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비밀과 거짓말
작가 :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8.12.10

동생을 죽인 범인이 4년만에 나타난 날, 동거하던 연인이 사라지고,
얼마뒤 그가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살았다는 걸 알게 된다.
심지어 연인이 동생을 죽인 범인과 아는 사이 라는 증거가 발견된다.
연인은 동생을 죽인 범인과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그가 숨긴 비밀은 무엇일까?

진실을 알기 위해 연인을 찾아나서지만, 시간이 갈 수록 드러나는 건 추악한 진실 뿐.
주인공 그녀는 과연 '진실'과 '연인의 결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22화
작성일 : 18-12-10 15:59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506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9.

 최지은이 최보람으로 이름을 바꾼 건, 8년 전 사건 직후였고 모친의 의지였다고 했다.

 하지만 지은은 보람이란 이름을 싫어했고 결국, 진교를 떠나기 직전 최지은으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고모가 최지은에 대해 아는 건 거기까지 였다. 그녀도 ‘준’이 누군지, 지은이 서울에서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아는 바가 없었다.

 어떤 면에서 최지은과 현준은 비슷했다.

 8년 전 사건과 관련되는 모든 것을 끊은 현준. 이름을 버렸던 지은.

 8년 후 그 사건에 다시 접근한 현준과 지은.

 하지만 가족에게도 버림받은 현준과 달리, 최지은은 가족의 걱정을 받고 있었다.

 때마침 들어온 손님이 추모공원에 가져갈 조화를 고르는 사이, 하나는 연희가 좋아했다는 후레지아 조화 한 다발과 커피 우유 한 팩을 사들고 오천 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연희를 만나야 할 때란 생각이 들어서 였다.

 

 8년.

 지나치게 긴 시간이었다. 사과를 하지 않고 외면하기에는.

 하나가 저지른 죄가 아니며, 그녀 역시 8년 전 사건의 피해자에 가깝긴 했지만, 가해자의 가족으로써 사과를 하는 게 도리였다. 이나와 부모님이 사과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욱 더.

 8년 만에 연희의 무덤을 찾다니, 하나는 죄스러움에 연희가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숨이 가빠졌다.

 추모공원 치고는 크지 않은 3만평 규모였지만, 위치를 몰랐다면 찾기 어려울 정도로 봉안묘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고모가 알려준 연희의 봉안묘는 다구역 중간 섹터 제일 안쪽이었다. ‘언니가 병원 들어가기 전에는 거의 매일 찾아갔어. 근데 나는 못 가겠더라..’라는 고모의 말이 무색하게 연희의 묘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약간 시들긴 했지만 꽃도 조화가 아닌 생화 후리지아가 꽂혀 있었다.

 고개가 꺾인 후리지아를 빼고, 조화를 꽂으면서 하나는 이나의 납골당을 떠올렸다. 하나 외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그 곳.

 고모의 얘기를 들으며 하나는 8년간 몰래 품어왔던 의심-이나가 연희를 죽인 건 아닐까?-이 사실이라는 수면으로 떠오름을 느꼈다.

 그 날, 연희는 이나의 남자친구였던 ‘준’에게 불려 나갔고, 이나와 연희는 경찰서로 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싸웠다. 이나가 연희를 불러내고, 죽게 만들었을까? 연희가 경찰서에 갈까봐?

 연희는 왜 경찰서에 가려 했을까? ‘어떤 아이’ 때문에?

 8년 전 그 사건 전에 이나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걸까?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었지만, 8년 전 사건 아래, 또 다른 사건이 있다는 건 확실했다.

 

 하나는 커피우유를 뜯어 봉안묘 주변에 조금씩 흩뿌리기 시작했다.

 천진난만함과 청순함이 꽃말인 후리지아와 아이 음식인 우유에 어른의 음식인 커피를 탄 커피 우유를 좋아했던 소녀. 육체적으로는 성인에 가깝지만,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한 어린 소녀.

 8년 전 연희가 딱 그런 모습이었지만, 이나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금기를 건드려도, 그것이 금기인 줄 모르는 천진난만한 어리석은 소녀.

 불경스럽게도 피해자의 무덤 앞에서 하나는 연희보다 이나를 더 측은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옛 생각과 불순한 감정 사이를 오가던 하나는 후리지아 꽃을 보자 자신이 뭔가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후리지아가 꽂혀있다는 건, 연희가 그 꽃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 가까운 사람이 다녀갔단 뜻이다. 동시에 야생에 놓인 생화가 완전히 시들지 않았다는 건 이곳에 다녀간 지 길어도 일주일이 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최지은이 왔다간 걸까? 그녀라면, 고모를 찾지 않고 연희 무덤만 왔을 리는 없을 것이다.

 혹시 현준일까? 하나가 출근한 후 진교에 들렸다가, 퇴근 전에 서울에 도착했을 수는 있지만, 이틀 전 확인한 하이패스 내역에 따르면, 아반떼가 진교를 들렀던 것은 금요일 새벽뿐이었다.

 그렇다고 유현수가 다녀갔을 것 같지도 않았다. 연희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니.

 하나가 모르는 제 3자라면? 그라면 ‘준’에 대해 알거나, 8년 전 사건의 진실에 대해 아는 사람일 것이다. 모든 진실을 알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문을 여는 키는 쥐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누굴까? 연희 무덤을 찾아온 사람을 본 목격자는 있을 수 있지만, CCTV도 없는 추모공원에서 그 목격자를 찾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결국. 결론은 뻔했다. 김혁재가 아닌 8년 전 담당 경찰을 찾거나, 김진만 형사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 아니면, 보람 슈퍼를 찾아가 고모의 기억을 한 번 더 헤집는 것.

 경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하나의 선택은 이번에도 경찰이 아니었다.

 **

 “그랬으면 내가 모를 리가 있나”

 최근 연희의 무덤을 찾아온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지은의 고모는 단칼에 하나의 희망을 잘라냈다.

 “8년 전에도 아무도 안 찾았는데.. 이제 와서 누가 우리 연희를 찾아?”

 자조가 섞인 말은 하나를 향한 비난이었다.

 “기껏해야.. 나나.. 지은이.. 정도지 뭐. 지 엄마도 요양병원에 있으니 오긴 더 힘들고”

 하지만, 연희의 무덤을 방문한 사람이 있는 건 분명했다. 고모가 모르는 누군가.

 누굴까?

 “여기서 후리지아 생화를 살 만한 곳이 있어요? 제일 가까운 데서요”

 “후리지아?”

 “네. 연희 묘에.. 후리지아 생화가 꽂혀 있었거든요. 아직 다 시들지도 않은 꽃이요”

 “…”

 단호한 고모의 눈동자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났다.

 뭔가 있다. 후리지아 생화가 뭔가를 떠올린 것이다.

 “후리지아 갖고 온 사람 있었죠?”

 “…”

 “고모님”

 “갖고 온 건 아냐” 한참만에 입을 연 고모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물었지”

 *

 “지난주 월요일인가..? 원래 월요일에는 여길 찾는 사람들이 드물거든. 검은 옷을 입은 게 딱 봐도 여기 온 사람인데.. 저쪽에 앉아 담배만 피고 있는 거야. 딱 봐도 사연이 있는 사람인거지”

 고모는 그녀를 예의바르고 호감 가는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가게 외부의 흡연구역에서 20분 넘게 담배만 피고 있는 여자에게 다가갔을 때, 그녀는 여기서 오래 있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한 대 더 피우고 가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물었다고 했다.

 “나이는 30대 중반? 더 어릴 수도 있고.. 아들이 죽었다니까, 빨리 늙었을 수도 있지.”

 “…”

 “닮지는 않았는데.. 어째.. 연희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희가 나이 먹으면 이런 얼굴이겠구나... 싶은. 예뻤지.. 참...” 마지막 말이 연희를 향한 것인지, 월요일에 찾아온 여자를 향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월요일의 여자가 미운 얼굴이 아닌 건 확실했다.

 “…”

 ‘오랫동안 혼자 놔뒀거든요.. 이제야 겨우 갈 수 있게 됐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아들이 화낼까봐 못 가겠어요’ 라는 여자의 말에 고모는 크게 공감이 되었다고 했다. 8년 전, 그녀의 새언니이자, 연희의 엄마도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연희의 무덤을 찾았고, 강한 진정제를 먹었음에도 연희의 무덤 앞에서 실신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카도.. 여기 있어요’ 그 때문일 것이다. 고모가 먼저 입을 연 것은.

 ‘나도.. 잘 못 가요. 왠지 미안해서. 우리 조카도 참 억울하게 죽었는데... 그 억울함을.. 아예 못 풀어줬거든요’

 그 때, 그 여자가 고모의 손을 잡았고 고모는 여자의 눈에 눈물이 맺힌 걸 봤었다. 눈물 때문일까? 고모는 조카가 커피 우유와 후리지아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여자는 놀란 눈으로 자기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 후리지아였고, 아들이 제일 먹고 싶어한 것이 커피우유라고 말했다. 그녀는 후리지아 생화를 구입할 수 있는 곳과 함께 조카의 무덤 위치를 물었다.

 ‘아들한테 가면서 조카 분께도 같이 놓아드릴게요. 왠지.. 그러고 싶어요’

 *

 “그래서 알려줬어요?”

 “제정신이니?” 고모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하나를 쏘아댔다. “가까운 화원만 알려줬지. 아무리 그래도 모르는 사람한테 우리 연희 무덤을 어떻게 알려줘?”

 “…”

 아들이 죽었다는 젊은 여자. 그녀는 누굴까?

 지은과 연희의 고모가 모르는 사람이라면, 8년 전 사건의 관련자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를 용의선에서 배제하기는 어려웠다.

 죽은 아들이 후리지아와 커피우유를 좋아한다는 것이 뭔가 설정 같았기 때문이다.

 혹시..

 “그 여자가 이 사람이었어요?” 하나는 주유소 CCTV에서 캡쳐한 사진을 내밀었다. 최지은을 만나고 현준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던 여자.

 “이건...” 사진을 보던 고모의 눈이 커졌다.

 “우리 지은이 옷인데?”

 “!!”

 아반떼에 현준과 함께 있던 여자가 최지은? 그렇다면 그녀가 송원진을 협박한 걸까?

 송원진은 전화로 협박을 받았을 뿐, 여자를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8년 전 담당형사인 김혁재에게 접근해서 불륜까지 저질렀던 최지은이니 그녀가 8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고 송원진을 이용해 현준에게 접근했을 수 있고, 현준이 꼼짝없이 그녀를 따라간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용무늬 점퍼의 여자가 최지은이란 생각이 들자, 많은 의문이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건 송원진이었다. 현준이 한의원 환자로 다니고 있었으니, 굳이 송원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현준을 협박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최지은은 송원진을 이용한 걸까?

 그리고 허민지는 왜 용무늬 점퍼를 입은 여자가 최지은이 아닌, 그녀를 만나러 온 다른 여자라 했을까.

 아니, CCTV 캡쳐 속 여자가 최지은이 맞긴 한 걸까?

 같은 옷이란 것이 같은 사람이란 증거가 될까?

 안타깝게도 고모는 지은의 옷은 알아봤지만, 여자가 지은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 얼굴이 안 나왔잖아?

 다시 하나의 의문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진 속 여자는 최지은일까? 아닐까. 도대체 누굴까?

 새로 알게 된 정보가 득(得)인지, 실(失)인지 저울질 하는 찰라, 보람 슈퍼 앞에 낯익은 소나타 한 대가 멈춰 섰다. 낡은 차에서 내린 것은 화가 난 표정의 김형사와 또 다른 또래의 형사였다. 예상 보다 빠르긴 했지만, 어차피 김형사가 자신의 행방을 찾을 거라 생각했던 탓에 하나는 스스로 김형사에게 다가갔다.

 김형사를 부르며, 하나는 화해의 손을 내밀었지만-그가 손을 잡으면 사과를 할 생각이었다- 성큼 다가온 김형사는 하나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정하나씨. 당신을 공무집행방해죄를 범한 현행범으로.. 형사 소송법 212조에 의해 영장 없이 체포합니다. 변호사를 선임..”

 “미쳤어요? 지금 뭐하는 거예요!” 하나가 소리를 지르며 몸을 비틀었지만, 오히려 김형사에게 끌어당겨질 뿐이었다.

 “변호인 선임 및 체포적부심을 청구할 수 있으면 변명할 말이 있으면 하면 됩니다!”

 하나가 소리치며 날뛰는 와중에도 김형사는 끝까지 자신의 말을 내뱉으며 수갑을 채웠고 그녀를 경찰차 뒷좌석으로 밀어 넣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9 39화 2018 / 12 / 10 334 0 6102   
38 38화 2018 / 12 / 10 310 0 6149   
37 37화 2018 / 12 / 10 325 0 6818   
36 36화 2018 / 12 / 10 316 0 7128   
35 35화 - 다시, 진교로 2018 / 12 / 10 310 0 6455   
34 34화 2018 / 12 / 10 338 0 4781   
33 33화 2018 / 12 / 10 292 0 5537   
32 32화 2018 / 12 / 10 320 0 5318   
31 31화 2018 / 12 / 10 312 0 5832   
30 30화 - 가평 2018 / 12 / 10 327 0 5781   
29 29화 - 월요일 2018 / 12 / 10 334 0 4288   
28 28화 2018 / 12 / 10 309 0 6327   
27 27화 2018 / 12 / 10 308 0 5265   
26 26화 2018 / 12 / 10 319 0 5110   
25 25화 - 다시, 서울 2018 / 12 / 10 298 0 3794   
24 24화 2018 / 12 / 10 291 0 6316   
23 23화 2018 / 12 / 10 290 0 4319   
22 22화 2018 / 12 / 10 299 0 5065   
21 21화 2018 / 12 / 10 302 0 6782   
20 20화 2018 / 12 / 10 307 0 5374   
19 19화 2018 / 12 / 10 337 0 5960   
18 18화 2018 / 12 / 10 312 0 5813   
17 17화 2018 / 12 / 10 342 0 5132   
16 16화 2018 / 12 / 10 310 0 3749   
15 15화 - 진교, 일요일 2018 / 12 / 10 311 0 4405   
14 14화 - 다시 토요일 2018 / 12 / 10 310 0 5336   
13 13화 - 8년 전 2018 / 12 / 10 310 0 5441   
12 12화 - 8년 전 2018 / 12 / 10 295 0 5276   
11 11화 2018 / 12 / 10 281 0 5552   
10 10화 2018 / 12 / 10 310 0 6517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