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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카피 제아니스트 (Copy J.ionist)
작가 : 이오니스트
작품등록일 : 2018.11.1

미래 사회에는 SF분야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문학이나 소설도 SF가 없이는 논할 수가 없게 되겠지요. 그러한 원초적인 의문의 발현과 함께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작가와 마지막 인류의 위대한 SF작가의 고뇌와 의문, 그리고 둘 간의 궁극적인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우주의 사창가 2of2
작성일 : 18-12-06 19:57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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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으로 치자면 며칠간이었을까?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그녀와의 만남이었다. 가슴이 옥죄여 오는 것을 접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목이 조여 왔다.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슬펐기에 흐느끼는 사치 또한 누릴 수 없는 상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간은 임박하였고 그녀는 마치 폭발물이 터져버린 것처럼 남자의 품 속에서 산산조각이 나 부서지고 말았다. 형체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자신의 온 몸에 선홍빛 핏물과 신체의 장기조각들이 흩어져 버렸지만 충격과 공포라는 느낌보다도 너무나도 가련하고도 안타까운 느낌에 좌절했다. 울분에 잠긴 그는 다 부서진 그녀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어찌할 줄 모른 채... 넋 놓고 소리 내어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자신의 온 몸의 에너지와 힘이 쭈우욱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언의 현상이 발현된 것이었다. 모든 것을 잃은 상실감이었을까? 아니면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느낀 인체의 묘한 작용이었을까? 둘 다 어떻게 보면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현상이었지만 그때엔 정확하게 인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환에 대해서는 곧 알 수 있게 되었다. 슬퍼하는 남자에게 누군가가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그건 다름 아닌 방금 전 산산조각이 나 폭발해 버린 그녀였다. 하지만 자신의 언어와 남자의 성향을 알고 있던 그녀와는 조금 달라보였다. 그녀는 방금 막 생산된 새 제품처럼 새것 같은 새것 여성이었다. 하지만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했다. 이전의 그녀보다는 조금 더 나이가 든 이후의 모습이었다.

 일단은 기뻤다. 그리고 안도했다. 동시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납득하기 위한 호기심이 발현되기도 하였다.

 “너... 나를 알고 있어?”

 

 그녀는 마치 남자의 언어를 쉽게 간파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 시작했다. 지적 수준이나 몸의 언어의 수준은 높아 졌음에도 남자와 함께 했었던 그 며칠간의 시간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다시금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서서 사방팔방으로 튄 이전 그녀의 신체들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그녀와 함께 우주를 바라볼 수 있는 유리벽 앞에 섰다. 별들의 불빛들과 내부의 조명으로 인해 어렴풋하게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남자 또한 10년은 더 늙어있었다. 자신의 몸에 이상한 에너지가 빠져나간 느낌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그녀의 양손을 꼬옥 붙잡곤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너의 남자야. 나 믿지? 난 널 신뢰하고 널 무척이나 좋아해. 그리고 넌 날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널 조금 알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날 따라와. 따라올 수 있겠어?”

 제대로 자신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남자의 말이라면 무조건 순응하며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순백의 미소로 답하는 그녀였다. 둘은 나체의 상태로 조심스럽게 문 밖을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몹시도 겁이 났지만 의외로 바깥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렇게 문밖을 나설 수 있었다.

 문 밖으로 나선 남녀의 눈에 비추어진 것은 체계적으로 구분되어 나누어진 수백, 아니 수천 수 만 여개의 방들이 놓여 져 있었다. 그것들은 바깥에서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각의 방에는 수많은 여러 우주의 생물들과 외계인들이 자신과 같은 입장으로서 어떠한 실험 혹은 관찰대의 위에 놓인 것만 같았다. 적어도 3자인 인간 시점으로는 그러했다.

 

 가령...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전혀 다른 외향의 외계인들의 독특한 교미 행위라던가,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을 거대한 성게 같은 우주괴물 또한 이렇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행위들을 벌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살아생전 처음 보는 그러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었다. 개중에는 어떠한 목적에 의한 교류나 관계가 아닌 철저하게 생성해낸 새것의 존재를 무차별적으로 분해하는 존재 또한 존재했다. 살인과도 같은 행위였다. 더욱이 가관이었던 것은 생긴 건 지구의 인간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존재였다. 그 존재는 어디에서 구했는지도 모를 날카로운 물체로 새것 여성의 온 몸을 토막 내어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척이나 잔인한 생각이 들어 남자는 자신의 손을 부여잡은 새것 여성의 눈을 가려주며 그러한 광경을 볼 수 없게 고개를 돌려주었다.

 이후 잔인하게 난도질 하던 그 존재는 더 이상 새로운 새것 존재를 생성해 내지 못한 듯 힘을 다해 쓰러져 버렸고 더 이상 그 방에서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만 같았다. 몇 분, 몇 십 분을 그렇게 주욱 걸었을까? 남자의 손을 잡고 있던 그녀가 마치 급하다는 듯 자리에 앉아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은 첫 번째 그녀와 자신 또한 생물의 생리적인 작용에 구애받지 않았던 것 같았다. 순간 남자는 깨달았다. ‘아? 나는 인간이었었지...’ 더군다나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도 허기짐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배가 등가죽에 붙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자는 생각해낼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이렇게 방황하다가는 ‘결국 굶어 죽을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 그리고 도저히 끝을 알 수 없을 규모로 넓은 우주선의 내부를 바라보고 있자니 딱히 이곳에서 탈출을 할 수 있는 곳이나 방법 등이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혹여 이곳을 벗어날 수 있는 우주선을 운 좋게 구했다고 치자. 우주선의 조종은 누가 할 것이며, 목적지도 없이 어디로 벗어날 것인가? 게다가 이미 극도로 굶주림을 느끼고 있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척이나 제한적이었다.

 

 일을 마치고 일어난 그녀가 본능적으로 양손으로 자신의 배를 부여잡고 있는 것을 보니 그녀 또한 자신과 같은 똑같은 굶주림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걸어왔던 그 방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걸음은 조금 더 빨랐고 이윽고 둘은 서로의 손을 부여잡은 채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도 처음 접해보는 ‘달린다.’라는 행위에 그녀는 배고픔도 잊은 채 해맑게 깔깔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순수하고 행복해 보였다.

 아직도 문은 열려 있었고, 둘이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문이 닫혔다. 그리자 서서히 배고픔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남자는 처음에 이곳에 존재했을 때보다 10년 더 늙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다시 아름다웠던 그녀의 얼굴을 부여잡고 온 몸에 키스를 해대기 시작했다. 그간의 절정에 이른 몸을 가라앉히기 위해 그녀에게 실례를 범하고 말았다. 사실 이번 두 번째의 그녀와 자신은 어떠한 통성명도 없이 3, 40분 만에 끊어질 수 없는 남녀의 관계를 맺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러한 남자의 행동에 무조건 순응하였다.

 경황이 없어 바깥에서 정확히 지켜본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여성? 혹은 암컷 그 이상의 다른 입장에 선 존재들도 분명히 존재할 법했다. 쉽게 표현하자면 여성 인간이 남성 인간을 만들어내는 방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남자는 구석에 웅크린 채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그리고 벌써부터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 되면 그녀 또한 폭발해 버릴 것이라는 것을... 현 시점의 자신의 수명이라면 앞으로 조금 더 나이든 그녀... 조금 더 늙은 그녀... 더욱 더 노쇠한 그녀를 아마 다섯 번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생각해 보니 좌절할 필요 없이 소중한 경험이자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인생 또한 이와도 같지 않은가..? 단지 세세한 즐거움이나 소박한 인생의 장난 같은 재미들이 결여되어 있을 뿐이었다. 새로운 그녀와 함께 쌓아올린 기억들이 토막토막 나버려 연장선상에 놓일 수 없다는 것만을 제외 한다면 이보다 만족스런 인생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만을 의지하는 상대자와의 완벽한 사랑, 그리고 의식주에 구애받지 않고 별다른 걱정도 없이 존재하는 과정이라니...

 

 어느덧 4번째 그녀가 산산조각 나 폭발해 버렸고, 그는 익숙한 듯 슬픈 표정을 간직한 채 그녀의 몸뚱이 조각들을 모아 맞추기 시작했다. 오래된 조각들은 자연스럽게 산화해 사라져 버렸다. 시체가 썩는다거나 하는 상황은 우려와는 달리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몇 킬로 정도의 문밖으로 나설 수도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단지 그러한 문제보다도 단 1초라도 자신의 그녀와 함께 그녀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의 결여가 더욱 더 간절했다. 나이가 든 자신의 에너지로 만들어낸 그녀였기 때문이었는지 새로운 그녀의 수명이 왠지 예전보다도 몇 시간 더 빨리 줄어든 것만 같았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섯 번째 그녀로 추정되는 존재가 남자의 앞에 섰다. 얼굴을 바라보니 눈가에 주름이 많이 져 있었다. 자신의 건강하지 못한 결과물이었기에 그녀에게 괜스레 미안한 모양새였다. 신체 또한 아름다움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진 것만 같았지만 그래도 새것, 새것 여성이었다. 다섯 번째 그녀를 보고 있자니 가벼운 농담이 나올 것만 같은 평정심과 기분을 되찾은 것만 같았다. 앞으로 어찌 되었든 상관없었다. 그녀와 남자는 통성명을 하기 시작했다. 둘은 여전히 서로를 의지한 채 이곳에서 존재하게 될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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