈련이라면서요! 훈련이면 이 정도는 돼야지요! 어디 이것도 받아봐요!”

 “어이쿠! 어이쿠!”

 노도인은 죽겠다고 엄살을 부리고 있었지만 슬쩍슬쩍 피하는 것이 자못 여유로워 보인다.

 오히려 얼굴 가득 재미있다는 기색을 내비치는 것이 운혜의 분노를 부추기고 있었다.

 노도인이야말로 전대의 무당제일검(武當第一劍)이자 장문인의 사제인 현무 진인(玄武眞人)인 것이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흥이 돋았다.

 “운혜 사고(師姑)! 거기서는 오행만합(五行萬合)! 그 초식이 가장 합당합니다!”

 “아니야, 이 바보 같은 황우자(黃雨子)야! 거기서는 가장 간단한 횡소천군이 적격이거든!”

 “에이, 운형(雲形) 사숙께서도 뭘 잘 모르시네? 그러면 사조님이 돌아가시잖아요.”

 현무 진인이 분노했다.

 “네 이놈들! 지금 네놈들도 기사멸조의 행위란 것을 저지르는 것이렷다! 어이쿠! 진짜 횡소천군으로 베면 아니 된다!”

 황우자가 키득키득 웃었다.

 태청관에 머무는 유일한 황자배 도인인 그는 뛰어난 검수였다. 다만 성격이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워 주위의 한숨을 독차지하는 문제아이기도 했다.

 그와 죽이 잘 맞는 운형자가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무당을 뛰쳐나갔을지도 모른다.

 키득키득 웃던 황우자는 현무 진인의 분노를 무시하고 결전에 계속 훈수를 두다가 현무 진인의 뒤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새였다. 종류는 모르겠지만 그 크기가 커 보였다.

 “운형 사숙, 저거 아무리 봐도 새 같은데... 이쪽으로 오는 것 같지 않아요?”

 “시끄러! 조용히 해라! 저걸 봐라. 극성의 유운신법(流雲身法)이 펼쳐지고 있잖냐! 하나라도 더 봐둬야지!”

 “아니, 근데... 점점 더 크기가 커진단 말입니다! 등 뒤에... 뭐가 매달려 있는데요?”

 “도대체 뭔데... 응?”

 아니나 다를까, 현무 진인의 등 뒤로 커다란 학이 날아오고 있었다. 그 등 뒤에 뭔가가 매달려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안력을 좀 돋우어봐요. 저는 아직 내공이 일천해서... 어, 어? 보인다!”

 “저거, 사람 같은데?”

 “에이, 신선이 아니구서 무슨 학을 타고 와요! 근데 진짜 사람 같네?”

 사람 맞다. 그리고 무당을 향해 다가오는 것도 맞았다. 그 사실을 장문인이 확인시켜 주었다.

 “내가 봐도 사람 같구나. 허허, 기사로다. 무당에 복이 오려나?”

 황우자는 화들짝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침입이라고 외치며 장문인을 모셔오라고 한 사람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이리도 빨리 도착했단 말인가? 인기척 또한 느끼지 못했다.

 “제자 황우가 장문 진인을 뵈옵니다.”

 “제자 운형이 장문 진인을 뵈옵니다.”

 뒤이어 수많은 인사가 이어졌다.

 무당의 제자들이 겸허한 눈으로 장문인을 바라보고 있을 때 장문인이고 자시고 서로 간에 검을 나누느라 바쁜 사제는 여전히 칼질 중이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의 관심은 멀어진 지 오래다.

 “아무래도 사람 같은데.......”

 “소년이다. 나이가 어려.”

 현평 진인이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선동(仙童)일지도 모르겠다.”

 운혜와 현무 진인을 제외한 모두가 침묵했다.

 “사부님은 정말! 제가 놀라서 죽어버렸으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래요?”

 “네가? 네가 설마? 곧 죽을 놈이 사부에게 칼질을 해?”

 “이이익!”

 “허허허, 화내는 모습마저도 깜찍한 것이 자라면 천하제일미가 되겠다.”

 “말 돌리지 말아요!”

 침묵 속에서 더 더욱 두드러지게 들려오는 둘의 소란에 현평 진인이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놈들도 몸가짐을 좀 단정히 하는 게 어떻겠냐? 기인(奇人)이 본 파를 방문하실지도 모른단 말이다!”

 음성에 노기가 섞인 것이 태청관을 부순 일이 아무래도 맘에 걸렸는가 보다.

 운혜의 간담이 서늘해졌다. 수많은 현자배 도인 중에서도 장문인의 성격이 가장 꼬장꼬장한 것이다.

 ‘헉! 삐쳤다!’

 하늘 같은 장문인의 심기를 재빨리 알아차린 운혜가 잠시 버벅거리더니 어떻게든 화를 면해보고자 애교를 부렸다. 검은 이미 거둔 지 오래다.

 “헤헤, 장문 사백, 저... 이게요... 어떻게 된 거냐면요.......”

 뒤따라서 현무 진인도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현평 진인을 바라보았다. 사형은 무서운 사람이다.

 “험험, 사형.”

 “둘 다 가까이 오너라!”

 둘 다 가까이 왔다.

 현평 진인은 애교를 부리는 운혜와 멋쩍게 헛기침을 하는 사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사제, 설명해 보게.”

 “헤헤, 장문 사백, 그게요.......”

 “넌 조용히 해라.”

 “네에.......”

 한마디로 운혜의 변명을 막아버린 현평 진인이 냉엄한 눈으로 현무 진인을 바라보았다.

 현무 진인은 눈을 굴렸다. 아무래도 화가 많이 난 모양인데?

 “험, 사형, 그게 말이오, 강호에 나가면 이런 저런 일이 많지 않소? 그래서 그런 일들을 미리 체험하게 해주려고....... 그러니까 경험이 중요하니까... 내 말은.......”

 알 것 같다. 잘 자고 있는 운혜에게 말썽꾸러기 사제가 살기(殺氣)를 뿌린 것일 게다. 장난 삼아 했다지만 운혜는 무인(武人). 살기에 놀라지 않을 턱이 없다.

 현평 진인이 크게 한 소리를 하려던 찰나 황우자가 경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까이 옵니다! 곧 내려올 것 같은데요!”

 잠시 다가오는 학과 사제를 번갈아 보던 현평 진인이 이를 뿌드득 갈며 말했다.

 “너희들은 추후에 그 죄를 논할 것이니 두고 보자.”

 그사이 학은 점점 사람들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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