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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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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6화
작성일 : 16-07-08 15:08     조회 : 445     추천 : 0     분량 : 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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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휙휙.

 바람 소리와 함께 구멍에서 사람이 줄지어 튀어나왔다.

 새우처럼 가늘고 길게 찢어진 눈에서 독기가 풀풀 흐르는 사십 대의 중년인.

 둘둘 엮여 있는 굴비처럼, 그의 뒤를 이어 사람이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능히 직업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시커먼 흑의와 흑피화를 신고 옆구리에는 두 자 길이의 칼을 찬 십여 명의 사내가 먼저 나오고, 마지막으로 죽립을 쓴 세 명의 여인이 나왔다.

 눈이 찢어진 사내, 오도칠은 산하의 몸을 보고 잠시 움찔한 기색이었지만 곧 더 강한 살기를 뿜어내며 말했다.

 “웬 놈들이냐?”

 산하는 말이 없었다.

 화태건은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제 든든하게 믿는 배경이 생겼으므로 상대의 수가 몇이든 전혀 겁먹지 않았다.

 산하의 앞으로 한 발 나서는 그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목소리도 크고 낭랑해졌다.

 “네놈들이 우리 형을 납치한 자들이겠지? 어서 형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험한 꼴을 당하게 될 거다!”

 오도칠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꼬마야, 네 형은 집에 가서 찾아야지 왜 여기서 찾고 지랄을 하는 거냐! 응!”

 “발뺌하려 하지 마라. 서남쪽 평원에서 납치한 청년이 우리 형이다. 어서 내놔!”

 “헐, 관제상이 박살난 걸 보니 화탄 따위를 가지고 있나 본데, 그런 물건을 너무 믿는구나, 이마에 젖비린내도 가시지 않은 놈아.”

 화태건이 말한 형을 내놓으라는 말은 그의 귀에 들리지 않은 듯했다.

 오도칠은 말과 함께 턱짓을 했다.

 그의 좌우에 서 있던 사내 네 명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의 손에는 길이 한 자 반 정도 되는 칼이 들려 있었다. 얼마나 숫돌에 갈아댔는지, 손만 대도 베일 것 같은 예기가 흐르는 칼이었다.

 두목 급으로 보이는 자의 화탄 운운하는 말에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고 있던 화태건은 혀를 내밀어 입술을 축였다.

 내딛는 걸음이나 칼을 쥔 자세를 볼 때 사내들 개개인은 그보다 약했다. 하지만 수가 넷이다.

 화태건은 슬쩍 산하를

 곁눈질했다.

 산하는 여전했다. 사내들이 다가오든 말든 신경 쓰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씩 불안해져 가던 화태건의 마음이 평온을 되찾았다.

 그는 나이가 어리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많은 사람을 보며 자랐다. 그래서 또래에 비해 사람 보는 눈이 있는 편이었다.

 ‘형님은 형을 구해준다고 나에게 약속했다. 형님 같은 사람은 한 번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킨다. 난 믿으면 돼.’

 그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소리쳤다.

 “헛소리하지 말고 형이나 내놔! 만약 네놈들이 형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렸으면 절대로 그냥 뇌두지 않겠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살짝 무릎을 굽히고 주먹을 들어 올리는 그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형에 대한 걱정과 분노가 온전히 실린 눈빛과 기세가 관제묘를 휘어잡았다.

 다가서던 사내들의 자세가 신중해졌다.

 노해 소리치고 있는 소년의 움직임에 절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무공은 이류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전 경험은 일류고수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했다.

 그 풍부한 경험 중에는 무공을 보는 안목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이 몸담고 있는 업계는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그날이 제삿날일 만큼 살벌했다.

 그 살벌함이 가져다준 안목이었다.

 그들은 눈앞의 소년이 무공을 익혔다는 것과, 그 무공이 저잣거리에서 어깨너머로 배워 짜깁기한 자신들의 무공과는 달리 정통에 속하는 것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보았다.

 그만큼 소년의 자세는 안정되어 있었다.

 이런 상대는 조심해야 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다듬어진 정통 무공은 단 몇 수만 배워도 평생을 써먹을 수 있을 만한 깊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리다고 얕보았다가는 큰코다친다.

 게다가 무림의 금언 중에는 노인과 여자, 아이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수하들의 자세를 본 오도칠은 만족스런 미소를 짓다가 곧 못마땅한 안색이 되었다.

 그는 세 명의 여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었는데, 바로 옆에 서 있는 여인의 분위기가 싸늘해진 것을 느꼈던 것이다.

 그가 말했다.

 “미안하외다. 꼬리를 밟혔던 모양이오.”

 “명성을 믿고 일을 맡겼는데 생각보다 많이 허술하군요. 저런 어린아이에게 뒤를 밟히다니.”

 오도칠의 얼굴이 붉어졌다.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화태건의 외양은 분명 약관도 되지 않은 소년이었으니까.

 대화는 끊겼다.

 막 화태건을 향해 칼을 휘두르려던 사내들의 움직임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산하가 어색한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화태건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관제묘의 분위기가 변했다.

 산하가 뒷머리를 긁는 건 사람들의 시선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장대한 체구가 화태건을 가리자, 태산이 가로막고 선 듯한 압박감이 관제묘를 가득 채웠다.

 사람들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할 만큼 강한 긴장감을 느껴야 했다.

 오도칠은 물론이고 죽립여인들조차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들은 생각했다.

 밖으로 나온 자신들이 왜 저 장대한 체구의 사내를 의식하지 못했을까 하고.

 분명 이상한 일이었다.

 나오자마자 보았던 사내다. 게다가 보통 사람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장대한 체구의 소유자다. 그런데도 어떻게 저 거구를 주목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것에 담긴 의미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은 사람은 모두를 통틀어 가장 뒤에 나온 여인 한 명뿐이었다.

 그녀는 오래전 자신을 가르친 사람이 했던 말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움직이지 않을 때는 바람처럼 표홀하여 느낄 수 없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산악처럼 거대한 기세를 발산한다. 기세의 수발이 자유로운 자? 설마 그럴 리가?’

 죽립으로 가려진 여인의 고운 미간에 깊은 골이 파였다.

 만약 그녀의 생각이 옳다면 저 거구의 사내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절대로 상대할 수 없는 사람이다.

 생각을 잇던 그녀는 잠시 후 고개를 저었다.

 몸담고 있는 방파의 특성상 그녀의 강호 견식은 대단히 해박했다.

 그런 그녀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눈앞의 사내와 같은 외모를 가진 절세고수에 대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칠 척은 됨직한 키, 강철 같은 근육으로 뒤덮인 장대한 체구, 헝클어진 머리, 대충 걸친 마의와 초혜, 그리고 적수공권.

 이런 외모의 고수는 금시초문인 것이다.

 ‘착각일 거야. 그런 고수가 이 자리에 갑자기 나타난다는 건 말도 안 돼. 화탄이 터지는 소리에 놀라 정신이 없어서 미처 보지 못한 것일 뿐이야.’

 그녀의 미간에 파였던 골이 사라졌다.

 가장 상식적인 결론을 얻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그녀의 미간에는 좀 전보다 더 깊은 골, 거의 내천(川) 자에 가까운 일그러짐이 생겨났다.

 그럴 수밖에 없는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졌으니까.

 “곰 같은 놈, 네놈 배때기에는 칼이 안 들어간다더냐!”

 매서운 눈으로 산하를 노려보던 흑의인들이 악다구니와 함께 중도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산하는 사내들이 서슬이 시퍼런 칼을 들고 덤비는데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양손을 들어 앞을 막기만 했다. 마치 무서워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겁먹은 아이처럼.

 덩치도 큰 사람이 공격은커녕 피하지도 않고 팔만 든 상태.

 온몸이 허점이나 마찬가지였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일반인이라도 찌르고 벨 곳이 천지였다.

 두 자루의 칼이 철기둥 같은 산하의 두 팔을 사정없이 내려치고, 다른 두 자루의 칼은 팔을 비켜서 산하의 옆구리를 베었다.

 쩌저정! 쩡그렁!

 사람들의 얼굴이 멍해졌다.

 쇠와 살이 부딪쳐서는 저런 소리가 날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볼 수 있었다.

 산하를 베어갔던 사내들이 부러진 반도를 들고 주춤주춤 물러서고 있는 것을.

 칼을 쥔 사내들의 손에서 피가 주르르 흐르고 있었다. 칼이 반 토막 나는 충격이다. 그 충격을 받은 손이 멀쩡할 리가 없었다. 손아귀가 찢어진 것이다.

 턱이 떨어질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입을 딱 벌린 사람들의 시선이 저절로 산하에게 향했다.

 칼을 맞은 팔뚝과 반 자가량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옆구리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사람들의 눈이 있는 대로 커졌다.

 경악과 불신이 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가공할 반탄지력이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외공이었다.

 눈을 내려 칼이 맞은 자리를 일별한 산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꾹 다물고 있던 입술을 열어 말했다.

 “옷 벗는 걸 깜박했구먼.”

 마음이 상했다는 기색이 어린 말투.

 그는 그때까지 등에 메고 있던 행낭과 윗도리를 벗어 화태건에게 건네주었다.

 화태건은 산하의 외공을 이미 경험한 터라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하지만 칼이 부러져 나가는 장면을 눈앞에서 본 그의 놀람은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반쯤 넋을 잃고 있던 그는 얼결에 산하의 상의와 행낭을 받았다. 그리고 비틀거리다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쓰러졌다.

 “으흑…….”

 워낙 커서 무거우리라 생각은 했어도 이렇게 무거우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그였다.

 어림짐작으로 백 근은 가볍게 넘는 듯했다.

 ‘내가 이걸 들고 걸으면 일 리도 못 가서 깔려 죽겠다.’

 상의를 벗은 산하는 이를 드러내며 싱긋 웃었다.

 그는 열세 살 때까지는 옷을 벗고 지내다시피 했다.

 노출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수련 때문에 그랬다. 옷을 입고 수련하면 반 각도 지나지 않아 걸레가 되어버렸다. 매일 새 옷을 입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 당시는 수련이 끝난 후에도 옷을 거의 입지 않았다. 어렸으니까.

 하지만 나이가 좀 든 열네 살 때부터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옷을 입고 지냈다. 그러나 어릴 때에 비해 많은 시간 입고 있긴 했어도, 벗고 지내는 시간도 적지 않았다.

 비무 때문이었다.

 그의 비무 방식이 지닌 천하무쌍의 독특함이 옷 입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비무는 권장도검에 난타당하다가 끝나는 비무가 아닌가. 옷을 입고 있으면 그 결과가 어찌 될 지 뻔했다.

 그래서 지금 상의를 벗어젖히는 산하의 태도는 자연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그에겐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화태건이 행낭의 무게에 내심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 산하의 상체를 본 흑의인들의 입이 헤벌어졌다.

 여인들조차 죽립으로 가려 보이지 않는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눈빛.

 ‘끝내주는 몸이네.’

 ‘죽여준다.’

 ‘어떤 수련을 해야 저런 몸이 만들어지는 거야.’

 그들의 생각은 하나같았다.

 윗도리를 벗은 산하의 상체는 강철로 빚은 조각상과 같았다.

 가슴과 복부의 근육은 천하의 명장이라도 그와 같은 조각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정교하고 웅장했으며, 넘치는 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뒤쪽의 세 죽립여인의 볼에 홍조가 떠오르고 입에서는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 한숨에 뜨거운 열기가 섞였다.

 흑의인들의 두목인 오도칠은 사내다.

 자신도 모르게 산하의 상체와 자신의 상체를 머릿속에서 비교하던 오도칠이 인상을 잔뜩 구기며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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