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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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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5화
작성일 : 16-07-08 15:06     조회 : 454     추천 : 0     분량 : 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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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관제묘로 이어진 길의 끝에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나타난 것이다.

 두 필의 준마가 끄는 마차는 사방이 막힌 구조였고, 마부석에는 흑의를 입고 죽립을 깊게 눌러쓴 인영 둘이 앉아 있었다.

 ‘여자들이네.’

 그랬다.

 좁은 어깨, 잘록한 허리, 죽립 밑으로 풍성하게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

 죽립을 깊이 눌러쓰고 있어 생김새를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여자들이었다.

 죽립여인들은 길이 익숙한 듯 망설임 없이 관제묘를 향해 마차를 몰았고, 마당에 도착하자 마차에서 내려 안으로 사라졌다.

 ‘남아 있는 흔적으로 볼 때 형을 납치한 놈들은 세 명에서 네 명이었어. 그자들의 흔적은 저 관제묘로 이어졌고. 하지만 그들은 남자들이었는데… 왜 여자들이 나타난 거지?’

 화태건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누워 있던 산하가 상체를 일으켰다.

 “지하야.”

 나름 작게 말하려고 노력한 듯했다. 그래도 여전히 보통 사람이 평상시에 말하는 정도의 성량.

 질색한 화태건이 주저앉으며 손가락을 곧추세워 자기 입술에 댔다.

 그러던 그의 태도가 변했다.

 산하가 방금 한 말에 생각이 미친 것이다.

 안색이 굳어진 그가 물었다.

 “지하라니? 무슨 말이에요?”

 “사람들이 전부 지하에 있다.”

 화태건의 시선이 관제묘를 살폈다.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지하가 있습니까? 저기에?”

 산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단이 열한 개였다. 일 장 정도 깊이라고 봐야겠지.”

 꿀꺽.

 화태건은 침을 삼켰다.

 계단 열한 개, 일 장 깊이.

 말이 되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들과 관제묘의 거리는 육십 장이다. 청력이 아무리 좋아도 안에서 화탄 정도가 폭발하지 않는 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들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동안에도 산하의 말은 이어졌다.

 “여자들, 지하로 갔어. 그들 말고도 지하에 사람이 여럿 더 있다.”

 화태건이 눈을 크게 떴다.

 산하는 누워 있지 않았던가.

 일어나면 몰라도 누워 있는 상태에서는 산하가 여자들을 눈으로 보는 건 불가능했다. 그의 앞을 나무들이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리는 또 얼마나 멀었는가.

 하지만 지하에서 들리는 소리도 듣는다는 사람이다. 긴가민가해도 나타난 사람들이 지하로 갔다는 말은 그런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받아들이기 정말 어려운 건 따로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뭘?”

 “보지도 않았는데 그들이 여자라는 걸요.”

 “남자와 여자는 발걸음 소리가 달라. 화장을 해서 냄새도 남자와 많이 다르고.”

 화태건은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형님 코는 개콥니까?”

 산하는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마을에서 그런 소리 가끔 들었다.”

 질문을 한 후 산하가 화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몸이 굳어졌던 화태건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킥킥킥.”

 산하가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깜짝 놀란 화태건이 바쁘게 사방을 돌아보며 살피자 산하가 말했다.

 “밖에 나와 있는 사람은 없다.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기관이 있다면 들킬 수도 있겠지만.”

 화태건은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어 철탑처럼 선 채 관제묘를 응시하고 있는 산하를 다시 올려다보았다.

 부스스 헝클어진 머리, 굵고 완강해 보이는 턱 선, 준령처럼 솟은 콧날, 한일자로 굳게 다물려 있는 입술, 강철로 빚은 듯한 장대하고 굴강한 체격, 그리고 그 모든 분위기를 한 방에 망가뜨리는 황소처럼 순해 보이는 눈매.

 겉모습만 보면 머리가 좋아 보이거나 눈치가 빠르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 전 산하가 한 말들은 그가 겉보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화태건은 산하의 외양을 보고 내렸던, 산하가 둔하고 조금 어리석으며 그만큼 순수할 거라는 판단이 그의 체격 때문에 생긴 선입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생각이 실제 산하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대로 또 좋았다.

 화태건은 빙긋 웃었다.

 ‘어쩌면 형님은 내가 재단할 수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받아들이는 게 낫겠어. 그래야 놀랄 일이 적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가자.”

 산하가 성큼 걸음을 옮기는 것을 본 화태건은 화들짝 놀랐다. 산하는 몸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고, 경공을 쓰지도 않았다. 그냥 터벅터벅 걸었다.

 “형님, 좀 조심하셔야…….”

 “지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아래 있는 사람들은 지금 지상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거야.”

 화태건의 입이 멍하게 벌어졌다.

 “아, 아래쪽에서 벌어지는 일을아실 수 있습니까?”

 “대충은.”

 재빨리 산하의 옆에 붙어선 화태건이 물었다.

 “설명 좀 해주세요.”

 “원래 있었던 사람은 열대여섯 명 정도야. 그중 다섯 정도는 호흡이 흐트러져 있고 날숨이 길어. 정신을 잃고 있는 듯한데… 봐야 알 일이고. 어쨌든 전부 남자야. 그런데 방금 전 새로 들어간 세 명의 여자하고 원래 있던 사내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생겼어.”

 “왜요?”

 “돈 문제인 거 같은데. 사내들은 최근 정파에서 조사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위험부담이 늘었다며 돈을 더 달라 하고, 여자들은 애초 약정한 것하고 다르지 않느냐며 화를 내고 있다.”

 산하는 지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마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화태건은 산하가 말한 지하의 상황에 대한 관심보다, 오히려 산하를 향해 샘솟듯 솟아오르는 관심 때문에 정신이 몽롱할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화태건은 산하가 얘기한 내용 중에 자신이 본 것과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 세 명이요? 둘이었는데요?”

 “셋이다. 한 명은 마차 안에 타고 있었다.”

 “어? 마차에서 내렸으면 제가 보았을 텐데, 못 봤어요.”

 “경공이 뛰어난 여자다.”

 짤막한 대답.

 화태건의 안색이 딱딱해졌다.

 거리가 멀긴 했지만 눈을 부릅뜨고 살피던 그다. 그런 그가 기척조차 잡아낼 수 없는 경공을 사용하는 자라면 상당한 고수라고 봐야 했다.

 화태건은 산하의 말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태도가 변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다.

 어느새 그는 산하가 하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머리 좋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남을 잘 믿지 못하던 화태건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정작 당사자인 그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꿀꺽.’

 화태건이 침을 삼키는 동안 그들은 관제묘에 도착했다.

 

 

 

 제3장

 

 

 

 

 관제묘의 내부는 황폐했다.

 군데군데 무너져 밤하늘이 보이는 천장 모서리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었고, 이곳의 상징인 관운장의 상은 허리 위가 부서진 채 바닥을 굴러다녔다.

 산하는 관제상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손으로 관제상의 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여자들, 여기로 들어갔다.”

 그 말에 화태건은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반 각 정도 관제상의 이곳저곳을 만져 보고 두드리던 그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푹 숙였다.

 “기관입니다, 형님.

 화태건은 관제상의 허벅지에 손을 댄 채로 말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것이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었다.

 산하가 물었다.

 “못 여는 거냐?”

 화태건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죄송해요. 기관에 대해 조금 배우긴 했는데 어깨너머로 배운 거나 마찬가지라서 잘 몰라요.”

 화태건의 말을 들은 산하는 눈을 껌벅였다.

 그 눈에는 그럴 것을 뭐 하러 요리조리 살펴봤느냐 하는 듯한 기색이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화태건은 고개를 푹 숙였다.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은 갔을걸.’

 하지만 그건 화태건이 산하를 몰라서 하는 생각이었다.

 산하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려니 했을 뿐.

 화태건으로부터 시선을 떼고 잠시 관제상을 바라보던 산하가 화태건의 어깨를 잡고 자신의 뒤로 밀쳐냈다.

 그들이 만난 후로 지금까지 산하는 화태건의 몸에 손을 댄 적이 없었다. 그래서 화태건은 산하의 손짓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왜요?”

 “뭐, 들어가는 데 꼭 문을 찾아 열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덤덤한 어투로 대답한 산하는 오른쪽 어깨에 둘러멨던 행낭을 왼쪽 어깨로 옮기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오른 주먹이 움직였다.

 그다지 빠르지도 않고 그저 직선으로 쭉 뻗는 일권이었다.

 권법을 배우는 이라면 누구나 익히는 정권.

 그러나 그 단순하기까지 한 정권이 보여준 일련의 결과는 낙인처럼 화태건의 가슴에 남았다.

 쐐애애액!

 격렬한 파공음이 울려 퍼지며, 주먹이 나아가는 정면의 공기가 갈기갈기 찢어지고 공간이 일그러졌다.

 태산이라도 붕괴시킬 것 같은 기세와 힘이 실린 일권이었다.

 가히 일권붕산(一拳崩山).

 그 가공할 위세를 본 화태건의 얼굴빛이 해쓱해졌다.

 그리고,

 쾅!

 무언가 폭발하는 굉음과 함께 관제묘의 내부는 자욱한 흙먼지에 휩싸였다.

 먼지가 가라앉은 후 관제상이 있던 자리를 본 화태건의 얼굴이 푸르뎅뎅하게 변했다.

 말 그대로 시체 빛이다.

 관제상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엔 지하를 향해 뻥 뚫린, 가로세로 석 자 크기의 시커먼 구멍이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저 주먹이 날 쳤으면…….’

 화태건의 등 뒤로 식은땀이 시냇물처럼 흘렀다.

 관제상은 허리 위가 부서졌지만 그래도 다섯 자는 됨직한 크기였다. 그리고 돌을 깎아 만든 것이라 무게도 천 근 이상은 되어 보였다. 그런 관제상이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가루가 된 것이다.

 평원에서 만약 산하가 화를 냈다면 자신이 어떤 신세가 되었을지 쉽게 상상이 된 화태건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배 터진 붕어 꼴이……. 어쩌면 한 줌 핏덩이로…….’

 그는 비무를 할 때 맞기만 했다던 산하의 말에 담긴 의미를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형님은 박투 무공에 능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너무 강해서 손을 쓰지 않고 맞기만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충분히 상상이 갔다.

 저 주먹이 무작위로 휘둘러진다면, 비무는 비무가 아니라 일대 혈사(血事)가 되었으리라.

 그는 자신의 추측이 마음에 들어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신에 가까운 끄덕임이었다.

 화태건은 관제상을 부순 산하가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팔짱을 끼는 것을 보고 그 옆에 가서 섰다.

 지하에서 요란하게 옷자락 스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 정도 굉음이 났는데 귀가 먼 자가 아니라면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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