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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비밀과 거짓말
작가 :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8.12.10

동생을 죽인 범인이 4년만에 나타난 날, 동거하던 연인이 사라지고,
얼마뒤 그가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살았다는 걸 알게 된다.
심지어 연인이 동생을 죽인 범인과 아는 사이 라는 증거가 발견된다.
연인은 동생을 죽인 범인과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그가 숨긴 비밀은 무엇일까?

진실을 알기 위해 연인을 찾아나서지만, 시간이 갈 수록 드러나는 건 추악한 진실 뿐.
주인공 그녀는 과연 '진실'과 '연인의 결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25화 - 다시, 서울
작성일 : 18-12-10 16:01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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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A씨.

 그에 대해 하나가 아는 건, 8년 전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사실과 얼굴과 진교 한방병원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란 사실뿐이었다. A씨의 본명이 무엇인지, 그 사건 이후 A씨의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누군가에게 A씨에 대해 물었던 적도 없었다.

 진교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에서 하나는 ‘송정학’이란 이름을 구글로 검색했다. 검색된 기사는 6개로, 그 중 3개가 15년 전 진교 한방병원 개원식 관련 기사였다. 나머지는 8년 전 기사로 진교한방병원 이사장 교체를 둘러싼 내용이었다.

 

 ‘오는 7월 10일부로 의료법인 진교한방병원의 이사장이 송정학 이사장에서 박원식 신임이사장으로 변경된다. 박원식 신임이사장은 기존 진교한방병원의 대표원장으로 근무했으며, 10일 부로 대표 원장이자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으로 개별 취임식은 따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이사장 교체에 따른 진교 한방병원의 법적 지위나 운영에 따른 변화는 전혀 없을 예정이다’

 

 마지막 하나는 그 해 2월 기사로 이사장 교체를 둘러싼 잡음에 대한 것이었다.

 

 ‘진교 한방병원 이사장 교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투자유치 미진 및 횡령을 이유로 박원식 대표 원장이 송정학 이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송정학 이사장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정학 이사장은 박원식 대표 원장이 이사장 취임을 목표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무분별하게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한 것이 없는 평범한 기사였다. 병원이든 기업이든 최고 경영자가 되기 위한 암투는 어디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송정학이 불미스런 사건을 일으키고 죽은 후 박원식 원장이 어부지리로 이득을 보긴 했지만 그 역시 그의 운일 뿐이다.

 다시 기사를 읽을 때 하나는 뭔가 마음이 불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제 찾아갔던 면목동 현대아파트 때문이었다. 한 때 병원 이사장을 맡았던 만큼 재력이 흘러넘쳤던 집안치고는 너무 낡고 허름한 아파트에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판 당시 송정학은 피해자였고, 이나가 가해자 였으니 합의금 때문에 거액을 날렸을 리도 없었다.

 하나는 유현수가 차고 있던 피아제 시계와 페라가모 구두가 떠올랐다. 8평짜리 작은 약재상을 수십 년 운영하던 집안이 어떻게 8년 만에 진교시를 주무르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8년 전 송정학의 재산 일부가 ‘준수 약재상’으로 흘러갔던 것일까? 돈을 줬다는 건 현준의 입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었을까?

 순간, 하나는 입술이 바짝 마르면서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송원진은 현준이 ‘준’을 언급하며, 왜 이나를 죽였다고 거짓말 했는지를 따졌다고 했다.

 하지만, 현준이 그렇게 말했다는 증거는 ‘송원진의 말’뿐이었다.

 8년 전, 아버지가 억울하게 죽고, 그 때문에 재산을 잃었다는 걸 알았다면?

 ‘준’이 다른 사람이 아닌 ‘유현준’이라면?

 가짜 살인범 행세한 이유가 진짜 범인인 현준을 찾기 위해서라면?

 하나는 오싹한 기운과 함께 온 몸이 부르르 떨렸다. 끔찍한 생각이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8년 전, 언론에서 밝힌 연희의 사인은 추락으로 인한 두개골 파열이었고, 송정학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칼이 배에 꽂혀 있어서 어차피 과다출혈로 죽을 상황이었다.

 

 당시 이나는 연희가 성폭행하려는 송정학을 뿌리치기 위해 칼을 꽂은 것이고, 격분한 송정학이 그녀를 2층 난간에서 밀쳤다고 했다. 하필 테이블 모서리에 머리를 박는 바람에 연희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겁에 질린 이나가 불이 난 걸 봤음에도 아무런 신고 없이 도망쳤으며, 송정학은 불길에 갇힌 채 죽고 만 것이다. 방화와 사고로 인한 화재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법원은 이나의 진술을 인정했고 그 덕에 살인에 대한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끝까지 공범의 존재를 주장했다. 이유는 별장의 위치 때문이었다. 사고 현장인 송정학의 별장은 차가 없으면 갈 수 없을 만큼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목격자가 전혀 없었고, 이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였다. 문제는 이나의 진술이 계속 바뀌었다는 사실이었다. 화재가 났다는 것도 몰랐고, 송원진의 차를 타고 도망쳤다고 했지만, 차를 버린 곳이 어딘지 몰랐고, 2시간이나 걸어서 집에 돌아왔다고 했지만 실제 돌아온 시간은 그녀가 말한 것보다 1시간이 빨랐다. 하지만 이나는 갑작스런 충격에 혼란이 와서 말이 엇갈렸을 뿐이며 공범은 없다고 주장했고, 결국 사건은 그렇게 종결되었다.

 만약, 검찰의 주장이 맞다면? 현준이 공범이라면?

 그가 송정학과 연희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다면? 하지만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이나가 살인용의자가 될 위험을 무릅쓰며 현준을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진짜 ‘준’이 따로 있고, 그가 진짜 범인일까? 하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냐. 불가능해.

 이나가 ‘사랑’ 때문에 대신 살인 용의자가 된다는 것은 이나가 진짜 살인자가 아니길 바라는 하나의 희망일 뿐이었다. 8년 전, 문제의 현장에 이나와 송정학, 연희 3명뿐이었을 수도 있고, ‘준’과 현준 모두 있었을 수도 있다. 정확한 것은 현준이나 ‘준’만이 알 것이고, 두 사람의 행방을 찾는 열쇠는 송원진이나 용무늬 점퍼를 입은 여자가 쥐고 있을 터였다. 이제 하나가 할 수 있는 건 송원진을 만나는 것뿐이었다.

 

 

 [ 다시, 서울 ]

 

 44.

 10시가 갓 넘은 시간이었지만, 면목동 현대아파트 7층 왼쪽 두 번째 창문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맥이 풀리긴 했지만, 일단 7층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지은 지 20년 넘은 아파트답게 7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는 한없이 느렸다. 느린 엘리베이터 때문에 마음이 초조해지는 동시에 계기판 숫자가 7층에 가까워질수록 하나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100%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전날과 달리, 오늘은 하나가 가해자의 가족이란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땡 하는 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숫자가 7에 멈춰서고 문이 열리자 하나의 심장박동수가 급격히 빨라지기 시작했다. 문 앞에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든 노부인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노부인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은 채 우물쭈물 하는 하나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봤다.

 “올라가요?”

 “아뇨” 대답하는 하나의 목소리가 순간 갈라졌다. “내려가는데요.”

 노부인은 이상하다는 듯 잠깐 하나를 보긴 했지만 조용히 엘리베이터를 탔고, 하나는 재빨리 1층과 닫힘 버튼을 누른 후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엘리베이터가 1층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는 동안 하나는 두근대는 심장을 가라앉히며 반걸음 앞쪽에 선 노부인을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가득한 주름과 하얗게 센 머리 탓에 50대 중반이라는 실제 나이보다 5~6살은 더 많아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반듯한 자세와 단정한 표정 덕분인지 고무줄 치마에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들고 있음에도 우아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개원식 사진 속 여성이 풍기던 당당한 자신감과 활기, 반짝이는 아름다움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분리수거장으로 향하는 노부인을 따라가긴 했지만, 하나는 여전히 첫마디를 무엇으로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결국, 이상함을 느낀 노부인이 먼저 발걸음을 멈추고 하나를 돌아봤다. 입을 열진 않았지만, 왜 따라오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희정씨.. 맞으시죠?” 노부인의 표정이 살짝 경직됐다.

 “아드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어제 낮에도 만났거든요”

 “… 아가씨가 누군데?”

 홍선중, 고모에 이어 이희정까지. 모두 하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유현수만 그녀를 알아봤다는 사실이 어떤 뜻일까라는 의문이 하나 머릿속을 스쳤다.

 “정하나입니다”

 쓰레기봉투를 쥔 이희정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나는 자신이 프리패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증오와 혐오를 이끌어 내는 막강한 힘을 가진 프리패스. 하나는 이희정이 쓰레기봉투를 던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할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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