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비밀과 거짓말
작가 :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8.12.10

동생을 죽인 범인이 4년만에 나타난 날, 동거하던 연인이 사라지고,
얼마뒤 그가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살았다는 걸 알게 된다.
심지어 연인이 동생을 죽인 범인과 아는 사이 라는 증거가 발견된다.
연인은 동생을 죽인 범인과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그가 숨긴 비밀은 무엇일까?

진실을 알기 위해 연인을 찾아나서지만, 시간이 갈 수록 드러나는 건 추악한 진실 뿐.
주인공 그녀는 과연 '진실'과 '연인의 결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29화 - 월요일
작성일 : 18-12-10 16:05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428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젠장.

 컴퓨터 로그인 창에 비밀번호 락이 설정되어 있었다. 서재에 들어온 적이 거의 없으니, 현준의 컴퓨터를 켤 일은 더더욱 없어서 비밀번호가 걸려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우선 호진으로 행세할 때의 생일인 0805를 입력했지만, 아니었다. 뒤이어 유현수의 생일인 1120도, 유현준의 진짜 생일인 0512도 모두 아니었다. 첫 웹소설 등록일, 첫 계약일, 하나의 생일 등을 모두 입력했지만 모두 오류가 떴다.

 윈도우 부팅 USB를 이용해 비밀번호를 아예 초기화 하는 방법이 있는 걸 알고, 회사에서 하는 걸 본 적도 있지만,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하나 스스로 컴퓨터에 능숙한 편은 아니어서 자칫 컴퓨터 속 데이터를 날려 버릴까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입력한 것은 호진이라 소개했던 현준과 다시 만났던 4년 전 날짜인 였고, 0403을 넣자 거짓말처럼 윈도우 화면이 펼쳐졌다.

 바탕화면에는 바닷가에 서 있는 하나의 사진이 떠 있었다. 두 사람의 첫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날의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바다가 떠오르자 하나는 바보처럼 코끝이 시큰해졌지만, 인터넷창을 여는 것으로 4년 전 그날의 추억을 가려버렸다.

 즐겨찾기에는 웹소설을 올리는 플랫폼과 도서관 사이트, 자료를 클립 한 듯한 무기 관련 블로그 등이 등록되어 있었다. D드라이브에는 다운 받은 영화와 사진 같은 이미지, 아이디어를 메모한 메모장 등이 빼곡히 있을 뿐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문득, 송정학의 모텔 동영상을 계약서 폴더에서 찾았다는 이희정의 말이 떠올랐다. ‘도둑맞은 편지’라는 단편소설처럼 결정적인 단서는 가장 찾기 쉬운 곳이자, 오픈된 공간에 놓여 있을 수 있다. 하나는 그 생각으로 폴더를 다시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계약서. 커플여행. 작업진행. 자료. 영화. 음악. 이미지. 기타 유틸.

 각 폴더에는 세부 폴더가 또다시 빼곡히 있었고, 음악 폴더 안에만 200개가 넘는 폴더가 있었고, 자료 폴더에는 100개 남짓한 폴더가 있었다. 의심스런 ‘무엇’을 찾기 위해 모든 폴더를 다 열기에는 분명 무리였다.

 우선 계약서를 열었다. 이희정이 그랬던 것처럼.

 연도별로 분류 되어 있었지만, 총 개수가 5개 밖에 되지 않아서 하나는 폴더를 하나씩 클릭했고, 결국 의심스런 ‘무엇’을 찾고 말았다. 2017년 상반기 계약서 폴더 안에 계약서 한글파일과 PDF파일 외 이미지 파일이 하나 더 있었던 것이다.

 이미지 파일은 실종 아동 전단지를 캡처한 것으로 실종일시는 2010년 6월 10일 이었다.

 

 

 [ 월요일 ]

 49.

 “아니.. 이럴 거까지야..”

 본인이 시킨 일이지만, 막상 그 일이 일어나자 허팀장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전주 목요일, 금요일 오후 근무를 모두 빼먹은 사람이. 미리 상의도 없이. 민원요청과 전화가 폭주하는 월요일 아침에 전화로 이틀 휴가를 신청했으니. 허팀장이 아닌 누구라도 못마땅하긴 했을 것이다. 정해진 연차에서 빼 쓰는 것이고, 급한 일은 누구든 생길 수 있지만, 상대가 하나라는 게 문제였다. 주민 센터에서 가장 미움 받는 직원인 정하나.

 ‘몸이 안 좋다’는 하나 말에 허팀장은 ‘생리야?’라는 말과 함께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냈다.

 “웬만하면 약 먹고 출근해. 요즘 약 잘 나오잖아? 복지팀에서 다음 주 보육 시설도 시찰 나가야 되는데. 준비 안할 거야? 정주임이 담당이잖아”

 복지 1팀 박주무관과 함께 하는 일이니 박주무관이 먼저 일을 진행해도 되는 것이지만, 허팀장은 하나가 책임자라고 우겼다. ‘꼰대 새끼’ 라는 욕이 목구멍을 통과할 뻔했지만, 하나는 더 죽어가는 목소리로 “종합병원 가서 당장 진찰을 받아보라고 해서요. 뭣하면.. 직접 가서 설명 드릴까요?”라고 물었고, 허팀장은 “거 봐 나올 수 있는 거잖아! 일단 나와. 나와서 얘기해!” 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공격을 받았다면, 방어를 해야 하는 법. 하나는 만반의 방어 태세를 갖춘 후, 평소와 똑같은 8시 30분에 주민 센터 문을 열고 들어갔다.

 목요일 밤, 현준이 집을 나간 후부터 오늘 월요일 아침까지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먹은 것이라고는 토요일에 김형사가 사준 컵라면과 김밥, 일요일 아침 먹은 김밥 한 줄이 전부였으니 하나의 몰골이 엉망인 건 당연했지만, 참견하기 좋아하는 박주무관이 보고 입을 딱 벌릴 정도로 하나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화장기 없는 푸석한 맨 얼굴에 다크 서클이 짙은 눈은 팬더 같았고, 하얀 각질이 일어난 입술은 마른 땅처럼 갈라져 약간의 핏자국이 맺혀 있었다.

 다크서클은 눈을 손으로 비비고 때려서 만든 것이고, 입술은 비누로 문지른 후 구강청결제와 소금물 가글을 연이어 해서 건조시킨 후 칫솔로 살살 긁어 각질을 일으킨 것이지만, 주민 센터 동료들이 그 과정을 알 리는 없었다.

 

 “오늘 병원 갔다가.. 내일은 좀 쉬려고요.”

 “그.. 그래.. 아니 안 좋으면 전화로 말을 하지.. ” 허팀장은 연신 손수건으로 이마를 훔치며 말을 더듬었다. “무.. 무슨 사람이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

 평소라면 벌써 웃음을 터트렸을 정도로 허팀장의 꼴이 우스웠지만, 지친 탓인지 하나는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휴가 승인을 받고 주민 센터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바람에 하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거짓말을 섞긴 했지만, 출근할 만한 컨디션이 아닌 건 맞았다.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봤지만, 좀처럼 일어날 힘이 없어서 하나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채 입구 계단에 앉아 있었다. 그 때 달려 나온 것이 박주임이었다.

 “괜찮아? 팀장이 지랄하면 나한테 연락을 했어야지! 정주임은 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

 주민센터 내에서 하나와 사이 안 좋기로 1,2위를 다투는 사람이었지만, 박주임의 목소리에는 진심어린 걱정이 묻어 있었다. 그녀가 하나의 팔을 잡고 다른 손으로 허리를 껴안아 부축하자, 하나는 뱃속이 간질거리는 느낌과 함께 뜨거운 기운이 목구멍을 넘어올 것 같았지만, 반대쪽 귀를 있는 힘껏 꼬집으며 그 느낌을 눌렀다.

 하나가 휴가를 써서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자 박주무관은 인상을 쓰며 손사래를 쳤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정주임은 신경 끄고 집에 가”

 평소에는 누가 더 많은 업무를 하느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두 사람이지만, 박주임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이 모든 걸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보고 힘들면 수요일까지 쉬어. 허팀장한테는 내가 말할 테니까. 알았지?”

 택시를 잡아 하나를 태워주고, 다시 한 번 ‘무리하지 마’라는 언질을 준 후에야 박주임은 택시 문을 닫았다. 걱정스런 얼굴로 멀어지는 택시를 지켜보는 박주임을 보니, 거짓말 한 것이 하나는 조금 미안해졌고, 괜스레 눈물이 날 것 같아 얼른 고개를 돌렸다.

 **

 통화가 끝날 무렵, 택시는 동서울버스 터미널 앞에 도착했다. 가장 빠른 버스는 20분 후인 9시 55분 이었다. 하나는 버스표를 끊은 후 김밥천국으로 들어가 김밥 한 줄을 주문했다. 밥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먹지 않으면 버틸 수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 씹는 것이 참치 김밥인지, 야채 김밥인지, 김치 김밥인지도 모른 채 하나는 눈앞에 놓인 김밥을 하나씩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김밥 한 줄을 뚝딱 해치우고 나오자 가평행 버스가 도착해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머리를 묵직하게 내려 누르는 무게감과 이마를 감싸는 띵한 두통이 더 심해졌다. 잠을 자기 위해 눈을 붙였지만, 잠은커녕 어젯밤의 기억이 더욱 또렷해질 뿐이었다. 눈을 떠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건 지난밤에 봤던 이미지였다.

 

 

 

 아이를 찾습니다.

 

  • 이름 : 고민우 (6세. 남자)

  • 실종일시 : 2010년. 6월 10일.

  • 실종장소 : 경기도 진교시 오천읍 월정리.

  오천 산림욕장 내부 및 인근 지역.

 

  • 인상착의 : 키 115cm, 체격 왜소한 편, 바가지 머리, 왼쪽 손등에 작은 화상 흉터 있음.

  청바지에 파란색 체크무늬 긴팔 남방, 파란색 운동화 착용.

 

 * 6월 10일 밤 10시경. 고민우 군이 할아버지와 함께 산림욕장 방갈로에서 자고 있는 것을 모친이 목격했고, 1시경에 다시 방에 들어갔을 때 아이가 없는 걸 확인.

 * 고민우 군과 비슷한 인상착의의 아동을 본 사람은 즉시 연락 바랍니다.

 * 가족이 애타고 찾고 있습니다.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석희군을 찾는데 도움을 주신 분께는 큰 사례를 하겠습니다.

 

 

 

 종이 아래에는 핸드폰 번호 2개와 오천 파출소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하나는 주민센터로 출근하기 전, ‘303호 꽃집’에 전화를 걸어 전단지에 적힌 핸드폰 번호 2개의 명의자가 누군지를 의뢰했다. 주민센터로 가는 지하철에서 비용을 입금했고, 주민센터로 걸어가고 있을 때 조사결과가 메일로 도착했다.

 핸드폰 명의자는 가평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후반의 고철우, 김정미 부부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9 39화 2018 / 12 / 10 334 0 6102   
38 38화 2018 / 12 / 10 310 0 6149   
37 37화 2018 / 12 / 10 325 0 6818   
36 36화 2018 / 12 / 10 316 0 7128   
35 35화 - 다시, 진교로 2018 / 12 / 10 310 0 6455   
34 34화 2018 / 12 / 10 338 0 4781   
33 33화 2018 / 12 / 10 292 0 5537   
32 32화 2018 / 12 / 10 320 0 5318   
31 31화 2018 / 12 / 10 312 0 5832   
30 30화 - 가평 2018 / 12 / 10 327 0 5781   
29 29화 - 월요일 2018 / 12 / 10 335 0 4288   
28 28화 2018 / 12 / 10 309 0 6327   
27 27화 2018 / 12 / 10 308 0 5265   
26 26화 2018 / 12 / 10 320 0 5110   
25 25화 - 다시, 서울 2018 / 12 / 10 298 0 3794   
24 24화 2018 / 12 / 10 291 0 6316   
23 23화 2018 / 12 / 10 290 0 4319   
22 22화 2018 / 12 / 10 300 0 5065   
21 21화 2018 / 12 / 10 302 0 6782   
20 20화 2018 / 12 / 10 307 0 5374   
19 19화 2018 / 12 / 10 337 0 5960   
18 18화 2018 / 12 / 10 312 0 5813   
17 17화 2018 / 12 / 10 342 0 5132   
16 16화 2018 / 12 / 10 310 0 3749   
15 15화 - 진교, 일요일 2018 / 12 / 10 311 0 4405   
14 14화 - 다시 토요일 2018 / 12 / 10 310 0 5336   
13 13화 - 8년 전 2018 / 12 / 10 310 0 5441   
12 12화 - 8년 전 2018 / 12 / 10 295 0 5276   
11 11화 2018 / 12 / 10 281 0 5552   
10 10화 2018 / 12 / 10 310 0 6517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