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철산대공 더보기

스낵북
https://www.snackbook.net/snac...
>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9화
작성일 : 16-07-08 15:16     조회 : 462     추천 : 0     분량 : 532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4장

 

 

 

 

 장내에서 가장 강한 사요랑이 피를 토하며 누워버리자 싸움은 끝이 나버렸다.

 산하는 화태건에게서 상의와 행낭을 건네받아 걸친 후 철탑처럼 서서 관제묘의 허물어진 틈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만 바라보았다.

 여인 두 명은 사요랑의 상세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고, 오도칠은 산하의 눈치만 보았다.

 산하에게 당했던 흑의인들도 정신을 차렸다.

 깨진 이마와 입가의 말라붙은 거품이 흉했지만 실제 그들이 입은 상처는 그리 심하지 않았다. 그들이 당한 거라곤 집어 던져지고 뭉개진 것뿐이었으니까.

 그들은 두려움이 가득 찬 눈으로 산하를 힐끔거리며 오도칠의 뒤로 숨었다.

 침묵과 눈치 보기가 성행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도 기가 산 사람은 있었다.

 물론 화태건이었다.

 그는 호가호위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신이 났다.

 산하를 좋아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산하의 무공이 마치 자신의 무공인 양 자랑스러웠고, 형을 구할 수 있다는 마음에 들뜰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가 호기롭게 소리쳤다.

 “그러게 말로 할 때 들어야지. 꼭 맞아야 말을 듣는 인간들이 있다니까. 빨리 우리 형 데리고 와!”

 오도칠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철탑 같은 사내도 아니고 그 옆의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소년의 요구였다.

 배알이 뒤틀렸다.

 그러나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소년의 말에 기분 나빠 해봐야 신세가 더 초라해질 뿐이었다. 철탑사내의 손속이 독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할 판이었으니까.

 그가 눈짓을 했다.

 흑의인들이 우르르 지하로 몰려 내려갔다.

 잠시 후 그들은 다섯 명의 정신을 잃은 청년들을 부축해서 나왔다.

 흑의인들은 청년들을 산하와 화태건의 앞에 눕히고 도망치듯 뒤로 물러났다.

 청년들은 이십 대 초, 중반의 나이였는데 하나같이 백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미남이었고 체격이 좋았다.

 화태건은 세 번째 청년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둘째 형…….”

 그가 형이라 부른 청년은 훤칠한 키에 수려한 이목구비의 미남자였다. 좌우의 네 명도 미남이었지만 그에 비하면 눈에 띌 만큼 돋보였다.

 화태건이 화가 난 시선으로 오도칠을 보았다.

 “형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형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거냐구!”

 “꼬마, 납치한 놈이 눈물콧물 흘리며 보내달라고 악다구니 쓰는 거 보면 정신이 얼마나 사나운지 아냐? 그래서 미혼약을 먹였을 뿐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서너 시진 뒤면 저절로 해소되는 거니까 기다려. 참고로 해약이 없는 미혼약이니까 나한테 해약 내놓으라는 둥 난리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오도칠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산하가 무섭긴 하지만 그도 거친 흑도의 피바람을 맞으며 불혹을 넘긴 사내다. 산하라면 몰라도 화태건에게 기가 죽을 그가 아닌 것이다.

 화태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형에 대한 걱정으로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그는 오도칠의 말을 믿지 않았다. 돈 때문에 사람을 납치한 인간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는 막 한 여인의 가슴에 기대어 상체를 일으키고 있는 사요랑을 보았다.

 “악독한 아줌마, 저 인간 말처럼 우리 형 깨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야? 그리고 대체 왜 젊은 남자들을 납치하라고 사주한 거야? 그 얼굴에 몸매면 사내 꼬이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거 같은데?”

 ‘아, 악독한 아.줌.마라고?’

 사요랑의 고운 눈썹이 역 팔자로 치솟았다. 하지만 곧 눈썹은 제자리를 찾았고, 입가엔 쓴웃음이 떠올랐다.

 패배한 마당이다.

 아줌마가 대수랴.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뒤의 질문은 대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지만 앞의 질문은 답해주어야 했다.

 “오도칠의 말은 사실이야. 시간이 지나야 네 형은 깨어날 거야. 그전에는 나도 깨울 방법이 없어.”

 화태건은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런 일 시킬 정도면 미혼약을 해독할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어, 작은 소협. 조르고 소리친다고안 되는 일을 되게 할 수는 없는 거라고.”

 힘이 없는 음성이었다. 하지만 사요랑의 말에는 가슴을 울렁이게 만드는 묘한 여운이 있었으며, 창백한 얼굴에서는 농염함이 은은히 배어 나왔다.

 화태건을 향한 그녀의 시선은 간간이 산하를 힐끔거렸다.

 그녀에게는 아직 남아 있는 비장의 한 수가 있었다. 그것이 통하기만 한다면 전세는 단숨에 역전될 터였다.

 그녀의 눈가에 분홍빛 기운이 안개처럼 깔렸다.

 ‘흥! 놀라운 외공을 소유하고 있긴 하지만 너희도 사내인 것은 분명하니, 이 수법을 견딜 수는 없을 것이야.’

 분노와 초조함에 흐트러져 있던 화태건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그의 두 눈이 몽롱하게 풀어지며 사요랑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그때였다.

 “당장 그 시원찮은

 열락환희공(歡喜歡喜功)을 거두지 않으면… 한 대 맞게 될 거요.”

 낮게 가라앉은 무거운 음성이 관제묘를 웅웅 울렸다.

 사요랑의 안색이 대변했다.

 그녀는 경악이 가득한 눈으로 산하를 돌아보았다.

 철탑처럼 선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산하의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흡!”

 그녀는 다급히 숨을 삼켰다.

 부스스 헝클어진 머리 때문에 싸울 때 스치듯 보기만 했던 산하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산하의 눈은 더 이상 순해 보이지 않았다.

 황소처럼 맑고 순하게 껌벅이던 그의 두 눈엔 강철처럼 단단하고 무저갱처럼 깊은 신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사요랑은 질린 얼굴로 눈을 내리깔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율이 등골을 타고 치달려서, 감히 산하의 눈을 계속 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화태건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산하와 사요랑을 번갈아 보았다. 그가 산하를 보았을 때, 산하의 눈은 평소처럼 순하게 껌벅이는 황소의 눈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와 오도칠을 비롯한 흑의인들, 그리고 사요랑의 일행인 여인들은 사요랑이 느꼈던 산하의 기세를 느끼지 못했다.

 사요랑은 화태건의 태도에서 그것을 확연하게 깨달았다.

 그녀의 마음에 두려움이 차올랐다.

 ‘기세를 선택한 사람에게만 투사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사람? 이게 말이 돼? 궁주님도 아직 그런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알고 있는데…….’

 한 번의 오판이 가져온 참담한 결과를 몸으로 겪은 그녀다. 그녀는 속단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의 생각이 이어졌다.

 ‘게다가 어떻게 열락환희공을 알고 있을 수가 있지? 이 무공의 명칭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본 궁에서도 사부님과 사매 열일곱 명밖에 없는데.’

 촉촉한 물기가 흐르던 그녀의 눈과 피부가 건조해졌다.

 기세를 선택적으로 투사하는 능력은 잊혀졌다. 그보다 더 중대한 일이 생긴 것이다.

 산하가 그녀가 사용한 무공을 알고 있는 연유는 반드시 알아내야만 하는 일이었다.

 사요랑은 두 여인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오도칠.”

 오도칠이 인상을 와락 썼다. 남들이 쓰레기라 욕하는 짓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그였지만 그래도 독아강이라는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아닌가.

 그리고 싸움이 있기 전에는 말을 높이던 여인이다. 그래서 더 기분이 나빴다.

 ‘내가 네가 기르는 개새끼냐! 수하들 앞에서 이름을 막 불러대고 그래? 이 썅…….’

 속에 열불이 났다. 하지만 그는 순식간에 표정을 안정시켰다.

 여인은 그가 상대할 수 없는 무공의 소유자였고, 여인의 배경은 더 그랬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아직 그가 받지 못한 대금을 지불해 줄 전주(錢主)였다.

 “왜 그러슈?”

 “먼저 떠나. 나는 저분 소협과 나눌 얘기가 있다.”

 “대금을 주시면 가지 말라고 해도 갈 거유.”

 억제하고 있다 해도 심사를 읽을 수 있게 하는 퉁명스러운 어투.

 사요랑의 눈매가 날카롭게 곤두섰다.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어 나오는 그녀의 음성은 오히려 조곤조곤했다.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대금을 요구해? 오도칠, 가라고 할 때 가라. 나중에 관 보며 후회하지 말고.”

 명백한 협박이다.

 순간적으로 오도칠의 얼굴에 갈등의 기색이 떠올랐다. 잠시 후 마음을 정한 그가 말했다.

 “꼬였다는 건 인정하겠수만 절반은 주슈.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수?”

 그도 여인의 배경이 무섭긴 했다. 그렇다고 말 몇 마디에 꼬리를 말고 도망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소문이 나면 앞으로 그는 흑도에서 밥 빌어먹고 살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모양새를 물끄러미 지켜보던 산하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가 움직이는 것을 보자마자 사요랑과 오도칠의 입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굳게 닫혔다.

 두 사람의 말다툼은 산하가 용인해야 가능했다.

 그들은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입을 다물고 산하의 눈치를 살피면서.

 산하가 오도칠을 보며 말했다.

 “돈은 포기하고,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시오. 만약 이런 짓을 다시 한다는 소문이 내 귀에 들리면 또 나를 보게 될 것이고, 오늘처럼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거요.”

 사요랑의 협박에 비하면 정말 부드러운 말투였다.

 오도칠은 고개를 절반쯤 숙인 채로 눈을 위로 치켜올려 산하의 눈을 힐끔 보았다.

 다음 순간 그의 안색이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그를 보며 껌벅이는 산하의 맑은 눈.

 그 너머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무엇인가를 그는 보았다.

 오도칠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꿀꺽.

 침을 삼킨 그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협. 다시는 이런 일로 대협의 귀를 어지럽히지 않겠습니다.”

 산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대협이라는 낯선 말에 손발이 오글거렸다. 그래도 오도칠이 남자 인신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니 다행이다 싶었다.

 얼굴이 파리하게 변한 오도칠과 수하들은 산하를 향해 이마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꺾으며 넙죽 인사했다. 그리고 다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관제묘를 떠났다.

 하지만 관제묘의 입구를 나서는 오도칠의 눈에는 희미하긴 하지만 분명한 독기가 떠올라 있었다.

 그들이 떠난 후 산하의 시선이 사요랑을 향했다.

 “많이 아픕니까?”

 “견딜 만… 하군요.”

 사요랑은 산하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으며 대답했다. 괴이하게도 그녀의 눈가엔 잔떨림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기색이 심상치 않았다.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산하가 말했다.

 “그럼 떠나시오.”

 그와 화태건은 떠날 형편이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다섯 사내를 지켜야 했다.

 사요랑을 부축하고 있던 두 여인은 떠나려는 듯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사요랑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산하만 쳐다보았다. 두 여인은 의아해하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사요랑은 상당히 긴장한 듯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잠시 산하를 보고 있다가 말문을 열었다.

 “대협, 소첩은 열락궁(悅樂宮)의 사요랑이라고 해요. 소첩이 펼친 열락환희공을 어떻게 알고 계신 건지, 대협의 대답을 듣기 전에는 소첩은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어요.”

 산하는 눈을 껌벅이다가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건 대답할 수 없는데…….”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6 26 화 2016 / 7 / 15 451 0 7582   
25 25 화 2016 / 7 / 15 434 0 5838   
24 24 화 2016 / 7 / 15 435 0 6493   
23 23 화 2016 / 7 / 15 507 0 3819   
22 22 화 2016 / 7 / 15 450 0 5701   
21 21 화 2016 / 7 / 15 449 0 5364   
20 20 화 2016 / 7 / 15 448 0 5611   
19 19 화 2016 / 7 / 15 504 0 6611   
18 18 화 2016 / 7 / 15 460 0 6697   
17 17 화 2016 / 7 / 15 463 0 5155   
16 16 화 2016 / 7 / 15 691 0 5044   
15 15 화 2016 / 7 / 12 497 0 5408   
14 14 화 2016 / 7 / 12 473 0 4980   
13 13 화 2016 / 7 / 12 485 0 5098   
12 12 화 2016 / 7 / 12 492 0 5269   
11 11 화 2016 / 7 / 12 468 0 5495   
10 10화 2016 / 7 / 8 529 0 5837   
9 9화 2016 / 7 / 8 463 0 5326   
8 8화 2016 / 7 / 8 432 0 6233   
7 7화 2016 / 7 / 8 585 0 5106   
6 6화 2016 / 7 / 8 446 0 5301   
5 5화 2016 / 7 / 8 455 0 5018   
4 4화 2016 / 7 / 8 517 0 5042   
3 3화 2016 / 7 / 8 413 0 4744   
2 2화 2016 / 7 / 8 437 0 7618   
1 1화 2016 / 7 / 8 736 0 580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21세기 무인
임준후
철혈무정로
임준후
천명
임준후
천마검엽전
임준후
켈베로스
임준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