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이른 재회
아침이 밝았다.
흠... 햇빛도 밝고 날씨도 좋고
등교하기 참 좋은 날씨다.
" 어제 일이 꿈은 아니었겠지? "
나는 어제 설화랑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핸드폰을 꺼내 카카오톡 내용을 다시 확인하였다.
" 흠 역시 꿈이 아니군...
어제 난 내 인생 첫 여자 친구를 사귄거야!
크으~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구만!
아 슬슬 등교해야지 몇시지? "
나는 핸드폰의 홈버튼을 누르고 시간을 확인했다.
" 이런 지쟈스... 이건 꿈이길...
시간이 아슬 아슬하잖아! "
이런 젠장! 일단 아침 밥은 포기하고
씻기만 하고 바로 등교해야지 지각을 안한다!
나는 바로 샤워를하고 교복을 입은 다음
허겁지겁 현관으로 뛰쳐 나갔다.
" 어머~ 아들 아침은 안먹고 등교하니? "
" 어머니 지금 당장 안가면 지각이에요! "
" 아니 어제는 게임도 안하더니 왜 늦게 일어났다니... "
" 알람을 안맞추고 자버렸어요! 다녀오겠습니다. "
어머니께 빠르게 인사를 하고 현관을 뛰쳐나가
학교 방향으로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 지각 3분전... 운이 좋구나 이지태 "
" 허억... 허억... 제때 출발했기에
가능한겁니다. 학생주임 선생님 "
" 숨 넘어갈거 같은 놈이 말은 잘도 하는구만 "
지각 3분전 아슬 아슬했지만 지각은 안했다!
" 뭐 됐다... 너 한테는 크게 기대하지 않으니 들어가봐라 "
" 네 수고하세요! "
" 어이! 지금부터 오는 녀석들은
전부 지각이다. 교문 닫아! "
너 한테는 기대하지 않으니 들어가봐라 라니
저게 학생 주임 선생님이란
사람이 학생한테 할 소리인가?
그러니 저 나이 먹도록 솔로지 풉!
뭐... 이 정도의 말은 여친이 있는
나에게는 헛소리로 밖에 안들린다구요!
나는 학생 주임 선생님을
비웃으며 반을 향해 걸어갔다.
" 어이 들었어? 잠자는 공주가
오늘은 왠일로 일어나 있다는데? "
" 뭐? 진짜? 이번 교시 끝나고 보러가자! "
" 잠자는 공주? 뭔 헛소리를 하는거지? "
학교 건물에 들어와 복도를 지나가고 있는데
옆 반 녀석들이 소란스러웠다.
" 뭐야 이지태 너 잠자는 공주도 모르냐? "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 준호냐? 깜짝 놀랐잖아...
그래서 잠자는 공주가 뭔데? "
" 통칭 잠자는 공주...
입학식때 어마어마한 미모와 몸매로
1학년 전체 남학생들의 관심 집중 대상이었어.
성적도 좋고 운동 신경도 발군인데다가
양갓집 규수라는 말도 있어 엄청나지... "
" 아니 여자 친구도 있는 리얼충인 녀석이
잘도 그런 정보에 빠삭하네...
여자 친구분이 뭐라 안하시냐? "
" 쯧쯧쯧! 이지태군 이런 정보야 말로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기본 밑거름이라고 봐봐 게임 밖에 모르는
너와도 원할하게 대화를 하고있잖아? "
이 자식!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기는...
허긴 이런 이놈의 성격과 정보력에는
도움을 많이 받기는 했지... 내가 참는다.
" 그런데 입학식때 관심을 끌었다고했는데...
난 입학식때 그런 사람을 전혀 못봤는데? "
" 넌 입학식때 내 옆자리에서
쿨쿨~ 처음부터 끝까지 코를 골며
퍼질러 자버렸으니 전혀 모를 수 밖에...
너 그때 학주 선생님한테 찍혔잖아. "
... 이놈을 확 때려버릴 수도 없고 ...
학생 주임 선생님한테 찍힌건 생각하기도 싫은데...
" 일단 그런 얘기는 집어 치우고...
그렇게 대단한 애가
왜 잠자는 공주님이란 별명인데? "
" 아... 맨날 잠만 자거든... "
" 뭐? 잠만 잔다고? "
" 응, 같은 반 애들 증언에 의하면
매일 그 누구보다 일찍 등교해서
거의 하루 종일 엎드려서 잠만 잔다더라 "
흠... 설마? 내가 처음으로 엄청 일찍
등교한 날 옆반에서 옆드려서 자던게
준호가 말했던 잠자는 공주님인가?
그 날 학생 주임 선생님이 엄청 비꼬았지...
아니 잠깐! 그렇게 엄청나게 자는데 그냥 놔두나?
" 뭐야... 학생 주임 선생님이랑
다른 선생님들은 아무말도 안하시나? "
누구는 학교에서 엎드려 자면
욕을 하루 종일 먹는데 이건 불공평하다...
" 학생 주임 선생님이야 너도 알겠지만
그 나이 먹도록 솔로라 미모가 출중한
여학생들한테는 편애가 오지잖냐 "
" 허긴 학생 주임 선생님은
아직도 교편을 잡고있다는게
신기할 정도긴 하지...
그래도 정도란게있지... "
" 그리고 정작 중요할 때는 능력을 잘 발휘해서
거의 모든 선생님들 대부분
잠자는 공주님을 좋아한다더라. "
" 그건 어찌보면 대단하긴하네... "
" 그렇지? 능력도 좋은데 외모도 출중해
다른 반 애들이 날리가 나는것도 당연해. "
" 확실히 궁금할만 하네... "
" 그치? 그럼 이따 점심시간에도
잠자는 공주가 깨어있으면 같이 보러갈래? "
궁금하긴한데... 내가 며칠 전 처럼
솔로였으면 모를까 현재 내가 사귀는 여친도
어마 어마한 외모의 소유자니 신경쓰지말자.
" 아니 난 괜찮아... 그냥 점심 먹고 일찍 쉬련다. "
점심시간은 내 소중한 수면 보충시간인데
결코 1분이라도 낭비할 수 없지 아무렴...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교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
" 점심시간이군 슬슬 수업을 마치마
점심 맛있게 먹고 오후 수업 준비하도록 "
" 차렷! 선생님께 경례! "
4교시가 끝나고 점심 시간이 된거 같다.
분명 어제 일찍 잤는데 왜 이렇게 졸린지...
요 며칠 정신 없이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가?
일어나서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하는데...
책상에 찰싹 붙어서 일어나 지지가 않았다.
" 앗! 잠자는 공주님이다! "
" 우와~ 나 처음봤어!
같은 여자가 봐도 진짜 예쁘다...
아니 살짝 보이쉬한게 꽃미남 같기도하고... "
" 뭐지? 왜 우리 반에 찾아온걸까? "
아... 진짜 좀 피곤해서 숙면 좀 취하려는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젠장할... 짜증나네...
" 어이... 이지태 일어나봐! "
" 아... 왜? 준호야 형이 지금 매우 피곤하니까
점심은 너 혼자 먹으러가라 난 좀 더 자자... "
" 아니 그게 아니라... 일어나 보래도? "
" 아~ 신간 소설 얘기하는거야?
그거라면 내 가방 안에 있으니까
알아서 꺼내 읽어라... 잔다... "
" 아니 이런 잠만보 같은 새끼야
그만 퍼질러 자고 일어나서 뒤를 보라고!!! "
아놔... 이 자식이 나 잠잘때 건드는거
제일 싫어하는거 알면서 자꾸 날리치네...
만약 장난이거나 시시한 일이여 봐라...
아주 오늘 내가 니놈을 경을 쳐주마!
" 아! 진짜! 너 장난이거나
시시한 일이기만 해봐!
니 메인 컬렉션을 전부 빼앗아서
니 여자 친구한테 몽땅 공개한다!
지금이라도 쫄리면 뒤지시던가! "
나는 준호가 장난치고 있다고
철석 같이 믿고 화가 머리 끝까지 뻗쳐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뒷 자리에
앉아 있는 준호 쪽을 향해 돌아보았다.
" 우왓! 설화야 니가 어떻게 여기에? "
뒤를 돌아본 그 곳에는 어제 막 사귀기로했던
여자 친구인 설화가 나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 사람을 보고 놀라서 삿대질 하는건 실례야 지태... "
" 앗! 미안 미안... 너무 깜짝 놀라서 실수했어... "
뾰루퉁하게 볼을 부풀리며 충고해주는 내 여친
크으~ 환상적으로 귀엽고 예쁘다!
" 아니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설화야 너 우리 학교 학생이었어? "
" 응... 바로 옆반... "
" 엑!? 옆반이었어? 난 왜 몰랐지? "
" 나도 몰랐는데...
어제 지태가 자기를 소개할때
군도 고등학교를 다닌다고 얘기해서
같은 학교라는걸 알았어... "
아 맞다... 내가 어제 자기 소개할때
군도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얘기했었지...
설마 설화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닐줄은...
앗! 그렇다면 설마... ?
고등학교 교내 커플!?
드디어 이지태 17년 인생에
파란만장한 리얼충 라이프가!?
내가 설화가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헤벌쭉~거리며 상상하는데
뒷자리에 앉아있는 준호가 질문했다.
" 야... 이지태... 너 뭐냐? "
" 응? 뭐가 말이야? "
" 아까는 전혀 관심 없는 척 하더니...
너 잠자는 공주님과 아는 사이냐? "
엥? 잠자는 공주님?
이놈이 뭘 잘못 잡쉈나...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아침에
잠자는 공주님이 어쩌구 한거 같았다.
" 아까 아침에 말했던 잠자는 공주님이
설마 여기있는 설화 얘기하는거야? "
" 엉... 그 잠자는 공주님이
바로 여기있는 정설화양이야... "
" 헤에~ 그건 몰랐네...
설화야 너 그런 별명이었어? "
" 아니... 나도 금시초문... "
본인도 전혀 몰랐단 말인가?
그럼 더욱이 내가 알리가 없지...
" 잠깐만! 중요한건 그게 아. 니. 라!
너 정설화양이랑 어떤 관계야? "
" 아 그게... "
내가 설화와의 관계를 얘기하려는데
설화 본인이 내 말을 자르고 대답했다.
" 결혼을 약속한 관계... "
설화가 폭탄 발언을 해버렸다.
" 뭐!? 결혼!?!?
아니 언제부터 그런 사이가 된거야!?
이지태 이 형한테 그런걸 숨기고
실망이 크다 이 녀석아!!! "
준호는 내가 설화랑 오래 사귄줄 알고
자신에게 귓뜀 안해준거에 대해 화가났나보다.
이봐... 나도 실제로는 어제 처음 만난 사이라고...
" 잠자는 공주님이랑 이지태가? "
" 저 녀석 맨날 퍼질러 자거나
선생님들한테 까불어서 혼나는 애 아닌가? "
" 전혀 안어울려... 어떻게 알게된거지? "
" 어떻게 보면 어울릴지도?
잠자는 공주님과 1학년 B반의 잠만보
잠잔다는 공통점이 있긴 있네
꿈에서 만난 사이인가?
잠자는 공주가 아깝다 아까워...
횡재했네 이지태 "
... 나도 내가 설화랑 안 어울린다는건
알고있지만 저렇게 막말을 하냐...
뭐... 그래봤자 지금의 나에게는
패배자들의 개소리로 밖에 안들리지만 풉...
" 지태는 지금까지 내가 알고 지낸
사람들 중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야
알지도 못하면서 막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이런 설화에게도 들렸나보다.
뒤에서 수근대던 녀석들을 전체적으로
설화가 화가난 표정으로 째려보니
반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 설화야 난 괜찮아 신경쓰지마. "
" 그래도... 저런 말을 듣는건
내가 참을 수 없어... "
" 난 니가 그렇게 생각해주는 걸로 충분해! "
" 흠... 지태가 그렇게 말한다면 알겠어. "
우와~ 우리 여친님은 진짜 천사다!
나를 위해 화를 내주다니 감격이다.
" 이야... 아무래도 진짜 사귀는 모양이네...
안녕 반가워. 정설화양이랬나?
나는 정준호, 지태랑 어릴때 부터 알고 지냈지.
앞으로 사이 좋게 지내자! 말도 편하게해도되! "
준호가 분위기를 전환 시킬 생각인지
설화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 응 반가워... 나는 정설화
지태와는 결혼할 사이... "
" 이욜~ 이지태 벌써부터 부인이 생기고
벌써 나를 추월하다니 제법이다? "
" 일단 서로를 알아가고
기회가 되면 결혼하자는
전재조건하에 어제부터
교재를 시작했습니다. 정준호씨 "
" 그렇습니까 이지태씨?
아 어제부터 사귀기 시작한거냐?
그럼 나에게 아직 말하지 않은 것도
인정하도록 하마. 감사해라! "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런데 너도 지금 여친이랑
성인이되면 결혼할 예정이면서
나한테 그런말 하기냐? "
" 허긴 그것도 그렇지...
성인이되면 준비되는대로
최대한 빠르게 결혼할 생각이야. "
" 여전히 일편 단심에 애처가라니깐...
보는 내가 대견하다 정준호. "
" 지태... 나를 빼놓고 모르는 얘기만하고... "
앗! 실수했다. 준호랑은 어릴때부터
쿵짝이 잘맞아서 얘기하다보면 금새 이렇다니깐...
그런데 설화의 살짝 볼을 부풀리고 뾰루퉁한 표정은
언제봐도 귀엽고 예쁘다. 아~ 치유된다!
" 이런 여친님이 앞에 계신데
내가 지태를 너무 독점해버렸네 미안 미안! "
" 아니야 괜찮아... 지태가 친구가 별로 없는걸로 아는데
이렇게 친한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있다는걸 알았어... "
아니 아니 여친님... 나도 친한 사람이 제법... 별로없나?
" 아 그런데 무슨 일이야 설화야? "
" 그건... 준호 지태 좀 빌려가도 될까? "
" 응? 나한테 묻는거야? 물론 빌려가도 된다고!
구워 먹어도 되고 삶아 먹어도 되고
원한다면 팔아 버려도 무관해! "
" 그렇게까진 안해... "
" 하하하! 그럼 너 가져! "
" 응 그럴게... "
아니 이 사람들이 내가 무슨
동내 구멍가게 껌딱지도 아니고...
그나저나 정준호... 대단한 놈이다.
나도 설화를 처음 만났을때
저 정도로까지 대화하지 못했는데...
저놈이 여친이 있어서 다행이다...
뭐 의리있는 놈이니 그런 걱정 안해도 되겠지만...
아무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대단하군...
" 지태 가자... "
내가 준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감탄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설화가 내 팔을 잡아 끌고 교실문으로 향했다.
" 앗? 설화야 어디가는거야? "
" 점심 같이 먹자... 할말도 있고... "
" 보기 좋은데? 데이트 잘하고 와라 이지태! "
" 아 그래 일단 점심시간 끝나고 보자 준호 "
내가 준호와 이야기를 끝마치자
설화가 나를 끌고 교실 밖으로 이동했다.
내가 끌려가는 모습을 반 아이들이
질투하는 눈빛으로 노려보자
나는 쿨하게 무시하고 설화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