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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운명의 외로운 레이디
작가 : 네번째별
작품등록일 : 2018.11.1

17살의 소녀 아리아, 아리아는 제 부모도 모른 채 어느 저택에서 자라왔다. 그곳에 있는 시녀들조차 그녀를 반갑지 여기 않았고 누구도 믿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운명'이었지만 그 '운명'은 아리아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28화.
작성일 : 18-12-10 14:13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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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지만 눈물은 여전히 멈추지 않을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엘리샤는 다시 한 번 더 눈물을 훔치고는 고개를 들어 아리아를 응시했다. 아리아의 맑은 녹안을 응시하는 그녀의 붉은 눈은 짜증, 화남, 서러움 등이 담겨 있었다. 그래, 서러운 눈빛이었다.

 

  “언니 갓난아기 때 초상화, 17개의 선물! 그 외에는 사이즈 별로 있는 드레스!”

 

  한참 멜리사가 소리를 치고 있을 때 테라는 조용히 손을 꼬물꼬물 거리고 있었다.

 

  “매년마다 언니의 생일을 챙겨주고 있었던 거고, 언니를 그리워하며 엄마, 아빠는 언니에게 늘 해주고 싶었던 것을, 주고 싶었던 것을 그 방에 넣어 보관해 둔 거야! 그 긴 17년 동안!”

 

  “엄마랑 아빠는… 늘, 누나를 그리워했어, 아니 그리워해. 예전부터 간간히 보이던 그리운 눈빛의 원인에 누나를 넣어보면… 모든 것을 들어맞거든.”

 

  “………….”

 

  아리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테라는 아리아를 보고는 ‘이제야 알아줘서 미안해, 누나.’라고 말해며 슬프게 웃어 보였다. 그의 표정이 너무나도 슬퍼 보여 아리아는 움찔했다. 그들을 응시했지만 아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멜리사는 씩씩 거리다가 진정이 되었는지 다시 앉아 차가워진 차를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 아리아를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표정은 잘 알 수가 없었다. 조금 어두운 것 같기도 하고…. 멜리사는 혹시 자신이 말이 좀 심했나 싶어서 아리아를 불렀지만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 언니?”

 

  “………….”

 

  아리아의 입이 달싹였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입술을 깨물었다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주먹에 힘이 풀리는 순간 그녀는 입을 완전히 열었다.

 

  “나, 나는….”

 

  “어?”

 

  “……자신이 없어.”

 

  아리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기에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뭐가?”

 

  “…아무것도 모르고 다가가다가, 괜히 내가 상처 받지 않을 자신이…. 나는 없어.”

 

  예전에도,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 그 저택의 시녀에게 다가가 제 이름을 물었을 때도, 제 가족을 물었을 때도 돌아온 것은 무시와 욕이었다. 어렸던 아리아는 이런 말에 상처가 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혼자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누구도 믿지 않은 것은 내 나름의 방어고, 혼자 살아가는 방법이야.”

 

  “그게……?”

 

  “그래. 이게 내 삶의 방식이자, 구원이었어.”

 

  오로지 저만 믿고 아무도 안 믿는다면 제가 상처받을 일 따위는 없을 테니까. 아리아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쩐지 밀로이와 엘리샤가 다가온 순간부터 그런 아리아의 결심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완전히 신용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조금은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족’이라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자신이 저를 자각하면서 가장 처음 받은 상처가 바로 ‘가족’이라는 개념이었으니까. 가끔씩 전의 저택에서 제 딸을 혼자 둘 수가 없는지 한두 번 정도 데리고 온 적이 있었다. 아리아는 그것이 ‘가족’이라는 것을 알았고 ‘내 엄마, 아빠는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돌아온 답은 ‘이미 버림받았으면서 누굴 찾아요? 웃겨라.’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게 아리아가 ‘가족’에게 받은 상처이자 처음 받은 상처였다.

 

  “너희는 모르겠지. 부모의 사랑 아래서 커왔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미 알아버렸어, 아주 예전에. 내가 배운 것은 모두 책으로 보고 배워서 보편적인 것들이고, 내게는 가족 따위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어. 그런 내가 예전에는 버림을 받았을지언정 이제는 내가 버린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언니한테 상처를 줄 리가 없잖아.”

 

  엘리샤의 서글픈 말에 아리아의 고개가 살짝 들렸다.

 

  “17년 만이야, 아멜 오빠 말고도 내 위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안게…. 무려 17년만이라고. 그런데 그런 내가 언니한테 상처를 줄 리가 없잖아. 안 그래?”

 

  멜리사는 아리아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녀의 표정은 퍽 봐줄만 했다, 그녀의 표정에 감정이 서렸으니까. 약간 커진 눈동자, 그것은 아리아가 놀랐다는 감정을 보여주었다. 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버렸고 그들과 눈이 딱 마주치더니 벌떡 일어났다.

 

  “어, 언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록 해.”

 

  “뭐?”

 

  “그럼 내일은 와도 된다는 소리야…?”

 

  테라가 조심히 물었다.

 

  “몰라. 일단 오늘은 이만 돌아가.”

 

  아리아는 그들에게 저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서둘러 응접실에서 빠져나왔다. 방문 옆에서 있던 세라가 응접실을 빠져나온 아리아를 보자 ‘무슨 일 있으세요?!’라고 물었다. 아리아는 손을 저으며 ‘잠깐 혼자 나갔다 올게.’하고는 세라의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동 마법을 쓴 것이었다.

 

  세라는 결국 멜리사와 테라를 잘 돌려보내고 레오나르에게 보고를 하였다. 한편, 아리아는 이동 마법을 사용해 저택과 조금 떨어진 공원으로 왔다.

 

  “아.”

 

  순간 지금이 겨울이고 가벼운 옷차림이라는 것을 잊었던 아리아는 빠르게 마법으로 옷을 바꾸고 동시에 보온 마법도 걸었다. 금세 따뜻해진 아리아는 공원에 우두커니 서서 잠시 멍을 때렸다.

 

  “아리아?”

 

  그 순간 누군가가 아리아를 불렀다. 아리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보았다.

 

  “………밀로이?”

 

  밀로이는 퍽 당황한 듯 아리아에게 다가갔다.

 

  “아리아, 여기서 뭐해? 옷은 왜 그렇게 가벼워, 안 추… 아, 너 마법사지.”

 

  아리아가 옷을 갈아입긴 했지만 마법사가 아닌 자가 보았을 때는 충분히 추워 보였을 복장이었다. 가까이 다가간 밀로이는 아리아의 얼굴을 보고는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바로 말하지 못하는 아리아는 좀 우물쭈물 거리는 것 같았다.

 

  밀로이는 아리아를 데리고 한쪽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괜히 아무 말이나 막 던지기 시작했다.

 

  “와, 오늘 날씨 정말 좋지 않아?”

 

  오늘 날씨는 엄청 추운 날씨였다.

 

  “아, 벌써 꽃이 피려는 걸까?”

 

  눈 속에 파묻혀 잔디조차 보이지 않고, 꽃이 필 시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태양이 정말 반짝….”

 

  “나….”

 

  “응, 아리아.”

 

  드디어 입을 연 아리아의 소리에 밀로이는 말을 바로 끊고 귀를 쫑긋 세웠다. 굳이 아리아의 얼굴을 보지 않았지만 그의 귀는 그녀에게 집중이 되어 있었다.

 

  “…전에 내 오빠라는 사람이 나를 찾아왔었어.”

 

  “………어?”

 

  그녀의 가족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아니, 그 전에 아리아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고민하다 했더니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오늘은 남동생이랑 여동생이란 애들이 나를 찾아와.”

 

  “…………응.”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녀는 가족이 없는 줄 알았던 것 같았다.

 

  “나는 애들을 거부했는데, 애들은 내가 자기들 가족이라고, 이제야 알아서, 이제야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응, 그랬구나.”

 

  밀로이는 길게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은 그녀의 상황을 잘 몰랐고 잘 모른다면 어설픈 위로는 더 거추장스러웠다. 차라리 말을 들어주는 것이 상대방에게 훨씬 좋았다. 상대방의 가슴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뭐든 걸 고민 속에서 털어낼 수 있도록 가만히 들어주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었다.

 

  “근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단지 나이기 때문이라는 말에… 단지 나라서 좋다는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응.”

 

  “…………….”

 

  “뭐든 좋아.”

 

  “어?”

 

  밀로이는 고개를 돌려 아리아를 쳐다보았다. 아리아의 눈가는 금방이라는 울 것 마냥 촉촉했다. 그는 어느 때처럼 활짝 웃었다. 이 미소를 따라 아리아도 웃을 수 있도록.

 

  “네가 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 네가 전부 다 해. 모든 좋을 거야. 너는 속이 편해져서 좋을 거고, 네 동생들과 오빠라는 사람은 너의 속마음을 알게 되어 더 기쁠 거야. 적어도 나라면 그럴 거야. 네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을 한다면, 네 주위의 사람들은 전부 널 응원할 거야.”

 

  “………….”

 

  “나는 외동이라 동생이나 누나나 형에 대해서는 잘 몰라. 그렇지만 그런 느낌을 몰라서 이렇게 객관적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 안 그래?”

 

  “……응.”

 

  “네 결정을 그 누구도 나무라하지 않아. 너의 결정이 잘못된 길로 향한다면 지적을 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 하겠지만, 네 결정이 너를 위한 결정이라면 그 누구도 네게 뭐라 하지 않을 거야.”

 

  밀로이는 손을 들어 손가락을 아리아의 이마를 딱 짚었다.

 

  “그도 그렇게 네 인생은 너 스스로가 결정하는 거니까.”

 

  “……응, 으응.”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져 엉엉 울 것 같지만 이상하리만큼 그녀는 울지 않았다. 단지 하늘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표정은 한결 속 시원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에 밀로이는 살며시 피식 웃었다.

 

  아리아는 몇 분 동안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밀로이는 그런 그녀에게 딱히 말을 걸지 않았다. 때로는 정적도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 정적을 깬 것은 당연히 아리아였다.

 

  “근데 여기는 무슨 일이야?”

 

  참으로 일찍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아아, 그냥 산책. 우리 집, 여기서 근처거든.”

 

  “그렇구나.”

 

  “아리아는 여기 어떻게 왔어? 여기는 네 저택이랑 거리가 좀 있는데.”

 

  “마법으로. 공원 아무 곳이나 가달라고 했거든.”

 

  “으음. 역시 마법은 신기하네.”

 

  “응.”

 

  주위에 널린 것은 마법사가 아니라 아티팩트 같은 마법이 부여된 것들이었다. 애초에 요즘엔 마법사를 하는 이들도 적을뿐더러 전쟁 이후에 마법사의 수는 급격히 사라졌었다.

 

  아리아는 머리를 쓸어 넘겨 대충 정리하고는 벤치에서 일어났다. 밀로이 역시 그녀를 따라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를 쳐다보다 그녀를 불렀다.

 

  “아리아.”

 

  “왜?”

 

  “너는 누구야?”

 

  “뭐?”

 

  정말 뜬금없고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밀로이 아클레아. 아클레아 후작가의 외동이자 후계자고, 엘리샤 프리디아와는 사촌 관계이지. 그리고 아리아라는 아이의 친구야. 너는, 아리아?”

 

  아리아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현재 저택에서 생활 중이고 밀로이와 엘리샤의 친구. 아무것도 모르지만 알아가려고 노력 중인 상태. 내 이름은, 아리아.”

 

  그래, 그녀의 이름은 아리아였다. 아리아 엘 하크레타 테이나르. 그것은 그녀 존재 자체이자, 그녀의 의미였다.

 

  “응, 맞아. 너는 아리아야. 네가 원하는 길을 가면 돼. 길이 없다면 네가 길을 개척할 수도 있지. 이것만은 기억해 둬. 아리아, 네게는 네 마음대로 할 결정권이 있어, 그리고 넌 행복해질 자격도 있는 아이지.”

 

  “………그래.”

 

  밀로이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었고, 아리아 역시 손을 흔들며 이동 마법을 발동시켜 저택으로 돌아왔다. 세라는 아리아를 보자마자 울먹이며 ‘도대체 어디를 가신 건가요!’라면서 소리쳤다. 아리아는 늘 그랬든 덤덤하게 짧게 ‘산책’이라고 답했다.

 

 
작가의 말
 

 좋은 오후입니다! 시험날이라 일찍 끝난 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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