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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림자
작가 : 쩡이
작품등록일 : 2018.12.10

태어날 때부터 돈과 권력을 양손 가득 쥐고 태어났지만 사랑 앞에선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자, 강희건과 누구보다 현명하고 지혜롭지만 사랑 앞에선 바보 같기만 한 여자, 이연주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 답답하지만 그래서 자꾸 눈이 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지금.
저와 함께 응원하러 가시겠습니까.

 
3화. 그 남자의 사랑
작성일 : 18-12-11 22:59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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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님, 저 연주입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BLACK 회장실 안. 휴대폰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연주의 목소리가 적막 가득한 이곳을 가득 채웠다. 그러자 이른 아침부터 강회장의 부름으로 인해 회장실 안, 제 아버지 앞에 서 있던 희건이 놀란 얼굴을 한 채 본인의 자리에 앉아 있는 강회장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강회장은 그런 제 아들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며 책상 위에 올려진 자신의 손가락을 두 어번 굴렸다. 이는 이른 아침부터 자신에게 전화를 건 제 하나뿐인 며느리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잠시 후.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았던 침묵 끝에 강회장은 전화기 너머 연주를 향해 말했다.

 

 " 강이사 문제라면 내가 해결하마. "

 

 보고 있어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참으로 다정한 목소리였다. 희건은 강회장과 연주의 통화를 눈앞에서 바라보며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그러자 강회장의 미간에 작은 주름 하나가 만들어졌다. 강회장은 굳은 얼굴로 앞에 서 있는 희건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잠시 나가있으라는 말을 하려 했다.

 

 그때, 차분한 연주의 목소리가 또 한 번 회장실 안에 울려 퍼졌다.

 

 " 사정 상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로 말씀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사실, 아버님께 부탁드릴 일이 있어 이렇게 이른 시간에 실례인 줄 알면서도 연락드렸습니다. "

 

 " 그래, 네가 할 부탁이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좋겠구나. "

 

 희건은 어쩐지 다정한 모습의 강회장보다, 제 아내의 행동이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연주는 어린 나이에 비해 조숙했고, 지혜로웠으며 모든 일에 있어 자신이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아주 잘 아는 현명한 여자였다. 덕분에 희건은 연주와 결혼한 후 회사 내 자신의 이미지와 더불어 자신을 향한 주주들의 신뢰 역시 높아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희건은 연주를 사랑하진 않았으나, 연주가 자신의 아내인 게 싫은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지금까지 자신이 본 연주의 행동은 전부 연기였고, 가식이었다. 자신 앞에선 착한 척, 얌전한 척하더니. 뒤로는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구나 하고 생각한 희건이 삐뚤어진 마음으로 과연 제 아내가 강회장에게 어떤 부탁을 할까 하고 기대 아닌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단호한 연주의 목소리가 희건의 귓가를 맴돌았다.

 

 " 다름이 아니라, 혹시라도 아버님께서 이사님에게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물으실 예정이라면 그 책임은 이사님이 아닌, 제가 지겠습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니 벌 또한 제가 받는 게 맞습니다. "

 

 희건은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연주의 말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던 탓이었다. 그런 희건을 배려하듯 연주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회장실을 가득 채웠다.

 

 " 또한, 하지연씨에게도 어떠한 제제를 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연주가 시아버지인 강회장에게 안부 인사도 묻지 않은 채 본인의 말만 뱉었다. 이는 평소 예의를 중시하던 그녀에게선 볼 수 없던 모습이었는데, 이와 같이 그녀가 강회장을 향해 다분히 의도적인 말을 뱉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것은 곧 자신의 말대로 해달라는 협박과도 같은 것이었다.

 

 연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희건은 놀란 얼굴을 한 채 그 자리에 서서 굳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왜? 연주는 대체 왜 강회장을 향해 저런 부탁을 한 것일까.

 

 평소답지 않은 연주의 언행으로 인해 희건이 크게 당황하던 그 시각.

 

 강회장은 깊은 고민에 잠겼다. 제 새끼보다 더 사랑해 마지않은 하나뿐인 며느리가 제 아들 녀석 때문에 저를 향해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중이라니.

 

 강회장은 제 며느리의 의도를 파악한 뒤 지끈거리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곤 마지못해 그녀가 원하는 답을 내어놓았다.

 

 " 알았다. "

 

 그렇게 연주와 강회장의 통화가 종료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건은 여전히 책상 위에 놓인 강회장의 휴대 전화만 바라보고 있었다. 강회장은 그런 희건을 향해 차가운 얼굴을 한 채 말했다.

 

 " 한심한 놈. "

 

 그렇게 제 아들을 회장실에서 내보낸 강회장은 곧장 자신의 비서를 불러 희건을 24시간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

 

 

 

 한편, 회장실을 나온 희건은 회사 내 수많은 직원들의 은근한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이사실로 향했다. 그리곤 책상이 아닌 소파 위에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제 아내는 도대체 왜 강회장을 향해 그런 말을 한 것일까. 그것도 이른 아침부터.

 

 희건은 의도를 알 수 없는 연주의 말로 인해 꽤 오랜 시간 당황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아무리 사랑 없는 결혼이라곤 하지만, 어찌 됐든 자신의 남편이 불륜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제 아내는 그렇게 태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전 연주의 행동이, 연주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꽤 긴 시간 동안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하던 희건이 답답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그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발신인은 지연이었다.

 

 그가 얼른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 전화 가능해? 괜찮아? "

 

 두 사람의 관계가 세상에 공개된 후 지연 역시도 공인인 탓에 적지 않게 피해 아닌 피해를 입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희건보다 지연이 훨씬 큰 피해를 받고 있는 탓에 희건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 괜찮냐고 물었다. 

 

 그러자 전화기 너머 지연이 희건을 향해 말했다. 

 

 " 건아, 미안. 진짜 미안해. "

 

 힘 하나 없이 애절한 지연의 목소리가 희건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 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한 감정이 생긴 희건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차 키를 챙긴 뒤 지연을 향해 말했다.

 

 " 집이야? 지금 갈 테니까 기다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던 희건이 자신의 머릿속을 온통 지연의 걱정으로 가득 채우고, 유유히 회사를 빠져나갔다.

 

 

 

 ***

 

 

 

 희건은 태어났을 때부터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났었다. 돈과 권력, 그리고 명석한 두뇌까지. 그런 희건에게 한가지 결핍된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그는 사랑을 몰랐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돈과 권력을 양손 가득 쥐고 태어난 그가, 제 가슴을 울리는 진실한 사랑을 경험하기엔 세상에 거짓된 자들이 너무나도 많았으니까. 그나마 한가지 다행스러운 건, 사랑을 해 본 적 없으니 그것을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또한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아 물론, 희건이 지연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희건이 군대를 제대하고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를 방문한 날이었다. 복학을 위해 복학 신청을 마친 뒤 과를 벗어나던 희건의 눈에 배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던 지연이 담겼다.

 

 그 당시 자신과 상관없는 일 또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희건이 빠르게 자신의 주위를 둘러봤으나, 하필이면 그 공간에 있는 사람이라곤 저 하나였다. 그 탓에 희건은 잔뜩 굳은 얼굴로 지연을 데리고 근처 병원으로 갔다.

 

 "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유산, 하실 뻔했어요. 다행히 빨리 오신 덕분에 산모도, 아이도 괜찮습니다. "

 

 링거를 맞으며 곤히 잠이 든 지연 대신 희건이 의사로부터 들었던 말이었다. 희건은 걱정이 가득한 의사의 말을 듣곤 고개를 대충 끄덕인 뒤 병원비 수납을 완료했다. 그리곤 영수증을 가지고 지연에게로 갔다.

 

 " 감사합니다. "

 

 분명 자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지연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희건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잠시 후, 그녀는 맞고 있던 링거 바늘을 그대로 뽑은 뒤 자신의 손등에서 나오는 붉은 피를 병원 바닥에 뚝뚝 흘리며 신발을 신었다.

 

 ' 설마 저대로 병원을 나가겠다는 건가. '

 

 희건은 자신이 대신 수납한 그녀의 병원비를 차마 받아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병원을 나가려는 지연의 팔을 다급하게 잡았다. 그리곤 그녀를 침대 위에 앉힌 뒤 핏기 하나 없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 유산할 뻔했다던데. 어차피 계산된 거니까 이건 다 맞고 가요. "

 

 희건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의 시선이 꽤 긴 시간 닿았다. 결국 먼저 시선을 피한 건 희건이었다. 그는 괜히 찝찝해진 제 마음을 애써 외면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날 이후 희건은 지연과 다시는 마주할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머지않아 지연이 유산을 하게 된 탓에 두 사람은 자주 볼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 같은 과였으니까.

 

 그 뒤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희건의 시선이 자꾸만 지연을 향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희건의 눈에 비친 지연은 늘 위태롭고, 어딘가 안쓰러웠으니까. 그래서 한 번씩 챙겨주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희건의 마음 또한 지연에게로 갔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

 

 

 

 다급하게 회사를 빠져나온 희건이 자연스럽게 지연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가는 내내 혹시나 지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며 초조한 얼굴을 한채 지연을 걱정하던 그는 지연의 집 앞에 급하게 차를 주차한 뒤 엘리베이터에 자신의 몸을 실었다.

 

 ' 제발, 그녀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길. ' 희건은 엘리베이터가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간절히 빌고, 빌었다.

 

 잠시 후. 희건이 탄 엘리베이터가 지연이 거주하는 11층임을 알렸다. 희건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지연의 집 문 앞에 섰다. 그리곤 익숙하게 오피스텔 비밀번호를 누르고 그녀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깔끔한 현관을 지나 꽤 너른 거실을 살피던 희건은 지연의 행방을 찾으려 주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지연은 보이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집에 있는 게 아니라면 지금 지연은 과연 어디 있는 것일까 하며 희건이 지연의 방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은 그 순간.

 

 지연의 방에서 언성이 조금 높아진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 당신 위해서 건이까지 이용했으면 됐잖아. "

 

 문고리를 잡고 있던 희건의 손이 살짝 떨렸다. 지연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을 들은 희건은 선뜻 문을 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서 돌처럼 굳었다.

 

 " 건이는 안 그래. 아니, 못 그래. "

 

 " 걘 아마 우리가 자기 이용한 걸 알아도 그냥 넘어갈 애야. 그러니까 제발 거기까지 해. "

 

 지연의 방 문고리를 잡고 있던 희건의 손이 맥없이 풀렸다.

 

 

 ' 당신 위해서 건이까지 이용했으면 됐잖아. '

 

 ' 걘 아마 우리가 자기 이용한 걸 알아도 그냥 넘어갈 애야. '

 

 

 지연이 뱉은 말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본 희건은 입 밖으로 한숨을 내쉰 뒤 자신의 목을 감고 있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지만 희건은 차마 지연에게 따질 수도 없었고, 그녀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지연의 말은 사실이니까.

 

 희건이 자신의 손바닥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그때, 지연이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 건아, "

 

 지연이 정말로 놀란 얼굴을 한 채 자신의 눈앞에 있는 희건을 불렀다. 그러나 희건은 지연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 희건의 귀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 희건의 앞으로 지연이 다가갔다. 그리곤 가만히 희건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연이 물었다.

 

 " 혹시, "

 

 다 들은 것이냐고. 조금 전 자신의 말을 다 들어버린 것이냐고 물으려던 지연은 이어진 희건의 행동으로 인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희건이 지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자신의 품에 넣었다. 그리곤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 말하지 마. "

 

 " 건아, "

 

 희건의 목소리가 애절했다. 아니, 간절했다. 지연은 그런 희건에게 안겨 그의 이름을 또 한 번 불렀다. 그러자 희건이 듣기 싫다는 듯 다시 한 번 말했다.

 

 " 제발, 아무 말도 하지마. "

 

 지금은 아무런 말도 듣고 싶지 않은 희건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그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았던 희건은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애써 꼭꼭 숨긴 채 지연에게 애원했다.

 

 지연은 그런 희건의 간절한 말에 자신의 입을 닫고 가만히 희건의 등을 토닥였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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