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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이 보낸 자
작가 : 동화1278
작품등록일 : 2018.12.6

나는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 왔다.

 
ep.2 - 구원자(1)
작성일 : 18-12-07 18:51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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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산의 망설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연아가 이상한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어? 강···산아?”

 “응?”

 

 연아는 회복실 한 켠의 캐비닛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의 손짓을 따라 캐비닛을 본 강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캐비닛? 캐비닛이 왜?”

 

 강산이 이렇게 되묻자 연아는 오히려 당황스런 얼굴을 만들었다.

 

 “안 보여? 저거, 빛.”

 “빛?”

 

 강산은 다시 캐비닛을 쳐다봤지만 역시나 의아할 뿐이었다. 저건 그냥 일반적인 회백색의 캐비닛일 뿐이었다.

 연아가 두려운 표정을 지어서 강산은 일단 자신이 직접 캐비닛을 열어보려 발걸음을 옮겼다.

 

 “조, 조심해.”

 

 연아가 급히 옷깃을 부여잡았지만 강산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 그냥 몸짓으로만 조심하는 척, 몸을 뒤로 빼며 팔을 죽 뻗어 캐비닛을 열었다.

 

 철컥, 끼이이.

 

 “어라?”

 

 둘 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강산은 역시나 구겨진 옷가지나 잡동사니가 몇 개 들어있는 게 전부라 그랬고, 연아는 다른 이유 때문에 눈을 크게 만든 듯했다.

 캐비닛을 도로 닫은 강산은 연아를 쳐다봤다.

 

 “왜 그래?”

 

 연아는 눈을 몇 번 깜빡이곤 캐비닛을 다시 봤다가 억울한 얼굴로 강산을 쳐다봤다.

 

 “강산이 네 눈엔 안 보여?”

 “뭐가?”

 “빛. 빨갛게 새어 나오고 있잖아. 이 안에서.”

 

 아닌데.

 강산은 한 걸음 옆으로 물러나주었다.

 

 “그럼 네가 열어봐.”

 

 연아가 한쪽 주먹을 가슴에 끌어 쥐고 조심스레 캐비닛을 열었다.

 

 철컥, 끼이이.

 

 “어라?”

 

 다시 두 사람의 눈이 동시에 휘둥그래 커졌다. 그리곤 믿을 수 없다는 듯 몇 번이고 깜빡였다.

 

 “뭐야 이거···”

 

 연아가 여니 캐비닛 안의 내용물이 전혀 다른 것으로 바뀌어있었던 것이다.

 캐비닛 안에서 나타난 건 1.5미터 길이의 활이었다. 화살은 따로 없었다. 활대 전체적으로 불그스름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연아가 본 빛은 이것인 것 같았다.

 

 “이상해··· 뭐야? 강산아. 나 무서워.”

 

 연아가 두려운 듯 활을 시선에 두며 강산의 뒤로 숨었다.

 강산의 눈매는 이미 가늘어져 있었다.

 

 ‘아티팩트다.’

 

 항상 멸망자의 입장밖에 해본 적이 없으니 구원자가 아티팩트를 어떤 방식으로 얻는 건지 강산이 알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연아가 구원자란 말인가?’

 

 더군다나 이 활. 아쳐Archer다. 구원자 중에서도 중급에 드는 능력을 지닌 존재였다.

 물론 여자친구가 구원자면 좋으면 좋았지 나쁠 건 없었다. 문제는 벌써 나타났다는 거다.

 패턴이 달라졌다.

 

 ‘제길, 멸망자가 각성하기까지 한 달이 안 걸릴 수도 있단 말이다.’

 

 이런 적은 없었다.

 강산은 연아를 옆에 끌어다 세웠다.

 

 “이건 네 거야.”

 “어, 응? 내 거? 왜?”

 “저 빛. 내 눈엔 안 보였고 연아 네 눈엔 보였으니까.”

 “하지만··· 난 활 같은 거 쏴본 적 없는걸.”

 

 강산은 황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연아에게 빙긋 웃어주었다.

 

 “괜찮아. 한 번 잡아봐.”

 “으음.”

 

 단정짓는 듯한 강산의 말투에 살짝 고갤 갸웃했던 연아였지만 이내 표정을 바꿨다.

 

 “알겠어. 강산이 네가 잡으라고 하면 잡을게.”

 

 연아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곤 강산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은 굳은 결심이라도 한 듯해 보였다.

 

 “좋아해. 주강산.”

 

 ‘뭐지.’

 

 “어, 응? 아 그래. 나도.”

 “······”

 

 연아는 조심스레 활로 다가섰다. 가녀린 어깨가 잔뜩 경직되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강산은 그만 소리 내어 웃을 뻔했다. 연아가 왜 뜬금없이 좋아한단 말을 한 건지 눈치를 챘기 때문이었다.

 

 “연아야. 그거 잡는다고 죽거나 하지 않아.”

 “그치만 무서운걸.”

 

 그렇게 말했지만 이미 결심을 끝마친 연아는 활로 조심스레 손을 뻗어갔다.

 강산의 두 눈이 주목하는 가운데 새하얗고 고운 손이 기다랗고 붉은 빛덩이 같은 활을 잡았다.

 그 순간이었다.

 

 푸화아아아!

 

 연아의 전신에서 강렬한 붉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아아!”

 

 깜짝 놀란 연아는 활을 뿌리치려 했지만 활은 그녀의 손에 달라붙은 듯 떨어지지 않았다. 강산은 너무나 강렬한 빛에 고갤 옆으로 꺾으며 한 걸음 물러났다.

 눈동자에다 누가 온통 빨간 물감을 칠한 듯한 붉은 빛이 서서히 사그라들고, 강산은 천천히 눈을 떴다.

 연아가 얼떨떨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활에서 뿜어지던 강렬한 붉은 빛은 이제 은은한 밝기로 변해있었다. 재질을 짐작할 수 없는 활이었다. 나무는 확실히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쇠도 아니었다.

 그저 매끈하게 빠진 활대도 시위도 온통 선홍색이었다.

 

 “강산아.”

 

 연아가 혼란스런 눈빛으로 강산을 불렀다. 연아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나보고 구원자래.”

 “누가?”

 “모르겠어. 이상한 데 갔다 왔어.”

 “갔다 왔다고?”

 

 연아가 고개를 주억였다.

 겨우 몇 초다. 그녀의 전신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 건.

 그러나 강산은 연아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선택의 장(場)이다.’

 

 연아가 시선을 내리깐 채 말을 이었다.

 

 “나보고 멸망하는 세계를 구원할 능력을 준다고 그랬어.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근데 남자 목소리였던 거 같아. 그 사람이 선택하라고 그랬어. 멸망하는 세계를 구원할 건지 말 건지.”

 “구원하겠다고 그랬어?”

 “···응. 그러니까 나보고 구원자로 선택되었대. 이··· 아티팩트? 로 세상을 구원하라면서.”

 “그랬구나. 잘 했어.”

 

 강산이 이렇게 말하자 연아가 다급한 눈빛으로 고갤 들어올렸다.

 

 “난, 난 그냥 너만 지킬 수 있으면··· 그거면 되니까···!”

 

 강산이 연아를 끌어와 안았다. 연아의 하소연하는 듯한 목소리가 뚝 끊기고 그녀의 눈동자가 멍해졌다.

 

 “고마워 연아야.”

 “아······”

 

 천천히 포옹을 푼 강산이 빙긋이 웃는 눈동자로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으, 응. 응! 내가 너 지켜줄게!”

 

 연아가 마침내 활짝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진지한 표정을 만들었다.

 

 “이젠 내가 너 지켜줄게 강산아.”

 

 ‘든든하네.’

 

 앞으로의 세상에서 구원자를 애인으로 두고 있는 사람만큼 안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시간이 촉박했다.

 누나로부터는 계속해서 재촉 문자가 오고 있었다.

 

 <종로5가역 밑으로 내려왔어!>

 <어디야 이 자식아!>

 <저 새끼들 밑으로 내려왔어! 어디냐고 이 자식아!>

 

 강산은 곧장 전화를 걸었다. 누나는 통화 대기음이 채 한 번이 다 끝나기 전에 받았다.

 

 “[어! 어디야!]”

 “종로5가역이라고?”

 “[그래! 미쳤어, 미쳤어! 저 새끼들 대체 뭐하는···아아···!”

 “누나! 누나?”

 

 뚝.

 

 전화가 끊겨버렸다.

 

 “제기랄!”

 “강산아. 샛별 언니가 뭐래?”

 

 연아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어왔다. 강산은 고갤 가로저었다.

 

 “모르겠어. 여기 있던 놈들이 동대문 쪽으로 간 거 같아.”

 “어떡해! 언니는?”

 “···몰라. 전화가 끊겼어.”

 

 얼굴에 일순 망설임을 떠올렸던 연아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얼른 가자.”

 “괜찮겠어? 너네 부모님은?”

 

 연아가 눈매를 가늘게 만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 할머니랑 둘이서만 살잖아.”

 

 ‘부모님은? 따로 사나? 아님······’

 

 기억이 안 났다. 어쨌든 강산은 재빨리 손뼉을 짝 쳤다.

 

 “···아. 아! 그랬지 참!”

 “오늘 이상해. 우리 집 어디였는지도 기억 못하고.”

 “미안. 너무 경황이 없다 보니.”

 

 강산이 두 손을 착 모아 보이자 연아는 입술을 한 번 삐죽이곤 말했다.

 

 “우리 할머닌 괜찮아. 일단 언니한테로 가보자.”

 

 두 사람은 황급히 의무실을 빠져나갔다.

 

 

 

 

 거리는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찢어발겨진 시체들, 그런 시체 옆에서 울부짖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 혹은 제자리에 주저앉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사람들.

 도로는 추돌사고가 엉망진창으로 일어나있었고 거리의 상점들은 쾅쾅 문을 닫고 있었다.

 

 “이상해. 나 이상해 강산아!”

 

 종로5가역 쪽으로 달려가며 연아가 말했다.

 강산은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이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연아는 여자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한 걸음에 거의 2~3미터는 뛰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강산은 여자친구를 좇아가느라 죽을 맛이었다.

 

 “헉! 억! 헉!”

 “힘들지? 조금만 걸을까?”

 

 저만치 앞서 튀어나갔던 연아가 돌아와 물었다. 강산은 애써 고개를 가로저었다.

 

 “헉, 후우, 아니. 계속 뛰자.”

 

 달리기라면 어렸을 때부터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강산도 지금의 연아를 좇아가는 건 역부족이었다.

 연아에게 구원자의 능력이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구원자는 아티팩트를 사용할수록 그 능력이 증강된다.

 두 사람은 다시 계속해서 달렸다.

 종로5가역 근처에 다다랐을 때쯤엔 그들도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경복궁 인근과 마찬가지로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지 경찰들이 동대문 일대를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신의 기사는 모습을 감춘 뒤였다.

 강산은 다시 한 번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헉, 헉, 후우, 헉!”

 

 뚜···뚜···뚜······

 

 자신이 내뱉는 가쁜 숨소리와 통화 대기음이 어지럽게 뒤섞여 귀로 들어왔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통화 대기음이 느릿하게 느껴졌다.

 

 “언니 전화 안 받아?”

 

 강산은 연아에게 고갤 끄덕여주곤 경찰이 거리 앞으로 쳐놓은 노란색 통제선 테이프를 시선에 담았다. 종로5가역은 통제선 테이프 너머에 있었다.

 경찰이 와서 안심이라도 한 건지 경복궁 쪽의 상황과는 달리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있었다.

 

 “하아. 어떻게 된 거야.”

 

 강산이 한숨과 함께 전화를 끊자마자 문자 하나가 날아왔다.

 

 <지금 지하철 선로 밑에 숨어있어. 저 새끼들 나갈 생각을 안 해ㅠㅠㅠ>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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