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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산대공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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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살 거라. 지금까지처럼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대로!”
스승이 남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중원으로 나온 강산하.
고향으로 향하는 귀로에 하나둘씩 인연이 모여드고
어느새 그의 걸음마다 무림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태산처럼 굳세게 산들바람처럼 유유자적하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괴협 철산대공 강산하의 가슴 묵직한 일대기!

 
4화
작성일 : 16-07-08 14:49     조회 : 515     추천 : 0     분량 : 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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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

 하늘에는 별.

 지상에는 모닥불.

 눈을 껌벅이며 불길 너머 맞은편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소년을 보던 산하는 헝클어진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니까, 네 둘째 형을 찾는 걸 도와달라는 거냐?”

 “예, 형님.”

 산하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년이 고개를 재빨리 주억거리며 넉살좋게 대답했다.

 그는 산하의 이마에 화살을 쏜 소년이었다.

 그의 이름은 화태건, 복건성의 성도인 복주에 자리 잡은 화씨 집안의 셋째 아들이라고 했다.

 산하는 눈을 껌벅이며 침묵했다.

 산하를 쫓아온 화태건은 억지로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형을 구해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뿌리치고 떠나는 것이야 어려울 게 없는 일이었지만 산하는 화태건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외견상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가볍고 활달하게 보이는 화태건의 말투에서, 생김새와는 다른 절박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화태건과 그의 둘째 형인 화태관은 두 달 전 집안의 불화로 가출했다고 한다.

 집을 나온 그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강서성 고안현(高安縣) 부근의 평원에 도착했고, 화태건이 형의 심부름으로 마을에 다녀온 사이 형이 실종되었다고 했다.

 그것이 십여 일 전.

 화태건은 형을 찾기 위해 고안현 주변을 이 잡듯이 뒤지다가 준비한 건량이 다 떨어져 사냥을 하게 되었고, 산하와 만난 것이다.

 그들은 이미 통성명을 한 상태였다.

 화태건은 산하보다 두 살이 어린 열일곱 살이라고 한다.

 통성명을 한 후부터 화태건은 산하를 아주 살갑게 대했다. 태어나기를 붙임성이 좋게 태어난 듯했다.

 산하하고는 반대다. 그래서 더 편했다.

 공대를 받는 건 옥화산의 산적들로 족했다.

 산하가 말했다.

 “난 사람을 찾아본 적이 없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건데…….”

 “찾는 건 제가 할 수 있습니다, 형님. 벌써 단서도 발견한 상태라 불가능하지 않거든요.”

 화태건은 잠시 머뭇거렸다.

 쉴 새 없이 산하를 힐끔거리는 것이, 뭔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듯했다.

 조금 전까지 보였던 절박한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

 하지만 산하는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화태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것에 그만큼 익숙한 사람도 천하에 드물 것이다.

 일 다향 정도 망설이던 화태건이 말문을 열었다.

 “둘째 형이 실종된 곳은 형님이 지나온 쪽으로 삼십여 리 내려가면 나오는 야산입니다.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는데, 제가 심부름 다녀왔을 때 형은 없고 누군가와 싸운 흔적만 남아 있었어요. 흔적으로 봐서 적은 여러 명인 듯하고요. 형은 꽤 심하게 저항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 흔적 중에 형을 납치한 자들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남아 있었고요. 그 흔적을 추적하던 중에 형님을 만난 겁니다.”

 “형이 무공을 익혔냐?”

 “예.”

 화태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 대단한… 가문은 아니어도 우리 집은 무가(武家)입니다. 형이 익힌 것은 가전무공이에요. 엉뚱한 곳에 관심이 더 많아서 성취는 그리 높지 않지만요. 일류 소리를 들을 정도는 못 되어도 이류에서도 최고 수준 정도는 됩니다.”

 산하는 고개를 갸웃하며 팔짱을 꼈다.

 일류니 이류니 하는 화태건의 말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는 무공의 수준을 분류하는 것에 대해 아무에게도 배운 적이 없는 것이다.

 “추적을 네가 하겠다면 나는 무공으로 널 도와달라는 거야?”

 짝!

 “맞습니다.”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친 화태건이 말을 이었다.

 “제 무공은 둘째 형보다 낫지만 크게 차이가 날 만큼은 아닙니다.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죠. 형이 당했다면 저도 그자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형님이 도와주면 저는 형을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산하는 화태건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기가 조금 떠 있지만 맑은 정기가 감도는 눈이었다.

 기가 떠 있다는 건 성격이 활달한 것을 말하고 정기는 심지가 삿되지 않음을 말해준다.

 ‘만들어낸 얘기는 아닌 것 같고… 도와주어도 될 것 같은데…….’

 산하는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했다.

 덩치를 보면 쉬이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는 부지런했다. 그런 성격 덕분에 시간이 날 때마다 옥화산 산중 마을의 궂은일은 도맡아 하다시피 했던 그다.

 그가 말했다.

 “돕고는 싶은데, 내가 무공을 익힌 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산하는 조금 자신 없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스승에게 무공을 배웠다.

 하지만 비무 외에 실전을 치러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스승을 비롯해서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그의 무공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말해준 사람도 없었다.

 물어보면 말해줄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는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다.

 그가 무공을 배운 목적, 그리고 스승이 그에게 무공을 가르친 목적은 남과 다투어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정이 있어서였다.

 당연히 그는 다른 사람과 무공을 비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언젠가 돌아가신 스승님이 그를 향해 자기 한 몸 건사할 정도는 되었으니 이제는 조금 마음이 놓이는구나, 하고 중얼거리셨던 말씀이 그가 자신의 무공에 대해 들었던 유일한 평가이다.

 상황이 그러하니 그는 자신의 무공이 과연 세상에서 통용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았다.

 싸우면 상대를 때려야 한다.

 산하는 자신의 주먹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모닥불 건너에서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화태건의 머리통만 한 주먹이다.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손가락이 길어서 보기 좋기는 하지만, 크기는 보통 어른의 세 배 정도 된다.

 그의 뇌리에 며칠 전 수련하던 도중 그 주먹으로 가볍게 후려쳤던 돌멩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가 돌멩이라고 떠올린 것의 크기는 높이 일 장, 폭 일 장가량, 무게는 만근을 넘는 청석이었다.

 청석은 단단하기가 강철에 비견될 정도라는 돌.

 게다가 그 크기는 산하에게나 돌멩이지 다른 사람들은 바위라 부를 만한 것이었다.

 ‘그날 돌멩이가…….’

 청석의 가련한 최후를 생각한 그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사람을 때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가 말했다.

 “그런데… 싸우게 되면 무공을 쓸 것이고, 무공을 쓰면 사람을 때리게 되겠지?”

 화태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당연하죠.”

 “때리는 건 자신 없는데…….”

 화태건은 어리둥절해하다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무기를 들고 있지 않으니 형님이 익힌 건 무기술이 아니라 권장 계통의 무공인 것 같은데… 외문기공에 주력하느라 박투 관련 무공은 아직 성취가 높지 않으신가 보구나.’

 호의에 가득 찬 해석.

 화태건은 산하가 무척 마음에 든 후였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드러나는 남성의 표본 같은 굵직굵직한 이목구비와 그와 상반된 어린아이처럼 맑은 눈, 그리고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듯한 솔직하고 조금은 어눌한 어투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의 주변에 산하와 같은 사람은 드물었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야 옳았다.

 백이면 백 명 모두 권모술수에 능했고, 배신과 협잡을 일상적으로 벌이는 사람들뿐이었다.

 그가 물었다.

 “음… 그럼 형님은 싸울 때 어떤 식으로 싸우세요?”

 “싸운 적 없어.”

 “진짜요?”

 “응.”

 무공을 익혔으면서도 싸운 적이 없다면 강호 초출이다.

 화태건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산하를 보았다.

 외모만 보면 강호의 칼바람을 십 년은 맞으며 돌아다닌 낭인의 행색이 아닌가.

 그가 재차 물었다.

 “비무는 해보셨죠?”

 “그건 해봤지.”

 화태건이 호기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비무는 어떤 식으로

 하셨는데요?”

 “맞아.”

 덤덤한 어투.

 “예?”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못한 화태건은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그냥 맞아.”

 “잘 이해가……?”

 “때리다가 상대가 지쳐서 쓰러져. 그럼 비무가 끝나.”

 “…….”

 화태건의 입이 딱 벌어졌다.

 “정, 정말이요?”

 산하가 눈을 껌벅였다.

 “응.”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상대가 무기를 들고 한 비무도 있었을 텐데요?”

 “있었지.”

 “그럴 경우는요?”

 “그때도 맞아.”

 “…….”

 화태건은 침을 삼켰다.

 그는 무림세가에서 자랐음에도, 그런 비무가 있다는 얘기는 머리털 나고 처음 들었다.

 하지만 가능할 것도 같았다.

 그의 눈이 산하의 미간을 향했다.

 아무리 눈에 힘을 주어도 화살을 맞은 흔적 따위는 찾을 수가 없었다.

 산하는 이마에 내공을 실은 철시(鐵矢)를 맞고도 상처 하나 나지 않는, 가공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외문기공의 소유자였다.

 저 몸에 상처를 내려면 웬만한 신병이기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혀를 내밀어 마른 입술을 축인 그가 물었다.

 “무기를 든 상대도… 지쳐서 쓰러졌습니까?”

 “응.”

 화태건은 저절로 빠지려는 턱관절을 양손으로 부여잡은 후에야 간신히 고정시킬 수 있었다.

 그는 눈앞의, 가공할 외문기공을 익힌 강호 초출의 고수(?)를 바라보며 심각한 고민의 수렁으로 잠겨들었다.

 

 

 

 자시(子時)초(밤 11시경).

 고안현으로부터 십여 리 떨어진 관제묘.

 고안현을 내려다보는 이름 모를 산의 자락에 세워진 관제묘는 인적이 끊어진 지 오래된 듯 곳곳이 허물어져 있었고, 잡목과 풀이 무성해서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관제묘로부터 육십여 장가량 떨어진 숲 속에서 잔뜩 소리를 죽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형님, 바닥에 납작 엎드리세요. 형님은 어깨가 넓어서 앉아 있으면 들킨다고요.”

 나무 뒤에 박쥐처럼 바짝 붙은 채 관제묘의 동정을 살피며 말을 하는 사람은 화태건이었다.

 화태건의 강요(?) 때문에 백여 장 밖에서부터는 거의 기다시피 하면서 이곳까지 온 산하였다.

 막 상체를 일으키려던 그는 일어서는 대신 화태건의 발 옆에 팔베개를 하고 벌렁 누워버렸다.

 힐끗 산하를 일별한 화태건은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이 만난 후, 이틀 내내 단서를 쫓아 도달한 곳이 여기다.

 몇 명의 적이 있을지, 적의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

 그런데도 산하는 태평하기만 했다.

 눈빛, 몸짓 어느 곳에서도 위기의식이나 경계심이 엿보이지 않는 것이다.

 ‘경험이 없으셔서 그런 건지… 외공을 믿고 그러시는 건지 알 수가 없네.’

 관제묘와 산하를 번갈아보며 속으로 중얼거리던 화태건의 눈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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