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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라검제
작가 : 윤신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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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너무도 사랑했던 한 소년과 오직 하나의 무공에 평생을 바친 노인이 만남.
잠자던 백안이 눈을 뜨고 수라의 주먹과 천제의 검을 든 초유성.
절대 오안의 전설에 종지부를 찍다.

 
10화
작성일 : 16-07-08 16:30     조회 : 440     추천 : 0     분량 : 5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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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 인연중첩

 

 

 

 다친 사람이 쓰러져 있건만 하나같이 지켜보면서 중얼거리기만 할뿐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사람들을 지나 초유성은 심하게 부어있는 얼굴을 똑바로 돌린 다음에 코 아래 인중부근에 손가락을 댔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으나 호흡이 고르지 못했다. 더구나 온몸에 심하게 몰매를 맞았는지 멀쩡한 부위가 없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유독 심하게 밟힌 곳은 양팔이었다.

 “독하네.”

 초유성의 뒤로 오자성과 진우석이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처참한 소년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얼굴은 부어올라서 생김새를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나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는 충분했다.

 “뭐가?”

 “손을 보세요. 무언가가 쥐어져 있잖아요.”

 초유성의 시선도 소년의 손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조악하게 만들어진 나무 재질의 비도가 양손에 한 개씩 꽉 쥐어져 있었다.

 “그게 독한 거와 무슨 상관이야?”

 진우석은 오자성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보통 이 정도로 몰매를 맞으면 어느 사람이든 몸을 웅크리기 마련이죠. 특히 두 손은 활짝 벌려 머리를 보호해요. 사람의 발길질에 정통으로 머리를 맞으면 아무리 튼튼한 사람이라도 쉽게 죽거든요. 거의 본능적으로 머리를 보호하는거죠.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러지 않았어요. 머리를 보호하는 대신 비도를 놓지 않았죠. 즉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반격하는 것을.”

 “아하!”

 마치 두 눈으로 직접 본 것 같이 말을 하는 오자성의 분석은 꽤 그럴 듯 했다.

 스윽.

 오자성이 소년을 살피며 말할 때 초유성은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소년을 들어 올리자 깨끗했던 옷에 피가 묻었지만 초유성은 개의치 않았다.

 그가 움직이자 진우석이 다른 쪽을 부축했다.

 “넌 먼저 의방에 달려가 환자가 있음을 알려라.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서 바로 치료할 수 있도록 말이야.”

 “알겠습니다!”

 초유성의 명령에 오자성이 달려갔다. 황급히 달려가는 그 뒤로 초유성과 진우석이 조심스럽게 소년을 부축하며 걸어가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길을 열어주었다.

 “나서지 않는 게 좋을 텐데…….”

 멀어지는 초유성을 향해 모여 있던 사람들이 불안한 시선을 보내며 중얼거렸다.

 그들이 소년에게 손을 대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그럼에도 나서서 말리지 않은 것은 소년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 상반된 심정으로 인해 사람들의, 특히 남자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쿠웅!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초유성과 진우석이 도착하기 무섭게 의방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오자성이 나타났다.

 “이쪽으로 오세요!”

 호흡이 일정치 않은데다가 출혈이 많아서 그런지 소년의 얼굴은 거리에서 봤던 것보다 더 창백해져 있었다. 그렇기에 오자성은 미리 준비해 놓은 자리로 초유성을 인도했다.

 “이 아이더냐?”

 “예, 어르신.”

 하얀 모포 위에 소년을 조심스럽게 눕히자 초로의 노인이 약향을 풍기며 다가왔다.

 초유성과는 안면이 있는 노인으로 이곳 민초의방의 주인이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평생을 이곳 파양현에서 의술을 펼치며 살아온 진 노인은 돈보다는 인명을 더 중요시하는 참 의원이었다.

 하지만 돈보다 사람 목숨을 중히 여기니 돈이 모일 리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약재는 떨어져 갔고 진 노인의 생활 역시 궁핍해져 갔지만 그는 진료를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의 뜻이 가상해서일까. 아니면 그가 쌓아온 인덕 때문일까. 더 이상 약재가 없고 먹을 음식이 없어 며칠을 굶으면서 아픈 양민들을 치료하고 있을 때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농부는 추수한 양식을 가져왔으며 사냥꾼은 갓 잡은 꿩과 토끼를 가져왔다.

 어떤 사람은 손때 묻은 철전을 가져왔으며 약초꾼들은 직접 채집한 신선한 약초들을 가져왔다.

 진 노인에게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은 것이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접한 곽추천 역시 지나가다 발견하는 귀한 약초들을 모두 진 노인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몇 번 심부름을 하면서 초유성은 진 노인과 안면을 튼 것이다.

 “어허. 이 녀석은 비광아(飛狂兒)가 아니냐.”

 “비광아요?”

 “모르느냐? 파양현 토박이 치고 모르는 이가 없는데.”

 눕힌 소년의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하고선 몸의 곳곳을 만지던 진 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제대로 당했구만. 온 몸에 성한 곳이 없어.”

 말은 그렇게 하는 진 노인이었지만 움직이는 손은 섬전을 방불케 했다.

 하나뿐인 제자를 불러 탕약을 끓이게 시키고는 뜸과 침을 병행했다.

 순식간에 몸 곳곳에 침이 박히자 소년이 미약한 신음을 흘렸다.

 “그래도 죽을 만큼 아프니 신음을 흘리긴 흘리는구나.”

 “아는 사람인가 봅니다.”

 “알지. 간간히 치료를 받으러 왔으니까. 음성을 듣는 것은 나도 처음이다만.”

 몸 곳곳에 박힌 침의 숫자가 이십 개를 넘어서자 진 노인도 이마에서 땀을 흘렸다.

 하나하나를 꽂을 때마다 소모되는 심력이 장난이 아닌 듯 했지만 결코 손을 떨지는 않았다. 잘못된 침 하나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

 “누가 이렇게 만든 겁니까?”

 “누가 이랬는지는 모르지만 어디서 이랬는지는 짐작이 간다.”

 “혹 뒷골목의 세력 다툼입니까?”

 “그렇다면 왜 이 녀석 혼자 다쳤겠느냐.”

 마지막 침을 놓은 모양인지 진 노인이 숨을 길게 내쉬며 그제야 허리춤에 끼워 놓았던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그리고는 초유성에게 물었다.

 “비광아라고 들어봤느냐?”

 “처음 들어봅니다.”

 “흐음.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하나…….”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어찌됐든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객관적이기보단 주관적인 관점에서 말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이곳 파양현 출신으로 조실부모하고 고아원에서 자랐다. 그런데 원래 말수가 없는지 아니면 벙어리인지 말을 하지 않았지. 그렇다보니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단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해. 그러다가 어디서 낭인을 본 모양이야. 그것도 비도를 사용하는. 언젠가부터 혼자서 나무로 비도를 만들어날 리는 광경을 여럿 봤다고 하더군. 그러다가 나이가 차서 고아원을 나왔는데 말을 못하니 일을 할 수가 있나. 그런데 제법 비도 날리는 실력이 괜찮았던 모양인지 파양현의 뒷골목을 양분하는 복수파에서 영입을 하려 했어. 그런데 이 녀석이 그것을 거절했지. 그런데 그 이유가 뭔지 아냐?”

 피식피식 웃으며 진 노인이 물었으나 초유성은 알 길이 없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무인이 될 거라며 거절했다는 거야. 하오배 따위는 안 한다는 거지. 전자만 말했으면 상관이 없을 텐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속내를 다 드러내 후자까지 말해버려서 복수파에 찍혀버린 거지. 문제는 적당히 사과하고 수습하면 되는데 이놈이 똥고집이 있는지 사과를 안 한 거야. 그러니 더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흠.”

 “그래도 집념 하나는 대단한 놈이야. 아직도 비도를 쥐고 있는 걸 보면. 그러니까 내가 이 지경임에도 살릴 생각을 했지. 다른 녀석이었으면 이미 매장해야 할 상태야.”

 얼마나 수없이 던졌는지 나무 비도의 손잡이 부분은 손때가 묻어 반질거렸다. 비도의 끝은 닳고 달아 뭉툭했다.

 “이만 가봐. 오늘도 장 보러 온 거 아냐? 네가 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여기서 농땡이 피워선 안 되지. 이 녀석은 내가 잘 치료해 놓을 테니 걱정 말고.”

 “알겠습니다.”

 가만히 소년을 쳐다보던 초유성이 몸을 일으켰다.

 진 노인 말마따나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여기서 더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대신 초유성은 품에서 은자 한 냥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가져 가. 그거 없어도 난 하루 삼시 세끼 다 챙겨먹고 산다. 정 놓고 싶으면 그거 대신에 튼실한 삼이나 한 뿌리 캐와. 요즘 몸이 허하니 삼이 땡긴다.”

 뒤돌아 있으면서도 귀신 같이 알아보는 진 노인의 말에 초유성은 그저 웃었다. 대신 길게 읍을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이른 새벽. 월야산이 아직 안개를 품고 있을 때 초유성은 운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고요한 공간 속에서 홀로 존재하듯 결가부좌를 하고서 운기조식을 하는 초유성은 주변에 넓게 퍼져 있는 안개 때문에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후우우웅.

 그의 들숨과 날숨에 따라 주변의 안개가 모였다가 흩어졌다가를 반복했다.

 고요한 밖의 모습과는 다르게 초유성의 내부에서는 전쟁이 한창이었다.

 단전을 가득 채운 진기는 단전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경맥과 혈도를 타고 돌며 튼튼하게 만들었다.

 ‘이번엔 기필코 연다.’

 벌써 한 달째 초유성은 일단공의 삼 단계인 충광에 머물러 있었다. 그동안 느려도 꾸준하게 성장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오랫동안 지체되어 있는 것이다.

 ‘이단공 개문. 오늘은 반드시 성공한다.’

 온몸을 충만하게 채우는 진기를 더욱 빠르게 회전시키며 초유성은 중단전이 위치해 있는 명치 부근을 계속해서 건드렸다. 그런데 다른 때와는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절대 초유성의 진기를 허락하지 않던 중단전의 입구가 조금이지만 흔들렸던 것이다.

 쿠웅! 쿵!

 문이 흔들리자 진기가 노도와 같이 중단전의 입구를 두들겼다.

 하단전을 가득 채운 진기는 마치 평원을 질주하는 말처럼 질풍 같은 기세로 계속해서 중단을 두들겼고 조금씩이지만 문이 약해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된다! 뚫린다!’

 부르르르!

 진기가 중단전을 두들길 때마다 초유성의 몸이 흔들렸다. 그러나 초유성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듯 계속해서 하단전의 진기를 중단전으로 보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이 지나 스무 번째에 다다르자 드디어 단단했던 중단전의 입구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파아아앗!

 동시에 초유성의 명치를 중심으로 하늘처럼 새파란 광망이 터져 나오며 빛을 뿌렸다.

 안개를 헤치며 뿜어진 푸른빛이 다시금 초유성의 주위에 모여들며 그의 몸을 은은하게 감싸 안았다.

 “후우우우.”

 전신에 어린 청광이 희미해지며 초유성이 눈을 떴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부의 모습이었다.

 “이단공을 연 것을 축하한다. 드디어 개문을 이루었구나.”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곽추천의 말을 듣자 더욱 실감이 나는 초유성이었다.

 그리고 몸의 느낌이 평상시와는 약간 다른 것 같았다. 특히나 심적으로 너무나 편안한 상태라 저도 모르게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네가 느끼는 것이 바로 명경지수(明鏡止水)다. 중단전을 열게 됨으로서 얻게 되는 효용이지. 무릇 만사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마음이 평안해야만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 가화만사성이라는 고사성어도 마찬가지이지. 마음에 걱정과 불안이 싹트면 할 수 있는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법이다. 비록 무경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으나, 그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자고로 모든 깨달음은 마음의 평안에서 나오는 법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몸을 수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 또한 마음이지. 마음이 바로 서야 몸이 바로 서는 법이다.”

 눈을 빛내며 자신의 말을 새겨듣는 초유성을 보며 곽추천은 준비한 것을 꺼냈다. 그것은 바로 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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